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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설이 사실이라면 과연 그대와 제가 좋은 벗이 될 수 있을까요?
人圖

- 8 -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만한 방 한가운데에 익숙한 얼굴의 한 남자가 팔짱을 끼고 양반다리를 한채 조금 무거운 분위기를 뿜어내며 고민을 하는 것이 보였다. 그 남자는 다름 아닌 김태형이었다.




" 환국이라… "




홀로 중얼거리던 태형은 좀 전에 있었던 상황을 다시 회상해보았다. 오늘도 허름한 옷차림으로 그녀의 집을 방문한 태형은 아니꼬운 눈초리로 보고 있는 종을 마주하게 되었다. 왜 자신을 그런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인지 처음에 알지 못했던 태형은 이어 퉁명스럽게 말해오는 종의 태도에 알게 되었다.




" 나리들은 멀리 행차하셨다. 어떤 분의 심부름일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두 분은 안 계신다. "
" 행차? 정확히 어디로 간 것인지 모르는 건가? "
" 그건 나도 모르… "




퉁명스럽게 말하던 종은 어디선가 튀어나온 몸종에 의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 에쿠 왜 그러시나! "
" 이 망할 년이 뭐 하는 짓이야! "
" 나리들을 찾는 건가? 두 분께서는 환국으로 떠나셨다네~ "




환국이라는 몸종의 말에 태형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 환국? 거기에는 무슨 일로? "
" 그건 우리도 자세히 모르겠으나 떠나신지 이레째 됐수다. "




환국을 향해 장국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되었단 말에 조금 곤란한 태도를 보이는 태형은 이내 마무리 짓고 자신이 묵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중간에 태형의 옷깃을 붙들고 이것저것 캐묻는 몸종과 그런 몸종을 말리는 종 때문에 조금 진땀을 뺐었지만. 이쯤에서 회상을 끝내고 현실로 되돌아온 태형은 허공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 환국이라 "




태형은 잠시 고민해 보이더니 이내 결심한 듯 허름한 옷을 벗고 말끔한 한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갓을 쓰고 끈을 고쳐매고는 그동안 자신이 지냈던 방과 이별을 고하는 태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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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8 | 인스티즈




" 일어나거라. "




평화롭게 자고 있는데 일어나라며 날 깨우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꿈마저도 평화로워서 들리는 그 목소리도 몽롱하게만 들려왔었다. 하지만 그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곧바로 깨워주게 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베고 있던 베개를 홱 하고 뺏어가는 사람 덕분에 나는 그만 바닥에 머리를 찧게 되었고 놀란 토끼 눈이 된 채 올려다보고 있는 나를 그저 한심하다는 듯이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 스, 스승님! "
" 해가 중천에 떴다. 썩 일어나지 못하겠느냐? "
" 벌써 환국으로 출발하는 겁니까? "
"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 이곳에서 발이 묶인지 벌써 사흘 짼데 서둘러야 하지 아니겠느냐. "
" 그렇다고 굳이 그렇게 무식하게 깨워야만 했습니까…… "
" 뭐라? 방금 뭐라 했느냐, 무식? "




점점 인상을 무섭게 굳어가는 윤기의 모습에 나는 아차. 싶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씨, 씻으러 가겠습니다! "




우당탕,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서둘러 방에서 부리나케 도망치듯 나오게 되었다. 문이 탁. 닫히고 나는 좀 전에 바닥에 찧었던 뒤통수를 문지르고, 툴툴거리며 신을 신기 위해 터덜터덜 걸어나갔다. 신을 신으려고 허리를 숙이는데 따뜻한 느낌과 함께 머리 위를 내리쬐고 있는 햇빛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숙이고 있던 허리를 천천히 피면서 한 손을 들어 눈가 주변에 그림자를 새기게 만들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던 나는 살랑하고 부는 바람과 함께 풍겨져오는 진한 꽃향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인지 머리를 바닥에 찧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은 채 좀 전에 나왔던 방문을 벌컥 열며 안에 있던 윤기를 향해 잔뜩 신이 난 채 외치게 되었다.




" 스승님! 밖에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
" 그리도 좋은 게냐? "
" 네! 스승님, 오늘만이라도 좋으니 같이 산책이라도 합시다! 그림도 잘 그려질 것 같아요! 왠지 모르게 어떠한 풍경이 머릿속에서 계속 그려지고 있습니다! 오늘이야말로 환국의 황태자 마마께 좋은 그림 선물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잔뜩 들뜬 채 쉼 없이 말하는 날 보며 윤기는 살짝 웃더니 부드럽게 말해왔다.

















" 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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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로통해진 얼굴로 윤기 옆을 지키며 그의 발길을 따라갔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생글생글 웃으며 들어줄 것처럼 하더니 결국에는 딱 잘라 거절이나 하고. 꼭 그렇게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해야 했었나? 사람 심장 떨리게 그렇게 웃어놓고는 쳇.

그의 뒤를 따라온 곳은 다름 아닌 마구간이었다. 자리에 도착한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누군가를 찾은 듯 그곳으로 걸어가는 윤기였다. 그런 윤기의 뒤를 따라가자 그와 마주한 사람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어디서 본 적 있는 자 같은데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다가 이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기억에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윤기가 만난 상대는 다름 아닌 황국에서부터 보내진 마부였다.




" 마차는 어떤가요? 비도 그쳤으니 바로 황국으로 갈 수 있겠습니까? "

" 저, 죄송합니다 화백 나리. 마차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훼손된 부분이 많아 고치려면 이레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

" 허어 서둘러야 할 텐데… "

"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폐하께 상설문을 보내 나이겠습니다. "

"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이 마부의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상설문은 부탁드리겠습니다. "




윤기와 함께 마구간을 나왔고 나는 그저 그의 뒤를 따랐다. 먼저 앞장서 나가던 윤기는 자리에 멈추더니 뒤돌아서 내 얼굴을 마주했다.




