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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과 함께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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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몸을 뒤척인다. 누군가의 구원이 절실했다. 곧, 악이 찾아오면 난 되돌아갈 것이 뻔하니.




나는 무사 집안의 무남독녀로 자랐다, 정확히 말하면 열네 살 적까지.

아버지는 뛰어난 무인이셨다. 권위의식이 강하고 제 집안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그가 유일한 피붙이인 나를 무인으로 기르는 것은 당연한 처사였다. 그가 아홉 먹은 나에게 칼을 쥐여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난 그의 격려 속에서 무사가 되기를, 또 그의 후계자 자리를 무사히 물려받길 희망한다. 난 그렇게 배양된 존재였다. 한데, 아버지의 생각은 나와 달라지는 듯했다. 시간이 흘러 나의 체형이 성숙해지고 어머니의 것과 비슷해질수록 그는 나의 무술 훈련을 도외시한다. 그리고 언젠가, 웬 소년이 아버지 곁을 지키기 시작하는데 난 내 나이 열넷 하고도 한참이 흘러서야 아버지가 그를 양아들로 집에 들였음을 알게 된다. 어쩌면 이 또한 당연한 처사였을까.



난 소년을 외면한다. 그는 나의 또래로 보였는데 이 사실은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으니까. 상처로 얼룩진 시간들, 그리고 그의 반복. 그도 내 처지를 느끼는 것인지 항상 거리를 유지하려는 듯 보였다. 가끔 함께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올 때, 고개를 떨궈주는 그의 태도가 아주 좋은 실례라고 할 수 있었다. 곧 나에겐 아무리 그를 떠올리려 애써도 얼굴조차 그리지 못할 때가 생기는데, 아마 그 덕분이었으리라. 그의 존재가 희미해질수록 나의 상처는 아물어지는 듯했다. 또, ..나의 의지와 상관없게 그에 대한 증오도 옅어지는 것 같았다.



..



열여섯이었다, 그와 내가 정식으로 마주한 것은.

정말이지, 어머니의 부고는 충격적이었다.



[프로듀스/강민희/김요한/김민규] 하얀 어둠 B | 인스티즈






나는 사별의 슬픔에 잠겨있었고, 그는 나에 가까이서 침묵을 지킬뿐이었다. 나에게 그의 위로 섞인 듯한 시선이 이따금 닿는다.

..소년은 소년의 티를 많이 벗어낸 듯 보였다. 그와 나, 둘 다 성인에 가까워질 무렵이었으니. 무어라 표현 못 할 감정들이 몽글거렸다. 그의 존재가 다시 나에게 가득 차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난 이 넘치는 감정을 금방 원한이라 재단해 버린다. 그리고 다시 증오를 쌓아간다. 그는 양어머니의 죽음을 어떻게 여길까, 마치 그가 나의 어머니를 살해하기라도 한 듯 분노를 끓어 올리는 것이다. 어쩜 난 그리 믿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는 증오의 대상으로 적합했고, 나의 분노는 병적인 것이었으니.

그날 이후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서로를 지켜주던 두꺼운 막이 사라지는 것을 그 또한 느꼈을 것이다.



그와 내가 마주치는 날들이 잦아진다. 그의 시선이 나를 쫓는다. 괴롭다. 무엇이 괴로운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와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난 또렷해지는 감정들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자기 기만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알았던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죄악이 될 것임을.



하얀 어둠이 우리를 덮친다.

우리는 피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다.

그와의 처음을 되새기는 것은 언제나 악몽이었다.



..

.



깊은 악몽에서 벗어나니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간밤에 술을 많이 마셨었지, 머리가 얼얼하게 아파온다. 내 옆엔 열여섯의 그와 닮은 소년이 잠을 이루고 있었다. 소년의 깊고 짙은 속눈썹을 한참 바라보다가 이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저택으로 향할 채비를 한다. 그곳에 걸어 당도하려면 어서 빨리 출발해야 하는 것이 옳았다. 난 그의 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곁을 떠나기로 한다.



밤사이, 눈이 마을에 소복하게 쌓였다. 바람은 여전히 찼지만 그 세기가 약해진 것에 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문제의 대저택으로 향하기 전, 난 지난밤 선술집에 잠시 들른다. 그곳에 모자를 두고 온 것이 틀림없었다. 가게에 들어서자 어제 보았던 익숙한 노인이 잔을 닦는 중이었다. 난 그에게 다가가 어제 이곳에 벗어둔 모자를 보았느냐 묻는다. 그러자 노인은 기다렸다는 듯 카운터 밑에서 내 모자를 꺼내어 든다. 그리곤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듯 날 오래도록 쏘아본다. 영문을 몰라 그의 눈치를 살피니 그는 그제서야 입을 뗀다.




" 꽤 어린 애였어요, 어제 그 아이. "




난 그 말의 의도를 헤아리지 못하겠어 눈살을 한참 찌푸리는데 노인은 제 할 말이 끝났다는 듯이 마저 잔을 닦기 시작한다. 그리곤 " 걱정 마세요, 이곳을 떠났다고 잘 알게 타이를 테니. " 하는 것이었다. 당최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그에게 난 그럴 필요 없을 것 같다며 단호하게 거절을 해두는데 이번엔 그가 다시 잔 닦기를 멈추더니 나를 한참 동안 흘겨보는 것이었다.




" 어린아이를 홀리는 건 큰 죄악이에요, 아가씨. 특히 그 아이는 보기보다 독하거든요. "




뼈가 있는 그의 조언에 난 넋을 잃고 만다. 그리고 정신없이 도망치듯 모자를 챙겨 마을을 벗어난다.

난 내 인생을 통으로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에 계속해서 숨통이 막혔다. 참 불길한 마을이었다. 이곳을 영영 찾지 않기로 결심하며 난 걸음을 빠르게 재촉한다. 최대한 멀리 달아나고 싶었다. 마을로부터, 나의 오래되고 낡지 않은 죄악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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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빠르게 달리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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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흡입력 쩌는데요 작가님,,,,? 브금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어우 제가 현대물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옛날? 풍도 되게 좋아하거든요,,,, 아 그리고 요한이ㅠㅠ 대사는 진짜 거의 없는데 왜이렇게 좋을까요 분위기도 너무 좋고ㅠㅠ 다음 편에는 민희가 나오겠군요 신알신 하구 갑니댜 💙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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