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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우리_下





[방탄소년단/김태형] 그 겨울, 우리_下 | 인스티즈












틱틱틱틱-


"태형아!"


태형은 탄소의 부름에 핸드폰 자판을 치던 손가락을 멈추었다.


"탄소 왔어~?"

"응,왔다! 누구랑 문자하고 있었어? 많이 기다렸지?"

"박지민이랑, 많이 안기다렸어."


쏟아지는 탄소의 질문에 천천히 대답하며 태형은 핸드폰을 자켓주머니에 넣었다.


"아, 너 저번주에 개봉한 영화봤어??"

"무슨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영화는 안봤어."

"아싸, 다행이다. 이번에 개봉한 것 중에 로맨스 영화있는데"


탄소는 태형에게 새로 개봉한 영화표를 얻었다며 작은 입으로 한참동안 영화를 설명했다. 이제 태형은 어떤 장르의 영화를 봐도 상관이 없었다. 그녀와 관계가 가까워지며 자주 같이 어울리고 영화도 보러다니는 덕에 로맨스라면 질겁하던 태형은 그 어떤 오글거리는 영화를 봐도 아무렇지 않았다.


"마셔, 카페라떼야."


잠시 숨을 고른던 탄소에게 태형은 자켓에 넣어두었던 커피를 넘겨주었다.


"아, 시원해-"


커피를 받아든 탄소는 볼에 가져다대며 다시금 말했다. 햇빛이 비추는 탄소의 모습은 처음 본 그 날처럼 아름다웠다. 태형은 탄소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질렀다.


"아-."


머리가 어질했다. 곧이어 부는 바람이 탄소의 향기를 태형에게 옮겨다주었다. 태형은 마음이 간질거렸다. 시간이 지나도 탄소는 태형에게 여전히 아름다운 존재였다. 친구라는 핑계로 자주 마주쳤던 탄소의 화장을 안한 순수한 얼굴도 후드티를 입고 나온 차림새도 머리를 질끈 묶은 모습도 태형에겐 그저 귀엽게만 보였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다.
탄소를 처음 만난 겨울로부터 서로를 알기 시작한 봄, 친구가 된 여름을 지나 단풍으로 물든 가을 그리고 다시 눈 꽃이 보이는 겨울이 둘의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태형은 탄소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종종 탄소의 입에서 박지민의 이름이 나올때마다 태형은 불안했다. 혹여 그녀의 마음에 지민이 자리잡았을까...하고. 정작 탄소는 그저 태형이 자신때문에 친한 친구를 잃는 것이 아닐까 불안했을 뿐이였다. 그 불안함과 미안함에 지민의 이름을 종종 불렀을 뿐 다른 마음은 전혀 없었다.


"김탄소"


친해지고 처음이였다. 태형이 탄소의 성을 붙이고 이름을 부른 것은. 앞서 걸어가던 탄소는 당황함에 거리 중간에 멈춰서있는 태형을 올려다보았다.


"너 왜 자꾸 박지민, 박지민거려."

"아, 지민씨..?"


탄소는 지민과 그저 안면만 있을 뿐이였지 친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민에게 존칭을 사용했는데, 그 존칭에 태형의 표정은 미세하게 굳어졌다. 태형은 박지민에게 '지민씨?'하고 부르는 탄소의 모습이 싫었다.


"지민씨?"

"..지민씨가 왜 어때서..?"

"그냥 박지민이라고 해."

"어떻게 그래. 아직 지민씨랑 친하지도 않은데.."


끝까지 박지민을 지민씨라 부르는 탄소의 말에 태형은 결국 화가 치밀었다. 분명히 별 것 아닌 일이였지만, 그녀가 자신외에 다른 누군가를 부르는 것이 썩 마음에 들지않았다.


"그냥 박지민이라고 하라고."

"왜그래 너"

"아, 지민씨라고 하지마."

"뭐야, 지민씨를 지민씨라하지 지민님이라고 하냐?"

"지민님-?"


탄소도 순간 어이가 없었는지 비꼬는 투로 지민을 지민님이라고 칭한 것이 문제였다. 태형은 그런 탄소가 미웠다. 그 다정한 목소리는 자신만 불러주기를 바랬는데...


"다시 한번 해봐."

