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친구 정호석을 향한 애잔보스 짝사랑 썰.ㅌㅌ
(사랑>>>>>>>넘사벽>>>>>>>>쪽팔림)
누군가 지금 김탄소 니가 가장 열중하고 있는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탄소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할 수 있었음. 바로 탄소의 오빠 친구인 정호석임!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지금부터 설명하도록 하겠음.
탄소에게는 위로 한명의 오빠가 있음. 그런 탄소에게 오빠가 있어서 부럽다고 하는 친구들도, 또 많이 싸우지 않냐고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탄소는 둘 중 어느 것에도 공감하지 못했음. 그건 탄소와 탄소의 오빠는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는 남매라 그런지 별로 싸우는 일도 없었고, 그렇다고 친한 접점도 없었기 때문임. 둘은 그냥 집에서 밥 먹을때마다 간간히 대화하는 매우 삭막한 남매 관계였음. (물론 사이가 안 좋은건 아님, 싸울땐 제대로 싸우기도 함. 단지 그 횟수가 남들 남매보단 적을 뿐임. 그러니까, 그냥 단지 서로에게 놀라울 정도로 관심이 없는거임ㅋ) 하지만 최근들어서 탄소가 자신의 오빠에게 아양을 부리며 대화를 거는 나날들이 늘어났는데, 그 이유는 바로 며칠 전 탄소의 오빠가 집으로 데려왔던 한 친구 때문이었음. 그 날, 탄소는 꿀같은 주말을 보내고자 핸드폰으로 보고싶은 영화를 왕창 다운받아 놓고 사온 팝콘을 곁들여 먹으려고 전자렌지 앞에 서 있었음. 근데 바로 그때 탄소의 오빠가 집으로 돌아온거임. 탄소에게 말도없이 옆에 한 친구를 데리고서! 잠깐 여기 서 있어봐, 야 김탄소 있냐?!!!!!!!! 전자렌지 안에서 타닥대는 팝콘의 하모니를 황홀하게 듣고 있었던 탄소는 오빠가 우렁차게 외치며 탄소의 흔적을 찾아 집 안을 뒤지기 시작하는 발소리가 들리자 인상을 팍 찌푸렸음. 저 미친놈이 또 왜저래; 빨리 가지고 방으로 가야지ㅡㅡ 탄소는 속으로 짜증을 내며 오빠를 무시했지만, 곧 탄소의 오빠가 탄소를 발견하곤 주방에 있던 탄소 앞에 섰음. 야 내 친구 옴ㅋ 너 인사할래? 그렇게 코를 후비며 탄소에게 말하는 오빠의 추태에, 탄소는 온갖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미친거 아니냐며 오빠 지금 내 꼴보고 일부러 그러는거냐면서 됐다고 하곤 마침 다 된 팝콘을 끌어안고 방으로 뛰어 들어와 버렸음.
"아 친구를 데려올 거면 먼저 나한테 말을 하던가ㅡㅡ 진짜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놈; 이따가 죽었다 넌"
탄소는 오빠로 인해 매우 언짢은 기분을 애써 진정시킨 채, 침대에 누워 영화를 보기 시작했음. 그때 탄소가 선택한건 매우 달달한 로맨스 영화였는데, 탄소는 영화를 보는 동안 차마 가만히 있고는 못 배길 극강의 달달함에 몸부림치며 팝콘을 쉴틈없이 주먹으로 퍼먹었고, 당연히 그러니까 팝콘이 탄소의 예상보다 너무 빠르게 동이 나 버렸음. ㅡㅡ헐. 그리고 탄소는 팝콘을 먹으려고 봉지 바닥을 쓸었지만 느껴지지 않는 팝콘에 짜증을 내며 봉투를 구겼음. 오빤 방에 갔겠지? 탄소는 매서운 눈초리를 빛내며 맛있는 팝콘을 다시 튀겨올 생각으로 방문을 조심스레 열었음. 근데 이게 웬일? 오빠와 오빠 친구가 방에 가서 친구랑 놀고 있을거라고 생각한 탄소의 생각과는 반대로, 오빠가 데려왔다던 그 친구가 떡하니 거실 쇼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님? 탄소는 자신에 눈에 보이는 낯선 뒷통수에 황당해하며 발걸음을 멈췄음. 뭐여;탄소는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게 그 단정한 뒷통수를 바라봤고, 곧이어 들리던 탄소의 방문이 닫히는 소리에, 말 없이 티비를 보고 있던 오빠의 친구가 탄소 쪽으로 고개를 휙, 하고 돌렸음.
"...?"
