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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세상
 

 

                    -그들의 임무(1) 


 


 


 


 


 


 


 

어두운 밤, 그 골목에는 단 한 줄기의 빛도 비치지 않는다. 


 


 


 


 


 


 


 


 

"아아아악!!!!" 


 


 


 


 


 


 


 

바로 옆 쪽 골목에서 누군가 붙잡혔는지 급박한 소리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그 소리로 인해 남자는 자신의 동료 하나가 더 줄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까부터 울린 비명소리가 모두 몇이었더라...하나, 둘, 셋.....방금 것까지 합하면 모두 넷이다. 그 말은 즉슨, 이제 남자를 빼곤, 한 명도 남지 않았다는 말이 되었다. 결국 붙잡히지 않은 사람이 자기 혼자 뿐이라는 생각에 남자는 치밀어오르는 무력감과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잡힌 사람의 그 어느 누구조차, 더 이상 생명을 보장할 수 없었다. 어쩌면 마지막 생존자인 자신조차 잡힐지도 모른다. 


 


 


 


 


 

골목 사이 간간히 고여있는 빗물들이 남자가 뛸때마다 찰박찰박 요란한 소리를 내며 튀었다.  

허름한 옷과 모자를 쓴 남자는 모자가 혹여 날라갈새라 모자를 붙잡고 황급히 달리기 시작했다. 


 


 


 


 

비명소리를 듣자하니 이미 놈들이 가까이 다가왔다. 젠장! 


 


 


 


 

치밀어 오르는 욕지기에 남자는 목까지 턱하고 차오르는 숨에도 발걸음을 한시 바삐 놀렸다. 

안그래도 요새 조직원들이 누군가에게 많이 테러를 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설마 자신에게도 이런 일이 닥칠 줄이야. 

그제서야 체감으로 느껴지는 상황의 심각함과 공포에 남자는 손을 덜덜 떨며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문서를 펼쳐 다시 읽어보았다. 


 


 


 


 


 


 

'요새 노예상들이 극성임, 혹시 조직에 해가 끼칠 수도 있는 놈들이니 조사해 보기 바람. 또한 요새 의미불명의 테러에 조직원이 당하는 일이 급증 중이니 당신도 조심하기 바람.' 

                                                                                                                                                                                                          


 


 


 


 


 


 


 

젠장, 이렇게 일이 심각해질 줄 알았다면 절대 오지 말 걸 그랬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자신에게만 일을 맡기는 녀석들의 행태에 남자는 머리 끝까지 불만이 차 있었다. 

이런 식으로 달랑 전보 하나만 날려주면 일처리가 끝인가? 자신은 지금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다른 건 몰라도 잡히면 그들의 손에 아작나리라는 걸 남자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금 자신을 해하려는 존재가 상대를 알 수없는 새로운 인물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이 세계에서 우리와 끈임없이 대립하고 있는 노예상들과는 다른 새로운 세력이 등장했을 지도 모른다는 위험성. 남자는 그 위험성을 절대 자신의 판단에서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노예상 녀석들만 타진하면 되는 줄 알고 한걸음에 달려왔는데 정작 지금 자신은 다른 녀석들에게 쫓기고 있는 중이었다. 


 


 


 


 


 

남자는 겁에 질린 채 계속 뒤를 돌아보며 골목을 달렸다. 골목을 달리고 있자니 어느 순간 뒤에서 녀석들이 나타나 자신의 목덜미를 확 잡아챌 것만 같았다. 

남자는 이제는 뛰는 일에 몰두하며 귀를 활짝 열었다. 자신을 해할 존재들이 어느쯤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남자는 겁에 질려 있었지만 여전히 영리했고 날렵했으며 조직에서 사령관 역할을 할 정도의 행동력을 가지고 있었다. 녀석들은 지금 골목 곳곳에 자신을 잡기 위해서 포복 중이었다.이 곳의 골목은 일명 '미로'라고 불릴 정도로 꺽어져 있고 사람의 인적이 드물지만 어릴 때 부터 이 골목에서 나고 자라 살았던 그에게 이곳 지리 정도는 껌이나 다름 없었다. 사실 상 자신에게 이런 임무를 맡긴 것에 대해 아까부터 불평하고 있었지만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은 자신 뿐 밖에 없다는 걸 남자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뜀박질을 쉴 새 없이 하던 남자에게는 이제 하나의 문제점만이 남는다. 

어제 새벽부터 시작된 비가 지금까지 끊임없이 내렸기에 골목 곳곳에는 자욱한 안개와 함께 더러운 빗물들이 고여있다. 고여있는 빗물들은 남자에게 양날의 검이나 다름없었다.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소리를 전달해 주었지만 그 말은 즉 저 쪽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는 다수고 이 쪽은 하나이기 때문에 자신이 더 숨기에 유리하긴 했지만 혹시라도 누군가 확인하려고 다가온다면 그 자리에서 끝이다. 소리를 줄이기 위해 신발을 벗을 것인가 말 것인가. 이미 버려진 이 골목엔 곳곳에 유리 조각과 함께 여러가지 위험요소들이 많았다. 끈임없이 고민하던 남자는 결국 자신의 부츠를 한 곳에 버려두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확연하게 줄어든 발소리에 남자는 선택에 대한 번복을 후회하지 않았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이 지긋지긋한 골목의 끝이 보일거다. 


