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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님, 아가야님, 아잉뿌잉님 have a good day:) |
제발 불안하게 자꾸 사라지지 마.
"아가!!"
없다.
분명히 미끄럼틀 뒤로 가는 걸 봤는데.
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자리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허윽.....!"
순간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나를 찾아왔다.
두꺼운 코트를 입었지만, 제아무리 두껍다 한들 그것을 막을 순 없었다.
차갑고 날카로운 무언가에 의해 등이 뜨거운 피로 흥건하게 젖어갔다.
"으으....."
다리에 힘이 풀려 그자리에 풀썩 주저 앉았다.
"안녕."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발소리는 멀어져갔다.
시큼한 알코올 냄새에 정신이 들어 살며시 눈을 떴다.
칼을 맞은 등이 쿡쿡 찌르는 듯 아파왔지만, 그 아픔은 나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드르륵-.
"어, 깼어? 어떤 아주머니가 지나가다가 너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대. 도대체 누구야? 너 이렇게 만든 인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너를 지켜야 했다.
지켜줄 수 없어도 지켜야 했다.
"찬열아, 너 최소 2주 정도는 입원해야 한대. 검사결과는 내일쯤 나오고.
아, 다행히 중요한 장기들은 피해갔대. 넌 될놈이구나, 하하. 아악!"
이 상황에 농담치는 녀석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옆에 있던 핸드폰을 들었다.
부재중 전화, 새 메세지함 모두 너무나 깨끗하다.
연락처를 켜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을 찾아 통화버튼 위로 손가락을 가져갔다.
머리는 통화를 하고 싶은데,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이내 핸드폰을 다시 옆에 두었다.
"나 부탁 하나만 할게."
보조 의자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던 녀석에게 어쩌면 평생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그것을 부탁했다.
"너... 괜찮겠어?"
"... 응. 너 혼자만 알아야 해. 알았지?"
"알았어."
약기운에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왼편에 있는 창문으로 밝은 햇살이 내린다.
지이잉-.
멍하니 파란 하늘을 보고 있다가 들려오는 진동소리에 핸드폰을 살펴보았다.
머릿속에 맴돌던 이름이 화면에 뜨고, 이어서 내용이 나왔다.
-아저씨! 나 몇일만 여행하고 올게요. 밥 잘 챙겨먹고 내 걱정하지말고 일 열심히 해요!
그것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나는 너를 믿어야 한다
언제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마음이 무너지고 있는것 같다.
"우리 서로 사랑한다고 했잖아. 나는 그 마음 아직 그대로인데, 너는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