" 그리도 좋은 게냐? "

" 예? "

" 아주 입이 찢어질 정도로 웃고 있구나. "




헉. 그의 말에 서둘러 손을 들어 입가를 만져봤다. 설마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던 건가? 하지만 아무리 입 주변을 만져봐도 입꼬리는 꿈쩍하지 않은 채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 윤기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인상을 찌푸리며 윤기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날 보며 다시 한번 피식 웃는 그였다.




" 농이다. "




갑자기 농담하시는 이유가 뭡니까요? 기분이 좋아졌수꽈? 당신 이중인격이여? 사이코패스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진 못하고 속으로만 툴툴대는데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이번에는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채로 말하는 윤기였다.




" 하늘이 널 도우는 겐가 보구나. "

" 예? "




혼자만 들릴 정도로 작은 소리로 말하는 윤기를 향해 예? 하고 되묻자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내 눈을 마주하며 말하는 그였다.




" 네 원대로 그림이나 그리러 갈까나? "




윤기의 말에 그제야 내 얼굴에는 환한 꽃이 피었다.




" 예, 스승님! 감사합니다!! "




 윤기와 함께 그림을 그릴 겸 산책을 나섰다. 그의 뒤에 졸졸 따라다니면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어떻게 그릴 것인지 대충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간간이 풍겨져오는 향기에 취해 자꾸만 걸음이 멈춰졌다. 그럴 때마다 뒤돌아 날 보며 어서 빨리 따라오라고 한 소리 하는 윤기 덕분에 깜짝 놀라며 부리나케 쫓아갔다.




" 저기 스승님.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
" 뭐냐. "
" 비가 올 때에는 전혀 몰랐는데, 비가 그친 지금은 어디선가 자꾸만 기분 좋은 향기가 날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승님은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



나의 물음에 자리에 우뚝 멈춰 서더니 내 얼굴을 잠시 내려보는가 싶더니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는 윤기다. 그런 윤기의 시선을 쫓아가자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하얀 꽃나무가 보였다. 가늘게 실눈을 뜬 채 나무를 주시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윤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마 저거 때문인가 보구나. "
" 저게 뭡니까? 가까이 가서 보면 안 되겠습니까? "
… "
" 어찌 된 것인지 몰라도 계속 마음이 저 나무에 끌립니다. 스승님께서 귀찮으시다면 저 혼자 금방 갔다 오겠습니다! "
" 누가 귀찮다고 했느냐? 가자. "



앞장서 걸어가는 윤기의 뒷모습에 배실 배실 웃으며 서둘러 그의 뒤를 따라갔다. 나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향기는 점점 더 진하게 풍겨져왔고 이젠 마음까지 뺏겨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저 나무는 도대체 정체가 뭐길래 이렇게 진한 향기를 풍기며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만드는 걸까?
애써 몽롱한 정신을 잡으며 앞장서 걸어가는 윤기의 뒤를 쫓아갔다. 어느새 나무가 있는 자리에 도달했고 나는 생각보다 커다란 나무를 올려다봤다. 이건…



" 벚나무? "



이렇게 진한 향기를 풍기고 있는 커다랗게 하얀 나무의 정체가 벚나무였어? 벚나무가 원래 이렇게 향이 진했나?



" 스승님, 이건 벚꽃이 아닙니까? 원래 벚꽃향이 이렇게 진했습니까? "



고개를 갸웃거리며 벚나무를 더 자세하게 보려고 한 발자국 걸어나가는데 옆에 있던 윤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 틀리다. "
" 예? 틀리다뇨? 뭐가, "
" 이건 벚나무가 아니라 매화나무다. "
" 매화요? "
"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지. 벚꽃과 매화꽃을. "



벚꽃이 아니라는 거에 한번 놀랐지만 매화꽃이라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랐다. 무엇보다도 벚이건 매화건 간에 이렇게 한 나라를 에워싸고 있는 진한 향기의 근원지가 이 커다란 나무라는 것이 제일 놀랐다.



" 스승님. 매화향이 원래 이렇게 진했습니까? "
" 세상 모든 매화나무의 향이 이렇게 진하지는 않다. 유독 이곳 나라에서만 이렇게 향이 진하지. "
" 어떻게요? 왜 유독 이 나라만? "
" 그건 나도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이 나라는 여기 있는 매화나무 덕분에 빈국이라고 불린다. 빈은 말 그대로 향기라고 하지. "



지금 이곳에 있는 나는 한자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왜 이곳이 빈국이라고 불리는 것인지만은 알 것 같았다. 그나저나 이렇게 향기가 진한 곳도 있구나 그만큼 이곳은 공기가 깨끗하다는 걸까? 한참을 매화나무를 올려다보다가 어깨에 메고 있던 화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 뭐 하는 게냐? "
" 아… 그, 스승님… 여기 있는 매화를 그려도 되겠습…니까? "



내 질문에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보더니 한심하다는 듯이 말하는 윤기다.



" 바닥에 먼저 화구를 내려놓은 다음에 물어보는 너의 그 심보는 뭐냐? "
" 아… 아하하… 심보… 라니요… 그저 본능이라고… 할까… "



내 말에 피식 웃던 윤기는 뒷짐을 지더니 나무를 올려다봤다.



" 정성껏 그려보아라. "



윤기의 그 말에 활짝 웃으며 활기차게 대답했다.



" 네, 스승님! "



그런 날 내려다보던 윤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장난인 듯 장난 같지 않은 말을 내뱉었다.