"ㅁ,뭘"


급속도로 굳어지는 태형의 표정을 처음 본 탄소는 말을 더듬었다. 항상 자신의 앞에서는 웃어주며 다정하게 말하는 그였는데 당연히 당황할만한 일이였다.


"다시 박지민 얘기해보라고"


성큼성큼 코 앞으로 다가와 자신을 차갑게 내려다보는 태형에 의해  탄소는 뒷걸음질쳤다. 그 행동에 태형은 탄소의 손목을 꽉 잡고 자신의 바로 앞에 세웠다.


"야, 왜이래...지민씨, 아아,아니. 지민이라 할테니까..."


태형은  탄소의 손목을 더 꽉 조여왔다.


"아..! 아파...아파아..태형아..."


손목으로 전해지는 통증에 탄소는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태형은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황에서 그런 탄소의 말을 들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아아..태형..아...아프다니까..."


이윽고 탄소의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태형은 탄소의 눈에 비치는 자신을 바라보았고, 천천히 탄소를 잡고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


"아프잖아..."

"...하아.."


탄소는 자신의 붉어진 손목을 쥐고 털썩 주저앉았다. 태형은 그저 그녀를 내려다볼 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이내 탄소는 서러움에 울음을 터뜨렸다. 태형은 조용히 울고있는 탄소를 일으켜세워 자신의 품안에 가두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다정한 목소리로...다른사람 부르지마.."









그 날을 이후로 태형과 탄소의 사이는 멀어졌다. 태형은 여전히 탄소에게 따뜻했지만 그 날의 기억으로 탄소는 태형이 두려웠다. 그가 자신에게 아무리 따뜻하게 행동을 해도 탄소의 마음은 좀처럼 녹지않았다. 태형은 후회했다. 왜 그때 순간의 화를 제어하지 못하고 탄소에게 차갑게 대했는지....


"태형아..."


벤치에 혼자 앉아 자책을 하던 그 때였다. 전의 일이 잊혀지지 않은 채 겁먹은 탄소였지만, 떨며 자신을 부르는 그 목소리마저 태형에게는 달콤했다.


"응, 탄소야."


태형은 웃으며 탄소를 불렀다. 고마웠다. 먼저 자신에게 다가와준 그녀가.


"미안해....그 날 니가 너무 무서워서 겁이났어..."

"아냐, 내가 미안해. 그랬으면 안되는 거였는데.."

"미안...미안해....."


탄소는 따뜻한 태형의 목소리와 토닥여주며 자신의 잘못이라고 하는 태형의 모습에 울컥했다. 탄소는 지금까지 태형을 피해다닌 것이 너무 미안했다. 겨우 그 날 한번....그 때 한번 태형의 차가움에 등돌린 자신이 한심했다.


"흐아앙..미..미안...미안...해..."


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탄소에 태형은 조용히 옆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줄 뿐이였다. 그 겨울, 태형의 손은 따뜻했다. 찬 겨울 바람에 태형은 ##탄쇠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연신 자신은 괜찮다고 달래주었다.


"이 울보"

"아, 놀리지마.."

"귀여워서 그런거지."

"그래도 하지마.."

"알겠어."


태형은 울음을 그친 탄소의 얼굴을 한 번 쓰다듬고 볼을 잡아당겼다.


"아-!"

"으휴, 귀여워."

"으 흐즈므!!"

"응?응? 뭐라고~?"

"흐즈므으-!!"


태형은 모르겠다는 둥 발뺌하며 탄소의 볼을 잡고 웃었다.


"으으으으!!"


탄소가 태형의 손을 떼려고 버둥대자 태형은 특유의 온화한 웃음을 보이며 볼에서 손을 뗐다.


"자, 됐지?"

"아오, 얼얼해 죽겠네."

"헐, 너 볼 빨개졌다!"

"뭐?! 아 김태형-!!!"


거울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확인한 탄소는 태형에게 어쩔꺼냐며 소리쳤다.


"아 진짜아...다음 수업 3분 남았는데!!!!"

"뭐 어때, 아무도 너 안봐."

"안보긴 누가 안봐!!"

"안봐, 안보니까 들어가."


수업시간이 바짝 다가오자 탄소는 볼을 감싸쥐며 툴툴댔다.


