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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엑소 온앤오프 김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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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 for You.

크리스마스 스페셜

 

 

 

 


 "야 근데 진짜 궁금하지 않냐?"

 "뭐가, 또."

 "반장이랑 구준회가 왜 친한지. 우리 반 미스터리잖아."

 "같은 방 써서 그런가 보지, 뭐."

 "구준회가 1학년 때 갈아치운 룸메만 5명이다, 인마."

 "그럼 물어보던가."

 

 

 

 

 

 한빈의 말에 열심히 이야기를 하던 지원이 슬쩍 동혁과 함께 밥을 먹던 준회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저 새끼 존나 무서워. 내가 전교에서 말 한 번 못해본 새끼야, 쟤가. 지원의 말을 비웃은 한빈이 전교생이랑 아는 사이인 네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며 놀리기 시작한다. 어쩔, 나 없으면 메추리인 주제에. …크리스마스도 못 맞은 채로 뒤지고 싶냐? 한빈의 말에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웃어 보인 지원이 너한테 내가? 퍽이나? 하며 한빈에게 대꾸한다. 딱히 틀린 말이 아니라 그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지은 한빈이 다시 밥을 뜬다.

 

 

 

 

 "근데 나도 궁금하긴 하다. 쟤네 둘이 왜 친하지?"

 "그치. 진짜 미스터리라니까."

 "저번에 반장한테 물어봤는데, 그냥 웃고 말던데. 내가 구준회 안 무섭냐니까 눈 동그래져가지고는 준회 착해! 하는데 내가 다 소름 돋더라. 구준회가 착하데. 말이 됨?"

 "세상에 착한 사람 다 죽은 듯. 아, 미친. 구준회랑 눈 마주쳤어. 지릴 뻔."

 "미친놈아, 밥 먹잖아. 더러운 말 하지 마라. 나 비위 약하니까."

 "죄송. 와 근데 진심 무서워. 쟤 표정 진짜, 어휴. 반장은 구준회랑 밥 먹어도 안 체하나? 나 같으면 1년 365일 소화제 달고 살 것 같은데."

 "쟤네 심지어 룸메잖아."

 "…반장 최소 보살이다, 진짜."


 

 

 

 

 

 나도 그렇게 생각해. 지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한빈이 가자며 지원을 일으켰다. 지원의 시선은 환하게 웃고 있는 동혁과 그런 동혁을 다정한 -정말 안 어울리지만- 표정으로 보고 있는 준회에게 향해 있었다. 아, 진짜 이상하단 말이지. 뭐가 있는데. 지원이 한 번 고개를 갸웃하고는, 빨리 가자는 한빈의 재촉에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구준회와 김동혁. 정말 이상한 조합이야. 지원은 여전히 머릿속으로 두 사람의 연결고리를 그리며 생각했다. 대체, 쟤네 둘 뭐지?

 

 

 

 

 

 

열여덟의 겨울

w. 22

 

 

 

 


 "아, 속상해.

 "또 뭐가."

 "애들이 너 무섭게 보는 거. 너 착한데 왜 다 널 무서워하지?"

 "나 안 착한데?"

 

 

 

 

 너 착한데? 나한테 이것도 사줬잖아. 제 앞에서 쭈쭈 바를 흔드는 동혁을 보며 준회가 큭큭대며 동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 개 아니다, 하지 마. 그러면서 손을 쳐내지 않고는 열심히 쭈쭈 바를 먹는 모습이 귀여워 준회는 계속해서 웃으며 동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동혁이 하지 말라고- 라며 머리를 흔들자 그제야 손을 내렸다. 하지만 시선은 여전히 지나가는 아이들을 구경하며 쭈쭈 바를 먹는 동혁의 옆모습에 향해 있었다.

 

 

 

 "이 추운 날 쭈쭈 바가 뭐냐, 쭈쭈 바가. 너 그러다 감기 걸려."

 "안 걸려. 학교 온통 따뜻하거든~ 감기는 밖에서 축구하는 쟤네들이 걸리지. 아, 아니다. 쟤네는 1년 중에 아픈 날이 없지. 다 튼튼해."

 "그럼 너도 가서 좀 하던가."

 "여름에는 해도 겨울은 못 해. 나 추위 많이 타잖아. 오늘도 몇 겹을 껴입었는데."