" 내 마음에 안 들으면 네놈을 발을 묶어 저기 저 매화나무에 거꾸로 매달아놓을 테다. "



씨앙ㄱ… 저놈 날이 갈수록 이상하게 사악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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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8 | 인스티즈

그 설이 사실이라면 과연 그대와 제가 좋은 벗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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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만한 방 한가운데에 익숙한 얼굴의 한 남자가 팔짱을 끼고 양반다리를 한채 조금 무거운 분위기를 뿜어내며 고민을 하는 것이 보였다. 그 남자는 다름 아닌 김태형이었다.




" 환국이라… "




홀로 중얼거리던 태형은 좀 전에 있었던 상황을 다시 회상해보았다. 오늘도 허름한 옷차림으로 그녀의 집을 방문한 태형은 아니꼬운 눈초리로 보고 있는 종을 마주하게 되었다. 왜 자신을 그런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인지 처음에 알지 못했던 태형은 이어 퉁명스럽게 말해오는 종의 태도에 알게 되었다.




" 나리들은 멀리 행차하셨다. 어떤 분의 심부름일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두 분은 안 계신다. "
" 행차? 정확히 어디로 간 것인지 모르는 건가? "
" 그건 나도 모르… "




퉁명스럽게 말하던 종은 어디선가 튀어나온 몸종에 의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 에쿠 왜 그러시나! "
" 이 망할 년이 뭐 하는 짓이야! "
" 나리들을 찾는 건가? 두 분께서는 환국으로 떠나셨다네~ "




환국이라는 몸종의 말에 태형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 환국? 거기에는 무슨 일로? "
" 그건 우리도 자세히 모르겠으나 떠나신지 이레째 됐수다. "




환국을 향해 장국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되었단 말에 조금 곤란한 태도를 보이는 태형은 이내 마무리 짓고 자신이 묵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중간에 태형의 옷깃을 붙들고 이것저것 캐묻는 몸종과 그런 몸종을 말리는 종 때문에 조금 진땀을 뺐었지만. 이쯤에서 회상을 끝내고 현실로 되돌아온 태형은 허공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 환국이라 "




태형은 잠시 고민해 보이더니 이내 결심한 듯 허름한 옷을 벗고 말끔한 한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갓을 쓰고 끈을 고쳐매고는 그동안 자신이 지냈던 방과 이별을 고하는 태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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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8 | 인스티즈




" 일어나거라. "




평화롭게 자고 있는데 일어나라며 날 깨우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꿈마저도 평화로워서 들리는 그 목소리도 몽롱하게만 들려왔었다. 하지만 그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곧바로 깨워주게 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베고 있던 베개를 홱 하고 뺏어가는 사람 덕분에 나는 그만 바닥에 머리를 찧게 되었고 놀란 토끼 눈이 된 채 올려다보고 있는 나를 그저 한심하다는 듯이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 스, 스승님! "
" 해가 중천에 떴다. 썩 일어나지 못하겠느냐? "
" 벌써 환국으로 출발하는 겁니까? "
"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 이곳에서 발이 묶인지 벌써 사흘 짼데 서둘러야 하지 아니겠느냐. "
" 그렇다고 굳이 그렇게 무식하게 깨워야만 했습니까…… "
" 뭐라? 방금 뭐라 했느냐, 무식? "




점점 인상을 무섭게 굳어가는 윤기의 모습에 나는 아차. 싶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씨, 씻으러 가겠습니다! "




우당탕,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서둘러 방에서 부리나케 도망치듯 나오게 되었다. 문이 탁. 닫히고 나는 좀 전에 바닥에 찧었던 뒤통수를 문지르고, 툴툴거리며 신을 신기 위해 터덜터덜 걸어나갔다. 신을 신으려고 허리를 숙이는데 따뜻한 느낌과 함께 머리 위를 내리쬐고 있는 햇빛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숙이고 있던 허리를 천천히 피면서 한 손을 들어 눈가 주변에 그림자를 새기게 만들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던 나는 살랑하고 부는 바람과 함께 풍겨져오는 진한 꽃향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인지 머리를 바닥에 찧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은 채 좀 전에 나왔던 방문을 벌컥 열며 안에 있던 윤기를 향해 잔뜩 신이 난 채 외치게 되었다.




" 스승님! 밖에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
" 그리도 좋은 게냐? "
" 네! 스승님, 오늘만이라도 좋으니 같이 산책이라도 합시다! 그림도 잘 그려질 것 같아요! 왠지 모르게 어떠한 풍경이 머릿속에서 계속 그려지고 있습니다! 오늘이야말로 환국의 황태자 마마께 좋은 그림 선물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잔뜩 들뜬 채 쉼 없이 말하는 날 보며 윤기는 살짝 웃더니 부드럽게 말해왔다.

















" 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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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로통해진 얼굴로 윤기 옆을 지키며 그의 발길을 따라갔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생글생글 웃으며 들어줄 것처럼 하더니 결국에는 딱 잘라 거절이나 하고. 꼭 그렇게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해야 했었나? 사람 심장 떨리게 그렇게 웃어놓고는 쳇.

그의 뒤를 따라온 곳은 다름 아닌 마구간이었다. 자리에 도착한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누군가를 찾은 듯 그곳으로 걸어가는 윤기였다. 그런 윤기의 뒤를 따라가자 그와 마주한 사람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어디서 본 적 있는 자 같은데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다가 이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기억에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윤기가 만난 상대는 다름 아닌 황국에서부터 보내진 마부였다.




" 마차는 어떤가요? 비도 그쳤으니 바로 황국으로 갈 수 있겠습니까? "

" 저, 죄송합니다 화백 나리. 마차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훼손된 부분이 많아 고치려면 이레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

" 허어 서둘러야 할 텐데… "

"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폐하께 상설문을 보내 나이겠습니다. "

"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이 마부의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상설문은 부탁드리겠습니다. "




윤기와 함께 마구간을 나왔고 나는 그저 그의 뒤를 따랐다. 먼저 앞장서 나가던 윤기는 자리에 멈추더니 뒤돌아서 내 얼굴을 마주했다.




