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공대남자 열명, 그리고 여자 하나
으악 떨려…. 확실히 공대는 공대인가봐. 남자가 엄청 많네. 내가 여기서 4년동안 잘 버틸수나 있을까. 남자 경험이 많아야 한다며 무작정 공대로 지원을 해버린 엄마가 지금 이순간 너무 밉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저 사람들도…. 부담스러우니까 그만들 좀 봐줄래요? 어디 쥐구멍 없나 (두리번 두리번)
"즈기.. 나 여기 앉아도 되?"
"당연하지! 앉아! 앉아!"
"너도 여기 지원했어?"
쥐구멍 찾으려고 두리번 거리다 발견한 나랑 같은 여자 셋. 어색하게 쭈뼛쭈뼛 걸어가 앉아도 되냐고 물으니 반갑게 앉으라고 해준다. 즈기 혹시 너희 천사니? (울음) 자리에 앉자마자 여기 지원했냐며 서로 얘기를 해준다. 아 다행이다, 그래도 여자가 있어서.
"너는 왜 여기 지원했어?"
"엄마가 남자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너네 엄마도 대박이시다."
"아빠는 반대 안하셨어?"
아빠? 당연히…. 엄청 반대했지. 심지어 보낼 수 없다고 단식투쟁까지 했다, 동생이랑 같이. 하지만 엄마의 강력한 입장으로 인해 일주일만에 끝나버렸지만. (사실 용돈을 끊어버리고 집에서 내쫓아버리겠다는 엄마의 말에 그만뒀다.)
"남자친구 있어?"
"아니, 없어. 너희는?"
나만 수능 끝나고 인생을 허무하게 보낸건가...? 다들 남자친구가 있댄다. 수지는 2년된 남자친구가, 그리고 지은이는 이제 한달 된 남자친구가, 수정이는 남자친구는 아니고 썸이 있댄다. 하…. 나만 없다, 나만 없어. 그래 연애경험 하나도 없는 내가 무슨 남자친구야…. 아직 한강 물 많이 차갑겠지? 후….
"안녕하세요. 학회장 김준면입니다."
"부학회장 도경수입니다."
아니, 무슨 임원들이 저렇게 잘생겼어? 혹시 여기 연예인들이 있는과? 심지어 학회장 선배님은 성스럽게 생겼다. 피부도 하얗다. 내 피부는 지금 당장 숨을 거둬라... 그렇게 애들이랑 멍하니 학회장 선배와 부학회장 선배를 바라보고 있었을까, 갑자기 학회장 선배가 우리를 쳐다봤다.
"전 학년 통틀어서 여자는 저 네명뿐이네요."
왓? 네? 뭐라구요? 즈기…. 선배님 거짓말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시면은 어떡하십니까? 라고 말하기에는 학회장 선배와 부학회장 선배의 얼굴이 너무 진지하다. 아니, 그러니까 정말 여자가 전 학년 통틀어서 저희뿐이라구요!?
"네명 중 한명이 임원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네. 그런데요. 왜 저를 보시는거죠? 왜 자꾸 저를 그렇게 빤히 바라보며 얘기하세요…. 이 강의실 안에 있는 모든 눈동자가 내게 쏠린다. 저한테 왜이러세요….
"OO아. 왠지 너가 해야할거 같은데…."
"그러게."
"힘내. OO아."
"…제가 할게요."
결국 임원이 되어버렸다. 내 말에 흡족하다는 듯 웃던 학회장 선배는 부학회장 선배와 무언의 눈짓을 주고 받는다. 혹시 계획된 일은 아니져? 끙…. 내가 임원으로 정해진 뒤, 본격적으로 과대와 다른 임원을 뽑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나 뭔가 찝찝해….
"오늘 저녁에 신입생 환영회가 있으니 다들 빠지지말고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학회장 선배와 부학회장 선배가 나간 뒤. 울상을 지은채 애들을 쳐다봤다. 애들은 울상이 된 내 얼굴을 쳐다보더니 한마디씩 한다.
"근데 전 학년 통틀어서 여자가 우리 넷뿐이면."