"하 진짜 김태형....김태형..."

"김탄소!"


자신을 부르는 태형의 목소리에 뚱한 표정으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태형을 바라봤다.


"손 떼봐."

"싫어."

"어허, 어서."

"하아-"


탄소는 한숨을 푹 쉬며 볼에서 손을 떼어냈다.
쪽-


"?!"

"헤헤"

"ㄴ, 너...너 이게 지금 뭐하ㄴ..!"

"어? 야, 1분! 1분남았다!!!!"

"뭐? 아씨! 김태형 너 이따봐!!!!!!"


1분이 남았다는 태형의 말에 놀란 탄소는 붉어진 얼굴을 가린 채 복수를 다짐하며 희망관으로 향했다. 탄소가 간 뒤로 태형은 희망관 앞 벤치에 앉아 자신의 입술을 쓸었다. 수업이 끝나고 탄소는 헤실거리며 희망관 앞에서 웃고있는 태형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 한 마디를 하려는 찰나...


"야 인ㅁ...."


바짝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태형의 얼굴에 말문이 막혔다. 한참동안 태형은 탄소의 얼굴 가까이에 머물러 있었다. 탄소는 태형의 미모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마냥 헤실대며 다니는 태형을 애처럼 봤지만 가까이서 보니 무쌍치고는 큰 눈에 긴 속눈썹에 높은 콧대에...체격도 자신에 비해 훨씬 컸다. 속으로 김태형도 남자구나....하고 생각이 굳어져갈때에,


"아!"


탄소는 자신도 모르게 태형에게 화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잠시 잃었던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 얼굴을 뒤로 빼고 손을 들어 태형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었다.


"아, 왜-"


이마를 만지며 태형은 탄소에게 칭얼거렸다.


"아,아니. 저리 좀 가."


달아오른 얼굴을 한 손으로 가리며 태형에게 뒤로 가라고 손짓했다.


"아, 가까이 오라고~?"


태형은 능글맞은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탄소의 앞으로 다시 다가섰다.


"아,아아아아니. 뒤로 가라고-"

"왜? 왜그러는데? 얼굴가린 그 손 좀 떼고 말하지? 니 눈이 안보이잖아."

"아 뗄테니까 뒤로, 뒤로 가."

"그래 알았어."


탄소에게서 한 발 뒤로 간 태형은 멀뚱히 서서 탄소를 바라봤다. 진정이 된 탄소는 손을 내리고 태형의 웃는 얼굴을 째려봤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웃는 얼굴에 침을 어떻게 뱉으랴....
손을 내린 탄소의 곁에 태형이 다가와 물었다.



"자- 그럼 이번주 주말에는 어디로 놀러갈까?"




***




오랜만에 태형과 놀게 된 탄소는 아무렇지않게 태형과 놀던 때와는 뭔가 달랐다. 스스로도 느꼈다. 자신이 왜이러는지. 곧 자신이 알아챈 마음이 거짓이길 빌었다.
민윤기와 헤어진지 그리 오래된 것 같지도 않았는데 금새 잊고 자신이 태형을 좋아하게되다니..
태형 역시 탄소가 전 과는 행동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였지만 친구관계로 더 이상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태형은 내심 기분이 좋았다. 평생 자신 혼자서 끙끙 앓으며 짝사랑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였다. 태형은 그간 자신이 끙끙 앓았던 기억이 되살아나며 복수를 꿈꿨다.
한번 당해보라지?
태형은 탄소를 가까이에 두고 끼를 떨기 시작했다. 탄소는 의아했다. 평소에도 끼가 많던 태형이긴 했으나,  오늘의 태형은 뭔가 달랐다. 곧 탄소는 자신이 품은 마음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런 탄소의 모습은 참 안쓰러웠지만 태형은 멈추지 않고 계속 탄소에게 끼를 부렸다. 그 덕에 탄소는 한동안 짝사랑의 아픔을 느꼈다.






*






"탄소야!"

"어?"


태형은 곧 보여지는 탄소의 모습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뭐야, 너 왜그래."

"아..그냥 감기 기운이 좀 있네. 환절기에 항상 걸렸었는데 작년에만 잠깐 없었을 뿐이야. 놀라지마. 곧 나아."

