눈길이 없는 곳 박수갈채 없는 곳
그곳에 홀로 서 있을 때
나만이 오롯이 나를 바라보는 곳
거기서 웃을 수 있을 때
난 그런 나를 믿어요
날 사랑해줄 수 있는 내 모습을
기댈 곳 없이 휘청거리다
나도 내가 무거워 주저앉았네
내 사람들을 웃음 짓게 하고
자랑이던 나는
아마 내가 할 수 있는 건
더는 무겁지 않게 시간에 묻어가는 것
나도 언젠가 필요한 사람이겠거니 하고
여전히 무겁기만 한 몸을 뉘인다
오늘의 난
부드러운 바람이 불면
슬며시 눈을 감아
무더웠던 나의 하루를
어루만져주는 여름밤
향기로운 바람이 불면
살며시 미소를 지어
무더웠던 나의 하루를
어루만져주는 여름밤
내 방 고드름도 녹을까
햇볕 드는 좋은 날 오면은
오랜만에 날씨가 좋아
책을 들고 나와
집 앞 공원에 앉아서
책을 읽다 바라본
구부정한 그림자가
오늘따라 더 초라해 보이면
주변에 놓여진
외로운 가로등을 바라봐
아무도 알아주진 않지만
우뚝 서 있잖아
집에 가는 길엔
나를 그리며
하늘을 바라봐 줄래
결국 나 혼자서 스스로
헤매이고 또 부딪히며
이길에 서서 나는
나 혼자서 나 혼자서
아무리 헤매고 부딪혀도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나는 가야겠지
내게도 마지막 호흡이 주어지겠지
마라톤이 끝나면 끈이 끊어지듯이
당연시 여겼던 아침 아홉 시의 해와
음악에 몰두하던 밤들로부터 fade out
말보로와 함께 탄, 내 20대의 생활,
내 생에 마지막 여자와의 애정의 행각
책상 위에 놓인 1800원 짜리 펜과
내가 세상에 내놓은 내 노래가 가진 색깔
까지 모두 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삶이란 게 좀 지겹긴 해도 좋은 건가 봐
너의 꿈은
때로 무거운 짐이 되지
괴로워도 벗어 둘 수 없는 굴레
너의 꿈은
때로 비교할 데 없는 위안
외로워도 다시 한 번 걷게 해주는
간절하게 원한다면 모두
이뤄질 거라 말하지 마
마치 나의 꿈은
꿈이 아닌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