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란 남자의 정의-
***
"보살해 그냥, 구보살"
"시끄러"
"오늘은 아프니까 다시 침대로 가
라디오 또 언제야? 목도 안 좋은 것 같은데"
"내일 모레"
"그럼 빨리 쉬어. 너 잠들면 갈게"
"어, 아 그리고"
"응?"
"다 나으면 키스해, 내가 진짜 잘해준다"
"빨리 침실로 들어가기나 해"
억지로 준회를 침실로 들여보내고 행여나 제가
가고 식사를 챙기지 않을 듯해 _ _은 어느새 곤히 잠들어
버린 그를 보다 죽을 한소끔 끓여내기 시작했다.
밍밍하지 않게 꽤 맛나게 끓여진 죽에 가스를 끄고 그녀는
가방을 집어와 수첩을 꺼냈다. 사정 상 내일부로 약 삼 사일간
한빈과 지방으로 내려가 지인을 도와야 하기에 그를
챙길 시간이 없었다. 수첩을 채워나가는 작은 글씨들,
어느정도 할 이야기를 끝마치고 _ _은 외투를 집었다.
그리곤 침실로 향해 죽은듯이 잠든 그의 곁에 앉아
물수건을 한 번 더 갈아 올린 뒤 가디건을 여며 주곤
그가 전에 자신에게 했듯이 빠르고 아주 짧게 준회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제가 다시 왔을때 감기가
싹 나아서 깊게 키스해주길. 하며 그녀는 조심스럽게
준회의 집을 나와 지원에게 톡을 날렸다.
- [ 준회 감기가 다시 심해져서 아파, 와서 좀
살펴줘. 부탁!! (눈물)]
***
"구준회 죽 먹어"
"아..머리, 형이 했어?"
"_ _이가 끓여놓고 갔어. 먹고 약 먹어"
침대에서 기어나오다시피 주방으로 오는 그를 보던
지원은 김이 폴폴 나는 죽 그릇을 준회의 쪽으로 좀 더
밀어 주었다. 그녀의 앞이라 괜찮은 척 헀던 준회는 다 죽어
가는 모습이였다. 거북이인듯 천천히 죽그릇을 비워내고
소파에 몸을 눕히는 그에 지원은 약간 걱정스러운 듯 했다.
"약 빨리 먹어라, 너 목소리 안 좋으니까
_ _이한테 전화 오면 대충 둘러대"
"어, 일 안 나가?"
"월차"
"오케이"
잠잠하던 휴대폰은 오후 다섯시 쯤을 넘겨 울렸다.
거실에서 책을 읽던 지원은 옆에서 책을 얼굴에 엎어두고
조는 그를 깨워 안방에서 휴대전화를 가져다 밀었다.
"_ _이야" 한 마디에 준회는 자동적으로 손을 뻗었다.
- "으, 여보세요"
- "괜찮아? 목소리가 맛이 갔어"
- "어제보단 뭐. 쓰고 간 거 잘 봤어. 그렇게
할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 "지원이는?"
- "네 말대로 옆에 잘 붙어서 잘 챙겨줘,
김한빈이랑 일 잘 하고 있어? 없으니까 나 지금
엄청 보고싶은데"
- "일은 그냥 저냥. 나도 빨리 서울 올라가고 싶어
약 잘 먹고 감기 잘 나아서 있어. 또 연락할게"
- "최대한 빨리 와 안아주고 싶어"
- "그럴게, 끊어"
여전히 무뚝뚝한 목소리였다만 그 속에 묻어나는
걱정과 그리움에 준회는 베시식 웃었다. 그의 곁에 머물러
있던 지원은 약간 미간을 찌푸리며 속으로 작게 내뱉었다.
'애인 없는 나는 빨리 집에 가서 독수공방해야겠네' 라고
말이다.
***
"_ _이 연애 많이 안했지? 그 남자 좋은 사람인가
보네, _ _이는 사람 만나는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그쵸, 얘는길게 오래 가는 타입이라"
"구준회라고? 잘해줘?"
"어. 잘해주고 매력있고
"그럼 뭐 한빈이만 솔로네. 솔로탈출 안하니?"
"사람의 아픈상처는 건드는 게 아니에요.
난 얘 케어해주는데 바빴죠"
열한시 오십 오분,
가게 정리가 겨우 끝나고 잠시 앉은 공원, 모태솔로 한빈을
놀려대는 태현에게 쏘아붙이곤 그는 들고 있던 캔커피를
들이켰다. 둘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울리는 카톡소리에
_ _이 알림창을 확인하니 다름 아닌 준회였다.
준회♡:
자?
일이 이제야 끝났어.
한빈이랑 태현오빠랑 집에 가다가
잠깐 공원에 앉아 있는 중.