????? 미친;개잘생겼어; 그게 바로 탄소가 자신과 눈이 마주친 호석이를 처음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었음. 오빠 친구 중에 저렇게 귀엽고 잘생긴 남자가 있었단 말이야? 탄소는 생각지도 못한 잘생긴 오빠 친구의 습격에 얼이 빠진 얼굴로 그 자리에 못박힌 듯 몇초간 가만히 서있기만 했음. 내가 외롭다고 잘생긴 친구 없냐고 할때는 득달같이 없다고 하더니ㅡㅡ 그리곤 탄소는 전부터 이어졌던 오빠의 뻔뻔한 구라에 순간 열이 받았지만, 그걸 표정으로 내보이진 못하고 습관처럼 손가락만 뚜둑였음. 이렇게 데려올거면서 금방 들킬 구라를 대체 왜 치는거야? 탄소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오빠를 잘근잘근 씹으며 눈을 깜빡였고, 아직 그때까지 탄소를 쳐다보고 있던 호석이에 급하게 다시 표정관리를 하고나서 꾸벅, 인사를 건넸음.
".....ㅎ.....안녕하세여 오빠 ^^!"
탄소는 아침에 머리를 감은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인사를 건네곤 자기도 모르게 두 손을 공손히 앞으로 모은 채 꾸벅, 고개를 숙였음. 그리고 탄소는 바로 고개를 들고 호석이를 바라봤는데, 탄소는 순간 그만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바라본 채 활짝 웃고 있는 호석이의 얼굴에 침을 질질 흘릴 뻔 한걸 겨우 참았음. 그도 그럴게, 호석이가 그런 탄소를 마치 귀여운 여동생을 보는 것마냥 꿀이 뚝뚝 떨어지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임.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탄소의 시점에서 서술한 묘사임.) 웃는 얼굴 완전 이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탄소는 바보처럼 입을 벌린 채 호석이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호석이는 그런 탄소를 향해 특유의 사람 좋은 웃는 얼굴을 하더니 갑자기 붕붕, 손을 흔들었음.
"안녕 안녕~ 탄소 맞지? 미안, 잠깐 실례 좀 할게!"
아아, 내 님은 어떻게 저렇게 예의도 바르실까.... 호석이를 바라보는 탄소의 두 눈이 하트로 변해갔음. 어떻게 안 반할 수 있었겠음? 그렇게 말하던 호석이는 정말 햇살 같이 웃고 있었는데ㅠㅠㅠㅠ! 그래서 탄소는 바로 그때 결심했음. 저 멋진 오빠를 반드시 내 남자로 만들고 말리라! 그리고 그때부터 탄소의 오뚝이 인생이 막을 올리기 시작한거임. 물론 일단 정확히 호석이를 처음 만났던 그 날은 탄소가 (끈질기게도) 부엌으로 가서 팝콘을 하나 더 튀긴 후, 방으로 오고 갈 때 호석이와 잠깐 대화를 했던게 다 였기 때문에 그 날은 그냥 그렇게 별 진전이 없는 채로 호석이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음. 그래서 정확히는 그 날 이후부터 사랑에 눈이 먼 탄소는 두 눈을 빛내며 오로지 호석이를 위한, 호석이에 의한 길고 긴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거임.
"오빠!!!!!!!!!!!!!!나 저 오빠 전번좀!!!!!!!!!!!!제발!!!!!!!!!!!!"
아마도 그게 호석이가 집을 나가자마자 집 안을 울리던 그 우렁찬 탄소의 외침이 출발점 이었을거임. 탄소는 김칫국부터 들이마신 채 뭐라고 선톡을 하면 좋을까 설레이면서 오빠의 방문을 격하게 열었고, 그렇게 소리친 탄소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오빠의 얼굴을 보는 순간 아차, 했음. 그게 탄소가 예상치 못했던 큰 변수였음. 바로 탄소의 오빠. 그게, 호석의 전화번호를 알아 탄소가 선톡을 하려면 먼저 탄소가 오빠에게 호석의 전화번호를 물어봤어야 했는데, 탄소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던거임. 저 웬수같은 오빠놈이 순순히 맨입으로 도와줄 인간이 아니란걸. ㅋ알려주면 너 나한테 뭐 해줄래? 그 말대로, 탄소가 간절한 눈빛으로 오빠의 방문 앞에 서서 호석이를 언급하자 재밌다는 듯 씨익 웃던 탄소의 오빠는 참말로 야비하지 그지없었음. 그리고 그 뒤부터 탄소는 아주 철저하게 오빠의 발닦개가 되어야만 했음. 지 바로 앞에 있는 리모콘 좀 가져와 부터 지 먹을 라면 끓여줘, 오밤중에 부르더니 하는 말이 방 불 좀 꺼줘, 탄소가 어디 나갔다 오기만 할 때면 카톡으로 이거 사와라, 저거 사와라 등등.... 그런 고통의 나날들이 거의 일주일 가까이 이어졌음.