"곧 낫기는 무슨, 너 땀 엄청나고 있잖아."

"뭘 땀가지고 그러냐, 곧 여름도 오니까 더워서 그래."

"병원은"

"금방 낫는데 병원을 왜 가. 나 늦었다. 수업들어가봐야해."


탄소는 자신의 걱정을 해주는 태형에게는 미안했지만 아파오는 머리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퍽-.


"아-..."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걷던 탄소는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부딫혔다. 그 충격에 들고있던 책들과 프린트물들이 모두 차가운 대리석 바닥위에 흩어졌다.


"죄송합니다.."

"아뇨, 괜ㅊ.."

"그냥 갈 길 가시죠?"


어느새 태형은 탄소의 옆에 다가와 책을 주웠다. 무엇이 마음에 안드는지 계속 부딫힌 남자를 째려보는 태형을 탄소는 손목을 잡고, 하지말라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아,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ㄷ.."

"아뇨, 저도 죄송해요."


탄소는 한마디 하려는 태형의 말을 끊고 사과했다. 책을 들고 강의실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지끈거리는 머리가 신경쓰였지만 이번 수업을 늦으면 몇 십분 동안 욕을 얻어먹을게 분명했다. 다급히 걸어가는 탄소에게 태형은 손목을 잡아 돌아세우고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뭐야?"

"먹어. 두통약이야."


아까 전, 내가 머리를 누르는 것을 봤는지 그 남자와 부딫힌 잠깐 사이에 약을 챙겨온 모양이였다.


"아..고맙다."


탄소는 태형에게 진심으로 고마웠지만 촉박한 시간에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가 없었다. 태형은 그런 탄소를 알았는지 손목을 잡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강의실 앞에 도착하고는 시간이 조금 남았었다. 쓸데없이 김태형이 빠르다는 것을 알게된 날이였다.


"아으...머리야.."

"이제 약먹어."


태형은 주머니에서 있던 작은 물병을 건넸다. 약을 다 먹고나서 태형을 보니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뭐 말할거 있어?"

"음, 약 다먹었어?"

"바로 앞에서 봤잖아."

"나한테 안고마워?"

"아까 내가 고맙다고 했잖아."

"에잉- 그게 끝?"

"끝? 뭘 더 바라는 거야?"


태형은 탄소의 말에 웃으며 눈을 살짝 감고 볼을 들이밀었다.


"뭐하는거야?"

"보면 몰라?"


뽀뽀를 기대하는 모양이였다. 눈도 뜨지않고 대답하는 걸 보면..


"모르겠는데?"


탄소는 모르는척 시치미 뗐다. 쉽게 해줄거같으냐.


"잉...뽀뽀해줘."

"미쳤니. 사람 지나가는거 안보여?"

"이잉.."


자꾸 앙탈을 부리는 태형에 탄소는 두통약 효과가 벌써 떨어진줄 알았다.


"빨리 빨리-"


자신의 손목을 꼭 붙잡은 태형은 요구를 들어주기 전까지 손목을  안놔줄 기세였다. 고민을 하던  탄소는 그냥 눈 한번만 딱 감고 해주자 하는 마음으로 태형의 볼에 입을 가져갔다.
볼과는 다른 부드러운 느낌이였다. 뽀뽀를 하려던 순간에 태형이 고개를 돌려 입에 뽀뽀를 했다.


"악! 너 뭐해!!"


탄소는 놀란 마음에 손으로 입을 부볐다. 태형은 여전히 싱글벙글 기쁘다는 표정이 감춰지질 않았다. 웃고있던 태형은 멍하니 서있는 탄소를 끌어안았다.


"어...? 야,잠깐만..!"


갑작스레 안아오는 태형에, 탄소는 몸이 으스러지는 줄 알았다. 귓가에서 태형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탄소는 그 웃음소리에 자신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헤헤- 기분 좋다."

"애도 아니고 무슨.."