" 그리도 좋은 게냐? "

" 예? "

" 아주 입이 찢어질 정도로 웃고 있구나. "




헉. 그의 말에 서둘러 손을 들어 입가를 만져봤다. 설마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던 건가? 하지만 아무리 입 주변을 만져봐도 입꼬리는 꿈쩍하지 않은 채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 윤기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인상을 찌푸리며 윤기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날 보며 다시 한번 피식 웃는 그였다.




" 농이다. "




갑자기 농담하시는 이유가 뭡니까요? 기분이 좋아졌수꽈? 당신 이중인격이여? 사이코패스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진 못하고 속으로만 툴툴대는데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이번에는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채로 말하는 윤기였다.




" 하늘이 널 도우는 겐가 보구나. "

" 예? "




혼자만 들릴 정도로 작은 소리로 말하는 윤기를 향해 예? 하고 되묻자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내 눈을 마주하며 말하는 그였다.




" 네 원대로 그림이나 그리러 갈까나? "




윤기의 말에 그제야 내 얼굴에는 환한 꽃이 피었다.




" 예, 스승님! 감사합니다!! "




 윤기와 함께 그림을 그릴 겸 산책을 나섰다. 그의 뒤에 졸졸 따라다니면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어떻게 그릴 것인지 대충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간간이 풍겨져오는 향기에 취해 자꾸만 걸음이 멈춰졌다. 그럴 때마다 뒤돌아 날 보며 어서 빨리 따라오라고 한 소리 하는 윤기 덕분에 깜짝 놀라며 부리나케 쫓아갔다.




" 저기 스승님.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
" 뭐냐. "
" 비가 올 때에는 전혀 몰랐는데, 비가 그친 지금은 어디선가 자꾸만 기분 좋은 향기가 날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승님은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



나의 물음에 자리에 우뚝 멈춰 서더니 내 얼굴을 잠시 내려보는가 싶더니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는 윤기다. 그런 윤기의 시선을 쫓아가자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하얀 꽃나무가 보였다. 가늘게 실눈을 뜬 채 나무를 주시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윤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마 저거 때문인가 보구나. "
" 저게 뭡니까? 가까이 가서 보면 안 되겠습니까? "
… "
" 어찌 된 것인지 몰라도 계속 마음이 저 나무에 끌립니다. 스승님께서 귀찮으시다면 저 혼자 금방 갔다 오겠습니다! "
" 누가 귀찮다고 했느냐? 가자. "



앞장서 걸어가는 윤기의 뒷모습에 배실 배실 웃으며 서둘러 그의 뒤를 따라갔다. 나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향기는 점점 더 진하게 풍겨져왔고 이젠 마음까지 뺏겨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저 나무는 도대체 정체가 뭐길래 이렇게 진한 향기를 풍기며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만드는 걸까?
애써 몽롱한 정신을 잡으며 앞장서 걸어가는 윤기의 뒤를 쫓아갔다. 어느새 나무가 있는 자리에 도달했고 나는 생각보다 커다란 나무를 올려다봤다. 이건…



" 벚나무? "



이렇게 진한 향기를 풍기고 있는 커다랗게 하얀 나무의 정체가 벚나무였어? 벚나무가 원래 이렇게 향이 진했나?



" 스승님, 이건 벚꽃이 아닙니까? 원래 벚꽃향이 이렇게 진했습니까? "



고개를 갸웃거리며 벚나무를 더 자세하게 보려고 한 발자국 걸어나가는데 옆에 있던 윤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 틀리다. "
" 예? 틀리다뇨? 뭐가, "
" 이건 벚나무가 아니라 매화나무다. "
" 매화요? "
"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지. 벚꽃과 매화꽃을. "



벚꽃이 아니라는 거에 한번 놀랐지만 매화꽃이라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랐다. 무엇보다도 벚이건 매화건 간에 이렇게 한 나라를 에워싸고 있는 진한 향기의 근원지가 이 커다란 나무라는 것이 제일 놀랐다.



" 스승님. 매화향이 원래 이렇게 진했습니까? "
" 세상 모든 매화나무의 향이 이렇게 진하지는 않다. 유독 이곳 나라에서만 이렇게 향이 진하지. "
" 어떻게요? 왜 유독 이 나라만? "
" 그건 나도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이 나라는 여기 있는 매화나무 덕분에 빈국이라고 불린다. 빈은 말 그대로 향기라고 하지. "



지금 이곳에 있는 나는 한자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왜 이곳이 빈국이라고 불리는 것인지만은 알 것 같았다. 그나저나 이렇게 향기가 진한 곳도 있구나 그만큼 이곳은 공기가 깨끗하다는 걸까? 한참을 매화나무를 올려다보다가 어깨에 메고 있던 화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 뭐 하는 게냐? "
" 아… 그, 스승님… 여기 있는 매화를 그려도 되겠습…니까? "



내 질문에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보더니 한심하다는 듯이 말하는 윤기다.



" 바닥에 먼저 화구를 내려놓은 다음에 물어보는 너의 그 심보는 뭐냐? "
" 아… 아하하… 심보… 라니요… 그저 본능이라고… 할까… "



내 말에 피식 웃던 윤기는 뒷짐을 지더니 나무를 올려다봤다.



" 정성껏 그려보아라. "



윤기의 그 말에 활짝 웃으며 활기차게 대답했다.



" 네, 스승님! "



그런 날 내려다보던 윤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장난인 듯 장난 같지 않은 말을 내뱉었다.



