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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온앤오프 성찬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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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감정, 조절 못해? 공과 사, 구분하기 어려워?" 

간호사, 맞긴 맞아? 모진 그의 말들이 내 귓등을 날카롭게 스치고 흩어졌다.  

 

 

내가 잘못한 일이기는 했다. 이미 끝난 사이에, 그것도 직장에서. 찻잎 찌꺼기처럼 남아있는 그에 대한 내 감정이 화근이라면 화근이겠지. 병원 정문 낮은 돌담에 앉은 그는 떨고 있었다. 그가 왼손에 쥔 담배는 점점 더 짧아졌다. 미처 털지 못한 담뱃재들이 일리야의 의사 가운 위로 떨어져 검은 자욱들을 남겼다. 우리는 둘 다 자판기 커피를 들고 있었고, 마치 우리의 식어버린 사이처럼 밍밍하고 미지근하기가 짝이 없었다. 몇 모금 마시려다 그만두었다. 이대로라면 게워 낼 것 같았다. 관련된 모두를. 일리야도 마찬가지였는지, 커피는 입에 대지도 않은 채 담뱃재만 그 속으로 떨구고 있었다. 커피, 재떨이로 쓰지 마요- 하고 한마디 해주려다 말았다. 이제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닌걸.  

〈!--StartFragment-->엊그제, 그러니까 화요일 오후 수술에서였을 거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전 애인을 직장 상사 사이로, 그것도 좁디 좁은 수술실에서 다시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정말 간호사 답지 못한 짓이었지만, 나는 환자의 수술 부위보다 그가 서있는 쪽으로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초록빛 수술복과 대조대는 그의 금발과 하얀 피부는 우스웠다. 내 시선은 노련한 그의 손짓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간호사복이 등 언저리로부터 축축히 젖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간호사, 봉합용 실이랑 바늘." 

"...." 

"김간? 김정상 간호사!!" 

무튼, 너무나 집중한 덕에,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고, 봉합이 늦어지는 바람에 자칫하면 꼬마환자는 의료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다행인지, 환자는 무사했지만, 꼬마환자라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던 일리야는 수술이 마치자마자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괜한 죄책감이 내 식은땀을 식혔다. 오른손을 쥐었다 펴자 식은땀이 흥건하게 손금을 따라 고여있었다.  

그 뒤론 일리야를 볼 수가 없었다. 매일 같이 오전 5시에 일어나 진찰을 돌고, 점심때는 7층 꼬마병동을 돌며 붕대를 감은 손등에 기차나 공주 따위를 그려주고 지냈다. 밥을 먹고, 주사를 놔주고, 회의하고. 밤중에 언뜻 가끔씩 생각 나긴 했지만, 참을 수 있는 정도였다. 꿈에는 나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더 슬펐던 것 같다. 견디지 못할 정도로 생각났다면 아프기라도 했을 텐데. 근 한달을 그렇게 살았다. 급하게 뛰어가는 그의 뒷모습 조차도 볼 수 없었다. 일부러 나를 피해다니나, 싶을 정도로. 정말 모난 생각이지만, 그도 나처럼 마음에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나에 대한 애틋한 마음, 못 씻어내겠지. 알싸한 알코올 냄새를 맡으며, 네 생각을 흘러보내며 살았던 것 같다. 

"김간호사? 일쌤이 불러요." 

"지금요?" 

"아뇨! 그...7시에 정문 앞 돌담쪽으로요.아, 그리고, 바쁘면 안와도 된데요." 

남은 2시간동안 뭘하나, 싶어 간호사실 끄트머리 침대에 걸터앉아 지나간 그의 모습들을 생각했다. 단순한 업무 이야기일 수도 있었지만, 마음 밑쪽이 뻐근했다. 같이 차트를 작성하다 눈이 마주쳐 웃고, 같이 도시락을 먹곤 했던 평범했던, 사랑했던 날들과, 어느 연인들과 같이 지쳐서 헤어졌던 그날까지. 기억들을 더듬어가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회상하려던 그 즈음, 난 까무룩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꿈에는 그가 나왔다. 지나간 나의 사람, 푸른 눈의 그. 이로써 확실해졌다. 내가 그에 대해 아직 갖고 있는 감정은 차의 찌꺼기 같은 그런 감정이 아니라, 미처 식지 못한 그런 마음이라는 걸. 정신을 차렸을 땐, 시곗바늘이 이미 숫자 9를 지나간 뒤였다. 서둘러 나가려다 그냥 옷을 더 꼼꼼히 껴입고 간호사실을 나섰다. 내가 서둘러 나가야 할 이유도 없었고, 기다리는 성격의 그도 아니었고, 지금 우리 사이의 그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역시나 그는 가고 없었다. 한 삼십분 기다리다 지쳐, 의사가운에 손을 대강 찔러넣고 뚜벅대며 걸어갔을 그를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재떨이로 쓴 자판기 밀크커피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일리야의 필체로 낙서된 구겨진 종이도 하나 있었다. 곧장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호기심에 조심스레 펴보았다. 806호환자, 무호흡 증상 심함. 저녁먹고 잊지말고 박카스. 그의 성격이 드러나는 말들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 뒷면에는, 나에 대한 그의 마음이 적혀 있었다. 