 

 

 

 

 

 차라리 좀 덜 껴입고 이런 걸 안 먹으면 돼. 준회가 쭈쭈 바를 가리키며 말하자 동혁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어차피 내가 조르면 또 사줄 거면서~ 하며 준회를 놀린다. 그 모습에 또 웃어 보인 준회가 동혁의 볼을 쓱쓱 쓰다듬더니 골 넣었나보네, 시끄럽다, 하며 다시 창밖을 가리킨다. 머리는 자주 쓰다듬지만 볼을 만진 건 처음이라 어버버하던 동혁이 준회의 말에 금세 시선을 창밖으로 돌린다. 헐, 우리 반이 넣었네! 어느새 준회의 행동은 잊어버리고 신난다는 듯 방방 뛰는 동혁을 보며 준회는 또 웃을 수밖에 없었다. 드는 생각은 얘는 뭘 먹고 이렇게 예쁘지?

 

 

 

 

 "크리스마스 때 학교 나갈 수 있데?"

 "응? 아, 응. 24일에 오후수업까지만 하고 다 나간데. 그리고 26일에 8시까지 등교."

 "차라리 방학을 일찍 하지."

 "내 말이. 어차피 요즘 학교 하는 것도 없는데. 아, 아니다. 우리 예비 고3이구나. 할 건 많네."

 "할 건 많지. 근데, 크리스마스에 나 만나 줄 거야?"


 

 

 

 준회의 물음에 동혁의 표정은 마치 왜 그런 걸 묻냐는 듯 했다. 당연히 만나야지! 넌 나 안 만나고 뭐 하려고 그랬어. 흘기는 모습이 귀여워 또 웃어버린 준회가 놀리듯 할 건 많다니까? 하며 동혁에게 대꾸한다. 와, 실망이야. 애인 버리고 크리스마스에 뭐하냐, 구준회. 나 삐졌소― 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모습에 또 동혁의 머리를 헝클인 준회가 장난이야, 너 안 만나면 할 거 없어, 하고는 대답을 한다.


 

 

 

 

 

 "그치? 당연히 그래야지. 우리 첫 크리스마스다."

 "좋아? 나같이 재미없는 놈이랑 뭐 하려고."

 "계속 이상한 소리하네. 너 안 무섭고 착하고 재밌어. 난 너랑 있을 때 제일 좋다니까 그러네."

 "에이, 거짓말. 너 다른 애들이랑 있을 때도 엄청 웃더만. 웃음이 헤픈 남자 김동혁."

 "헐. 언제는 좋다며! 와, 변했네, 변했어, 구준회."

 

 

 

 

 

 

 투정하는 모습마저도 귀여워서 여전히 웃는 모습으로 대꾸하는 준회에 동혁도 웃고야 말았다. 다른 애들한테도 이렇게 좀 웃어주라고오-. 동혁의 말에 준회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거절 아닌 거절의 모습에 동혁이 아쉬운 표정을 했다. 애들이 너 무섭게 보는 거 너무 속상해. 금세 풀이 죽어 하는 말에 준회는 너한테만 잘하면 됐지- 하고는 또 쓱쓱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래도. 막 애들이 우리 둘 만날 신기하게 보고. 너랑 나랑 안 어울리나?"

 "아닌데? 완전 잘 어울리는데."

 "말은 잘해요. 표정이라도 좀 풀고 다녀, 응? 나한테 웃는 거 반에 반만 다른 애들한테 웃어주면 이미지 확 바뀐다니까?"

 "그게 안 된다니까 그러네. 너만 좋은 걸 어떡해."

 

 

 

 

 …어우, 야. 준회의 간지러운 말에 동혁은 얼굴이 달아오른다고 생각했다. 아니다 다를까, 조금 붉어진 얼굴에 준회가 큭큭대며 동혁을 놀리기 바빴다. 왜, 적응 안 돼? 이런 구준회는 별로야? 아니, 그런 거 아니고 갑자기 그렇게 하는 건 반칙이지……. 우물쭈물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 자세를 낮춰 눈을 맞추려 하니 민망하다며 손을 휘휘 저어버린다. 아, 얼굴 좀 보자 김동혁. 응? 동혁아- 부르고 불러도 여전히 들지 않는 고개와 빨개진 귀에 준회는 부르던 걸 멈추곤 귀엽다는 듯 동혁을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그런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윤형은 매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김동혁 앞에서만 웃는 구준회, 라는 걸 직접 제 눈으로 이렇게 실시간으로 보게 될 줄이야. 그것도 이렇게 긴 시간이나! 저는 분명 담임선생님의 심부름으로 동혁을 불러 오라는 임무를 맡았는데 괜스레 제가 엄청난 방해꾼이 된 것만 같았다. 멀뚱멀뚱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던 윤형이 고개를 돌린 준회와 시선이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하곤 말았다. 헐, 존나 무서워.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서워. 왜. 입모양으로 물어 본 준회에게 윤형은 아, 그… 담임이 반장 좀…. 하고 말을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큰 잘못을 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든 윤형이었다.