"임원에서도 여자가 너 하나 뿐이겠네."
"근데 1학년이라니. 힘내 OO아."
옥상에서 떨어지면 많이 아플까요? 나는 진짜 4년동안 조용히 학교만 다니려구 했는데…. 전 학년 통틀어서 여자 네명 중 한명인것도 걱정되는데. 임원중에서는 여자가 나 하나뿐이라고!? 들어가면 다 남자 선배들만 있다는거잖아…. 엄마 나 그냥 자퇴하면 안될까?
***
"임원은 따로 앉는데. 가자."
"어,어? 잠깐만! 애드라…."
과 애들이랑 서로서로 소개를 하고 친해진 뒤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 우리가 입만 열면 모든 눈동자가 한 곳으로 집중되서.) 신입생 환영회를 와서 자리에 앉았는데. 과대인 종인이가 임원은 따로 앉는다며 무작정 내 가방을 든뒤 데려가버린다. 뒤늦게 애들을 불러봤지만 다들 어쩔 수 없다는 듯 손을 흔들며 잘가라며 웃는다. 야…. 웃지는 마라.
"어!? 왔다. 헐 대박 대박!"
"조용히 좀 해라."
"대박. 대박이다 진짜."
옴마야! 갑자기 낮은 목소리가 들려서 옆을 봤는데…. 도비? 인줄 알았는데 아니네. 아 근데 정말 부담스럽다. 왜 다들 저를 그렇게 쳐다보세요..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 김묻어서 그런가.. 못생김...? 성형이라도 하고 올걸 그랬나봐 (울먹)
"후배님. 일단 앉아! 앉아!"
"..안녕..하세여.."
"헐 목소리도 예뻐."
예? 목소리도 예쁘다구여? 그럼 지금 제가 목소리말고도 또 예쁜곳이 있다는 얘기? 아, 이거 참. 기분 좋구먼. 허허허.
"우리 후배님. 이름이 뭐야?"
"..OOO이요.."
"이름도 예쁘네."
엄마…. 여기 쫌 이상해. 평소에 못생겼다고 엄마한테 구박 받는 딸이 여기서는 이쁘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엄마 혹시…. 여기 무슨 이상한 사이비 집단은 아니겠지?
"애 부담스럽게 왜그래."
"형도 같은 생각이면서, 아닌척 하지마요!"
"맞아요! 민석이형 아닌척 하기는!"
"시끄럽고, 자기 소개 좀 해볼까?"
아니 근데 나는 왜 지금 여기에 있는거지…. 분명 종인이가 끌고 왔을 때는 끝에 쪽에 앉아 있었던거 같은데. 나 왜 지금은 가운데에 앉아 있지? 그리고 왜 내 앞에는 학회장 선배가 있는거지…. 아 정신 없다. (그 사이에 자기소개는 진행되고 있다.)
"3학년 학회장 김준면이야. 앞으로 잘부탁한다."
"나는 3학년 총무 레이. 잘부탁해."
"3학년 김민석. 오빠라고 불러도 되. OO아."
헐…. 금방 내가 본거 윙크? 그리고 무슨 저렇게 귀엽게 생긴 선배가 3학년일수가 있지!? 얼굴로만 봐서는 나랑 동갑이라고 해도 될거 같은데. 아니, 근데 아까부터 이상한게 있는데 왜 자기소개할 때 다들 저를 뚫어지게 보시는지? 하하하….
"2학년 부학회장 도경수."
"나는! 2학년 귀염둥이 변백현이야! 백현오빠라고 불러!"
"수작 부리지마. 변백현. 나는 2학년 김종대. 잘부탁해 OO아!"
"지는. 나는 2학년에서 잘생김을 맡고 있는 박찬열. 잘지내자!"
음 뭐랄까. 경수선배 빼고는 시끄럽다고 해야할까. 정말 많이…. 시끄러운것 같다. 근데 와중에 셋다 귀엽고 잘생긴게 함정.
"1학년 과대 김종인입니다. 잘부탁드려요."
"1학년 오세훈이예요. 잘부탁드립니다!"
"1학년 황쯔타오라고 합니다."