" 내 마음에 안 들으면 네놈을 발을 묶어 저기 저 매화나무에 거꾸로 매달아놓을 테다. "



씨앙ㄱ… 저놈 날이 갈수록 이상하게 사악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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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8 | 인스티즈

그 설이 사실이라면 과연 그대와 제가 좋은 벗이 될 수 있을까요?
人圖

- 8 -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만한 방 한가운데에 익숙한 얼굴의 한 남자가 팔짱을 끼고 양반다리를 한채 조금 무거운 분위기를 뿜어내며 고민을 하는 것이 보였다. 그 남자는 다름 아닌 김태형이었다.




" 환국이라… "




홀로 중얼거리던 태형은 좀 전에 있었던 상황을 다시 회상해보았다. 오늘도 허름한 옷차림으로 그녀의 집을 방문한 태형은 아니꼬운 눈초리로 보고 있는 종을 마주하게 되었다. 왜 자신을 그런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인지 처음에 알지 못했던 태형은 이어 퉁명스럽게 말해오는 종의 태도에 알게 되었다.




" 나리들은 멀리 행차하셨다. 어떤 분의 심부름일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두 분은 안 계신다. "
" 행차? 정확히 어디로 간 것인지 모르는 건가? "
" 그건 나도 모르… "




퉁명스럽게 말하던 종은 어디선가 튀어나온 몸종에 의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 에쿠 왜 그러시나! "
" 이 망할 년이 뭐 하는 짓이야! "
" 나리들을 찾는 건가? 두 분께서는 환국으로 떠나셨다네~ "




환국이라는 몸종의 말에 태형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 환국? 거기에는 무슨 일로? "
" 그건 우리도 자세히 모르겠으나 떠나신지 이레째 됐수다. "




환국을 향해 장국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되었단 말에 조금 곤란한 태도를 보이는 태형은 이내 마무리 짓고 자신이 묵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중간에 태형의 옷깃을 붙들고 이것저것 캐묻는 몸종과 그런 몸종을 말리는 종 때문에 조금 진땀을 뺐었지만. 이쯤에서 회상을 끝내고 현실로 되돌아온 태형은 허공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 환국이라 "




태형은 잠시 고민해 보이더니 이내 결심한 듯 허름한 옷을 벗고 말끔한 한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갓을 쓰고 끈을 고쳐매고는 그동안 자신이 지냈던 방과 이별을 고하는 태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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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8 | 인스티즈




" 일어나거라. "




평화롭게 자고 있는데 일어나라며 날 깨우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꿈마저도 평화로워서 들리는 그 목소리도 몽롱하게만 들려왔었다. 하지만 그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곧바로 깨워주게 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베고 있던 베개를 홱 하고 뺏어가는 사람 덕분에 나는 그만 바닥에 머리를 찧게 되었고 놀란 토끼 눈이 된 채 올려다보고 있는 나를 그저 한심하다는 듯이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 스, 스승님! "
" 해가 중천에 떴다. 썩 일어나지 못하겠느냐? "
" 벌써 환국으로 출발하는 겁니까? "
"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 이곳에서 발이 묶인지 벌써 사흘 짼데 서둘러야 하지 아니겠느냐. "
" 그렇다고 굳이 그렇게 무식하게 깨워야만 했습니까…… "
" 뭐라? 방금 뭐라 했느냐, 무식? "




점점 인상을 무섭게 굳어가는 윤기의 모습에 나는 아차. 싶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씨, 씻으러 가겠습니다! "




우당탕,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서둘러 방에서 부리나케 도망치듯 나오게 되었다. 문이 탁. 닫히고 나는 좀 전에 바닥에 찧었던 뒤통수를 문지르고, 툴툴거리며 신을 신기 위해 터덜터덜 걸어나갔다. 신을 신으려고 허리를 숙이는데 따뜻한 느낌과 함께 머리 위를 내리쬐고 있는 햇빛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숙이고 있던 허리를 천천히 피면서 한 손을 들어 눈가 주변에 그림자를 새기게 만들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던 나는 살랑하고 부는 바람과 함께 풍겨져오는 진한 꽃향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인지 머리를 바닥에 찧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은 채 좀 전에 나왔던 방문을 벌컥 열며 안에 있던 윤기를 향해 잔뜩 신이 난 채 외치게 되었다.




" 스승님! 밖에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
" 그리도 좋은 게냐? "
" 네! 스승님, 오늘만이라도 좋으니 같이 산책이라도 합시다! 그림도 잘 그려질 것 같아요! 왠지 모르게 어떠한 풍경이 머릿속에서 계속 그려지고 있습니다! 오늘이야말로 환국의 황태자 마마께 좋은 그림 선물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잔뜩 들뜬 채 쉼 없이 말하는 날 보며 윤기는 살짝 웃더니 부드럽게 말해왔다.

















" 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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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로통해진 얼굴로 윤기 옆을 지키며 그의 발길을 따라갔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생글생글 웃으며 들어줄 것처럼 하더니 결국에는 딱 잘라 거절이나 하고. 꼭 그렇게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해야 했었나? 사람 심장 떨리게 그렇게 웃어놓고는 쳇.

그의 뒤를 따라온 곳은 다름 아닌 마구간이었다. 자리에 도착한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누군가를 찾은 듯 그곳으로 걸어가는 윤기였다. 그런 윤기의 뒤를 따라가자 그와 마주한 사람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어디서 본 적 있는 자 같은데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다가 이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기억에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윤기가 만난 상대는 다름 아닌 황국에서부터 보내진 마부였다.




" 마차는 어떤가요? 비도 그쳤으니 바로 황국으로 갈 수 있겠습니까? "

" 저, 죄송합니다 화백 나리. 마차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훼손된 부분이 많아 고치려면 이레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

" 허어 서둘러야 할 텐데… "

"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폐하께 상설문을 보내 나이겠습니다. "

"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이 마부의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상설문은 부탁드리겠습니다. "




윤기와 함께 마구간을 나왔고 나는 그저 그의 뒤를 따랐다. 먼저 앞장서 나가던 윤기는 자리에 멈추더니 뒤돌아서 내 얼굴을 마주했다.




