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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님 아잉뿌잉님 아가야님 ♡ |
"아저씨.. 나 무서워."
한산한 도로 가운데 4대의 차량이 질주하고 있다.
개발 구역이라 그런지 도로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이곳을 빠져나가려 애쓰는 차 한대와 그 차를 추격하는 검은색 차 3대만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다.
바퀴가 터지도록 미친듯이 달려 간신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제야 눈에 들어온 빨간 신호등.
정지선에 맞춰 차를 멈추었다.
"아가, 이제 괜찮아."
잔뜩 움츠린 채 안전벨트를 꼭 쥐고 있는 너에게 안심하라며 다독여주었다.
짙게 선팅지가 붙어있어 누군지 보지는 못했지만,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의 보금자리로 가면 더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차를 몰아 먼저 보이는 호텔로 가 방을 잡았다.
"아가, 오늘은 여기서 있자."
"응. 아저씨만 옆에 있으면 좋아."
큰 창문이 있는 테라스 옆 의자에 앉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크고작은 건물들, 검은색 도로위를 달리는 자동차들, 보도블럭 위를 활보하는 많은 사람들.
어쩌면 나도 저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게 나의 운명인 것 같다.
오늘도 그렇게 날이 저물어갔다.
"아가, 룸서비스 시킬까? 아저씨 배고프다."
마치 약속이 있는듯, 너와 나는 아침 일찍 눈을 떴다.
개운하게 씻고 방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너는 침대끝에 앉아 머리를 말리고 있던 나의 눈치를 보았다.
어제 많이 놀랐는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든 너였다.
분명 배가 고픈데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는듯 나에게 말을 못꺼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의 물음에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너였다.
묵직한 서류가방을 조심스레 열었다.
"아저씨, 이건.."
"자, 혹시 모르니까 아가도 하나 가지고 있어."
리볼버 하나를 너의 손에 쥐어주었다.
"이거 당기고 여기 누르면 돼. 어때, 쉽지?"
"나 이런거 필요없어. 아저씨가 옆에 있잖아. 근데 왜.."
"만약을 대비하는거야. 언제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나의 허리춤에도 가득 장전된 리볼버를 끼워넣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것들도 모두.
모든 것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우리의 행복을 위해.
사랑하는 너의 행복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