툴툴대며 태형에게 얘기하는 그녀였지만, 그녀 역시도 입가에 웃음이 지워지지않았다. 그렇게 스킨쉽의 횟수가 늘어가면서 탄소와 태형의 관계는 자연스레 연인으로 이어졌다. 
둘의 사랑은 달콤했다. 다른 연인들처럼 때론 달달하게 때론 귀엽게 때로는 다툼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연인들과 다른점도 있었다. 둘의 다툼이 잦아지면서 태형의 집착 또한 심해지기 시작하는 것이였다.
처음 태형의 집착은 애교였다. 빙산의 일각. 딱 그 표현이 맞았다. 다른 남자들처럼 여자친구가 짧은 치마입는 것을 싫어했고 자신외에 다른사람과 붙어있는 것도 싫어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며 태형은 그녀의 많은 부분을 간섭하기 시작했다. 누구와 언제 만나 언제 헤어질 건지, 남자와 만나는지, 제 시간에 들어왔는지 등 그녀의 생활 대부분이 태형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리고 사건이 터졌다.
그녀가 과제를 하느라 태형의 문자를 보지못한 탓이였다. 탄소는 과제를 끝내고 겨우 잠에 들려던 참이였다. 씻고 나오니 시계의 짧은 바늘이 4를 가르키고 있었다. 띠링. 핸드폰의 벨소리가 울렸다. 급한 과제를 하려고 거실에 두었던 폰을 집어들고 잠금화면을 풀자 화면에 뜨는 어마어마한 부재중 통화량과 문자 수에 탄소는 잠이 확 깼다. 통화는 1시간동안 50통이 왔으며, 문자 역시 부재중 통화량에 못지않게 많았다. 첫 내용은 모두 뭐하냐는 내용이였지만 뒤로 갈수록 문자가 길어지기 시작했다. 탄소는 마지막 문자를 보고 빠르게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답장할 때까지 너네 집 앞에서 기다릴게.'
철컥-.







BGM-동화



문을 열고 탄소는 계단을 통해 1층까지 걸어내려갔다. 1층에서는 몸을 웅크리고 있는 태형이 보였다.


"어? 나왔네? 추운데 왜 나왔어. 전화하지."


오랫동안 밖에서 기다렸는지 태형의 볼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태형아..."


태형은 웅크리고있던 몸을 일으키고 서있는 탄소를 안았다.


"따뜻하다."

"놀랐잖아...춥게 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벨이라도 누르지.."

"됐어. 니가 뭘하고 있을줄알고?"

"뭘하긴 과제하고 있었겠지."

"자-. 너무 늦었다. 피곤할텐데 얼른 가서 눈 좀 붙여."

"너는 집까지 언제가려고..."

"괜찮아. 내일 첫 수업 12시부터야."

"응. 알겠어..집에가서 쉬고..."

"그래, 그래. 빨리 들어가. 춥다."



태형은 멀뚱히 서있는 탄소의 등을 건물 안으로 밀어넣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나를 태형은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 서서 바라보았다.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내가 들어서자 태형은 주머니에 있던 손을 꺼내 내게 흔들었다. 그 때 둘의 관계가 끝났어야했다.






탄소는 그저 태형이 자신을 너무 아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








시간이 더 흐르고 태형이 자신의 모든 것을 지배하자 탄소는 압박감에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행동을 보이면 태형은 미친듯이 탄소를 쫓아다녔다. 탄소는 그런 태형이 무서웠다. 질투와는 다른 것이였다. 그녀가 느끼기론 그랬다. 태형으로 인해 둘의 연인 관계가 점차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 태형을 먼저 불러낸 건 지민이였다. 며칠 전 연애를 한다던 태형의 모습을 본 지민은 기겁을 했다. 일주일새에 많이 피폐해진 태형의 모습은 산 사람 같지 않았다. 지민은 놀라 태형에게 무슨 일이 있냐며 묻자 태형은 그 일주일 사이에 탄소에게 숨기는 것이 많아진 것 같다며 얘기를 털어놓았다. 지민은 어이가 없었다. 여자의 비밀은 여자를 아름답게 해주는 것이라고 어디선가 들은게 생각이 났다. 지민은 태형에게 탄소를 믿어보는 것이 어떠냐며 얘기했다. 하지만 그 순간도 태형의 시선은 밖을 향해 있었다. 태형은 탄소가 자신 이외에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을 것만 같았다. 지민은 정말 태형이 걱정되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태형이 이렇게까지 행동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러나 곧 지민의 생각이 바뀐 것은 그 날로부터 정확히 3일 후 였다. 우연히 길을 거닐던 중 태형을 발견한 날이였다. 반가운 마음에 태형을 부르려던 지민은 깜짝 놀랐다. 태형의 시선 끝에 탄소와 탄소의 여자친구가 놀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여자친구임에도 불구하고 태형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자리를 옮기려는 탄소를 본 태형은 멈추었던 걸음을 옮겨 탄소의 손목을 잡았다. 탄소의 당황한 모습이 멀리있는 지민에게도 보여졌다.