왜 이 시간까지 안 자고 있어
준회♡:
그냥 네 생각나고, 휴대폰에 사진 네 사진이
별로 없어
준회♡:
지금 엄청 보고싶어. 아까보다 더
나두 정말 많이 보고싶어,
걱정되네, 몸은 어때?
준회♡:
많이 나았어
준회♡:
너 오는 날 네 집에서
준회♡:
할까. 나 엄청 고파
좀 참어, 나중에
나 이제 집에 가야 할 것 같아. 내일 전화할게.
이틀만 참아줘 금방 올라갈게
준회♡:
길 조심 차 조심 남자 조심
아파도 특유의 돌직구적 발언은 참아지지 않는지
그녀를 당황시키는 발언에 약간 웃음을 내며 _ _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구준회란 남자, 사람 안달날 정도로
보고싶어지게 하는 재주가 있어.
***
"운전 완전 수고했어"
"빨리 들어가, 피곤하겠다"
"지원아 너도 수고했어, 준회 카페에 있다고?"
"어, 지금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간다"
"둘 다 조심해서 가"
집 대신 준회였다. 잠깐 그가 밖에 나갔다는 말에
한빈은 지원을 픽업하고 사거리에 _ _을 내려주었다.
종종걸음으로 카페 안에 도착한 그녀는 카페 안, 준회에
모습이 보이지 않자 다시 밖으로 나와 두리번 거렸다.
벌써 갔나? 싶어 카페 가까히 그의 집 쪽으로 아무리
멀리 보아도 그의 실루엣은 없었다.
"_ _ _"
그녀가 다시 몸을 틀어 돌려는 찰나,
뒤편으로 느껴지는 준회의 온기. 그리고 강한 향기에
_ _은 자동적으로 입술이 올라갔다. 뒤에서 꽉 안아 한쪽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살살 흔들며 쓸어내리는 손길을 받다 _ _은
준회의 손을 풀곤 뒤를 돌아 마주보았다.
"진짜 예쁘네"
씩 웃어오는 그의 미소에 _ _은 잠시 심쿵을 느꼈다.
한참이나 서로를 바라보던 둘은 길거리라는 점을 감안해
준회의 집쪽으로 함께 걸었다. 언젠가 _ _이 한 번 말힌 적이
있었다. 네 손은 따뜻하다고 그래서 좋다고
그는 _ _의 손을 살짝 잡아 올려 그녀의 제 입술로 찍었다.
손등으로 올라오는 약간 열기 부들함, 그리고 간질간질한
느낌에 움찔하자 그런 그녀의 모습에 크게 웃던 준회는
_ _을 좀 더 끌어당겨 그녀의 왼쪽 팔을 감싸고 걸음을
재촉했다.
***
"오늘 가게 나가?"
"응, 너 회식이라 했나?"
"어. 생각만해도 머리 지끈해, 안 그래도
술들 다 잘 먹는 인간들인데 하필 클럽이야.시끄럽게"
"그런데서 직장스트레스 푸는 거지,
이왕 가는 거 재밌게 갔다와"
"후, 글쎄"
"술 조금만 마시고 내일 나 놀아주던가"
"어디서? 침대에서?"
"마음대로"
"기대해, 진짜 제대로 놀아줄테니까"
약간의 유혹이 가미된 그녀의 말에 준회는
눈빛이 바뀌며 _ _을 훑었다. 무조건 오늘 술에 입을 대면
안되겠단 생각으로 그는 책상에 걸터앉은 _ _의 어깨를 살짝
움켜쥐곤 몸을 약간 낮춰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
어젯부터 _ _을 들었다놨다 무언가 스킨십을 할듯 말듯
밀당하며 놀리던 그가 진지하게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오자
그녀는 쿵쿵쿵 빠르게 뛰어오는 심장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감기 다 나았는데, 입술 가져갈까"
하지말라고 해도 할 것을 아는 그녀였다.
전과는 다른 키스, 몰아붙이는 거친 시작이 아닌 클래식한
부드러움. 짧게 입술을 맞대었다가 떼곤 _ _ 의 눈을 보다
눈을 질끈 감은 그녀 모습에 웃으며 그는 다시 키스했다.
혀로 톡톡 치곤 입안을 열어 천천히 고개를 살짝 비틀어 오는
딥키스에 준회를 받던 _ _은 왠지모르게 몰려오는 달콤함에
그의 허리깨에 옷자락을 살짝 움켜쥐었다.
"후,"
"하아..흡"
솔직히 부들한 키스는 딥하다 해도 준회의 취향은 아니였다만
오랜만인 스킨십에 대한 배려였다. 숨을 고르고 다시끔 입술을
먹어오는 준회의 뒷머리를 살짝 헤집곤 자꾸 힘이 풀리는 다리에
휘청하자 그는 입술을 떼고 따뜻한 제 품안에 넣었다.
