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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탄소] back back back | 인스티즈 


 


 


 

back back back 

탄소발자국 


 

 


 


 


 


 


 


 


 


 


 

창 너머 취조실 속의 여자는 책상을 내려치며 고함을 지르는 형사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 말 해. 네가 거기서 지금껏 누구랑 살았는지, 그 사람이 뭘 하는 사람인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말 해!! "
" 몰라요, 저는… 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에요…. "
"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 모른다? 야, 우리가 그렇게 호구로 보여? 어?! "







여자는 지금이라도 당장 쓰러질것만 같았다. 앙 다문 턱은 주름이 진 채 일렁이고 있었고, 벌겋게 충혈된 눈은 초점을 맞추지 못한 채 이리저리 움직였다. 남준은 그 모습이 우습고 기가 찼다. 와, 갈수록 연기가 느네. 속으로 짤깍짤깍 박수를 쳤다. 취조실 안에서 소리를 지르던 김 형사는 어느새 남준의 옆으로 와 한숨을 푹푹 내쉬며 분을 삭이고 있었다.







" 말이 통하던지 해야 뭐라도 알아내지. 저건 말을 못 알아듣는 건지, 진짜 모르는 건지. "
" 모를리가 없지. 아, 내가 들어가 볼 테니까 다들 좀 쉬어요. 이게 벌써 몇 시간 째야. "
" 김 형사님, 괜찮겠어요? 형사님도 힘드실텐데. "
" 괜찮아요. 나가들 보세요. "







모두를 내보내고 난 뒤 남준은 혼자 취조실로 들어갔다. 여자는 여전히 몸을 웅크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맞은편에 사람이 앉는 기척이 느껴지자 여자는 입을 열었다.







" 형사님, 저… 너무 힘들어서 그러는데, "
" 힘들긴 개뿔이. "
" … 네? "
" 우리 힘 빼지 말고 진솔한 얘기 좀 하자. "
" 무슨 말을 하시는건지…. "
" 저기에 아무도 없어. 내가 다 내보냈거든. "







 

물끄럼 불투명한 창을 바라보는 여자를 한 번 보고 남준은 취조실 안의 마이크 전원을 껐다.







" 자, 됐죠? "
" …. "
" 왜. 저 카메라도 치워드릴까요? "
" … 존나 역겹다. "  


 


 


 


 


 


 


 

아마추어처럼 왜 이래. 남준이 웃음을 터뜨리며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턱을 살짝 올린 채 여자를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담겨 있었다. 여자는 아까완 다르게 싸한 얼굴로 남준을 쳐다봤다. 남준은 팔짱을 끼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오, 눈빛이 아주 그냥. 어? 베이겠는데? " 

" 찌질한 새끼. " 

" 그래, 나 찌질해. " 

" … 허. " 

" 아. 왜 그래. 삐졌어? " 

" 지금 너랑 말 장난할 기분 아니야. " 

" 나도 여기서 널 보게된 건 유감이야. 정말. " 

" 유감같은 소리하고 있네. " 

" 나도 먹고는 살아야지. " 

" …. " 

" 민윤기 어딨어? " 


 


 


 


 


 


 


 

남준이 팔꿈치를 책상에 대고 몸을 앞으로 숙였다. 갑자기 진지해진 그의 모습과 반대로 여자는 살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남준의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고개를 틀어 그를 조롱하듯 쳐다보기까지 했다. 


 


 


 


 


 


 


 

" 궁금해? " 

" … 어. 궁금해서 죽겠는데, 좀 알려주면 안되냐. " 

" 맨 입으로? " 

" 미친년. " 

" 누구 좋자고 내가 무료 봉사를 해? 알려줬는데도 니네가 민윤기 못 잡으면, 피 보는 건 나야. " 

" …. " 

너넨 밑져도 본전이겠지만 난 아니라구. 내가 워낙에 간사한 년이라 내 목숨 소중한 건 알거든. " 

" 원하는 게 뭐야. " 

" 니 대가리. " 


 


 


 


 


 


 


 

그거 줄 거 아니면 나한테 대답 바라지 마. 남준은 기가 막혀 고개를 옆으로 휙 돌리곤 숨을 뱉어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네. 너 정신병 있는 거 아니야? 여자는 대답 대신 미소만 지었다. 남준은 점점 속이 끓기 시작했다. 위에선 민윤기 그 개새끼 잡아오라고 과장이 난리고, 앞에 앉은 공범은 자신을 조롱하고 있다. 자신 혼자만 세상에 동떨어진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 아가씨. 대답 대신 그렇게 예쁘게 웃는게 미덕인 세상은 지났어요, 예? 대답을 하라고, 대답을. " 