"너 집에서 과제한다며."


낮게 깔린 태형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아, 친구가 잠깐 나가서 쉬자해서..."

"왜 얘기안했어."

"잠깐 쉬려고했으니까, 별일 없을 줄알고..."


태형은 탄소의 손목을 잡고 무작정 끌고갔다.
아, 김태형 저새끼 미친거아냐?
지민은 식겁했다. 그 상황부터 행동까지 태형은 그녀의 생활 하나하나에 잔뜩 날이 서있었다. 당황한 채 멍하게 서있는 탄소의 여자친구가 안쓰러워보였다.
대신 사과드립니다. 죄송해요.
지민은 황급히 발걸음을 옮겨 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번 정신이 나가면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태형이 무슨 일을 벌일까봐 걱정이 되었다. 통화 연결음이 몇 번을 지민의 귓속을 괴롭혔지만 결국 태형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큰일났다. 김태형...제발, 일찍 정신차려라.


*


탄소는 무서웠다. 태형이 자신에게 해를 입힐 것 같아서? 그건 아니였다. 설령 그녀에게 화가 나도 태형은 잘 참았고 별다른 해코지를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였다. 그렇다면 왜 태형이 두려웠나? 하면 얼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 때의 태형은 굳어진 얼굴로 나를 응시할 뿐이였다. 내게 들려온 말은 충격적이였다. 차라리 화를 내기를 바랬다. 태형이 준 벌은 3시간마다 뭘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이 였다. 그 뿐만이 아니였다. 3시간마다 뭘하고 있는지 알리되 꼭 전화통화로 해야만 하는 것이였다. 탄소는 처음엔 자신이 잘못한 것이였기 때문에 순순히 그의 말에 따랐다. 그 후 항상 3시간마다 무엇을 하는지 알리기 위해 전화를 했고 강의시간 중에도 예외없었다. 탄소는 점점 그런 태형에게 치를 떨기 시작했다. 그의 광기어린 집착은 여기서 끝이 아니였다. 3시간마다 통화하는 것도 모자라 태형이 불안함에 자신을 부르면 자신이 있는 장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태형을 위해 바로 나가야했다.



"태형아..화 많이 났어?.."

"....."

"진짜 잠깐만 나가있으려고 했어. 3시간 지날 때마다 연락해야되니까 3시간 지나서까지 놀게되면 그 때 알리려고도 했구.."

"....."


태형은 조용히 그녀의 변명을 들어주었다. 탄소는 미칠 지경이였다. 다른 커플들은 싸움 후에 여자를 풀어주는게 문제라던데 탄소는 싸움 후 남자친구를 풀어주는게 문제였다.


"나 불안해."

"왜? 왜 뭐가 불안한건데?"

"너 요즘 나한테 숨기는 게 많아졌어."

"아니, 너무 사적인 건 얘기 안해도 되는 거잖아."

"비밀있는거 싫어."

"나도 나만 알고싶은게 있는 법이야. 화풀어 태형아.."

"하.."


태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탄소도 답답했다. 왜 자신의 모든 것을 알려하고 집착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태형의 행동들이 늘어갔다.


"일단 오늘 건 내가 미안해."

"...."


여전히 땅을 보고 자신의 말을 듣는 태형의 모습에 탄소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힘들어 태형아, 나 힘들어.





못하겠어 이거.





"김태형"

"..?"


태형의 떨구어져있던 고개가 들린 것은 탄소의 차분하게 깔린 음성 때문이였다. 지금까지 탄소는 태형에게 화를 낸 적이없었다. 그러니, 태형이 놀랄 수 밖에.


"태형아."

"어..."

"우리"

"......"