(위 짤방 = 탄소 마음)
탄소는 오빠의 철저한 발닦개로써의 삶이 길어지면 길어 질수록 불만이 폭주했지만, 탄소가 그걸 조금이라도 오빠에게 내뱉으려고 할 때면 탄소의 오빠는 항상호석이의 전화번호가 필요없냐는 식으로 들먹거리며 이죽거리곤 했음. ㅎㅎ망할놈 같으니라구! 그렇게 탄소는 어언 일주일 하고도 3일이 더 지난 후에야 겨우 오빠라고 부르기도 싫은 개노무 자식에게 호석이의 번호를 겟또할 수 있었음. 그래, 줬으니까 내가 참는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탄소는 분명 전화번호를 받고 순순히 돌아가려고 했었음. 하지만 똥멍청이같은 탄소의 오빠는 그런 탄소를 가만히 냅두질 않았음. ㅋ좀만 더 부려먹으려다가 착한 내가 참는다~ 그리곤 그렇게 말하는 탄소의 오빠에, 탄소는 비로소 ##오빠에게 쌍욕을 내뱉고 말았음. 그리곤 분노에 휩싸여 안절부절 못하던 탄소는 오빠의 방 주위를 둘러보다 요즘 탄소의 오빠가 열중하고 있는 통기타 줄을 냅다 자신의 방에서 가져온 커터칼로 댕강 끊어버리곤 방으로 도망쳐 나왔음. 아악!!!!!!!!!!!!!!!!!김탄소 미친!!!!!!!!!!!!!!!!!!!! 그리고 그렇게 탄소는 경악하는 오빠의 비명소리를 무시한 채 두근대는 마음으로 호석이에게 선톡을 날렸음.
안녕하세요 오빠ㅎ 잠근 방 문이 이상하게 시끄러웠지만, 탄소는 신경쓰지 않은 채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호석이의 답장만을 기다렸음. 그리고 호석이는 마침 폰을 만지고 있었던건지, 곧 얼마안가 빠른 답장이 도착했음. 답장왔다! 탄소는 급하게 화면으로 눈을 돌렸고, 온 몸에 둘둘 두르고 있던 이불을 격하게 재꼈음. 엥? 누구야? 참으로 호석이 다운 답장이었음.
"엥? 이래ㅠㅠㅠㅠㅠㅠㅠㅠ답장도 자기처럼 귀엽게 보낸다 진짜"
이미 호석이의 모든 것이 귀엽게 보이기 시작한 탄소는 호석이의 답장을 육성으로 읽으며 침대 위에서 온갖 난리 부르스를 치기 시작했음.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린 탄소는 톡을 이어가기 시작했음. 생각보다 호석이와의 톡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갔음. 뜬금없는 친구 동생인 탄소의 톡에도 상냥하게 하나하나 답장을 해주던 호석이에, 그래서 탄소는 더 반할 수 밖에 없었음. 탄소와 호석이는 전화까진 아니더라도 종종 그렇게 문자를 주고 받았고, 가끔가다 탄소의 집에 호석이가 놀러오기라도 할 때면 같이 거실에서 영화를 보며 수다를 떠는 둥 (오빠도 함께ㅡㅡ) 나름대로 친한 동생 오빠사이로 발전해갔음. 물론, 호석이가 먼저 탄소에게 선톡을 하는 날도 눈에 띄게 늘어났음. 탄소는 부담스럽게 처음부터 직구로 들이댈 생각은 아니었기 때문에, 천천히 다가갔음. (탄소의 기준으로) 예를들면, 그렇게 (계획적으로) 기다리다가 가끔 친구에게 버림받았다는 식으로 징징거리며 호석이와의 영화 관람권을 겟또하기도 했다던가? ㅎ그리고 바로 저게, 탄소가 처음으로 정식으로 호석이와의 데이트를 쟁취해냈던 날이었음.
"그렇게 보고 싶었던 영화였어? 영화 제목이 뭔데? 음, 그럼 탄소 너만 괜찮으면 오빠가 친구 대신 같이 보러 가줄까? 아냐아냐, 마침 요즘 시간도 남고 나도 영화 본지 오래됐으니까 나야말로 고맙지. 탄소는 언제 시간 돼?"
내일 당장도 됩니다! 마음만 같아선 탄소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진정해야한다며 자신을 달래곤 정확히 사흘 뒤로 날짜를 정했음. 탄소는 꿈만 같았음. 비록 가슴 속에서 계속 얼마 남지 않은 양심이 호석이에게 거짓말로 명분을 만든걸 콕콕 찔러왔지만, 탄소는 애써 외면한 채로 그 날밤은 설렘에 몸을 맡길 수 있었음. 그리고 대망의 당일 날이 다가왔음. 탄소는 몇시간 전부터 평소엔 쓰지도 않는 향수를 뿌려가며 꽃단장을 하기 바빴고, 얼마 안가서는 거의 두시간 가까이 준비가 너무 일찍 끝나버려서 근처 카페에서 뭐라도 마시면서 기다릴 생각으로 밖을 나왔음. 탄소는 신나는 마음으로 카페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고, 딱히 할 일도 없었던지라 금방 좋아하는 음료수를 주문한 다음 핸드폰을 꺼내 어젯 밤 호석이와 약속시간을 정하려 톡으로 대화했던 내용을 마치 한마리 덕후의 마음으로 재탕하기 시작했음.
