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슙 페티쉬 물이 쏟아졌다. 윤기는 아득히 멀어져가는 정신을 되찾으려 무던히 애를 썼지만 손은 여전히 달달 떨리고 있었다. 형, 형은 내 손이 그렇게 좋아요? 정국이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윤기의 목덜미를 손가락 두 개로 더듬었다. 장난스럽다기엔 조금 끈적하고 농염한 손길에 윤기는 애써 침착한 척 웃어 보였다. 형, 있잖아요. 정국이 여전히 웃으며 윤기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쥐었다. "나는 형 목을 볼 때마다 조르고 싶어 미칠 것 같아요." 윤기는 본래 인간 자체가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티를 잘 내는 편이었다. 싫은 것엔 질색하던 윤기가 겁에 질린 모습을 정국은 토끼 같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윤기는 엎질러진 물을 닦을 생각도 못 하고 그저 어색하게 정국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형. 정국이 물이 뚝뚝 떨어져 잔뜩 젖은 윤기의 허벅지에 시선을 고정시키곤 윤기를 불렀다. "있잖아요. 형 겁에 질린 거 진짜 귀여운 거 알아요?" 정국은 그렇게 말하고서 윤기의 쪽으로 다가갔다. 뭐? 당황해 저를 피해 슬금슬금 벽으로 달라붙는 윤기의 손목을 잡아챈 정국이 묘한 웃음을 띄었다. 토끼 같아. 정국은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며 윤기의 목덜미에 얼굴을 들이댔다. 이내 고른 호흡을 유지하던 정국이 고개를 들어 윤기를 바라봤다. "형, 대답 좀 해 봐요." "전정국." "왜요?" "목 좀 졸라 줘." 의외의 반응에 정국은 놀랐지만 큰 반응을 띄지 않고 그대로 손을 올렸다. 진짜 졸라요? 응. 커다란 손이 제 목에 가까워질 때쯤 윤기는 헛숨을 들이켰다. 형, 나한테 목 졸리는 게 그렇게 좋아요? 정국이 키득거리며 윤기의 목을 손가락 사이에 끼워넣었다. 약간 힘을 줘 목을 조이는 손에 윤기는 이성을 놓아버렸다. "형한테 이런 취향이 있는 줄은 몰랐네." 꽤 만족스러운 얼굴로 제 목을 조르는 정국에 윤기는 눈가를 찌푸렸다. 목이 조이는 쾌감과 조금의 고통에 금세 눈가가 달아올라 붉어졌다. 정국은 여전히 신난 얼굴로 손바닥에 힘을 줬다 풀길 반복했다. 형, 좋아요? 정국이 악마처럼 속삭였다. 윤기는 터질 듯이 붉어진 얼굴을 하고선 결국 눈물 한 방울을 툭 떨어트렸다. "형이 좋아하는 거 보니까 나도 기분 좋아요." "……." "왜요? 이름 불러 줄까요?" "……." "윤기야." 제멋대로 한참을 지껄이던 정국이 손에 쥐었던 윤기의 목을 놓았다. 대답을 안 하니까 재미없잖아요. 정말 신난 얼굴로 정국이 속삭이며 윤기의 뺨에 짧게 입 맞췄다. 어지러운 머릿속에 산소를 채워넣던 윤기가 그대로 멈춘 건 그 순간이었다. "나는 형이 목을 졸라 달라면 언제든지 졸라 줄 수 있어요." "……." "그러니까 항상 나한테 오세요." 손을 뻗어 윤기의 뒷목을 쓸어내린 정국이 마지막으로 윤기의 이마에 입 맞췄다. 윤기는 제가 쏟은 물을 닦을 생각도 못 하고 그대로 테이블 위로 엎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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