" 그리도 좋은 게냐? "

" 예? "

" 아주 입이 찢어질 정도로 웃고 있구나. "




헉. 그의 말에 서둘러 손을 들어 입가를 만져봤다. 설마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던 건가? 하지만 아무리 입 주변을 만져봐도 입꼬리는 꿈쩍하지 않은 채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 윤기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인상을 찌푸리며 윤기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날 보며 다시 한번 피식 웃는 그였다.




" 농이다. "




갑자기 농담하시는 이유가 뭡니까요? 기분이 좋아졌수꽈? 당신 이중인격이여? 사이코패스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진 못하고 속으로만 툴툴대는데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이번에는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채로 말하는 윤기였다.




" 하늘이 널 도우는 겐가 보구나. "

" 예? "




혼자만 들릴 정도로 작은 소리로 말하는 윤기를 향해 예? 하고 되묻자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내 눈을 마주하며 말하는 그였다.




" 네 원대로 그림이나 그리러 갈까나? "




윤기의 말에 그제야 내 얼굴에는 환한 꽃이 피었다.




" 예, 스승님! 감사합니다!! "




 윤기와 함께 그림을 그릴 겸 산책을 나섰다. 그의 뒤에 졸졸 따라다니면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어떻게 그릴 것인지 대충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간간이 풍겨져오는 향기에 취해 자꾸만 걸음이 멈춰졌다. 그럴 때마다 뒤돌아 날 보며 어서 빨리 따라오라고 한 소리 하는 윤기 덕분에 깜짝 놀라며 부리나케 쫓아갔다.




" 저기 스승님.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
" 뭐냐. "
" 비가 올 때에는 전혀 몰랐는데, 비가 그친 지금은 어디선가 자꾸만 기분 좋은 향기가 날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승님은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



나의 물음에 자리에 우뚝 멈춰 서더니 내 얼굴을 잠시 내려보는가 싶더니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는 윤기다. 그런 윤기의 시선을 쫓아가자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하얀 꽃나무가 보였다. 가늘게 실눈을 뜬 채 나무를 주시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윤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마 저거 때문인가 보구나. "
" 저게 뭡니까? 가까이 가서 보면 안 되겠습니까? "
… "
" 어찌 된 것인지 몰라도 계속 마음이 저 나무에 끌립니다. 스승님께서 귀찮으시다면 저 혼자 금방 갔다 오겠습니다! "
" 누가 귀찮다고 했느냐? 가자. "



앞장서 걸어가는 윤기의 뒷모습에 배실 배실 웃으며 서둘러 그의 뒤를 따라갔다. 나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향기는 점점 더 진하게 풍겨져왔고 이젠 마음까지 뺏겨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저 나무는 도대체 정체가 뭐길래 이렇게 진한 향기를 풍기며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만드는 걸까?
애써 몽롱한 정신을 잡으며 앞장서 걸어가는 윤기의 뒤를 쫓아갔다. 어느새 나무가 있는 자리에 도달했고 나는 생각보다 커다란 나무를 올려다봤다. 이건…



" 벚나무? "



이렇게 진한 향기를 풍기고 있는 커다랗게 하얀 나무의 정체가 벚나무였어? 벚나무가 원래 이렇게 향이 진했나?



" 스승님, 이건 벚꽃이 아닙니까? 원래 벚꽃향이 이렇게 진했습니까? "



고개를 갸웃거리며 벚나무를 더 자세하게 보려고 한 발자국 걸어나가는데 옆에 있던 윤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 틀리다. "
" 예? 틀리다뇨? 뭐가, "
" 이건 벚나무가 아니라 매화나무다. "
" 매화요? "
"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지. 벚꽃과 매화꽃을. "



벚꽃이 아니라는 거에 한번 놀랐지만 매화꽃이라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랐다. 무엇보다도 벚이건 매화건 간에 이렇게 한 나라를 에워싸고 있는 진한 향기의 근원지가 이 커다란 나무라는 것이 제일 놀랐다.



" 스승님. 매화향이 원래 이렇게 진했습니까? "
" 세상 모든 매화나무의 향이 이렇게 진하지는 않다. 유독 이곳 나라에서만 이렇게 향이 진하지. "
" 어떻게요? 왜 유독 이 나라만? "
" 그건 나도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이 나라는 여기 있는 매화나무 덕분에 빈국이라고 불린다. 빈은 말 그대로 향기라고 하지. "



지금 이곳에 있는 나는 한자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왜 이곳이 빈국이라고 불리는 것인지만은 알 것 같았다. 그나저나 이렇게 향기가 진한 곳도 있구나 그만큼 이곳은 공기가 깨끗하다는 걸까? 한참을 매화나무를 올려다보다가 어깨에 메고 있던 화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 뭐 하는 게냐? "
" 아… 그, 스승님… 여기 있는 매화를 그려도 되겠습…니까? "



내 질문에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보더니 한심하다는 듯이 말하는 윤기다.



" 바닥에 먼저 화구를 내려놓은 다음에 물어보는 너의 그 심보는 뭐냐? "
" 아… 아하하… 심보… 라니요… 그저 본능이라고… 할까… "



내 말에 피식 웃던 윤기는 뒷짐을 지더니 나무를 올려다봤다.



" 정성껏 그려보아라. "



윤기의 그 말에 활짝 웃으며 활기차게 대답했다.



" 네, 스승님! "



그런 날 내려다보던 윤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장난인 듯 장난 같지 않은 말을 내뱉었다.



