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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UA95ll조회 169l
이 글은 5년 전 (2018/12/19) 게시물이에요

[목차]


1. 스코틀랜드의 형성

2. 잉글랜드의 선제 공격, 던바 전투

3. 윌리엄 월리스의 등장

4. 스털링 다리의 전투

5. 스코틀랜드의 수호자

6. 양측의 운명을 가른 폴커크 전투

7. 두 라이벌의 죽음


8. 로버트 브루스, 반격을 개시하다

9. 재개된 싸움

10. 배녹번의 대혈전

11. 신생 로버트 왕조의 필사적인 독립 노력




데이비드 2세와 에드워드 3세


이제 윌리엄 월리스와 에드워드 1세도, 로버트 브루스와 에드워드 2세도 없었다. 1329년 로버트 왕이 죽은 뒤, 불과 1년 뒤인 1330년에 제임스 더글러스는 유명한 에피소드 하나를 남기고 스페인에서 전사했다. 어린 새 왕의 섭정은 모레이 백작 토머스 랜돌프가 맡았으나 그 역시 2년 뒤인 1332년에 오랜 전우 더글러스의 뒤를 따라갔다.


이렇게 해서 윌리엄 월리스나 로버트 브루스와 함께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한 투쟁과 승리를 경험하고 이루어 낸 세대는 거의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세대가 뒷일을 이어받게 되었다.


잉글랜드vs스코틀랜드 전쟁사 12. 새로운 세대의 등장 | 인스티즈

(로버트 브루스와 그의 가신들. 좌측에 어린 데이비드 2세도 보인다.)


동시에 브루스와 그 세대가 남겨 놓은 교훈도 빠르게 잊혀졌다. 배녹번의 대승리는 자신에게 유리한 지형에서 서로 다른 병종을 유기적으로 이용하여 적의 강점을 봉쇄하고 아군의 강점을 최대한 이끌어 낸 결과였다. 그러나 스코틀랜드인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쉴트론 장창 밀집 대형의 영광스러운 돌격이라는 이미지 하나만 남았고, 배녹번 전투의 참된 교훈은 사라져 갔다.


반면 배녹번의 패배와 뒤이어서 브루스에게 연타를 얻어맞는 동안 잉글랜드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이 교훈은 곧 새롭고 능력 있는 지도자와 결합하게 된다.


1330년,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3세는 노팅엄에서 궁정 쿠데타를 통해 로저 모티머를 축출하고 18세의 나이에 스스로 정권을 장악했다. 모티머는 처형당했고, 이때부터가 국왕 친정의 시작이었다.


잉글랜드vs스코틀랜드 전쟁사 12. 새로운 세대의 등장 | 인스티즈

(에드워드 3세, 잉글랜드의 왕)


국왕은 무엇보다도 스코틀랜드와 맺었던 에든버러 조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상 자신이 맺은 것도 아닌 굴욕적인 조약에 자기 이름이 올라가 있으니 화가 날 만도 했다. 사실 에드워드 3세 자신도 모티머와 로버트 브루스가 살아 있을 때, 웨어데일(Weardale)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적이 있기도 했다.


할아버지를 빼닮은 젊은 국왕은 부왕이 배녹번에서 겪은 치욕(+자신이 웨어데일에서 겪은 치욕)을 갚으려는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다.




더플린 무어 전투(Battle of Dupplin Moor)


1332년 에드워드 3세는 에드워드 1세가 폐위했던 스코틀랜드 왕 존 베일리올의 아들 에드워드 베일리올의 복위 운동을 지원했다. 에드워드 베일리올에게는 조국의 독립보다 자신의 왕권이 먼저였기 때문에 기꺼이 에드워드 3세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 그는 곧 로버트 브루스에게 봉토를 빼앗긴 이들로 구성된 무리를 이끌고 스코틀랜드로 쳐들어갔다.


