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알파오메가 물 입니다. 싫으시면 Back Back Sexy back 해주세여.
♥ 암호닉 ♥
배고파, 섹시백
찬열 X 백현
육아탐구생활
Chapter. 2
유치원 학예회 에피소드
"찬현아빠, 캠코더 챙겼어?"
"응, 충전도 다 해놨어."
"몇 분 남았어?"
아직 많이 남았어. 걱정하지 마. 응, 우리 애들 잘 하겠지? 그럼, 누구 아들들인데. 잘 하겠지.
유치원 강당에 도착해 자리에 앉았다. 찬열은 캠코더로 녹화를 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백현 또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남기기 위해 꽤나 분주해 보였다. 이들 둘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마련이었다. 여기 저기서 어머, 저 분들이 찬현이랑 찬율이 부모아냐?, 하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그 소리는 학예회를 시작한다는 원장의 멘트로 인해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찬열과 백현도 무대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자, 이제 다음 순서는 어린이 친구들이 준비한 백설공주 연극입니다. 큰 박수로 맞이 해 주세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극 시간이 다가왔다. 백현과 찬열이 분주하게 캠코더와 디지털 카메라를 들었다. 그나저나 여보, 애들 무슨 역할일까. 찬율이 한테 물어봐도 죽어도 대답 안 해주던데? 막 공주 아냐, 우리 찬율이? 찬율이 남자잖아, 다른 역할 시켰겠지. 연극의 막이 오르고, 어린이 해설자의 귀여운 말투로 연극이 시작됐다. 처음은 마녀 역할을 한 어린 남자 아이, 어? 저거 우리 찬현인데. 아무튼. 찬현의 독백으로 시작했다.
"거우라, 거우라, 누가 제일 이쁘니?"
조금은 어눌한 말투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거울 역할을 맡은 어린 아이가, 당연히 왕비 님이시지요. 라고 대답했고, 그 다음으론 상황이 바뀌었다.
"뭐야, 박찬현 마녀였어?"
묵묵하게 캠코더로 녹화를 하던 찬열이 말했다. 죽어도 말 안 해주더니. 덕분에 좀 놀랐다.
"그러게, 찬현이 예쁘다. 누굴 닮아서 잘생겼는데 여장하니까 예쁘기 까지 하네."
백현의 말에 찬열이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예쁜 건 너 닮아서 인 것 같은데?"
"그런 팔불출 티 내기 전에 제대로 찍기나 하시지? 그나저나 우리 찬율이는 무슨 역할이려나."
연극은 중반부로 향하고 있었고, 가끔 나오는 찬현의 귀여운 협박을 카메라에 담으며 찬율의 차례를 기다렸다. 그나저나 우리 찬율이는 무슨 역할인데 아직도 안 나와.
"여보, 우리 찬율이 왕자님 아니야?"
"찬율이 걔가 뭔 왕자님이야, 막 나무 1번 이런거면 몰라. 그 소심한 녀석이 주인공을 한다고? 우리 찬율이가 한 얼굴 하지만, 왕자님은 아닐 걸."
"그런가, 찬율이 왕자님 하고 싶어하던 눈치던데."
"뭘 어쩌겠어, 성격이 그런 걸."
이제 왕자가 등장 할 타이밍, 후반부다. 백설공주가 마녀가 준 독사과를 먹고 쓰러지고, 일곱 난쟁이들 모두 슬퍼할 때 흰 백마를 타고 짜잔 하고 등장하는 우리의 왕자님은 누가 될 것인가. 백현은 내심 찬율이가 왕자였음 했고, 반면 찬열은 찬율은 그런 그릇이 되지 못한다며 기대 하지 말라고 백현의 옆에서 달래주고 있었다. 드디어 왕자가 등장하고, 백현과 찬열 둘 다 동시에 눈이 커졌다가 작아졌다.
"무슨 일 입니까?"
"흑흑... 공주님이, 공주님이..."
"... 죽었나요?"
왕자의 대사에 공연장 내 모두가 숨 죽여 그들을 지켜 보고 있었다. 백현은 연극이 진행 될 수록 안절부절 못 했다. 찬율이 맡은 역은, 왕자가 타고 등장하는 백마였던 것이다. 아이들이 대사를 까먹음으로써 연극은 더더욱 길어졌고, 왕자를 태우고 있는 찬율의 표정 또한 좋지 않아 보였다.
"쟤 저러다가 쓰러지는 거 아냐?"
"우리 아들이 누굴 닮았는데 저거 가지고 힘들어 하겠어?"
의기양양한 찬열과 달리 백현은 걱정 투성이었다. 행여 저러다 넘어져 다치진 않을까, 힘들어 하진 않을까. ㅡ백현이 찬율을 더더욱 걱정했던 이유는 찬율이 백현을 쏙 빼 닮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저질 체력이라던가..., 그런 것들. 물론 예쁜 것도 쏙 빼 닮았다, 고 박찬열이 말한다.ㅡ 연극이 무사히 끝나고, 학부모들 모두 아이들과 사진 찍기 바쁠 때, 찬열과 백현은 제 아들들 찾기에 바빴다.
"원장님! 찬현이랑 찬율이 어디 있어요?"
"그건 저도 잘..,"
"원장이 되어서 그깟 애들 2명 못 챙겨요? 정신이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
"아, 죄송합니다. 담당 교사한테 연락이라도..,"
"죄송합니다. 애 아빠가 화나면 말이 막 나가서요. 이해 해 주세요."
변백현, 너 가만히 안 있어? 우리가 죄송해야 할 입장은 아니잖아. 뭘 보세요, 얼른 연락 안 합니까?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찬열의 목소리에 백현의 마음 또한 조급해져 갔다. 원장이 급히 담당 교사에게 전화를 하고, 막 안내 방송을 하려던 참 이었다.
"엄마! 아빠!"
"어디 있다가 왔어! 걱정했잖아."
"응? 나 화장실 갔다가 왔는데, 병아리 쌤 없어져서 돌아다니다가 엄마랑 아빠랑 본 건데..."
하, 기가 찬 듯 웃는 찬열의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백현아, 원장 번호 있지. 줘 봐.
"또 뭐라 하게. 그 쪽에서도 사정이 있었겠지."
"지금 장난해? 애를 잃어 버릴 뻔 했다고! 빨리 번호 줘 봐."
백현이 할 수 없이 원장의 번호를 찬열에게 건네주고, 백현은 찬현과 찬율을 데리고 자리를 피했다. 보나마나 박찬열 저거 욕 할게 뻔하다. 얼마 후에 찬열이 다시 자리로 돌아오고, 박씨네 가족은 박찬열 소유의 외제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서야, 뭐 별 게 더 있겠나. 맛있는 거 먹고, 비디오 보고 사진 보고 인화하고...., 두 말 하기에 입 아픈 달달한 박씨네 가족, 유치원 학예회. 끝.
거지 같은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찬백 행쇼.
암호닉 매 편 마다 받아요 !!!!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