" 내 마음에 안 들으면 네놈을 발을 묶어 저기 저 매화나무에 거꾸로 매달아놓을 테다. "



씨앙ㄱ… 저놈 날이 갈수록 이상하게 사악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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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에게 뭔가를 두고 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좀 전에 그와 함께 있었던 매화나무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스승님께는 죄송하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심장이 쿵쿵 뛰어서 도저히 함께 있을 수가 없었단 말이야
한 손으론 왼쪽 가슴 언저리에 두고 한숨을 푹푹 내쉬며 매화나무 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매화나무 밑에 도착하고 어깨에 메고 있던 화구통을 잠시 바닥에 내려두었다. 그리고 눈을 가리고 있던 갓을 잡고 고개를 들어 매화나무를 올려다봤다. 예쁜 색을 띠고 있는 매화꽃을 올려다보다 살며시 눈을 감고 코 끝을 스치는 매화향을 맡고 있었다. 그래. 내가 아까 그렇게 두근거렸던 이유는 매화나무 밑에 너무 오래 있어서 부작용이 일어났던 것뿐일 거야. 분명히.
숨을 크게 내쉬고 고개를 숙여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그나저나 나는 도대체 언제쯤이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이 세계에 떨어진 이유는 도대체 뭘까. 이곳이 그저 길고 긴 꿈이라면 언제쯤 나는 그 꿈에서 깨어나게 되는 걸까. 아직도 의문투성이다.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 이 세계에 떨어진 이유. 내가 이곳에서 무얼 해야 하는지. 내가 이 세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그림을 그리는 것뿐이었다.



" 어떡해야 하지… "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매화향이 참으로 향기롭지 않습니까. "



설마 민윤기인가 싶었지만 들려오는 질문은 그가 던질만한 질문이 아니었기에 두 눈을 크게 뜨며 몸을 뒤로 홱 돌렸다. 뒤돌자 눈앞에는 다름 아닌 며칠 전 윤기와 함께 빈국에 처음 도착하자마자 머물게 되었던 객정에서 보게 된 남자였던 것이다.  이런 민윤기가 저 남자와 가까이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 그쪽은… "



놀란 토끼 눈이 되어 남자의 얼굴을 마주하자 남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다.



" 또 뵙게 되었군요. 먼젓번에는 미안했습니다. "
… "
" 전에도 말했다시피 그날은 내가 연모하던 여인의 외모와 그대의 외모가 너무도 닮았기에 나도 모르게 그런 결례를 저질러버렸던 것이었습니다. 절대 다른 심보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요. "
괜찮습니다. "



남자의 말에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봤지만 남자의 눈이 너무나도 선해 나도 모르게 넘어갔던 것 같다.



"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그대의 이름을 물어봐도 괜찮겠습니까? "
" 이름이오? "



남자의 질문에 잠시 생각했다. 분명히 전에 윤기가 내게 말했었다. 이름을 함부로 알려주지 말라고. 안 그럼 나와 이름이 같은 사람이 어떠한 죄를 지었을 경우 억울하게 내가 뒤집어쓰게 된다고. 그리하여 윤기가 내게 지어준 호칭이 있었다.


화시(畵恃)
그림 화(畵)에 믿을 시(恃)를 쓰기로 했다. 윤기가 내게 지어준 호칭은 아마도 예전 신윤복이 썼던 혜원이라는 호와 비슷한 이름일 것이다.



" 화시라고 불리옵니다. "
" 화시? 그것이 그대의 이름입니까? "
" 아니요. 저는 평범한 화공입니다. 그저 이름을 대신하여 쓰고 있는 호일뿐입니다. "
" 이름을 알려줄 수는 없는 것인가 봅니다. "
 예. 스승님께서 되도록이면 호로 쓰라고 하셔서… "
" 스승이라 하면 전에 함께 있었던 그? "



남자의 질문에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남자는 다시 한번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해왔다.



" 저는 박지민이라고 합니다. 편하게 지민이라고 불러주셔도 괜찮습니다. "
" 아 예. "



시원찮은 내 대답에도 지민은 웃으며 고개를 들어 매화나무를 올려다봤다. 그런 지민의 모습을 따라 고개를 들어 매화나무를 올려다봤다.



" 참으로 아름다운 나무이지 않습니까. "
 네. "



저벅저벅
지민은 어느덧 내 옆으로 걸어왔고, 그런 지민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올려다보다 다시 매화나무를 올려다봤다.



" 이곳 빈국 전체를 에워쌀 만큼 강한 향을 내뿜는 나무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지 않습니까. "
" 예. 신기합니다. "
" 이 나무는 피바람이 날리는 전쟁통 속에서도 살아남은 유일한 국가의 재산입니다. "



지민의 말에 고개를 돌리며 되물었다. 피바람이 날리는 전쟁?
그러자 지민은 좀 전과는 다르게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해왔다.



" 사실 이곳 나라의 이름은 빈국이 아니었습니다. "
 빈국이 아니었다면 그럼… "
" 저희 나라는 원래 강대국이었습니다. 어느 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나라였죠. 하지만 그저 강한 나라로 딱딱하게 보이기 싫으셨던 저희 나라의 국왕은 이 진한 향기를 내뿜고 있는 매화나무를 국화(國花)로 지정하여 나라의 이름을 이국()으로 하였지요. "
" 원래 이 빈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이 이국이었다는 말씀인가요? "
" 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불리였지요. 하지만 현재의 강대국인 선국과의 전쟁에서 패한 이후 그동안 강대국으로 바라봐왔던 이국은 한순간에 무너져 빈국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지요. 뜻은 전과 같은 향기를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더 이상 모든 나라가 바라봐왔던 강대함을 뜻한 이국의 향기는 점점 옅어져 작아지게 되었고 이 안에서만 겨우 향기를 에워쌀 수 있는 약소한 빈국이 되어버렸습니다. "



어쩐지 복잡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깊은 뜻을 깨닫게 되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빈국 사람에게서 직접 듣게 된 얘기라서 그런지 매화나무를 올려다보고 있는 이 남자가 조금은 안쓰럽게 보였다.