"어쩜 내 남자는 말도 이렇게 이쁘게 하냐능"
그렇게 하나씩 보다보니 시간도 훅훅 가서 이제 남은 약속 시간까진 30분도 채 남지 않게 됐음. 그리고 그제서야 탄소는 자신의 일부인 마냥 들고 있던 핸드폰을 내려놓곤 얼음이 다 녹아서 밍밍해진 음료수를 마시며 창 밖을 바라봤음. 왜, 티비나 영화에서 보면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자의 모습같은 별 쓸데없는 로망같은 거 있지않음? 탄소는 그런 생각을 하며 괜히 혼자 민망해 했다가, 실실 웃었음. 오빠! 저 역 근처 카페에 있으니까 거기로 오세요! 그리곤 탄소는 호석이가 혹시나 헤메일까봐 먼저 톡을 보냈고, 곧 알겠다는 답장이 온 걸 확인하고 나서야 탄소는 큰 걱정 없이 호석이가 오기만을 기다릴 수 있었음. 그리곤 아마 거기서 한 십분정도 지났을까, 창밖을 보고 있던 탄소의 눈에 호석이가 들어왔음. 어? 하지만 호석이의 등장이로 순간 밝아졌던 탄소의 표정이 갑자기 순식간에 굳어졌음.
"뭐야? 옆에 저 여잔 누구야?"
그랬음. 호석이의 옆에는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 한명이 있었던 것임. 둘은 카페 근처 신호등 쪽에서 한동안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탄소의 눈에는 둘의 그 모습이 퍽이나 다정해 보였던 것임. 물론 여자가 워낙 이뻐서 선남선녀로 보인 것도 한몫했음. 무튼 이글거리는 탄소에 눈에 비췄던 여자와 호석이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대화를 하다가 곧 인사를 하는 것 처럼 서로 손을 흔들었음. 하지만 그 뒤 이제 헤어지려나보다, 하고 생각하던 탄소의 두 눈이 더 격하게 불타올랐는데, 그 이유는 바로 여자의 뜬금없는 스킨십 때문이었음. ㅡㅡ얼씨구? 탄소의 입꼬리가 경련을 일으키며 올라갔음. 그리고 여자는 호석이를 보며 한참을 입을 가리며 웃다가, 호석이의 어깨를 약하게 치더니 연락하라는 제스쳐를 취하며 호석이를 자신과 반대 방향으로 멀어졌음. 호석이는 웃는 얼굴로 잠시 여자를 바라보다, 핸드폰을 꺼내보더니 탄소가 있는 카페쪽으로 건너오기 시작했음. 하지만 호석이가 오고 있음에도 탄소는 얼굴을 필 수가 없었음.
옆에 있던 예쁜 여자는 대체 누구고, 저 다정한 기류는 또 뭐야?ㅡㅡ 저번에 우리집에서 같이 영화봤을 땐 분명히 여자친구 없다고 했었는데? 구라였나? 아니면 썸타는 여잔가? 그렇게 생각하는 탄소의 얼굴이 근심으로 얼룩져갔음. 그리고 그 때, 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호석이가 카페 안으로 들어왔음. 호석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탄소를 찾는 듯 카페 안을 잠깐 두리번 거리다가, 곧 힘없이 앉아있는 탄소를 발견하곤 활짝 웃으며 다가오더니 맞은편 자리에 앉았음.
"왜 이렇게 일찍 나와있어? 나름대로 일찍 오겠다고 온건데, 많이 기다린건 아니지?"
그리곤 다정하게 웃으며 탄소에게 인사를 건네는 호석이에, 탄소는 괜히 더 부루퉁한 얼굴로 꾸벅, 고개를 숙였음. 탄소는 이미 망쳐버린 기분에 정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었음. 하지만 기껏 잡은 첫 약속인데, 그것도 영화! 아녀, 완전 많이 기다렸는데요. 결국 탄소는 표정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못한 채 호석이에게 툴툴거리며 말했음. 호석이는 당연히 뭔가 불만이 많아 보이는 탄소의 표정에 당황하는 듯 했음.
"정말? 연락하지 그랬어, 그럼 더 빨리왔을텐데. 진짜 미안, 근데 탄소야 너 무슨 안좋은 일 있었어? 얼굴 빛이 안좋다."