노련한 군인이었던 토머스 랜돌프는 하필이면 딱 이 시기에 죽어 버렸다. 랜돌프의 죽음 이후 섭정은 8대 마(Mar) 백작 돔널 2세(Domhnall II)에게로 넘어갔다. 돔널 2세는 1만이 넘는 상당한 대군을 거느리고 반역자들에 맞서러 출정했다. 베일리올의 군대는 3천이 채 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섭정의 군대는 더플린 무어의 언덕에 진을 쳤다. 군세의 차이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자신만만한 돔널 2세는 보초도 제대로 세우지 않고 밤을 보냈다. 한편 던바 백작의 군대는 베일리올군의 후방으로 접근해 오고 있었다. 사실 너무나도 불리해 보였기 때문에 베일리올 진영의 사기는 낮았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쪽에는 불행히도, 베일리올 진영에는 베테랑 군인 앙리 드 보몽(Henry de Beaumont)이 있었다. 배녹번의 패배까지 경험한 노장이었던 그는 두 스코틀랜드군이 합류하기 전에 즉시 공격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라 베일리올의 군대는 대담하게 언(Earn) 강을 건너 스코틀랜드군 진영을 급습했다. 그리고 처음 마주치는 이들에게 마구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날이 밝아 오면서 이들은 스코틀랜드군의 본대가 아니라 군대를 따라다니는 비전투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무튼 그러는 사이에 베일리올군의 본대는 안전하게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코앞에서 적군에게 이런 기동을 허용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스코틀랜드군이 급히 쉴트론 대형을 갖추고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몽은 배녹번의 참패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는 중기병을 모두 말에서 내리게 한 다음 중앙에 배치시켰다. 그리고 양익에는 장궁병이 배치되었다. 베일리올군의 대형은 초승달 모양으로 배치되었다. 향후 적어도 한 세기 동안 서유럽의 전장을 지배하게 될 잉글랜드군의 기본 전술은 여기서 그 첫 모습을 드러냈다.


적군의 모습에 스코틀랜드군의 지휘부는 혼란에 빠졌다. 로버트 브루스의 서자였던 동명의 로버트 브루스 경은 섭정에게 책임을 추궁했다. 섭정은 전투를 서둘러 시작하는 것으로 이를 무마하려 했다. 로버트 경은 자신이 선두를 맡겠다고 소리치며 선두 쉴트론 대형을 이끌었다.


이윽고 돌진하던 스코틀랜드 창병들의 머리 위로 화살 구름이 해를 가리더니, 이내 비가 되어 쏟아져 내렸다. 로버트 경의 선두 대형은 어찌되었건 적군의 선두 쪽으로 진출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보몽의 하마(下馬)한 중기병들이 뒤로 물러나는 사이, 양익의 장궁병들이 계속해서 화살 세례를 퍼부었다. 결국 견디다 못한 스코틀랜드군 좌익과 우익이 중앙으로 밀려나면서 전장에는 대혼란이 연출되었다.



잉글랜드vs스코틀랜드 전쟁사 12. 새로운 세대의 등장 | 인스티즈


그리고 그 뒤로 섭정 돔널 2세의 두 번째 쉴트론 대열이 밀어닥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언덕길을 달려 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에 두 부대의 충돌의 강도는 커서 넘어진 병사들이 다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였다. 베일리올의 궁병들은 이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화살을 날려보냈다.


더플린 무어의 언덕은 스코틀랜드군의 시체로 가득찼다. 베일리올군은 산처럼 쌓인 스코틀랜드군의 시체 무더기 위로 창과 칼을 던져서 아무도 포로로 잡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섭정 돔널 2세와 로버트 공도 죽음을 맞이했다. 전 섭정 토머스 랜돌프의 아들이자 2대 모레이 백작 또한 전사했다. 또한 남아 있던 거의 유일한 옛 세대 베테랑이자, (아이러니하게도) 배녹번 전투에서 잉글랜드 궁병들을 패주시켰던 영웅 로버트 키스 경도 여기서 최후를 맞았다.


더플린 무어 전투에서 스코틀랜드군은 폴커크 이래 최악의 패배를 당했다. 이 전투는 여러 면에서 많은 점을 시사했다. 스코틀랜드군은 마치 배녹번에서 잉글랜드군이 그랬던 것처럼, 지휘부는 우왕좌왕했고, 무질서하게 잉글랜드군을 향해 돌격했다. 반면에 잉글랜드군은 더 이상 적의 정면을 향해 돌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전투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앞으로 벌어질 일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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