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 분교였던 중림초에는 학생 1명이 재학 중이었다
워낙 시골인데다가 시내로 나가려면 2시간은 거뜬히 걸렸기에 아이를 똑바로 키우겠다는 부모들은 죄다 시내로 나갔다
중림초의 유일한 학생이었던 초등학교 3학년 나는 그날도 여전히 혼자 넓디넓은 운동장에서 우리집 강아지 나비와 축구공만 걷어차고있었다
"준면아"
"...선생님"
잔뜩 시무룩해져있는 나에게 내 담임선생님은 음료수를 내밀며 입을 여셨다
"전학생 온대"
"어? 진짜요?"
신나서 축구공을 품에 안고 방방 뛰던 나에게 나비가 달려와 다리에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나를 보던 선생님도 미소지으시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준면이네 옆집으로 이사온대"
"우와!"
이 마을에서 처음 사귈 친구에 기분이 좋아 나비를 데리고 집 쪽으로 뛰어가며 저 멀리 보이는 트럭에 축구공을 내려놓고 나비를 안아들었다
이삿짐을 한가득 실고 눈앞을 지나가는 트럭엔 아이가 없어 실망하고 있었을 쯤 나비가 품 안에서 버둥거림에 나비를 놓쳤다
"ㅇ..어 나비야!"
쫄랑쫄랑 작은 엉덩이를 흔들며 그래도 진돗개는 진돗개인지 재빠르게 뛰어가는 나비에 축구공을 집어들고 후다닥 달려가자 저 앞에서 남자애 한명과 여자애 한명이 보였다
자신에겐 그저 똥개 한마리였던 나비를 그 작고 하얀 고사리손으로 떨어지지 않게 받치고 동그란 눈을 곱게 접어가며 웃던 여자아이
그게 나의 첫사랑이었다
"오빠아!"
"넌 공주도 아니잖아! 근데 니가 왜 공주거울 들고다니냐!"
옆집 남매는 단 한번도 조용한 적이 없었다
김종현이라는 옆집남매의 오빠는 늘 제 하나뿐인 여동생을 괴롭히기 일쑤였다
"휴.."
"내놔!! 내꺼야!! 준면오빠가 준거야!!"
"이걸 왜 너한테 주냐?!"
늘 김종현은 나를 시기했었다
가장 친한 친구였으면서 가장 진한 라이벌이었다
동생인 징어도 나를 더 좋아했고 축구도 내가 더 잘했으니까
제 동생을 주지않으려 뒷꿈치를 들고 허우적대던 김종현의 손에서 내가 징어에게 사준 거울이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징어의 울음이 터졌다
"흐앙 오빠가 사와!"
"니가 공주가 아니니까 그러지!!"
깨진 거울에 김종현도 놀랐는지 흠칫하다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마당에 주저앉아 거울을 보며 서럽게 우는 징어에 나는 김종현네 집 담에 올라 징어를 불렀다
"왜울어"
"흐..오빠 김종현이 거울 던져써"
우느라 다 뭉게진 발음으로 담에 매달리려 노력하는 징어에게 나는 주머니에 넣어놨던 반지를 꺼내 떨어뜨렸다
"히끅..이게 뭐어야"
반지를 주워들고 동그란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징어에 싱긋 웃으며 답했다
"공주들이 끼는 반지야 징어는 공주니까 그런 거울없어도 이뻐 그 반지는 공주들만 낄 수 있대"
"징짜야..?"
"웅! 당연하지! 징어공주님!"
저번 시내에 나갔을때 징어 생각이 나 500원을 주고 산 핑크큐빅이 박힌 싸구려 문방구 반지였지만 그걸 보고 좋아하는 징어에 나도 행복했었다
그러나 곧 김종현네 가족은 다른 동네로 이사갈 준비를 했다
이사가기 전 날 밤 우리 집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비의 짖는 소리가 안나서 나가자 징어가 문 앞에 주저앉아 서럽게 울며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사 가면 나비 너도 못보고 준면오빠도 못보겠지?"
"왈!"
"진짜 준면오빠랑 가치 이꾸싶은데 흐으.."
서럽게 울며 내 이름을 부르던 징어에 태어나 처음으로 절망과 허무함을 느꼈었다
가기 전 징어는 나를 쳐다보며 제 손에 낀 반지를 나에게 보였었다
'오빠 꼭 갖구있을게'
입모양으로 말하고는 등을 돌렸던 징어였다
2년간 함께했던 내 첫사랑은 내 나이 12살에 끝이 났다
그 후 서울을 가겠다며 2시간이 걸리는 시내에 있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며 결국 서울의 한 대학교 경호학과에 입학했다
물론 전문적으로 경호를 할건 아니었지만 누군가를 11년전 그 누군가를 지켜주고싶다는 생각이 조금 더 발전해왔던 것 같다
"야 내 친구가 경호원 한명이 필요하대"
"경호? 난 그런거 전문적으로 안한다니까"
"야 친구 좋다는게 뭐야"
이럴때만 친구지 툴툴거리며 알았다고 하자 금세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어 야 종현아"
종현이란 이름을 듣자마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구했다 내 친구가 니 동생 경호해주겠대"
"여기? 여기 그 칵테일바"
종현과 동생 설마하면서도 기대감을 숨길 수는 없었다
"야 진짜 어떤 고마운 분.."
"..."
"..."
문을 열어재끼고 들어온 김종현과 눈이 마주치고 침묵이 흘렀다
"김준면?"
"응"
"야 진짜 김준면이냐?!?"
방정맞게 달려와 나를 껴안는 김종현에 피식 웃자 친구놈이 벙져 쳐다봤다
"아는 사이야 둘이?"
"내가 예전에 내 제일 친한 친구새끼있다 했잖냐 걔가 얘야"
자랑스럽다는 듯 어깨에 팔을 두르는 김종현에 불안했던 기대감이 안도와 편안함으로 바뀌었음을 느꼈다
"근데 얘가 왜 여깄냐"
"준면이 경호학과라서 내가 도와달라했지"
"그럼 얘가..?"
나를 이리저리 훑어보는 김종현의 머리를 툭 치자 배시시 웃는 김종현이었다
"징어 기억나냐?"
"..."
"안날리가 있겠냐"
씨익 웃으며 내 어깨를 툭 치는 김종현에 김빠진 웃음을 짓자 김종현이 속삭인다
"도와줄게 니 그 11년 간의 첫사랑"
| 사실 조력자가 따로 있었죠 |
| 그게 저 정력왕 김종현이곻ㅎㅎㅎ 이건 딱 저 본편 바로 전까지의 과거 번외편입니당 2.5편이 그 마지막! 본편 내용과 거의 비슷하지만 순수한 '척'을 한 준면이의 입장과 생각이 담긴 편이에요
이번 편만 불마크가 아니네요 이번 편은 순수하고 11년간 지켜오던 준면이의 첫사랑에 대한 얘기에요
종현이는 여자만 밝히는 그런 애가 아니에요 아 그리고 종현이란 이름에 깨달으신 분들 몇 있겠지만 샤이니 김종현에서 얻어온 이름이에옄ㅋㅋㅋㅋㅋㅋ
나머지 번외편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양이 너무 과도하게 많아서 읽기 싫어하실까봐 나눈건 비밀~♥
아 그리고 준면이 시점 번외편은 전개가 좀 매우 빠르실 수도 있어요 주절주절한게 아니라 시간변화가 조금씩 포함되어있어요@_@ 그건 주의해주시면서 읽어주세요!
|
![[EXO/김준면] 보디가드 번외-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2422/0dfa3a025826d8239bcb520369b5b966.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