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nium : 조각글 06 《피어나》 그들은. 그들의 꿈을 위해서. 어두운 땅속에 웅크리고 있다가. 차가운 땅 뚫고나와 싹을 틔웠고. 모진 비 견디고. 날카로운 바람 참아가며. 애쓰고 애써서 겨우 꽃망울을 만들어냈건만. 그 꽃망울들이 채 다 펼쳐지기도 전에. 가지를 꺾으려 하는가. 왜 그 꽃이 피기를 기다리던. 꽃을 사랑하던 사람들이 잎을 끊어내는가. 그대들을 향해 활짝 필 꽃들에게. 미리 상처를 남기는가. 기억하라. 그 꽃들은. 그래도 피어나. 상처를 준 당신들에게도. 늘 이뻐해준 당신들에게도 한없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될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