에? 아니에요. 호석이의 걱정어린 물음에, 탄소가 아니라는 듯 느리게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표정관리를 했음. 사실 약속 시간도 탄소가 혼자 설레이다가 너무 일찍 와서 카페에 들어와 기다린 것 뿐, 호석이가 미안하다고 사과할 일은 결단코 아니었음에도 호석이는 부루퉁한 탄소의 말에 안절부절 못하며 먼저 사과를 했음. 혹시 어디 아파? 쉬어야 하는데 내가 억지로 불러낸거 아니야? 또 그렇게 말하는 호석이는 정말로 너무 미안해 보이는 얼굴이라, 탄소는 오히려 더 미안함에 고개를 저어야 했음. 탄소는 호석이에게 방금 그 여자는 누구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괜히 겁이났던 탄소는 애꿎은 빨대만 휘휘 저었음. 지금까지 보아왔던 호석이의 타입으로 봐선, 나같은 친한 여동생이 갑자기 고백하는걸 조금 많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서 그런 것도 있었음. 같이 온 여자는 여자친구냐며 늘 그렇듯 장난식으로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 왠지 정말 그렇다고 할까봐 탄소는 입이 떨어지질 않았음. 그래서 지금같은 기분에 물어보게 된다면, 완전히 직구가 될텐데, 탄소가 아는 호석이는 워낙 순한 사람이니까, 아마 그렇게 탄소가 직접적으로 관심을 표현했다간 어설프게 돌려 거절하곤 평생 어색해져서 못 볼사이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음. 아니에요ㅠㅠㅠ저 안 아파요 괜찮아요! 결국 탄소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시간 늦겠다며 영화나 보러가자는 식으로 호석이의 팔을 잡아 끌었음. 호석이는 그런 탄소가 신경쓰이는 듯, 몇번 걱정스레 바라보다가 곧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어오는 탄소에 안심한 듯 얼굴을 풀곤 평소처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음. 워낙 아슬아슬하게 예매했던 시간이라, 둘은 영화 표를 뽑고 바로 영화관에 들어갈 수 있었음. 그렇게 호석이와 탄소는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서 영화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음. 소근소근 이어지던 대화가 끊기고 얼마 후, 탄소는 힐끗 호석이를 쳐다봤는데, 호석이는 누구랑 문자를 하는지 어이없다는 양 피식피식 웃으며 누군가와 톡을 하고 있었음. 탄소는 매우 신경쓰였지만, 애써 모른척하며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얼마안가 호석이가 그런 탄소의 어깨를 콕콕 찔렀음. 왜요? 탄소는 고개를 돌려 호석이를 바라봤음.
"탄소야 나 잠깐 통화 좀 하고 올게! 금방 올거야, 미안해, 진짜 금방 올게."
탄소가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몇번이고 미안하다고 속삭이고 나서야 호석이가 자리에서 일어났음. 뭐지? 아까 그 여잔가? 탄소는 아닐 수도 있는데도 괜히 찝찝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음. 몇분 지나지 않아서 호석이는 다시 자리에 돌아왔지만, 탄소는 그 통화와 톡의 주인공이 누군지에 정신이 팔려 결국 영화가 시작하고 끝날때까지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음. 결국 영화관을 나와서까지 탄소는 찝찝한 표정을 거두지 못했고, 재밌었다는 호석이의 말에도 도통 집중할 수가 없었음. 이 상태로 집에 간다면, 왠지 호석이의 얼굴을 다음부터 제대로 못 볼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음. 탄소가 갑자기 말이 없어지니까 옆에서 호석이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탄소는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고민하다가 결국 발걸음을 멈추곤 조심스레 입을 열었음. 오빠! 그러자 호석이 역시 탄소를 따라 자리에 섰음. 그리곤 탄소는 자신을 향해 의아한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호석이를 향해 에라 모르겠다, 하곤 눈을 꾹 감고 소리쳤음. 오빠 혹시 여자친구 있어요?!
"....응? 어, 나? 없는데..."
그러자 얼떨결에 대답한 것처럼 어버버하며 말을 잇던 호석이의 두 눈이 땡그랗게 커졌고, 순간 둘 사이엔 몇초간의 짧은 정적이 이어졌음. 아씨; 망했다. 탄소가 속으로 중얼거렸음. 단 몇 초였는데, 탄소에게는 그 몇초간의 정적이 몇 분처럼 길게 느껴졌음. 탄소가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만 같았음. 또 눈치는 엄청 빠른 호석이는 이 상황을 벌써 파악하기라도 한 듯, 얼굴이 당황으로 얼룩져 가고 있었음. 그걸 지켜보던 탄소는 ㄹㅇ창피함에 얼굴까지 빨개졌지만, 이왕 망한거 차라리 궁금했던거 다 물어보고 끝내버리자, 란 식으로 호석이에게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음.
"그럼 아까 카페 앞에서 같이 있던 여잔 누구에요? 여자친구 아니면 혹시 오빠 썸타는 여자 있어요?"
미쳤지; 근데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눈에 뵈는게 없어서 탄소는 이글이글 불타는 눈으로 호석이에게 대답만을 요구했음. 호석이는 당황했음. 매우 당황스러워 보였음. 호석이는 탄소가 좋아하는 예쁜 두 눈을 깜빡거리며 한껏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만 뻐끔거렸음. 하지만 아직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탄소는 결코 거기서 멈추지 않았음. 심지어는 감정이 복받쳐서 그런지 두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음. 물론 탄소는 당황해서 울지 않으려고 눈에 힘을 뽝주고 있었지만, 눈물은 탄소의 볼을 타고 한방울씩 또르르를르르 흘러내렸음..☆★
"저 오빠 좋아하거든요? 진짜 처음 봤을 때 부터 좋아했다!!!!! 아 진짜 저 이렇게 고백하기 싫은데, 진짜로 짜증나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다 말할래요;"
욱욱거리며 탄소는 마치 오늘만 살 사람처럼 마구 고백을 내뱉었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탓에 호석이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음. 탄소는 결국 끝까지 고개를 들고 호석이의 반응을 확인할 수 없었음. 왜냐고? 탄소는 곧 밀려왔던 미칠 것같은 쪽팔림에 그대로 호석이를 두고 냅다 집으로 뛰어 가버렸기 때문임. 탄소는 그 날 이후 오빠로 부터 호구같은 내 동생이란 별명이 하나 생겼음. 아무래도 호석이가 탄소가 걱정되서 뭐라 말을 한 모양인데, 거머리 같은 탄소의 오빠는 속사정을 호석이한테 낱낱이 캐물어본 모양이었음. 야~~~~~~김탄소 패기 지리네!!!!!!! 이 오빠가 좀 도와줄까?!!!!!!! 근데 정호석은 너 같은 스타일 싫어한다!!!!!!!!! 탄소는 결국 오빠의 머리채를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대판 싸우고 말았음.