 

 

 

 

 

 "반장님 부르시네요."

 "…엉?"

 "저기 송윤형. 담임이 너 부른다는데."

 "담임이? 아, 그럼 갔다 와야겠다. 또 너무 철벽 치지 말고, 좀 웃어주고 있어. 응?"

 "안될 거 알면서 만날 나 곤란하라고 그런 말 하는 거지. 나 자습실 가서 책 가져와야 돼. 내려갈 거야."

 "곤란하게 하려는 거 아니라니까 그러네. 아무튼 알았어. 갔다 올게요, 준회 어린이."

 "어린이는 너지. 다녀와. 또 팔랑팔랑 대지 말고."

 "안 그러거든. 간다!"


 

 

 

 

 

 

 제게 손을 흔들고는 앞문에 있던 윤형에게로 다가가던 동혁의 뒷모습을 쫓던 준회가 뭐가 그리 즐거운지 금세 투닥거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조금 불퉁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웃는 게 예쁜 건 알겠는데, 솔직히 남한테 저러는 건 좀 많이 질투난다. 성격상 이런 말, 저런 말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늘 던지는 식으로 그만 좀 웃어- 라고는 하지만 여기저기서 사랑 둥이라고 불리는 동혁에게 그게 가능할 리가 없다는 건 제가 더 잘 알고 있었다. 어쩌겠어, 저런 애인을 둔 내가 잘 챙겨야지. 복도에서도 뭐가 그리 즐거운 지 윤형과 신나는 듯 말을 주고받는 동혁의 목소리에 준회는 혼자 고개를 저었다. 김동혁이 남한테 웃는 거 내가 반만 뺏어 오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면서.

 

 

 

 

 

 

 

 

 


 "어, 눈 온다!"

 

 

 

 

 

 반에서 한 명이 외친 소리에 대한 파장은 꽤나 컸다. 자습시간이 10분 정도 남아 있을 즈음에 외쳐진 소리에 아이들은 자습 시간이 남았다는 사실을 잊은 듯이 너도나도 창가로 다가갔다. 헐, 완전 많이 와. 대박, 화이트 크리스마슨가 봐. 남고에서 맞는 눈이라니. 존나 칙칙해. 대부분이 투정 섞인 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신이 나는지 아이들은 창가에 붙어 내리는 눈을 구경했다. 부반장인 윤형이 이 새끼들아, 아직 자습 10분 남았어, 선생님 오면 망한다고- 라고 외쳤지만 그런 말이 아이들에게 먹힐 리가 없었다. 야, 송윤형 그러면서 왜 슬금슬금 여기로 오냐? 공부나 해, 인마. 닥쳐. 나도 눈 좀 보자. 어느새 아이들을 자리에 앉히는 건 포기하고 창가에 와 눈을 구경하는 윤형의 반 아이들은 야유를 보냈다. 그에 쿨하게 가운데 손가락을 올린 윤형이 많이도 온다, 하며 창가에서 눈을 구경했다.

 

 창가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준회 또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꽤나 외진 곳에 위치해 있는 학교라 눈이 오면 나가는 데에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크리스마스에 내리는 눈이라는 특별함 때문인지 아이들 모두 신나 보였다. 어느 샌가 제 옆에 와서 예쁘게 온다며 핸드폰이 없는 걸 아쉬워하는 동혁의 모습에도 한 번 웃어 보이는 준회였다. 감독을 도시던 선생님이 남자 새끼들이 눈 보고 뭐 그리 신 나냐며 핀잔을 줬지만 아이들은 내일 크리스마스이브라며 좀만 일찍 끝내달라며 되레 선생님을 졸랐다.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은 선생님은 알았다며 종 칠 때까지는 반에 있으라는 말을 남기고는 교실을 나선다. 이것만 지나면 고3이라느니,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라느니. 웬만한 여고생들 못지않게 떠들던 아이들은 여전히 밖에 내리는 눈을 구경했다. 종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하나 둘 몸을 일으킨다. 메리 크리스마스이브! 지원의 말에 여기저기서 오글거리게 그게 뭐냐며 핀잔을 날렸지만 어느 샌가 서로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는 인사가 들린다.

