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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님, 오늘도 화이팅:] |
띵동-
안전벨트를 풀어도 된다는 사인이 나자마자 온몸의 힘이 빠지면서 풀린 눈으로 창 밖을 응시했다.
새하얀 구름들을 보며 홍콩에서의 일을 되새겼다.
오늘, 마지막 게임을 하느라 긴장했던 탓인지 아직도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한국에 도착 후, 입국수속을 재빨리 끝내고 녀석과 그 남자를 사무실로 보냈다.
맡은 일을 끝냈음에도 여기서 끝이 아니기에, 다시금 숨막히는 일상을 지낼 것이다.
나는 지금 너무나도 익숙한, 그리웠던 너의 곁으로 가고 있다.
연락도 없이 예정보다 일찍 왔지만, 환한 미소와 함께 나를 반겨줄 너를 생각하며 우리의 보금자리로 나는 돌아가고 있다.
우리의 보금자리 옆에 있는 주차장에 미끄러지듯 주차를 하고, 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챙겨들고 현관문을 열었다.
"아가, 아저씨 왔다."
퇴근하고 와서 문을 열면 항상 반겨주며 안아주던 너였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아무 인기척도 없다.
선물을 거실 한구석에 놓고 집안을 둘러보던 찰나, 서재가 눈에 들어왔다.
원래 방문을 꼭꼭 닫고 다녔던 너였는데, 지금은 활짝 열려있다.
"아가, 여기있어?"
천천히 서재에 발을 디뎠다.
"으으..."
조용하게 새어나오는 소리에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가!"
너는 배를 움켜쥔 채 책장밑에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아저..씨.. 나.. 배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간신히 눈을 떠 나를 쳐다보는 너를 안아들고 차에 태웠다.
"아가, 조금만 참아!"
고통이 더해지는지 대답은 못하고 신음소리만 내뱉는 너를 한번 보고 병원으로 향했다.
왜, 어째서 이렇게 아파하는 너를 보아야 하는지.
왜, 어째서 이렇게 야위어진 너를 보아야 하는지.
너의 웃는 모습만 보고, 기억하고 싶은 나의 욕심은 욕심일 뿐이라고 누군가가 알려주는 것 같다.
너의 고통을, 너의 슬픔을 내가 다 가져가고 싶은 것도 하나의 욕심일 뿐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