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등장인물 중 가장 캐릭터성이 뚜렷하고 개인 서사가 확실함
(실존 인물 모티브에 응팔 기획 3분의 1이 바둑으로 투자됨 응팔 서사 자체가 바둑판 짜임새라는 말도 있음
성격도 한드에서 보기 드문 착한 남자 캐릭터에 소년+남자 느낌 동시에 갖추고 담배니 우유니 수면제니
뭔가 디테일하게 실존인물처럼 느껴지게 하는 설정은 다 갖다바침)
2. 그런데도 자기 시점으로 이야기하는 회차가 하나도 없음.
3. 아니 정확히 말하면 택이가 본인 시점으로 이야기하는 장면은 딱 하나임.
'넌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심지어 신원호는 이 연출을 드라마에서 잘 쓰지 않는 구도인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말하는 씬으로 만들었는데 중의적으로 느껴지는 구도.하나는 덕선이에게 말하듯, 하나는 시청자에게 말하듯4. 택이 분량은 분명 작음. 그런데 희한한건 등장 이후부터 내내 쌍문동 사람들은 항상 택이를 언급하며
존재감을 상기시킴. (최택이 등장할때 택을 바라보는 동네 사람들의 구도부터가 뭔가 이질감이 느껴짐
진짜 주인공을 맞이하는 느낌)
친구들도 모이면 택이 얘기부터 하고 티비엔 최택이 대국하는 장면이 나오고택이 나오지 않는데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최택을 화제에 올림심지어 택이가 나오지 않는데도 택이 위주로 흘러가는 스토리와 시청자는 택이를 꾸준히 언급하는 쌍문동 사람들로 인해택이의 근황을 알 수 있음
*쌍문동 친구들이 모이는 공간은 택이의 방.
응답하라 1988의 시작도 최택의 방이고 마지막도 최택의 방임.
첫 장면에서 막상 택이는 없지만 친구들이 최택의 방에서 영웅본색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됨.
마지막 장면에서도 최택의 방에서 비디오를 보는 친구들의 모습.
이 장면의 마무리는 청소년 택이 아기 택으로 변해 홀로 방에 남아있는 모습.
5. 그런데 막상 택이 시점은 없음. 심지어 나레이션도 없음.
일단 최택 감정선 자체가 굉장히 (의도적으로) 불친절함.
6. 다른 캐릭터에겐 없었던, 유독 최택에게만 많이 쓰였던 실험적인 연출과 연기 시도
(정환이 덕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대사 하나 없이 브금도 멈추고
오로지 박보검 표정 연기만으로 기승전결을 채움 ㄷㄷ)
*이걸 굳이 최택의 시점이라 한다면 최택이 자기 시점을 내보였던 건 대체로 실험적인 구도에서 이루어짐
7. 최택이 본격 등판하는건 무려 6회부터임.
최택과 반대로 김정환의 시점은 무척 친절하게 그려진데다
먼저 사랑한 쪽이 시청자 마음 선점하는덴 유리하기 때문에
정환이에 빠진 사람에겐 최택을 방해자나 악역 포지션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음.
신원호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묘수를 둔거임.
이만한 핸디캡으로 덕후 이끌어낸건 대단하다고 생각 ㅇㅇ
신원호가 반드시 코멘터리 해줬으면 좋겠다. 남편이 문제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