김정상, 아직 좋아하는 것 같다. 

이로써 다시금 확실해졌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 아직 갖고 있는 감정은 식을 수 없는 것이라고. 

그제서야 나는 조급해졌다. 3층 의사실로 올라가 일리야의 행방을 물었다. 발가락이 달달 떨렸다. 낙서는 내 손안에서 초조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재떨이가 된 커피는 버려지지 못했다. 

"일쌤이요? 이제 우리병원 근무 아닌데. 오늘 8시 30분 비행기로 러시아 갔어요." 

그래, 우리는 끝난 사이야. 

한달 동안 넌 러시아 발령 준비로 바빴을거야. 내 문제는 미루고 미루가 오늘 이야기하려 했겠지. 이제야 깨달았다.  

  

  

- 

  

  

"그래서 엄마는 어떻게 했어?" 

"뭘 어떻게 해, 그냥 살았지." 

"거짓말. 그럼 아빠가 지금 우리 아빠가 아니잖아." 

"스타샤도 나중엔 알게 될거야. 끝나도 시작할 사람은, 시작하게 돼있어." 

  

-------------------------- 

슬프게 써보려 했는데 별로 안슬프네여(해탈) 

하편은 어떤 인물로 올지 추천 해주면 고맙습니다!!!! 

앗 그리고 답글 하나하나 다 달아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느릴거예요ㅠㅠ 

늘 부족한 제 글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애정하는 암호닉 ♥ 

망망이 

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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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루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와ㅜㅜㅜㅜㅜㅜㅜ잘읽었어요 하편은 블레어 어떨까요?
9년 전
932
1등 축하드려여!!!!(박수) 읽어줘서 고마워요ㅎㅎ
블레어 좋지요!! 근데 기냥... 그 쪼꼬미로 아련한 분위기늘 낼수있을지가 걱정이지만...ㅎㅎ 고마워요!!

9년 전
독자2
(박수) 헿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9년 전
독자3
고고학 입니다~ㅎㅎㅎ
선댓글 후감상♥

9년 전
독자4
허어아아어어엉ㅠㅠㅠ 뭐야뭐야 슬프아 뭐가 안슬퍼요ㅜㅜㅜ 일리야 워더 스럽다 핡♡
9년 전
독자5
ㅇㅁㅇ!!!!!!!러시아비행기라니ㅠㅜㅠㅜㅜㅠㅜ분위기가 쩔어요ㅠㅠㅜㅜㅠ 글 잘봤어요ㅠㅜ!!! 신알신까지 해또요S2 블레어 어때여 기냥 한번......ㅎ......☞☜
9년 전
독자6
헐 뭐죠 뭐야 ㅠㅠㅠㅠ 스타샤라면 누구 아이에요 ㅠㅠㅠㅠㅠㅠ뭐야 나 지금 설렜어요 뭐지???? 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7
뭐지?뭐에요??그냥 가슴한켠이아려오는ㅠㅠ진짜너무슬퍼요ㅠㅠ그냥 아려오기만해요ㅠㅠ어쩌면 저게 현실이라고할수있는데ㅠㅠ그냥너뮤슬픈거도 아니고 그냥안타깝다는느낌만들어요ㅠㅠ다음편 독다어떠세오???
9년 전
독자8
으아.....아련하네요ㅠㅠㅠ글잘읽고가요ㅠㅠㅠ
9년 전
독자9
여운이 남는 이 빙의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 하고 갈게요!
9년 전
독자10
일리야ㅠㅠㅠㅠㅠ 슬퍼요...ㅠㅠㅠㅠㅠㅠㅠ잘 읽었습니당..
9년 전
독자11
아련...ㅠㅠ무슨일이 있었던거야!ㅠㅜ담편은 독다 어떠세요ㅠㅠ젠틀특집으로ㅠㅠ
9년 전
독자12
ㅏ뭐야ㅠㅠㅠㅠㅠㅠㅠ하편 완전기대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러시아왜간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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