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 " " 응, 왜. " " 안 추워? " " 추워. " " 이제 들어가자. " " 그래야지. " 발걸음을 옮기다 말고 근처 백화점의 커다란 트리를 발견한 한빈이 우뚝 멈춰섰다. " 형, 저기 잠깐 서봐. 사진 한 장만 찍자. 예쁘게 나올 것 같아. " " 귀찮은데. " " 아, 한 번만. " 한 번만,하며 되도 않는 애교를 부리는 한빈에 진환은 못이기는 척 트리 아래로 가서 섰다. 크리스마스 이븐데, 이 정도야. 휴대폰 카메라로 진환을 한두 장 찍던 한빈이 사진을 확대해 확인하는가 싶더니 씩 웃고는 성큼성큼 진환에게로 다가왔다. " 잘 찍혔어? " " 응. 근데 형, 위에 좀 봐봐. " 고개를 높이 들어 트리 아래쪽을 바라본 진환의 눈에 나뭇가지 하나가 들어왔다. " 저거 보라는 거야? " " 응. 거기 뭐라고 써있지 않아? " 다시 고개를 들자 영문 필기체로 ' mistletoe '라고 쓰인 금색 리본이 나뭇가지에 묶인 것이 눈에 띄었다. " Mistletoe? 이게 뭐야? " 궁금한 듯 묻는 진환의 뒷목을 부드럽게 감싸쥔 한빈이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곧 다른 팔로 진환의 허리를 끌어안은 한빈이 낮게 속삭였다. " 크리스마스에는 겨우살이 밑에 선 연인에게 키스를 하지. " " 그럼 저게, " " 정답. " 작게 소리내어 웃은 진환의 입술 위로 한빈의 입술이 부드럽게 포개졌다. 밝게 빛나는 조명 아래, 화려하게 장식된 트리 아래, 반짝이는 리본이 묶인 겨우살이 가지 아래. 어린 연인들의 키스가 어떤 것보다도 따뜻한 온기를 뿜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