"사랑해"
처음으로 해준 "사랑해"라는 언행에 마치 이미 달콤한
초콜릿케잌에 생크림을 한움큼 더 올린듯 달았다.
서로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말이였다. 사랑한다는 말,
_ _은 준회에게 더 파고들며 대꾸했다.
"사랑해"
자신도 같은 마음이라고. 그와
***
"오늘은 준회한테 연락이 없다?
장사도 일찍 끝났고만"
"회식이래, 와 아직 열시 반? 빨리가서
쉬어야 겠네"
"태워다 줘?"
"그럼 좋고"
한빈은 _ _에게서 앞치마를 받아 걸어두곤 외투를 입었다.
집으로 돌아와 곧바로 욕실로 들어가 몸을 담그자마자
달아나는 피로에 꽤 오래 물에 있었고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시곌 보내 어느새 두시였다. 준회는 집에 들어갔을려나, 하는
마음에 한 전화는 시끄러운 클럽 안 때문일지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여성의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회식이 길어지나보다 싶어 그녀가 스탠드 옆 휴대전화를
내려 놓자마자 울리는 벨에 화면을 보니 다름아닌 지원이였다.
-"안자?"
-"어, 너 준회 회식 어디서 하는 지 알아?"
-"어...김한빈이랑 네가 자주가는 거기라고 들었는데"
-"안자면 나올래? 구준회가 많이 취했나뵈
데리러 가야할 것 같은데"
-"옷 갈아입고 빨리 내려갈게"
회식이라 아무래도 자제하려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였음이
짐작이 가는 그녀이기에 _ _은 옷을 걸치곤 빠르게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지원은 출발한 뒤 연락했던 건지 이미 도착한 상태
였다. 조수석에 그녀가 벨트를 맨 것을 확인하고 그는
차를 몰았다. 구준회 취하면 다루기 힘든데, 벌써 상상이 간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는 지원에 _ _은 도와주겠다며 토닥거렸다.
"너 꽤 화려한 곳 다녔구나"
"당연하지"
"근데 왜 여자가 없었을까"
"상처다, _ _ _"
신중히 주차 중인 지원을 전에 태현이 그랬듯이 놀리자
그는 별 수 없다는듯이 장난을 받았다.
"여기 꽤 넓은데 어떻게 찾냐, 구준회를"
"나눠서 찾아야지, 회식이니까 스테이지 쪽 테이블로
잡지 않았을까?"
"너 오른쪽 스테이지 테이블이랑 그 옆에 화장실 가는
복도 한 번 가봐, 나 애들한테 물어보고 온다"
"어"
시끌시끌 발써부터 머리가 아픈 장소, _ _ 은 지원이
사람들 속으로 사라진 뒤 곧바로 테이블에 앉은 이들을
살피며 그의 실루엣을 찾으러 애썼다. 뜨거워지는 분위기에
디제잉, 귀가 먹먹하고 테이블의 끝까지 보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_ _은 지원에게 전화를 걸며 화장식 복도로 향했다.
툭.
_ _이 휴대폰을 놓치고 떨어뜨려버렸다. 속에서 뭔가
뜨겁고 묵직한 무언가가 갑갑하게 올라오는 것 같았다. 눈이
원체 별로 좋지 않은 자신이 잘못 본 것이길.
"테이블 사람들 빠진지 꽤 됐다ㄱ..."
복도 초반에 서 있던 그녀에게 다가오던 지원의 말이 끊겼다.
그 역시 _ _과 비슷한 생각 순간적으로 들었다.
지금 저가 보는, 제 옆 _ _이 보고 있는 장면이 잘못 본 것이길.
복도의 끝, 한 남녀가 야살스러운 키스를 나누고 있는 장면에
장르는 격정멜로. 어깨를 약간 넘겨 벗겨진 여자의 옷
멈출 줄 모르는 남자의 거침없는 키스세례. 그 멜로장면의
주인공이
"...구준회"
구준회라는 것이 믿기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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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늦은 것도 모자라 이런 재미도 없고 분량도 짧은 글을
데려와 정말독자님들께 할 말이 없네요..
다음 연재글 시나리오가 모두 날라간 나머지 굉장한 멘붕을
선사해준 컴퓨터 대신 폰으로작성하느라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정말 재미없는 오늘 글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아픈 건 아픈 거고 글이 개떡이네요..
그리고 오늘 중요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불마크 메일링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제가 불맠을 써 올린후
그 글이 올라간지 약 10일~ 12일 후 부터 메일링을
해드릴 예정입니다. 불맠을 올린 후 10일 정도 후 올리는 글
주저리에 메일링 시작합니다, 메일 써주세요라고 올리면
그때 댓글에 적어주시면 됩니다^-^
+
현재 몸상태를 걱정해주신 믾은 독자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치료를 하며 절대 글이 많이
늦어지는 상황은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언제나 사랑하고, 읽고 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