태형은 입을 떼는 탄소를 보며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이 자신의 몸을 휘감았다. 불안했다. 두려움이였다. 그 느낌은.








"헤어지자."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사고회로가 정지하고, 심장이 멎는 느낌이였다.


"....."

"나 못해. 힘들어. 미안, 미안해 태형아."


물론 그녀의 입에서 나온, 둘의 결말을 알리는 그 말은 충동적인 것이였다. 충동적으로 내뱉은 말임을 태형은 자신도 알고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 너를 잡지못했던 건 네게 남은 조금의 미안함때문이였을까.






***





헤어지고 몇 달이 지나고였다. 자꾸 머릿속에서 아른거리는 탄소에 의해 밖으로 나온 건 두 달만이였다. 그 간, 학교도 안가고 어느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은둔. 은둔생활을 했다.
그 날, 은둔생활을 하던 중에 떠 올려지는 그녀를 보려고 준비를 했다.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갑갑해보이는 수염도 면도를 하고, 까칠해진 피부를 가리려 기초 화장도 했다.








학교다. 학교.
그 날의 학교는 그녀를 봤던 첫 날처럼 바쁘고 시끄러웠다. 자연스럽게 그 첫 날 보았던 풍경 그대로를 담으려 천천히 발걸음을 뗐다. 처음 들어선 학교, 길 양 끝의 벤치, 지금은 보이지않는 눈꽃 그리고 그녀를 처음 보았던 그 자리. 태형은 안도했다. 그 자리에서 다시 본 그녀는 건강하고 행복해보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맑은 웃음을 띄고, 책을 든 그 총총걸음으로 그녀는 내 앞을 지나쳤다.


"하-."


뒤돌아 발걸음을 떼려던 그 때였다.


"김태형..?"













여전히 달다. 니 목소리는.




자신을 부르는 그녀의 부름에 나는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뒤돌아서 그녀를 본다면, 자신의 망가진 모습 그대로 모두 보여질 것만 같았다. 점점 걸음의 보폭이 넓어졌다. 볼을 스치는 날카로운 바람에도 태형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괜히 결심하고 나온 것 같았다. 아까 자신을 불렀던 그 목소리에 잠깐 멈칫한 것에도 후회가 밀려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엎어졌다. 난방을 최대로 올려놓았던 방이였음에도 싸한 기운이 느껴졌다.


"아..으으...아아....."


미칠 것 같았다. 아까 잠깐 스쳐간 그녀의 모습이 또 아른거리고 아른거려서. 자신을 부른 그 이름이 너무 달아서. 지금 자신에게 느껴지는 씁쓸함과 달라서. 몸을 일으켜 세울수가 없었다.


"아."


이 느낌. 그 때 그 맛이였다.


"아메리카노...그거..."









"엄청 쓰네. 생각했던 것보다, 처음 마셔봤던 것보다 훨씬."






태형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만약 그 때의 내가, 널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게 느껴지는 이 느낌을 평생 모르고 살았을까?
내가 이렇게 변하지 않아도 됐었을까...?





응?


나...그랬을까























탄소야..?














하편 마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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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락방 소년단입니다.....그 겨울, 우리는 여기서 끝...정확히 2부작으로 나누어 끊고 이야기를 잇느라 시간이 조금 흘렀네요...너무 오래걸렸나요? ㅠㅜ... 분량조절에도 힘쓰려고 했으나 fail....하유ㅜㅜ 죄송합니다..잘했어야하는건데......

혹시나 글 내에 치환이 되지않은 부분이나, 오타같은 것은 바로 찔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다음은 에필로그로 찾아뵙겠습니다. 새 작품은 가능한한 빨리 들고오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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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둘이 행쇼 할 줄 알았는데 아니라니ㅠㅠㅠ 반전 ㅠㅠ좀 슬프네요 흐규ㅠㅠㅠㅠ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할게요 ♡.♡
9년 전
다락방 소년단
감사합니다! 그 겨울, 우리 에피소드와 다음 글에서 봬요~^^♡
9년 전
비회원177.5
ㅠㅠㅠㅠㅠㅠ태태 왜그랬어........ ㅠㅠㅠㅠㅠ아련아련하네요ㅠㅠㅠㅠ 잘읽고갑니다!!
9년 전
다락방 소년단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태태나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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