"나도 알거든?!!!!!!!!!!!!!!!!!!!!!!! 그러니까 당분간 나 건들지마 이 호구새끼야!!!!!!!!!!!!!!!!!!!!!!!!!"
탄소는 그렇게 한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았음. 탄소의 회복기간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음. 물론 상냥한 호석이는 그 날 당일 탄소에게 먼저 톡을 보내왔음. 하지만 볼 용기조차 그 날 모두 소진해버렸던 탄소는 방에 틀어박힌 이후 한번도 톡을 켜지 않았음. 문 밖에서 탄소의 오빠가 호석이를 빌미로 뭐라 유혹의 말을 건네도, 탄소는 듣지도 않은 채 그렇게 폐인처럼 며칠간을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음. 하루는 쪽팔림에 몸부림을 치기도 하고, 또 하루는 혼자 시작하고 혼자 끝난 애잔한 짝사랑에 감성돋게 눈물을 쏟기도 하는 심한 감정기복의 나날들이 이어졌음. 탄소는 호석이도 분명 인생을 살아 오면서 자신처럼 이렇게 추하게 고백한 사람은 처음일거라는 생각을 했음. ㅋㅋ...그런 점에선 평생 기억에 남겠네! 이미 무소유의 경지에 다다르게된 탄소는 그렇게 생각하며 점점 바스러져 가루가 된 멘탈을 추스려 가고 있었음. 그리고 그렇게 탄소의 멘탈 회복이 다 되어 갈때쯤, 탄소의 집에 호석이가 찾아온거임. 그때 탄소는 평소처럼 스물스물 방에서 기어나와 물을 따라 마시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바로 그때 탄소의 오빠와 함께 거실로 들어서는 호석이와 정면으로 마주쳐 버린 거였음.
"어, 탄소."
어쩌긴 뭘 어째, 탄소는 또 거기서 방으로 줄행랑을 쳤음. 탄소는 자신과 호석이의 사정을 다 알고 있었음에도 뻔뻔하게 호석이를 집으로 또 데려온 오빠의 행동에 빡퉁쳐서 폰으로 미쳤냐며 톡을 보냈음. 그러자 얼마 안가서 1이 사라졌고, 탄소는 뭐라고 대답하나 보자며 눈이 빠져라 답장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거실에서 믿을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음. 야!!!!!!!!!!!!정호석!!!!!!!!!!!!!! 김탄소 쟤 너 엄청 보고 싶었나봄ㅋ 그리고 그걸 들은 탄소는 정신 나갔냐며 미친듯이 톡을 울려댔고, 그럴때마다 탄소의 오빠는 청개구리라도 달여 마신 것 처럼 호석이에게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댔음. 저게 미쳤나? 탄소는 얼굴을 꾸깃꾸깃 구기며 결국 쾅, 소리나게 방문을 열었고, 거실에서 얄밉게 탄소를 바라보는 오빠를 향해 뛰어갔음.
"ㅡㅡ그만하라고 그만해 쫌 어?"
탄소는 그렇게 말하며 애써 오빠의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호석이를 못 본척 했음. ##그리고 탄소는 호석이에게 고개를 돌리기까지 수백번의 고민을 했음. 어떻게 인사 해야하지? 그냥 방에 들어가야 하나? 아니지 여기까지 왔는데 무시하면; 그럼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해야하나? 뭐라고 말해야 하지 어떡하지; 탄소는 그렇게 힐끔 호석이를 쳐다봤고, 눈을 땡그랗게 뜬 채 탄소를 바라보고 있는 호석에, 탄소는 결국 이제와서 체면 차리는 것도 이상하다는 생각에 그냥 바보처럼 헤실헤실 웃으며 먼저 호석이에게 인사를 건넸음. 오빠 오랜만이에요ㅎ....잘 지냈어요? 그렇게 탄소가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어색하게 웃자, 그런 탄소를 바라보는 호석이의 시선이 어쩐지 미묘하게 바뀐 듯 보였음. 어느새 탄소의 오빠는 니들끼리 잘 해보라며 자기 방으로 도주한지 오래였고, 거실엔 참기 힘든 정적만이 가득찼음. 먼저 인사를 건네긴 했지만, 어쩐지 평소와 다르게 상냥하게 대답해주지 않는 호석의 반응에, 탄소는 뻘쭘하기도 하고, 또 어색하기도 해서 고개를 푹 숙이고 호석이의 대답을 기다렸음. 그리곤 얼마안가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탄소의 귓가로 들려왔음.
