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민들 Prologue.
‘You would all be killed unless six of your top leaders presented themselves to me wile dressed only in their shirts and with ropes around their necks and the key to the city in hands.’
내 눈에 비춰지는 이 마을의 모습은 더 이상 내가 살던, 내 미래를 꿈꾸는 아름다운 항구도시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예쁘고 평화로운 바다위의 새들의 휴식처라 불리던 나의 고향, 나의 조국, 나의 집, 칼레는 이미 무수히 많은 죄 없는 사람들과 순수한 어린 아이들의
피와 눈물이 얼룩져있었다. 그리고 이제 거진 일년. 영국군의 무자비한 학살과 공격을 죽기살기로 막은지도 일년, 정말 사람들이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린 이미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아, 이젠 정말 끝이구나. 사실 일년도 많이 버틴 것이였다.
‘루나엘‘이라는 거대한 함대를 가진 청국을 일년이나 대적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지독한 우리의 욕심이였고,
그 욕심으로 많은 목숨을 잃었기에 지금 우리는 우리마저 두 파로 나누어 싸우고 있었다.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나는 행운의 징표라고 말을 한다.
왕의 총애를 받던 아버지가 루지 가문의 모함을 받아 왕실의 소와 말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한낱 노동자에 불과했을때, 어머니는 나를 가지셨고,
내가 태어나던 날 지독하게 내리던 비가 그치며 아버지가 다시 왕의 곁으로 돌아가셨다. 내가 13살이 되던날 우리 오빠는 인생의 반려자를 만났고,
16이 되던 해에는 당당히 왕실의 든든한 기사로 임명되었다. 그게 좋은일이든 나쁜일이든 내 생일이 되는 날엔 무슨 일이 벌어지곤 했다.
항상그게 좋은 일일줄만 알았는데 예외도 있었다. 바로 작년,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내 18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4일.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내 생일이 다가온다.
솔직히 말해, 우리집은 왕족은 아니지만 아주 상류층에 속한다.
다시 왕의 신임을 얻어낸 아버지와 일을 똑부러지게 해내 두 번째 왕자의 사랑을 받아내고 있는 오빠 덕분이다.
그리고 얼굴도 뵌적없는 나의 고조할아버지. 그가 우리 가문을 이렇게 높이 올릴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해 주셨다고는 한다.
하지만 나에겐 아무 관련도, 상관도 없다. 왜냐고? 난 여자거든.
18살 생일을 앞둔 지금 난 그냥 아주 평범한 시민일 뿐이다. 아니다, 어쩌면 시민도 아닐수도. 그럼 난 뭐라고 해야하는거지?
우리집에서 내 방을 닦아주시는 분도 ‘청소부’ 라는 떳떳한 이름이 있는데 왜 난 그저 이름 석자 빼고는 나를 나태낼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을까.
오늘같이 오빠마저 왕실회의에 불려가는 날이면 나를 괴롭히는 이런 생각들이 자주 들고는 한다.
책은 이제 겉표지도 보기 싫어 할 것이 있나 어슬렁어슬렁하는데 급히 모자를 벗고 들어오는 오빠가 눈에 띄였다.
“어? 오빠 뭐 놓고 갔어? 회의시간 거의 다 되가.”
“아 어, 혹시 오빠가 며칠전에 들고 온 파란 파일 어딨는지 아니? 깜빡했는데 어딨는지도 생각이 안나. 큰일났네 이거.”
파란색 파일이라면 며칠 전에 오빠가 그놈의 오세훈꺼라며 애지중지 모셔놨던 그 파일이다. 오세훈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다.
자기는 제일 예쁨받는 왕의 두 번째 아들이면서, 매일 우리 오빠를 뺏어간다. 아, 내가 이 사람을 오세훈이라고 부르는 것은 철저히 비밀이다.
오빠가 몰래 알려준 이름이지만 사실, 왕실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는것만으로도 큰 위험이 될 수 있거든. 이름만 부른다면 더 큰일이겠지만.
“몰라. 오빠가 손도 못대게 했잖아. 치사해서 어디다 두는지 안봤다, 만두야.”
“어쭈, 이게 오빠한테 어디. 내가 만두면 넌 방울 만두야, 동생아”
밉지 않게 내 머리에 꿀밤을 먹이는 이 듬직한 남성은 다 완벽하지만 아쉽게도 키가 나랑 15cm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난쟁이 족이다.
그리고 심지어 남자가 돼서는 얼굴이 만두다. 만두. 우리가 생각하는 그 빵빵한 만두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더 문제인 것은 내 키가 여자치고도 작은 155cm라는 점. 우리 오빠는 장가가기는 다 틀렸다.
아무리 언니래도 미래의 아들을 생각한다면 우리 오빠와의 결혼은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미치겠네, 우드님이 가만있을 리가 없는데.”
땀을 송글송글 흘려가며 이곳저곳을 열심히 뒤지던 우리 가여운 오빠. 아무래도 오늘내로 찾기는 글렀다.
“잘나신 우드님이 봐주시겠지. 그사람은 오빠만 좋아하잖아. 오지지배 오세훈! 심심하다고 기사를 부르는 사람이 어딨어? 순전히 기지배야.”
“야! 너 그런말 하면 큰일나. 어디 가서 식탁 닦고 심부름하고 싶어? 내가 알려주는게 아니였어. 니 말에 내 안 그래도 작은 심장이 쪼그라든다.”
한번 더 맞을 위기를 피하고 오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모자를 쓰고 신발을 신는다. 결국 못 찾고 가네. 혼나는 거 아니야?
“나 갔다올게. 오늘 엄마 옆집 아줌마랑 어디 가셨어. 곧 돌아오실거야. 그때까지 제발 사고치지 말고 가만히 책이나 읽고있어. 알았어?”
저 얘기만 17년 째다. 오늘은 도저히 가만히 못 있겠어. 겉으로는 끄덕였지만 나는 오늘 제대로 사고 한번 쳐볼려고 마음 먹었다.
어떤 사곤지 궁금하지 않아? 벌써 두 번째 비밀이네. 사실 그 파일 내가 숨겼어. 내가 갖다줄거야. 왕실로 직접.
오랜만에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는 발걸음이 여간 신나는게 아니였다.
프롤로그라 사실은 포인트를 매기기도 애매하네용... 나름 길게 썻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망할 분량! 너무 적잖아.
칼레의 시민들이라고 유명한 실화얘기에 감명 받아서 쓰는 거긴 한데.. 사실 제가 아직 학생이고 역사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많이 허술할 것 같슴다ㅠㅠㅠ
그래도 많이들 읽어주셨으면..ㅎㅎ 사실 전번에 어떤 글 올렸다가 댓글이 0개라서 조용히 삭제했거든요 하하...
일단은 소심하게 올리겠어요!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