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님 주의/급전개 주의
왕자님! 나의 왕자님 中
백현은 돌아가신 황제의 아들이였다. 그러니까, 종인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왕자였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찬열은 뭐 종인과 어머니가 다른 배다른 형제 -종인이 보다는 형이랬다- 그래서 또 왕자란다. 아니 무슨 이 집안은 공주는없고 왕자가 뭐 이렇게 많아?
돌아가신 전 황제의 동생이였던, 종인의 아버지가 황제에 오르고 황위 계승이 종인이에게 넘어가자 백현은 조만간 궁을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농담인지 진담인지 백현은 종종 이런말을 하곤 했다.
"나랑 나가자"
"너랑 나가면 누가 나 먹여살려"
너 궁에만있어서 아무것도 못하잖아. 그런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동그란 눈을 깜빡거리며 백현은 그저 웃었었다.
그런데 정말 장난인 줄 알고 넘어가던 그말에 흔들리기 시작했던건, 잔뜩 깨지고 온 어제 밤이였다.
찬열의 등에 업혀 방에온 경수는 그대로 저녁도 거르고 그저 침대에 누워 잠을 자다가, 귓가에 들리는 노크 소리에 잠이 깼다.
자? 안자. 내 방으로 온 백현은 손에 작은 쟁반을 들었다. 간단히 내 저녁을 챙겨온 듯 했다.
테이블에 쟁반을 놓고는, 테이블에 살짝 기대더니 몸을 일으키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말했다.
"밥 생각없어"
"나랑 나가자"
"..........."
"나랑 나가서 같이살자"
"장난 그만쳐, 오늘은 힘들어"
정말로 장난인 것 같아? 평소와는 다른 낮은 목소리로 눈을 맞추며 백현이 말했다.
"지금까지 장난인 적 없었어"
"........"
"너 여기서 행복해?"
"행복하던 말던 니가 무슨 상관이야"
.........어?!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문가에 삐딱하게 서있는 종인이 얼굴을 굳힌 채 말한다.
"이 밤에 남의 애인 방에서 뭐하는거야?
"그 애인이 저녁도 못먹고 속앓이 하는 것 같아서, 챙겨주려고"
"챙겨도 내가 챙겨"
"끔찍하게도 챙겼나보다. 누구때문에 두시간이나 무릎꿇고 있고"
가시돋힌 백현의 말이 종인을 찔렀다. 나는 가볼게. 근데 경수야 나 진심이야. 잘 생각해봐 백현이 슬핏 웃으며 종인을 스쳐 지나갔다.
종인은 대체 어디서부터 들은걸까.
"왜 남의 말을 엿들어"
"우리가 남이야?"
"그럼 우리가 무슨사이야?"
"....뭐?"
나 이번은 진짜 못참겠어. 신문 맨앞에 니가 다른여자랑 찍힌사진이 커다랗게나와. 너랑 결혼할거래.
그럼 나는? 나는 뭐야?
"...오해야"
"그래 오해겠지. 너만 믿고 따라오라며, 그래서 여기까지왔고, 난 여기서 믿을게 너 하나밖에 없었어"
"...경수야"
"다 참았어. 상궁들이 뒤에서 욕하는 것도, 내관들이 눈치주는 것도, 황족들 식사 후에 혼자 먹는 것도, 니 잘나신 증조할머니한테 끌려가서 혼나는 것도."
종인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래 너는 몰랐겠지. 널 사랑한 대가가 그정도라면,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럴때마다 너는 대체 어딨었어?"
"어디부터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백현이가 같이 나가자고해. 진심이래"
"종인아 근데, 나 그 말에 흔들려"
.......밥은 거르지마. 종인은 백현이 놓고간테이블에 쟁반 옆에, 비닐 봉지를 놓고 문으로 향했다.
비닐봉지 안에는 경수가 밥 대신 자주먹던 좋아하는 브랜드의 타르트가 들어있었다.
*
다음날 아침, 미적미적 방에서 걸어나온 경수는 오늘도 쏟아지는 눈총을 받으며 아침식사를 하러 가는중이였다.
흘끔흘끔 평소와는 다르게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이 강한것이, 오늘은 뭔가 다른 것 같았다.
두 세명씩 모여 수근수근 자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쑥덕거리는 것에 경수는 바지를 거꾸로 입었나? 하고 유리에 비친 자신을 봤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다.
식사를 하러 갔더니, 아직도 식사중인 종인과 찬열, 그리고 황실 어른들이 보였다.
....죄송합니다. 대강 훑은 경수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곤 다시 뒤돌아서 나가려는 참이였다.
"그래서 쟤는 언제 나가는거니?"
"....황후마마"
"종인이 약혼하기 전에는 내보내야죠"
"그래 소문나기 전에 처리해야지"
지금 나 들으라고 하는소리지? 약혼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내 귀에 들어왔다. 나를 내보내려는 걸 보니, 종인과 나와의 약혼은 아닐테고, 그러면?
"....진짜였어?"
아, 신문에 그여자 진짜였구나. 한 방울 두방울, 눈물이 쏟아진다. 입술을 꾹 물고 미친듯이 밖으로 걸어나간 경수는
사람이 거의 찾지않는 구석진 정원쪽으로 향하면서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어미를 찾는 아이처럼 엉엉울며 걸어가는 경수를 보며 상궁들은 들으라는 듯 수근거렸다.
....어머 다 알았나봐? 지금 안게 바보같은거 아냐? ..그래도 불쌍하다. 뭐가불쌍해? 신분상승하려다 벌받은거지 뭐.
하나도 빠짐없이 들은 경수는 쪽팔린 것 보다도 이 꼴이 된 자기 자신이 너무 비참해 참을 수 없었다.
아무도 없는 정원에 벤치로 향하던 경수는 다리에 힘이 풀려 계단을 내려가다 쓰러질 듯 비틀거렸다.
"경수야!"
휘청거리는 경수를 부축한 찬열은 그대로 경수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찬열과 체격차이가 제법나는 경수는 얼굴을 찬열의 가슴팍에 뭍고 엉엉 울었다.
"...다 울었어?"
"...응"
토닥토닥 자신의 옆에앉아 훌쩍거리는 경수를 달래준 찬열은, 나즈막히 경수에게 말했다.
"니가 아까 들은거 맞아"
";........."
"종인이 결혼한대"
"......알아"
답지않게 진지한 얼굴을 한 채, 찬열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나랑 사귈래?"
".....뭐?"
나 너 좋아해. 근데 너는 나 안좋아하는거 알아. 근데 너 힘들고 외롭잖아. 난 니가 그러는 꼴 못봐.
나한테 기대. 사랑의 감정으로 나를 바라보지 않아도 괜찮아.
"경수야"
"....."
"바보야"
"...뭐?"
"지금 나 이용하라고 하는거잖아"
평소와 같은 얼굴로 돌아와 씩 웃으며 찬열은 그렇게 말했다.
읽다보니 정말 진부함의 덩어리군요..껄껄...(도망간다)
여기서의 종인 백현 찬열의 이미지는 이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경수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사랑둥이 ..ㅎ.ㅎ
*암호닉
[요거트]님! 프롤로그까지 써놓고 이렇게 급전개에 짧아서 죄송해여..흡...어쩌다보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울지요]님! 신청 감사해요! 재밌게 봐주세요 ㅠㅠㅠ..
궁금한 것 있으시면 댓글로 질문받아요! 마지막화는 다음화일지, 그다음일지 모르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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