 


 


 


 


 


 

"아윽!" 


 


 


 


 


 

순간적으로 화끈한 발의 고통이 그를 덮친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밖으로 나갈 수 있을텐데 골목의 버려진 유리조각에 다친 발의 고통이 그의 움직임을 축소되게 만들었다. 남자는 어떻게든 발을 질질끌며 그 곳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화끈한 고통과 함께 곳곳에 흐르는 빗물이 그의 상처부위를 차갑게 타고 흘러내렸다. 힘들게 한 쪽 다리를 질질 끌던 남자는 문득 뒤를 돌아 자신의 흔적이 남은 핏물을 보았지만 이내 빨리 빠져나가는 일에 대해서만 주력하기로 한다. 곳곳에서 들리는 빗물을 밟는 발소리들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아마 자신이 아까 낸 비명 소리 덕분에 다들 이 쯤으로 모여들고 있을 것이다. 골목 곳곳에 남은 자신의 흔적은 상관없다. 어차피 차갑게 흘러내리는 이 비가 자신의 냄새도, 피 흔적도 지워 줄테니. 한 가지 걱정 되는 것이라 하면 골목에 남겨놓고 온 신발 뿐이었다. 


 


 


 


 

 절뚝절뚝. 


 


 


 


 

몇 분을 더 고통을 인내하고 걸었을까. 마침내 골목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고 미리 자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마차가 골목의 끝에 세워져 있었다. 자신이 타고 왔던 마차였다. 절뚝절뚝 발을 절며 온 자신의 모습에 꽤나 놀랐는지 마부는 황급히 자신 쪽으로 부축하려 달려오지만 남자는 알아서 탈테니 빨리 말들이나 진정시키고 마차나 달리게 하 라고 명령했다. 마부는 황급히 제 명령에 복종하더니 마차를 출발시키기 시작했다. 마차에 탄 남자는 이내 마차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마차의 좌석에 편히 기대었다.  


 


 


 


 


 

"젠장 놓쳤잖아!" 


 


 


 

남자는 제 마차 뒤에서 들려오는 욕지거리에 고개를 돌려 마차의 차창으로 몇 명의 남자 무리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우락부락한 덩치들과 함께 사이에 몸집이 꽤나 여리여리해 보이는 소년이 서 있었다. 


 


 


 

마스크? 


 


 

다른 덩치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소년의 모습에 남자는 비에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제 모자를 고쳐쓰며 그를 똑바로 응시하였다. 우습게도 소년은 하얀색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화려한 문양의 가면은 소년의 한 쪽 눈과 반쪽 얼굴을 덮고 있었고 남자는 흥분하고 있는 덩치들 사이에서 저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소년의 눈동자를 가만히 쳐다 보았다. 고급스럽지만 조금 유치한 느낌이 들 법도 한 마스크였다. 남자는 그래봤자 나이어린 놈이 뭘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소년에게 슬며시 승리의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 순간, 제 미소를 봤는지 소년 또한 그림 같은 미소를 짓는다. 유려한 얼굴이 여성스럽게 보일 정도로 꽤나 얄쌍했다.  


 


 


 

그리고 그 다음, 소년이 품에서 을 꺼냈다. 


 


 

  

"...이런 미친!" 


 


 


 

남자가 무언가 할 새도없이 소년은 제 총의 방아쇠를 당겼고 총알이 곧 마차를 향해 빗속을 뚫고 날아들었다. 남자가 황급히 머리를 숙이자 총알은 마차의 뒷 유리창을 뚫고 마부석까지 날라간다. 꽤나 놀랐는지 마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속으로 연신 끝없이 '젠장'을 외치며 마부에게 괜찮냐고 진정하라며 소리쳤다. 마부는 제 놀란 심장을 달래며 울며 겨자먹기로 말들을 달랬고 잠시 말들의 흥분으로 요란하게 길을 가던 마차는 급속도로 그 곳을 벗어났다. 


 


 


 


 

어느정도 진정이 되자 남자는 다시 뒤를 돌아 보았고 소년은 그 곳에서 제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벌렁거리는 심장에 소년을 쳐다보자 소년은 아무 말없이 그의 마차를 빤히 응시하며 변함없이 손을 흔들었다. 


 

남자는 순간적으로 힘이 탁 풀려서 자신의 머리를 감싸쥐며 뒷좌석에 기댔다. 


 


 


 


 


 


 


 


 


 


 

"미친놈...." 


 


 


 

마지막으로 본 소년의 얼굴은 여전히 활짝 웃고 있었다. 


 


 


 


 


 


 


 

작가의 말 

/ 안녕하세요.어봉입니다! 글잡에서 첫 작품이네요. 

꽤나 공포스럽고 미스테리한 느낌을 글에서 나게 하고 싶었는데 잘 표현이 되었을진 모르겠네요. 

첫 에피소드인 만큼 포인트는 적게 해 놨습니다. 앞으로의 에피소드는 아마 1화보다는 조금 느슨한 분위기 위주로 갈 것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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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대작느낌이 물씬나요 엉엉 브금이랑 ㅇ잘어울려서 무서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느낌 진ㄴ짜좋아하는데 감사합니듀ㅏ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어봉
아니에요 대작이라뇨!ㅠㅠㅜ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더 열심히 쓸게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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