"나한테 뭐 잘못한거 있어?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해"
응? 탄소는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호석이의 반응에 의아해하며 퍼뜩 고개를 들었음. 근데 그러다가 웃으며 탄소를 바라보고 있는 호석이와 눈이 정면으로 마주쳐서 탄소의 얼굴만 더 빨개졌음. 그리고 그런 호석이는 한참을 그렇게 말없이 생글생글 웃고만 있다가, 곧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음. ?뭐지? 탄소는 갑작스런 호석이의 행동에 눈을 꿈뻑거리며 다시 호석이를 바라봤고, 호석이는 핸드폰을 만지면서 뭔가를 머뭇거리는 듯 다시 어색하게 웃더니 곧 멀뚱히 서있는 탄소에게 대뜸 핸드폰을 내밀었음. 그리고선 하는 말이,
"탄소야, 너 내가 그 날 보냈던 메세지 아직도 안봤지?"
탄소는 뜬금없는 호석이의 말에 네? 라며 눈 앞에 내밀어진 핸드폰을 바라봤고, 곧이어 호석이가 그런 탄소를 바라보다가 말했음. 탄소 너가 계속 안 읽어서 나 요 며칠간 되게 창피했었단 말이야. 그러면서 정말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는 호석이를, 탄소는 핸드폰과 호석이를 번갈아 보며 어버버댔음. 헐; 네? 오빠 진짜요? 이거 뻥 아니죠? 그리고 탄소는 두 눈을 벅벅 문지르며 호석이에게 재차 확인을 했고, 호석이는 말 없이 살짝 웃더니 그런 탄소의 눈 앞에 내밀고 있던 핸드폰을 잠시 흔들대다 다시 스윽 주머니에 넣고는 괜히 머쓱한지 자신의 뒷머리를 긁적거렸음. 그리곤 호석이가 다시 탄소를 향해 입을 열었음.
"솔직히 말해서 탄소 널 연애 감정을 가지고 본 적은 한번도 없었어, 진짜. 있었으면 나 네 오빠한테 맞아 죽었어"
탄소는 왠지 이상하게 단호한 호석이의 말에 오히려 더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음. 호석이의 말만 들었다면, 지금 연애 감정 1도 없다고 나 돌려 까이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겠지만, 앞에서 호석이가 탄소에게 보여줬던 톡 때문에 탄소는 정말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호석이의 뒷말만을 기다렸음. 그리고 곧 이어지던 호석이의 웃음기 섞인 말에, 탄소는 결국 두 손으로 빨개진 얼굴을 가린 채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음.
"근데 나도 노력해 볼게. 물론 지금 당장 대답은 못하는데, 나도 탄소에 대해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게. 이거 말하기까지 일주일이나 걸렸네. 미안해, 근데 탄소 너도 내 톡 안보고 피했으니까, 쌤쌤이다?"
호석이는 어느새 주저 앉아있는 탄소의 앞에 같이 쭈구려 앉아 있었음. 탄소는 그제서야 얼굴을 가린 손을 풀고 눈앞에 있는 호석이를 바라봤고, 호석이는 그런 탄소를 향해 늘 그랬던 것 처럼 활짝 웃어줬음. 영화관에서 너 그렇게 보내고 계속 마음 쓰였었는데, 이제야 푸네. 그렇게 말하는 호석이의 얼굴이 어쩐지 평소보다 밝았음. 하지만 탄소는 아직 웃을 수가 없었음. 물론 지금 이 상황이 꿈만 같았지만, 탄소에겐 아직 찝찝한 일이 남아있었기 때문임. 바로 그 날, 카페에서 함께 있었던 여자의 존재말임. 탄소는 1초정도 말해야 할까 깊게 고민했지만, 이렇게까지 되버린 일, 탄소는 매우 비장하게 말 문을 열었음.
"근데 오빠, 그 날 카페 앞에서 같이 있던 여자는 누구에요?"
그러면서 탄소는 나 불안해요, 라는 표정을 대놓고 드러낸 채 호석이에게 답을 요구했음. 응? 여자? 그리고 호석이는 그런 탄소의 뜬금없는 물음에 의아한 듯 갸웃거리며 탄소가 한 말을 되짚어 보는 듯이 한참을 뜸을 들였음. 아! 그리곤 얼마안가 호석이가 이해했다는 듯이 씨익 웃었고, 잠시 그런 탄소를 귀엽다는 양 바라보는가 싶더니 곧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음.
"그거 우리 누나 말하는거 맞지?"
?
".....? 네? 누나여?"