" 그러니까 내가 말 하잖아. 너, 민윤기 성격 한두번 겪어봤어? 머리 좋은 형사새끼가 왜 이렇게 답답하게 굴어. " 

" 씨발, 답답하게 구는 건 너야. " 

" 아. 몰라. 난 아무것도 몰라. " 

" …. " 

" 진짜야. 아무것도 모른다니까. 그동안 우리가 잡힌 적이 있었어? 이번에 처음, 나 혼자 잡혔잖아. " 

" 그래서, 민윤기가 너를 버리고 튀었다? " 

" 정답. " 

" 야. 뚫린 입이라고 아무거나 막 뱉지 마. 구라도 사람 봐가면서 쳐야지. 나보고 그걸 지금 믿으라고? " 

" 그럼 누굴 믿을건데? 매일 너 갈구는 형사과장? 아니면, 무능력한 니 동료들? " 

" … 넌 그 입 좀 다물고 있어라. 사람 혈압 오르게 하지 말고. " 

" 대한민국 좆같은 경찰, 그 경찰 수사망 뚫는건 껌이지. " 


 


 


 


 


 


 


 

여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준의 관자놀이에 서늘한 것이 닿았다. 내 말 맞지? 껌이라니까. 여자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남준에게 총구를 겨눈 남자에게서 겉옷을 건네받았다. 남준은 입 속으로 욕을 삼키며 마른 세수를 했다. 빨리 왔네, 민윤기. 


 


 


 


 


 


 


 

" 빨리 오긴 뭘 빨리 와. 존나 늦었는데. " 

" 데리러 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 " 

" 그럼 안 데리러 오려고 했어? 나 없이 너 혼자는 힘들텐데. " 

" 그러니까 왜 잡혀서 사람 귀찮게 만들어. " 

" 사랑 싸움 나가서들 해라. " 

" 나 혼자 있을 땐 잡아먹을 것 처럼 굴더니. " 

" 그 전에, 니네가 나갈수나 있을지 모르겠네. " 

" …. " 

" 그 좆같은 형사가 나잖아. 내가 말했지, 나도 살아야겠다고. " 


 


 


 


 


 


 


 

윤기는 총을 장전했고, 여자는 살며시 일어나 섰다. 남준은 빙글 웃으며 일어나 총구를 제 이마로 가져다 댔다. 


 


 


 


 


 


 


 

" 쏴 봐, 이 새끼야. " 

" …. " 

" 소음기도 없이 총 소리는 어쩌려고? 바로 튄다고 해도 여긴 5층이야. 백퍼센트 안 잡힐 자신 있으면 내 대가리에 총 박아넣고 가던가. " 

" 왜 이렇게 삐딱해졌냐, 김남준. " 

" 난 이제 바로잡으려고 하는거야. 대한민국 형사로 돌아간다고. " 

" 쳐돌았나. 좆같은 소리만 골라 하네. " 

" 지금 니 목에 걸린 돈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 전국 모든 경찰들이 고작 너 하나 잡자고 혈안이 돼 있어. " 

" …. " 

" 잡힐거면 나한테 잡혀라, 친구야. " 


 


 


 


 


 


 


 

남준의 말에 윤기는 표정변화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 모양을 보고 여자는 부리나케 눈을 감고 귀를 막았지만 스프링이 짤깍거리는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남준은 잠시 벙찐 표정으로 윤기를 보았다가, 그 뒤의 여자에게로 시선을 옮겼다가, 다시 윤기에게 눈을 돌렸다. 


 


 


 


 


 


 


 

" 러시안 룰렛? " 

" 네 번 남았어. " 

" 그래. 죽여봐. 이럴수록 니 몸 값과 형량이 올라가는건 알고 있지? " 


 


 


 


 


 


 

윤기가 다시 한 번 방아쇠를 당겼다. 세 번. 