 

 

 

 

 

 


 "2시간 남았네, 크리스마스이브."

 "응, 그러게. 우리 어차피 같은 방이라 같이 맞겠다."

 "뭐야, 그래서 실망이야?"

 "무슨. 완전 좋은데?"

 

 

 

 

 

 기숙사로 가는 동안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서자 사라지는 주변 소음에 눈을 마주보고는 웃어 버렸다. 완전 조용해. 기숙사 방음 하나는 잘 되잖아. 준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동혁이 짐이나 싸자며 준회를 끌어 당겼다. 그런 핑계 대면서 손잡는 거야? 헐, 그게 무슨 말이람. 그럼 왜 갑자기 손을 잡아? 준회의 말에 손을 놓아버린 동혁이 아, 안 잡아, 안 잡아! 하며 제 침대에 앉아 버린다. 그런 동혁을 내려다보며 웃은 준회가 왜, 좋은데. 잡아줘 어? 하며 손을 내밀자 동혁이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젓고는 준회의 손을 잡는다. 따뜻해. 준회의 말에 난 마음도 따뜻해- 하며 웃어 보인다.

 

 

 

 


 "인정. 그런데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서 조금 서운해."

 "구준회가 그런 말도 할 줄 알아? 크리스마스 이벤트야?"

 "이벤트 아니고 투정. 크리스마스니까 네가 이해해 주겠지, 뭐."

 "당연하지. 이해심 하면 나고, 나 하면 이해심이지."

 

 

 

 


 말이나 못하면. 동혁의 머리를 헝클인 준회가 나 먼저 씻을 테니까, 가방 챙겨, 라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인 동혁이다. 괜히 눈 본다고 또 늦지 말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에 알았어― 하며 말을 늘인 동혁이 준회의 등을 밀어 화장실로 밀어 넣는다. 12시에 점호를 하겠다는 방송에 시계를 보니 어느새 시간은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대충 짐을 챙긴 동혁이 침대에서 하릴없이 발을 구르다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 펑펑 내리는 눈을 바라본다. 2014년도 다 갔네, 하는 감상적인 생각을 하던 동혁이 제 옆에 와서는 아직 다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의 물을 뚝뚝 떨어트리는 준회에 얼굴을 찡그린다.


 

 

 

 "감기 걸려. 왜 안 말리고 나와."

 "드라이기 시끄러워서. 수건 가지고 나왔잖아."

 "이리와."

 

 

 

 


 동혁의 말에 옆자리에 앉은 준회가 수건을 가져가 제 머리의 물기를 터는 동혁에 또 웃음이 터져 버리고 만다. 왜 웃어. 동혁의 불퉁한 목소리에 너 귀여워서, 하며 웃는다. 그에 잠깐 손이 멈춘 동혁이 나도 알아, 하고는 괜스레 퉁명스레 대답한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본 준회가 내가 말릴 테니까 너 씻어, 곧 점호다, 하고는 수건에서 동혁의 손을 떼어 내자 동혁의 알았다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다 말리기 전까지 침대 눕지 마. 나 씻고 드라이기 가져 올 거야."

 "알았어. 잔소리는. 빨리 씻어."

 

 

 

 


 밉지 않게 준회를 흘긴 동혁이 화장실로 들어가자 조용해진 방에 괜스레 준회가 한 번 방 안을 훑는다. 처음 이 방에 동혁이 제 룸메이트가 됐을 때만 해도 그저 보통 애들처럼 금세 나갈 줄 알았는데 벌써 1년을 같은 방이다. 학교 특성상 2학년부터 3학년까지 같은 반이니 아마 내년에도 같은 방이겠지. 괜스레 간지러운 기분에 뒷목을 훑은 준회가 주섬주섬 옷가지들을 챙겨 넣는다. 그러다 여름에 담임선생님이 룸메이트끼리 찍어 준 사진에 시선이 간다. 환하게 웃고 있는 동혁의 모습에 또 웃음이 난다. 진짜 잘 웃네. 혼자 중얼거린 준회가 조금 비뚤어진 액자를 제자리에 두고는 동혁의 말대로 열심히 수건으로 머리를 말린다. 어느새 준회의

 

 

 

 

 


 "말 잘 듣네, 우리 준회."

