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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 피투성이 / 연인

my bloody valentine




“속보입니다, 뱀파이어로 인한 사망사건이 벌써 일곱 번째에 다달았습니다. 경찰은 집중적 조사에 …… ”


나는 할 일 없이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다가 이내 모 케이블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정오뉴스에 채널을 고정시켰다. 썩 젊지 않은 연구원을 옆에 두고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고 있는 아나운서는, 아주 고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왼쪽에 앉아 무거운 분위기를 조성중인 연구원 역시 내겐 꽤 익숙한 사람이었다. 뱀파이어 연구소의 소장 말이다.


"예, 이제 뱀파이어의 개체 수는 점차 세계적으로 번져나가고 있는데요.”


개체수라니, 너무 동물 같다. 그렇지 않아? 줄리안은 내 무릎에 천천히 누우면서 그런 말을 덧붙였다. 줄리안이 그런 말을 하건말건 난 이미 티비 속 아나운서의 입술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가 말할 때마다 반짝이는 립글로스가 신경을 거슬렀다. 콱, 이미 내 머릿속 상상의 나래를 걷고 있던 그녀의 입술이 어느 순간 줄리안에 의해 처참하게 물어 뜯겼다. 안타깝지만, 그 순간 내가 한 생각은 그녀가 보고 있을 줄리안의 눈동자가 무슨 색일까 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나 세계적으로 괜찮은 남자인가봐.”

“확 자수시켜버릴까…….”

“말이라도.”


줄리안은 연구원의 해설이 끝나자마자 지루한 듯 입을 쩍 벌리고 하품을 했다. 난 그저 냠냠 귤을 까먹으면서 내 무릎에 한가로이 누워있는 줄리안을 비웃었다. 사람 죽여 놓고 진짜 감정도 없어. 내가 그런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시시하게도 -허니, 뱀파이어는 감정이 없어- 하는 말이었다. 정말인지 재미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대사였다.


하여간 재수 없는 놈. 난 그의 결 좋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보면 아주 평범한 사람같기만 한데. 내 눈에 평소의 줄리안은 그저 사지 멀쩡하고 튼튼한 그리고 말이 좀 많은 건장한 남아일 뿐이었다. 그렇지만 입을 벌릴 때마다 노골적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는 유감이게도 그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확연히 내게 인식시켰다. 다른 뱀파이어들은 부러 교정을 한다고 하던데, 줄리안은 제가 덧니라도 있는 마냥 굴곤 했다. 참 웃기는 뱀파이어다.


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머릿결 하나만큼은 끔찍이도 좋았다. 내가 계속해서 그의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는 사이 먼저 우리의 정적을 깬 이는 다름 아닌 줄리안이었다. - 사실 우리의 모든 정적은 줄리안에 의해 깨지긴 한다 - 여태껏 나와 달리 뉴스채널에 집중하고 있었던 줄리안은 뜬금없게도, 그리고 아주 짜증나게도 이렇게 말했다 :


아, 귤이 터졌잖아.


그냥 쳐먹, 까지 내뱉던 난 뉴스 화면에 나오는 얼굴을 보고는 그대로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줄리안은 나의 반응에도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다시 냠냠, 터지지 않은 귤을 까먹었다. 얄미운 얼굴은 패버리고 싶을 정도로 평화로웠다.


“현재 용의자로 지목되어 공개수배중인 뱀파이어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각별한 주의를 바라며 현재 피해자들의 공통점으로는……”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운 금발에, 빨려들어갈 것처럼 예쁜 푸른색 눈동자를 가지고 개구쟁이같은 얼굴을 한 남자.


공개수배중인 그는, 줄리안이었다.


***


야! 로빈!!! 너 뉴스 봤어?!!! 나는 커다란 그의 목소리가 나를 쪽팔리게 했다는 걸 그가 알고 있는지, 그렇게 묻고 싶었다. 하지만 난 그 대신 드르륵 낡은 소리를 내는 분식집 의자에 앉아 물을 한 모금 들이키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생방으로.”

“평온하네.”

“내 애인 화면빨 잘 받더라.”


다니엘은 비빔밥을 주문하며 고추장은 빼주세요, 하고 같잖은 말을 덧붙였다. 외국인이라 매운 걸 못 먹나 보네~! 허허 웃는 분식집 아주머니의 얼굴에선 단 한점의 의심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어 난 내 메뉴로 우동을 선택했지만 다니엘이 웃을 때마다 보이는 입 안 교정기를 보지 않기 위해 내 나름대로 노력 할 수밖에 없었다. 뭘 시켜도 맛대가리 없는 건 똑같을 테지만, 저 교정기를 본다면 아마 입맛마저 뚝 떨어질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비빔밥을 무슨 맛으로 피에 비벼먹어?”

“조용히 말해.”


송곳니를 갈고 본능을 죽여도, 어차피 다니엘은 뱀파이어였다. 그렇다고 있는 사실이 변화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나는 웃기게도 본 적조차 없는 다니엘의 붉은 눈동자를 혐오할 만큼 싫어했다. 뱀파이어들은, 본능적으로 피를 마실 때마다 눈동자와 머리칼을 붉게 물들이고는 했으니 말이다.


“지금 혼자 있어. 집에.”

“줄리안?”

“엉.”