 


 


 


 


 


 


 

" 니가 이러는게 대체 뭘 위해서 그러는건데? " 

" …. " 

" 아, 그 정의? 사회 정의? 야. 요즘 대학 교수들도 사회 정의라는 말 안 써. 그거 얼마나 오글거리는 말인지는 아냐? " 


 


 


 


 


 


 


 

철컥, 방아쇠 당기는 소리가 윤기의 대답을 대신했다. 두 번. 남준은 총대를 잡고 그것을 제 목으로 옮겨 가져갔다. 


 


 


 


 


 


 


 

" 그딴 사회 정의 지켜서 뭐 할건데. 더러운 새끼들 청소하는게 밥 먹여줘? 따뜻한 데서 재워주냐? " 

" … 변했다. " 

" 변할 수 밖에 없지. 변하지 않으면 편하게 살도록 허락을 안하는 나라잖아, 이 나라가. " 


 


 


 


 


 


 


 

한 번. 방아쇠 스프링이 당기며 생긴 진동이 남준의 살에 닿아왔다. 여자는 불안한 눈으로 그 모습을 더 이상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 니가 하는 그 영웅놀이에 쟤 희생시키지 마. 너 아니었으면, 다른 남자 만나서 누릴 거 다 누리고 행복하게 살았을 애야. " 

"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이 상황에서 뒤늦게 사랑 고백이라도 하고 싶냐? " 

" 그런 애를 데려다가, 너 대신 바깥에 노출되는 잡일은 다 시키냐. " 

" …. " 

" 비겁하게 너 좋다는 여자애 데려다가 방패로 삼지 말라고. "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표정으로 윤기가 다시 한 번 방아쇠를 당겼다. 마지막이다. 도와줄건지 죽을건지, 빨리 정하는게 좋을거야. 남준은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 미쳤냐. 가오 다 잡아놓고 도와주게? " 

" …. " 

" 야, 너. 잘 생각해. 좋아한다고 무턱대고 따라다니지 말고. " 

" … 개소리야. " 

" 내 꼴 난다. " 


 


 


 


 


 


 


 

윤기는 방아쇠를 당기는 대신 총 개머리로 남준의 목덜미를 내려쳤다. 순간 정신을 잃은 남준은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 눈이 뒤집어진 채로 쓰러진 그를 본 여자는 숨을 흡 들이마셨고, 윤기는 그녀의 머리를 안아 머리를 톡톡 쓰담었다. 기절한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십 초만 세고 따라나와. 왼쪽 계단으로 간다. 그의 말에 여자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주머니에서 새 총을 꺼내 든 윤기는 문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밖으로 나갔다. 여자는 윤기가 버리고 간 총을 들어 취조실 벽 유리에 겨눴다. 방아쇠를 당겨도 총알이 발사되지는 않았다. 이럴 줄 알았어, 민윤기.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네.  


 


 


 


 


 


 


 

" 야, 김남준. " 

" …. " 

" 너도 참 너다. 바보같아. " 

" …. " 

" 그래, 너나 나나…. " 


 


 


 


 


 


 


 

총을 탁자에 올려놓고 남준의 옆에 쪼그려 앉은 그녀는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다 볼에 짧게 입을 맞추곤 방을 나섰다. 내가 베풀 수 있는 최대의 호의야. 방에 남은 것은 쓰러져 있는 남준과 그의 볼에 남은 입술자국 뿐이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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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제가 완전좋아하는 취저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81.73
헐헐 대작스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브금 제목좀 알수있을까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148.101
ㅎ하 윤기야......윤기......
9년 전
독자2
작가님 ㅠㅠㅠ 진짜 금손이신거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 완전 짱짱 짱!!!!!!!!!
9년 전
독자3
헐헐헐 이거는 무슨 대작이에여;
9년 전
비회원188.224
와 이거 대박이에요 다음편없나요ㅠㅠㅠ진짜 짱짱이에요ㅠㅠ
9년 전
비회원144.167
작가님 히건 완전 대박신셔계대작이에요
아 진짜 감탄사밖에 안 나오네요 다임편도 기대할게요

9년 전
비회원153.29
와 취향저격제대로네요ㅠㅠㅠ 브금도너무좋고.. 내용도 너무좋고.. 윤기도 남준이도 다좋네요ㅠㅠㅠㅠㅠㅠ 잘보고가요! 이런글많이써주세요ㅠㅠㅠ♡
9년 전
독자4
세상에 대박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금손이시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하고 갈게요 아 근데 이거 브금 제목이 뭔지 좀 알려 주실 수 있나요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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