 "네 말이라면 뭐든 잘 듣지."

 "맞아. 짠, 드라이기. 앉아 봐."

 

 

 

 

 

 에이, 점호 얼마 안 남았는데? 그리고 다 말랐잖아. 준회의 말에 시계를 본 동혁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 안 있어 흘러나오는 점호 방송에 준회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동혁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메리 크리스마스이브, 구준회. 2015년에도 잘 지내자. 응?"

 "너도, 메리 크리스마스. 야, 동혁아."

 

 

 

 


 준회의 말에 왜, 하고는 준회를 내려다보던 동혁이 갑자기 일어나는 준회에 놀란 듯 어어, 하며 뒷걸음질 친다. 그 모습에 또 웃어버린 준회가 메리 크리스마스이브다, 이 놈들아, 하는 투박한 사감 선생님의 방송에 또 한 번 웃음이 터진다.


 

 

 

 

 "크리스마스 날 하고 싶었는데."

 "응?"

 "이브도 괜찮겠지, 뭐. 메리크리스마스 이브, 동혁아."

 

 

 

 

 

 

 순식간에 큰 손으로 동혁의 얼굴을 쥔 준회가 고개를 숙여 조금 길게 동혁에게 입을 맞추다가 떼어낸다. 당황한 표정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모습에 차분한 동혁의 앞머리를 정리한 준회가 웃어 보인다. 그 모습에 어느새 빨개진 얼굴로 동혁도 늘 그렇듯 조근 조근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너도 메리크리스마스 이브. 동혁의 대답을 듣고는 제 품에 동혁을 가둬버린 준회가 또 웃어버렸다. 고마워, 동혁아. 내 열여덟에 와줘서. 메리 크리스마스.

 

 

 

 

 

 


*
 횡설수설하고 조잡한 글이지만 최대한 저의 고등학교 시절을 더듬어서 썼습니다. 현실성은… 모르겠지만! 글을 쓰면서 저는 너무 행복했어요. 제 글을 읽으신 분들도 그러셨으면 좋겠네요. 조금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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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 준회의 이중성 아닌 이중성에 주녁러 녹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고 많으셨어요 자까님ㅠㅠㅠㅠㅠㅠㅠ 주녁은 역시 청게청게ㅠㅠㅠㅠㅠㅠㅠ Hㅏ.. 햄볶앙.......... 싸라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행복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소소한 일상속 게이들......수고하셨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크리스마스선물이 왕창쏟아지는기분 보는내내 광대가올라가서내려올줄몰랐ㅇ네옄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준혁행쇼 메리크리스마스
9년 전
독자4
와 ㄹㅇ 행복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달다구리한 청게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끙 젛ㅎ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특히 구주네 동동이한테만 잘해주고 웃어주는 거 괘발려여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ㅏ 설레고 달달하네요 감사합니다 작가님!
9년 전
독자5
헐ㅠㅠㅠㅠㅠㅠㅠㅜ주네ㅠㅠㅜㅠㅠ동혁이ㅜㅠㅜㅜㅠㅜㅜㅠ청게ㅜㅜㅜㅠㅜㅜㅜㅜㅜㅡ끄읍ㅠㅠㅠㅜㅠㅜㅠㅜ잘읽고갑니당ㅠㅠㅠㅜㅠ
9년 전
독자6
우왁ㅠㅜㅜㅠㅠㅜ구주네의 바람직함이 보이는 청게물입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진짜알찬거 같아요ㅜㅠ너무 좋아여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 잘읽었어요ㅎ!
9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ㅠ좋네요ㅠㅠㅠ역시 주녁이들은 청게라는게 ㄹㅇ이에요ㅠㅠㅠㅠㅠㅠ아 좋다ㅠㅠㅠㅠ동동이한테만 잘해주니깐 더 좋네요ㅠㅠㅠ
9년 전
독자8
동동이한테만 잘대해주는 준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가 제일 좋아하는 컨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전 좋아요...!!!!!!!!!!!!
9년 전
독자9
오ㅠㅜㅜㅜㅜㅠ동혁이한테마뉴ㅠㅜㅜㅜㅜㅠㅡ완전좋아요
9년 전
독자10
역시 우리 주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청춘게이 주녁ㅠㅠㅠㅠㅠㅠ 청게물이 레알이죠 뭐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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