송곳니가 이러니까 자꾸 뱀파이어로 오해받아서, 그래서 교정 하려고. 다니엘이 그렇게 말하며 교정을 할 때까지만 해도 난 정말 그 애의 변명 같은 거짓말이 모두 진짜인줄로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터무니없었지만, 그냥 그 때는 그랬다. 쓱쓱, 다니엘은 미리 담아온 소피를 밋밋한 비빔밥에 넣어 열심히도 비볐다. 나는 최대한 우동에 시선을 쳐박으며 줄리안에 대한 말을 이었다. 아무리 그 때가 몇 년 전이었다지만 이런 냄새는 아직 어색했다.


“도대체 몇 번 째야?”

“줄리안이 아니었던 사건을 세는 게 더 빠를걸?”

“아, 지가 경찰되려면 얼마나 힘든지 알아야 돼.”


야, 뱀파이어로 살기도 힘들어. 다니엘의 말에 나는 성의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후르륵 입 안으로 흡입되는 면에서 조미료의 가감 없는 맛이 느껴진다. 다니엘은 내게로 단무지 그릇을 쓱 밀어주며 휴, 한숨을 쉬어냈다. 소피가 엉겨 붙은 입술을 닦아내는 모습은 언뜻 보면 고추장을 닦는 청년처럼 보였지만, 그것이 핏덩이라는 걸 알고 있는 나는 약간 소름이 돋았다.


어찌됐건 오랫동안 알아온 친구가 사실 은폐된 존재로 살아온 뱀파이어였다는 건, 참으로 이질적이고 구역질나는 일이 아닐 수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뱀파이어랑 놀아난 거 걸리면 끝장일 텐데, 지금까지 버틴 게 용하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얼마 남지 않은 컵 안의 물을 원샷했다. 통, 소리 나게 테이블 위로 안착된 물 컵의 끝에 맺힌 물방울들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뭘 봐, 뱀파이어가 작업 거는 거 처음 봐? 내가 그 땐 그저 레드와인인 줄로만 알았던 혈액을 음미하며 내게 전화번호를 내밀던 그를 밀치지 못했던 건, 어쩌면 그런 이유였을지도 몰랐다.


「나한테 이렇게 대한 인간은 네가 처음이야. 우리 사귈래?」


그래서 나는 뱀파이어와 내가 이런 식으로 짜증나게 얽힌 건, 순전히 타고난 인연 탓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게다가 이제 와서 내가 언제 그랬는데, 하고 잡아떼도 달라지는 거라곤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다. 하여간 우울했다. 경찰은 뱀파이어를 싫어했고, 나는 경찰이었으니까. 절친한 친구와 사랑하는 연인이 모두 뱀파이어라는 건 완전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그래도 어떡해, 좋아하는데.”


늘어진 테이프처럼 감정이 들쭉날쭉 거렸다. 나는 다니엘의 말에 한숨을 쉬며 결국엔 동의를 표했다. 틀림없는 건, 나는 재수가 옴팡지게 없는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절대로 미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


옛날에 본진으로 썼던 글! 인데 줄로로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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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독방에서 봤을 때 부터 진짜 정말 잘 쓴다고 느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뱀파이어와 경찰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주제부터 좋아...ㅇ엉엉...게다가 섹시한 줄리안이라니...로빈이 경찰이라니...!!! 옳아요...레얼...흐흑흐긓흐그ㅡ그긓ㄱ.... 다음편 기대할게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HOT ONE
으앙 캐붕일까봐 걱정했는데 좋아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독방에서 보고 왓어유ㅠㅠㅠㅠㅠ취저탕탕!!! 뱀파이어라니ㅜㅜㅜㅜㅜㅠㅠㅠㅠ경찰ㅠㅠㅠㅠㅠ와 진짜 대박줄랸 겁나 세쿠시해여 로빈도!!!! 글 진짜 잘쓰시네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도 기대할게요!!!
9년 전
HOT ONE
아이쿠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섹시하게 쓰고싶었는데 다행이네요///ㅅ///
9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 바로 1이 올라오다니...!!! 너무 기뻐요 ㅠㅠㅠ 작가님한테 절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줄리안을 절대 미워할 수 없는 로빈 ㅜㅜㅜ 제 눈에도 줄리안 왤캐 철없는 어린남자아이같은가욬ㅋㅋ 아 귀여워라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다음편 얼른 보고싶어요 ㅠㅠ 뱀파이어줄리안과 경찰로빈이 같이 있는 상황은 정말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긴장감이 있는게 서로 대립? 이잖아요 근데 사귀는사이!! 넘 잘 어울려요 ㅠㅠㅠ
9년 전
HOT ONE
후반에 엄청나게 줄리안을 욕하게 되실거에욬ㅋㅋㅋㅋㅋㅋ (스포) 다음편은 아마 내일쯤 올릴 것 같네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4
정말요??? 욕할 준비를 미리 해둬야겠네요....!!! 로빈을 맘아프게 할 것같은 느낌이 드네요...으으으!! 줄리안!! 다음편이 내일 올라온다니 ㅠㅠㅠ 사랑해요 작가님!♥
9년 전
독자5
와 대박 간만에 취향저격 역작이 나왔네요ㅠㅠ완결편이 나오면 <레전설>폴더에 넣어두고싶은 글이에요 사랑해요자까님...the love...☆ 앞으로 나올 흥미진진한 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답!
9년 전
HOT ONE
헉 좋게봐주셨다니 넘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저도 사랑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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