???????누나? 탄소는 맹하니 호석이를 바라보며 되물었음. 응, 우리 누나. 그리고 호석이는 그런 탄소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말해줬음. 하지만 여전히 이해를 하지 못하는 듯 눈만 꿈뻑거리는 탄소의 얼굴에, 호석이는 호탕하게 한번 웃더니 탄소의 머리를 헤집 듯이 헝크러 트렸음. 악, 내 머리! 탄소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내지르면서도 갑작스런 호석이의 스킨십에 얼굴을 붉혔음. 그리곤 호석이의 말이 이어졌음.
"그 날 잠깐 일이 있어서 만났었어. 근데 내가 바로 약속 있다고 하니까 누구냐고 엄청 놀리더라, 헤어지고 나서도 중간중간 문자에, 전화에. 그래서 결국 전화로 따끔하게 한마디 했었어. 왜, 탄소 너랑 영화관 들어갔을 때 나 광고 중간에 잠깐 통화 받으러 나갔었잖아."
그리고 그 말을 듣는 탄소는 진심으로 어이가 없다는 듯 허허허 웃었음. 그러고보니 언젠간 호석이가 탄소에게 위로 한명의 누나가 있음을 얘기해 줬던 것 같기도 했음. ㅎㅎ김탄소 나가 죽어라...... 탄소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며 별 쓸데없는 일에 약 일주일간 극한의 감정소모를 했던 자신에 대한 짜증이 울컥울컥 밀려 올라왔음. 근데 또 그럼과 동시에 탄소는 자신이 우려했던 바가 사실이 아님에 가슴을 쓸어내렸음. 짜증은 나는데 기쁘고, 기쁜데 이상하게 눈물나고, 아무튼 탄소는 혼돈의 카오스였음. 오빠 진짜 좋아해요ㅠㅠㅠㅠ 그래서 결국 탄소는 에라 모르겠다, 란 식으로 울먹거리며 말했고, 호석이는 갑작스런 탄소의 고백에 당황한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탄소를 바라보다가, 다시 방긋 웃으며 탄소의 머리를 쓰다듬었음. 그리곤 저번 영화관에서완 달리 뭔가 몽실몽실해진 둘 사이의 분위기에 탄소의 얼굴이 또 붉어지려던 그 순간, 탄소의 오빠 방 문너머로 깐족대는 소리가 들려왔음. 야~~~~~남의 집에서 잘 하는 짓이다~~~그리고 김탄소 너 적당히 좀 해라~~~정호석 불쌍하지도 않냐? 탄소는 여전히 도움이 안되는 오빠의 얄미운 목소리에 인상을 팍 구겼고, 토끼처럼 눈을 댕그랗게 뜨고 있던 호석이는 뭐가 웃긴지 웃음을 터트렸음. 탄소는 분위기 브레이커 오빠에게 깊은 살의를 느꼈지만, 곧 호석이가 환하게 웃고있는 모습에 다시 빵끗 웃었음.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웃고 있던 탄소는, 곧 이어지던 호석이의 말에 모든 행동을 멈추고 말았음. 그리곤 탄소는 그제서야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음.
"그럼, 두번째는 내가 먼저 해야겠네? 이번에 또 새로운 영화 나왔던데, 같이 보러가. 그리고 이번엔 영화 보고 나서 나 놔두고 그냥 뛰쳐 나가지 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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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몇일 만이죠 우리? 10일만인가.........죄송해요 늦게와서ㅠ^ㅠ 네 변명을 하자면 저 징계먹어서 글 못썼어여.....이번에 점검하고 풀린거에여.......헷 그리고 슬럼프도 왔었어여......글 엄청 안써지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힝 용서해줏메..... 그리고 저번화에 작가의 말에서 찡찡대니까 위로해주셨던 상냥한 우리 독자님들....사랑합니다ㅠㅠㅠ다시보니까 진짜 그냥 dog 찡찡이더라구요 죄송해여..ㅎ 무튼 이번엔 호석이었습니다! 아 드디어 남준이 한명 남았다! 빨리 끝내고 장편 글 연재하고 싶다....후...... 글 얘길 조금 하자면 호석이가 마지막에 보여줬던 톡 내용 공개 안됐쟈냐여ㅎ 그건 그냥 여러분의 상상에 맡길게여 헷 그리고 탄소가 호석이한테 고백하고 냅다 도망쳐 나왔을때 혼자 남은 호석이는 한참을 상황파악을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고 합니다.... 요약해서 보는 탄소가 일주일간 폐인짓 하고있을 때 호석이 심경변화 벙찜 > 상황파악중 > 당황 > 얼굴 빨개짐 > 되짚어봄 > 진지해짐 > 톡 > 기다림 > 답장 안옴 > 당황 > 탄소 오빠한테 에쏘에쓰 > 집찾아감 > 해피엔딩^ㅁ^ 입니다. 그리고 저 중간에 탄소 오빠에게 에쓰오에쓰를 청했을때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어여 탄소 오빠는 글만 보면 넌씨눈이지만 사실 뒤에서 호석이와 탄소를 이어주고자 많은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흥헤롱 오빠 저 뒤에 호석이와 어떻게 됬을지는 역시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 에휴 그럼 전 남쥬니 쓰러갈게여 빠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