동기인 종인이와 세훈이 그리고 타오 소개가 끝나자마자 선배들은 그냥 편하게 형이라고 해라~ 라고 말한 뒤. 너 나 할것없이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근데 저는 아까 자기소개 했는데 또 해..야죠. 그러죠...
"어..안녕하세요. 1학년 OOO입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소개가 끝나자마자 아까 시끄러웠던 선배들이…. 음 그러니까, 백현 선배랑 종대 선배 그리고 찬열 선배가 환호 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술집에 있던 모든 과 사람들이 이쪽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보지마세여….
"그러고 보니 홍일점이네?"
"네? 아.. 그러네여.."
"잘부탁해. OO아."
"잘부탁드립니다아…."
앞에 앉은 학회장 선배 아니 준면 선배가 홍일점이라고 웃더니 잘부탁한다며 술을 따라준다. 어정쩡하게 술잔을 들고 잘부탁드린다며 말하자 갑자기 되게 뿌듯하게 쳐다본다. 어? 음 즈기…. 왜 그렇게 쳐다보시는거죠?
"마셔! 마시고 오빠가 따라준것도 먹어!"
"그러지, 그러지! 쭈~욱 들이켜!"
"야. 너네도 술 받아!"
아…. 엄마 보고 싶다. 엄마 나 오늘 집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공대 남자들이란 |
뭐!? 우리과에 여자가 네명이나 지원했다고!? 그럼 무조건 네명 중 한명을 임원으로 들어야지! 라는 생각을 하는 저 남자들.
"얘는 어때?" "키가 커서 안돼!!"
첫 번째로 나온 여자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자, 누군가 키가 너무 커서 안된다고 말한다. (그게 김민석, 도경수, 김종대, 변백현 이라고 말은 못하지만 글로 쓸 수는 있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나자마자 준면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라고 말한건 안비밀.
"얘는?" "너무 애기같아. 고등학생이랑 있는 기분."
애기같은게 임원되는 자격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들 생각한다고 하니 패스.
"그럼 얜?" "포스가 장난아닌데?" "한 성격 할거 같아."
세 번째도 한 성격할것 같다는 이유로 패스.
"얘가 마지막이야." "…… 얘야." "응. 얘로 가야되." "무조건."
그리고 마지막은 만장일치로 통과. 그게 OOO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 모든게 짜여진 각본이라는 거.
***
현재 신인생 환영회. OO이 오기전 상황은 아주 난장판이다.
"야 도경수. 실제로 보니까 어땠어?" "이뻤냐? 사진보다? 어?" "아 말좀 해봐!!!!"
백현과 종대 그리고 찬열은 경수를 붙잡고 OO이를 실제로 본 느낌에 대해 물었고, 주변에 있던 레이와 민석도 안그런척 하면서 경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실물이 더 이뻐."
그리고 경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감탄하며 빨리 보고 싶다며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근데 걔 과 수석이라며, 맞아?" "어. 맞아." "공부도 잘하는데, 이쁘기 까지해." "역시 내 여자친구가 될만해."
OO의 얘기를 하는 도중, 찬열이의 마지막 말로 인해 정적이 찾아 왔고, 아이들은 무언갈 하나씩 집더니 찬열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내가 입으로 똥싸지 말랬지. 도비새끼야." - 백현 "망상에서 쫌 나와라. 찬열아." - 민석 "찬열이 오늘 뭐 잘못 먹었나봐. 준면아." - 레이 "그래? 찬열아 오늘은 집에 가봐." - 준면 "미친 새끼." - 경수 "맞아! 이 미친놈아! OO이는 내여친이야!" - 종대
그리고 또 다시 정적이 찾아오고.
"김종대도 같이 집에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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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작가의 말이란 |
허허허. 갑자기 이렇게 새작으로 와서 놀라셨죠? 허허허. 갑자기 아이디어가 생각서 써보다가 일이 이렇게 되버렸네여? 그렇다고 체육학과 김종인을 안쓰지는 않아요! 곧 올릴테니까 걱정마세요!
이 글은 그냥 반응연재예여…. 그러니까 다들 재밌게 봐주셨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