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B1A4찬식ll조회 830l
이 글은 7년 전 (2017/3/25) 게시물이에요





가슴 아픈 시.jpg | 인스티즈

아빠는 말씀하셨다
너무 작은것들까지 사랑하지 말라고
작은 것들은 하도 많아서
네가 사랑한 그 많은 것들이 언젠간 모두 널 울리게 할테니까

나는 나쁜 아이였나 보다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음에도
나는 빨간 꼬리가 예쁜 플라밍고 구피를 사랑했고
비 오는 날 무작정 날 따라왔던 하얀 강아지를 사랑했고
분홍색 끈이 예뻤던 내 여름 샌들을 사랑했으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갈색 긴 머리 인형을 사랑했었고,
내 머리를 쓱쓱 문질러대던 아빠의 커다란 손을 사랑했었다

그래서 구피가 죽었을 때,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때,
샌들이 낡아 버려야했을 때, 이사를 오며 인형을 버렸을 때
그리고,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그때마다 난 울어야 했다

아빠 말씀이 옳았다
내가 사랑한 것들은 언젠간 날 울게 만든다

- 신지상 지오 / 만화 베리베리다이스키









가슴 아픈 시.jpg | 인스티즈

너 훌쩍이는 소리가
네 어머니 귀에는 천둥소리라 하더라
그녀를 닮은 얼굴로 서럽게 울지 마라
네가 어떤 딸인데 그러니


- 나선미 / 너를 모르는 너에게









가슴 아픈 시.jpg | 인스티즈

아가
오늘이 성년의 날인가 뭐신가 하드라
그래서 사방이 장미꽃 받는 청년들 뿐이여

아가
35년이 지나도 가슴 속 열 여덟으로 잠든
내 아가야 미안타
올해도 엄마는 국화꽃밖에 주지 못하겄다


- 서덕준 / 오일팔








가슴 아픈 시.jpg | 인스티즈


아버지는 두 마리의 두꺼비를 키우셨다

해가 말끔하게 떨어진 후에야 퇴근하셨던 아버지는
두꺼비부터 씻겨 주고 늦은 식사를 했다
동물 애호가도 아닌 아버지가 녀석에게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
나는 녀석을 시샘했었다
한번은 아버지가 녀석을 껴안고 주무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기회는 이때다 싶어 살짝 만져 보았다 그런데 녀석이 독을 뿜어대는 통에
내 양 눈이 한동안 충혈되어야 했다 아버지 저는 두꺼비가 싫어요

아버지는 이윽고 식구들에게 두꺼비를 보여 주는 것조차 꺼리셨다
칠순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날이 새기 전에 막일판으로 나가셨는데
그때마다 잠들어 있던 녀석을 깨워 자전거 손잡이에 올려놓고 페달을 밟았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아버지는 지난 겨울, 두꺼비집을 지으셨다
두꺼비와 아버지는 그 집에서 긴 겨울잠에 들어갔다
봄이 지났으나 잔디만 깨어났다

내 아버지 양 손엔 우툴두툴한 두꺼비가 살았었다


- 박성우 / 두꺼비









가슴 아픈 시.jpg | 인스티즈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안도현 / 스며드는 것









가슴 아픈 시.jpg | 인스티즈


현관문 열어두마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네 방 창문도 열어두마 한밤중 넘어올지 모르니
수도꼭지 흐르는 물속에서도 쏟아진다 엄마 엄마 소리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빗줄기 뚫고 널 맞으러 가마
네가 오지 않으니 내가 가마 맨몸으로 가마 두들겨 맞으며 가마

- 김해자 / 아기단풍 (세월호 추모시)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정보·기타 지방 사람은 서울이랑 수도권을 구분 못한다고..????185 싱크링05.12 17:3473536 0
팁·추천 아일릿 시그니처가 되어버린 뉴진스 디자인286 311103_return05.12 16:07113242
유머·감동 심즈) 사악한 남심과 우울한 여심이 만난다면.twt735 XG05.12 21:1162067
정보·기타 서이초 사건의 가해자는 교사이고 피해자는 국민입니다85 도둑질싫어함05.12 15:3362383 2
이슈·소식 광복절 하루 전 히로시마에서 공연하는 케이팝 아이돌84 Twenty_Four05.12 21:2561768 2
여고추리반3 멤버들을 모두 당황시킨 특별출연10 둥기둘 05.12 15:49 9796 5
서이초 사건의 가해자는 교사이고 피해자는 국민입니다86 도둑질싫어함 05.12 15:33 62608 2
'외국 의사 도입' 예고에 10명 중 9명 반대표 kmk 05.12 15:32 1377 0
경찰들 강제로 걷게 만들고 있는 제주경찰청 근황1 원 + 원 05.12 15:28 3176 0
앤서니 웰링턴 - 의식의 4단계 인어겅듀 05.12 15:25 1237 1
나이를 먹어 갈수록 공감되는 징징이 짤들11 베데스다 05.12 15:18 8105 12
알바 면접 보러온 19살 학생1 자컨내놔 05.12 15:14 4450 0
야채 싫어하는데 칭찬받으려고 단호박 먹는 진돗개.twt5 wjjdkkdkrk 05.12 15:07 6894 2
현재 한국과 경제규모가 가장 비슷한 서양 국가5 Different 05.12 15:06 14653 0
아이브 안유진 인스타 업뎃1 비비의주인 05.12 15:06 2328 0
연등회 공연하러 온 노라조.jpg2 지상부유실험 05.12 15:06 4446 2
이론상 새차같은 중고차 사는 법.jpg1 307869_return 05.12 15:05 3546 0
겪어본 사람은 바로 알 수 있는 우울증 증상.jpg7 향유 05.12 15:02 14319 4
송혜교 바다 유진의 10대 시절 다이어리.jpg 218023_return 05.12 15:00 1929 1
둘째 딸이 아빠 닮은거 같다는 아내 나경은 말에 유재석의 대답.jpg7 완판수제돈가 05.12 14:59 12296 1
30년동안 군복무한 부사관이 받은 택배(분노주의)5 Tony Stark 05.12 14:59 7129 1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경찰 특채.gif2 NCT 지 성 05.12 14:59 2444 0
MBTI별 다정함 순위3 Laniakea 05.12 14:53 3970 0
오늘자 아이브 장원영 인스타1 950107 05.12 14:50 993 0
와 익들 이거 알았어? cutejin 05.12 14:40 1289 0
전체 인기글 l 안내
5/13 8:20 ~ 5/13 8:22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