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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의 바람은 말없이 내 뺨을 발갛게 얼려 한 순간 소리없이 베어버릴 정도로 날카롭고, 차갑다.
지금 구준회와 내가 함께인 이 공간은, 당장이라도 내게 닿는 공기가 얼어 바스라질 정도로 춥고, 적막하다.
*
"준회야"
꺼내고 또 꺼내어 이젠 밑바닥을 보이는 용기를 탈탈 털어내 손에 쥐었다. 그 용기와 실낱같은 희망만을 품에 안고 구준회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 뒤에 내게 돌아오는 건 당장에라도 날 죽일듯이 바라보는 구준회의 눈빛과 숨이 막힐듯 한 정적.
"준회, 야.."
눈을 질끈 감고 다시 한번 구준회를 불렀다. 이번에도 아무 대답이 없을 거란 내 예상은 뒤집어졌지만, 구준회의 말은 정적보다 더 아프게 내 살을 베어냈다.
"씨발, 입 닥쳐. 내 이름 부르지 마."
"니가 뭔데 내 이름을 입에 올려, 더럽게."
구준회는 나가. 라는 말을 끝으로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지, 중얼거리는 내 말을 단칼로 잘라버리는 구준회다.
"안 먹어."
나는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려는 한숨을 간신히 삼키고 구준회의 방을 나왔다. 구준회는 내게 적대적이었다. 마치 끔찍한 원한이라도 품고있는 것처럼. 구준회의 방을 나와 거실 쇼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나를 극도로 혐오하는 구준회, 그런 구준회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나. 구준회는 내게 칼을 겨누고 있지만 나는 그 칼을 막을 종이조각 한 장조차 없다. 도대체 내가 구준회에게 무슨 잘못을 한 걸까.
제발 나를 인간답게만, 그렇게만 대해줬으면.
*
000이 방 문을 열고 들어와 내 이름을 불러왔다. 불륜녀의 딸년이라, 처음엔 아주 좆같았다. 내가 저런 더러운 년이랑 한 집에서 살을 부비며 살아야 한다는 자체가 토할 정도로 싫었다. 물론 지금은, 그닥.
"준회야."
하지만 아주 씨발스럽게 000은 욕심 날 정도로 탐났다. 존나 예뻤고, 심지어 친부가 같은 탓인지 나와 000은 누가봐도 남매라고 알 정도로 닮았고, 인정하기 싫지만 나와 000은 남매다. 하지만 나는 그 더러운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걸 인정해 버리면, 우린 안 될 거 아냐.
"준회, 야.."
씨발. 한번 씹으면 알아서 좀 꺼지지. 끈질기게 불러오는 내 이름에 000에게 날카롭게 쏘아댔다. 너랑 한 방에 있으면, 내가 뭘 할지 모르거든. 000은 고개를 숙여 바닥을 바라보며 내게 저녁은 먹어야 되지 않겠냐며 말했고, 나는 그런 000의 말을 잘라냈다. 그대로 000은 내 방을 나갔고 털썩, 하고 000이 쇼파에 앉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000에게 나는 어떨까, 아마 죽여버리고 싶겠지. 붉은 입술을 깨물며 나가던 000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저 년은 존나 재밌단 말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하던 깨갱, 하곤 쫄아서 움츠리는게. 존나 귀여워.
"지 엄마를 닮았나, 남자 하나는 존나 잘 후리겠네."
"뭐, 내가 그 중 하나지만"
원래 준혁 픽으로 쓰고싶었던 소재지만,.,제 고자손으로는 도저히 장픽을 싸지를 수가 없네요ㅠㅠㅠㅠㅠ엉엉
내용이 이해 되시나요..? 여주랑 준회는 아빠는 같지만 엄마가 달라요!! 그런데 여주가 준회네 집에서 살게된거고
준회는 여주가 처음엔 치를 떨 정도로 싫었지만 부모님의 사정과는 별개로 여주가 마음에 들게 됩니당
그런데 안타깝게 둘은 남매;.; 그래서 준회가 여주를 밀어내죠 막 욕을 하면서여!!!!!!
여주는 그걸 주네가 자기를 싫어하는걸로 아는거에요..오해할만 하져 나라도 저렇게 대하면 오해하겠당 뺴박 나 싫어하는거ㅎㅎㅎ
제목이 Man to Man 인 이유는 준회가 자기를 인간답게 대해주길 바라는 여주의 소망과
여주와 자기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사랑했다면 하는 그런 준회의 바람을 담은거에요!
여기서 제가 걱정되는게..이걸 이렇게 조각으로 끝내버릴까요 아니면 장편으로 이을까요ㅜ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