" 혹시 지민님이 연모하였다던 여인은 그 전쟁 속에서 잃게 된 것인가요? "



내 질문에 매화나무를 올려다보고 있던 지민은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마주했다. 그의 눈을 마주한 순간 내가 꺼낸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고 서둘러 그에게 사과를 건넸다.



" 아, 죄송합니다. 제가 실례되는 질문을… "
" 아닙니다. "



감히 남의 아픈 부위를 건드리다니. 생각을 하고 내뱉는 것이었는데. 만약 내 손에 실바늘이 쥐어져있었다면 나는 주저 없이 내 입을 꿰매버렸을 것이다.



" 그 여인은 그 당시 이곳 이국에 있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그 여인을 만나게 된 날은 전쟁이 끝나고 이국이 빈국이 된 이 시점에 만나게 되었으니까요. "



내 얼굴을 마주하며 생긋 웃는 지민의 모습에 고개를 숙이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 그럼 한 가지만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
" 무엇입니까. "
" 그 여인과는 어찌하다 헤어지게 된 건가요? "
" 헤어졌다라 그렇겠죠. 잠깐 봤다가 금세 사라져버렸을니까 헤어진 것이 맞겠죠. "
… "
" 저는 그래도 다시 만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절대 못 이루어질 것 같던 꿈이 현실이 되기도 했으니까요. "



여전히 입가에는 미소를 지은 채 내 눈을 마주하며 말하는 지민의 얼굴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매화나무를 올려다봤다. 뭔가 조금 부담스럽다랄까. 내 얼굴을 내려다보는 지민의 시선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 느낌은 어쩐지 묘했다. 그가 얘기한 주인공이 어째서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인지. 단순한 나만의 착각이라고 생각하며 매화나무에 피어있는 매화꽃들을 시선에서 놓지 않았다. 그러다 매화나무에서부터 하늘하늘거리며 떨어지는 꽃잎이 눈에 띄었다. 그 꽃잎을 놓치지 않고 한 손을 들어 살며시 잡았다. 그때 옆에서 다시 한번 지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빈국은 언제 떠나실 예정이십니까? "



지민의 질문에 윤기와 함께 먼저 들렸던 마구간에서 오갔던 얘기가 떠올랐다.



" 이레 후 떠날 예정입니다. "
" 어디 급히 가시는 건가요? "
" 예. "



내 대답에 더 이상의 질문은 하지 않는 지민. 지민은 질문 대신 그저 내 얼굴만을 빤히 내려다봤다. 내 시선은 아무리 매화나무에 꽂혀있다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주변까지 안 보일 수가 있나. 결국에는 조금 부담스러워 고개를 살짝 돌려 그의 얼굴을 봤다.



" 제 얼굴에 뭐 묻었습니까? "
… "
" 왜 그렇게 빤히… "



내 질문에 아랑곳 않고 그저 생긋 웃으며 묻는 지민이었다.



" 혹시 이 매화나무에 전해져 내려오는 설을 들으신 적이 있으십니까? "



매화나무의 설을 들은 적이 있냐는 그의 질문에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고개를 돌려 매화나무를 올려다보더니 매화나무에서 하늘하늘거리며 떨어지는 꽃잎을 잡는 지민이었다. 그리고 손에 잡은 그 꽃잎을 내려다보며 말하는 그였다.



" 이곳이 빈국이 되기 전 이국이었던 시절에 이 매화나무에 전해져 내려오는 항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매화나무 밑에서 만난 사람과는 인연이 생긴다는 설이지요. "
… "
" 이렇게 떨어지는 매화꽃을 중간에 잡게 된 경우 이 자리에 함께 있는 사람이 여인이라면 영원한 애인이, 사내라면 영원한 벗이 된다는 설이 대대적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



지민의 말에 손에 잡은 꽃잎을 내려다보는데 그런 내게 매화 꽃잎을 잡은 내 손 위에 자신이 잡은 꽃잎을 건네는 지민이다. 그런 지민의 행동에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美人圖) - 8 | 인스티즈

" 그 설이 사실이라면 과연 그대와 제가 좋은 벗이 될 수 있을까요? "



지민의 말에 시선을 내려 손바닥 위에 떨어진 꽃잎을 내려다봤다. 내려다 본 손바닥 위에는 꽃잎 두 개가 포개어져 있었다.


























을 그리는 세상, 미인도(美人圖)







* * *
아낀다 아낀다ㅠㅠㅠㅠ
이번편은 제가 아끼는 편입니다ㅠㅠㅠㅠ
지민이 막짤 저 모습ㅠㅠㅠㅠ 진짜 너무 좋다공홍홍호유ㅠㅠㅠㅠㅠ
내 컴에서는 왜 배경이랑 지민이 사진이 안보이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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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작가님ㅠㅠ이번화도 대박이에요ㅜㅠ특히 작가님이 말씀하신 저 지민이 막짤..대박 좋아요 진짜ㅠㅜ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4년 전
독자2
작가님....기다리고이ㅛ었습니다ㅠㅠㅠㅠㅠ마지막 지민의 모습....홀립니다ㅠㅠㅠㅠ재밌어요ㅠㅠㅠ
4년 전
독자3
당연히 벗이 될 수 있을 겁니다 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4
작가님 따라 저도 최애화 지정 땅땅 ...... 영원한 벗도 영원한 연인도 불가할지라도 영원토록 지켜질 연이길 바랍니다ㅠㅜㅠㅜㅠ
4년 전
독자5
헐 작가님 너무 그림이 그려져요ㅠㅠㅠㅠㅠ 눈앞에서 그려져요ㅠㅠㅠㅠ 정말 드라마를 한편 찍었어여요퓨ㅠㅠ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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