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따라 갔다. 내집에서는 한참 멀리 왔지만 상관 없었다.
그냥 너를 따라 가고 싶었다.
"어디 까지 따라 올건데"
"나도 몰라"
"바보냐, 너?"
"그런가 봐"
"내가 좋은 거 보여 줄까?"
"좋은 거?"
"응, 좋은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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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 어떤 창고 앞에 다달랐다.
그 창고는 누가 오래전에 쓰다 만 것처럼 군데군데 녹슬어 있었다.
너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능숙하게 자물쇠를 풀었다.
'끼이익-'
그곳엔 녹슨 창고와 달리 새것처럼 윤이 나는 오토바이가 있었다.
"헤에엑!"
"멋있지?"
"이게 뭐야?"
"뭐긴 뭐야, 오토바이지"
"네 꺼야?"
"응, 태워줄까?"
"그럼 나야 고맙지"
.
.
.
너는 그 오토바이를 창고에서 끌고 나왔다.
아무리 봐도 그 오토바이는 네것이 아닌 것 같았다.
너는 능숙하게 그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더니 말했다.
"타."
나는 얼떨결에 너의 뒤에 안겼다.
"부와아앙-"
너는 골목을 지나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기분이 이상했다. 너의 품은 따뜻했고, 바람은 차가웠다.
"시원하지?"
"응, 나중에 또 태워줘"
"그래, 언제든지"
너는 나를 집까지 태워다 주었다.
"잘 가"
"그래, 내일보자"
.
.
.
.
내가 집에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다.
누나는 돈을 벌러 매일 나간다. 그래서 항상 늦게 들어와 나는 누나를 잘 볼 수 없었다.
누나는 부모님 없이 살았다고 남들에게 삿대질 안 당하려 필사적으로 돈을 벌었다.
그 덕분에 나는 열심히 공부를 했다.
**
"이홍빈"
"네"
"정택운"
"..."
왜인지 네가 학교에 안 왔다. 나는 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학교가 끝난 후, 나는 너를 찾으러 어제 갔던 창고로 갔다.
나는 창고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쾅, 쾅'
'쾅, 쾅, 쾅'
그걸 보던 아저씨가 나를 향해 꾸짖었다.
"학생, 뭐하는 짓이야?"
"아, 아닙니다"
.
.
.
.
나는 당황해서 어서 골목을 빠져 나왔다.
너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당장 너의 따뜻한 품에 안기고 싶었다.
그리고 말 하고 싶었다. 보고싶었다고, 많이 생각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