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02.
블랙리스트: 감시가 필요한 위험인물들의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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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다 했나?"
[당연하죠, 제가 아주 끝내주는 놈으로 잡았습니다.]
"일 처리는 확실히 했고?"
[당연한 거 아닙니까. 저 이 일만 8년째입니다, 형님.]
둘 사이의 알 수 없는 대화가 오갔고 곧 상대편 남자의 확신이 차있는 말에 남자는 씨익 웃어보였다. 그래, 8년째인데 일 못하면 목숨이 아까운 거지. 남자는 장난으로 말한거였겠지만 실제로 일처리를 잘하지 못한 부하를 화가 나 그 자리에서 죽여버린 남자였기에 상대편 남자는 그 말이 곧 살기로 느껴져 입을 꾹 다물고 있었고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걸친 사내는 전화 너머로 말하였다.
"그새끼 여기로 보내. 빨리 끝내자, 나 인내심 없는 거 알잖냐."
네,형님! 이라는 말과 함께 전화가 끊겼고 남자는 전화를 옆에 앉아있는 부하녀석에게 던지듯 주곤 입에 담배 한개피를 물었다. 입과 코에서는 회색빛 나는 연기들이 흘러나왔고 남자 옆에 있던 세네명의 남자들은 그에 익숙한 듯 고개를 아래로 깔고 앉아있을 뿐이었다.
블랙리스트 02.
아직 나를 못 본건지. 아니면 내가 있다는 걸 알아도 무시를 하는건지. 녀석은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하늘만 바라보았다. 뭐, 이게 나한텐 더 좋은 걸수도.
솔직히 내가 원하는 상황은 이 녀석을 잡아서 손에 턱하니 수갑을 채워 자랑스럽게 서에 데리고 가는 거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지금 난 여자야. 쪽수는 1대1이고. 경찰들 몇 명이 몇 년동안 허탕치고 있는 녀석들 중 하나인데 나 혼자 이녀석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괜히 나섰다가 더 상황만 악화시키면 시켰겠지. 난 아까와 그 자세로 가만히 머리만 구르고 있을 뿐이었다. 더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저새끼가 눈치는 물론이요 미친년으로 볼 게 뻔하기에 나는 여기를 자연스럽게 빠져나가야 했다. 여기서 도망치듯 뛰면 저 놈이 당연히 이상하게 볼 거고.. 최대한 길 잘못 찾아온 사람처럼 천천히 여유롭게 가자.
"여기 제한구역인데."
내가 마음 속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기도 전에 내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내가 움찔 거리며 뒤를 돌아보자 아까와 같은 포즈로 녀석은 내게 말만 전할 뿐이었다.
"여기 사람들이 안 다니는 곳이라고. 괜히 귀찮게 물어보지 말고 알았으면 나가."
아까 전 내가 길을 물어보려고 녀석에게 다가가는 걸 눈치 챘었는지 녀석은 선수채기를 하며 내게 말해주었고 나는 얼떨결에 감,감사합니다. 라는 어리숙한 말과 함께 그 곳을 빠져나왔다. 후, 죽는 줄 알았네. 그 곳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까지 와서야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켰고 처음으로 경찰복을 안 입고 사복을 입는 형사라는 직업에 고마움을 느꼈다. 평소에는 그렇게 경찰 옷을 입고 싶어서 혼자 아쉬움에 땅만 치곤 했었는데 이렇게 도움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다행히 녀석도 길 잃은 멍청한 애로 봤는지 길만 알려주고는 내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선배를 찾는 건 포기하고 얼른 서에나 들어가야지. 역시 혼자 돌아다니는 건 무리가 있어.
오늘 큰 깨달음을 얻은 나는 서둘러 서로 들어갔고 서에는 먼저 와있던 건지 민석선배와 몇 명의 지쳐있는 경찰들이 있었다. 선배는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건지 무언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애꿎은 테이블만 탕탕 치고 있었고 나머지 경찰들은 땀으로 샤워를 했는 지 전체적으로 땀에 적셔있었다. 분위기로 봐서는 변백현을 잡지 못했나보다. 괜히 이 곳에 없었다고 혼나는 건 아닌지 좀 걱정도 됐지만 서 분위기도 분위기인지라 민석선배에게 안 다가갈 수가 없었다.
"선배, 무슨 일 있었어요? 서 분위기가 너무 우울하길래.."
내가 테이블 앞에 서서 선배에게 말을 거니 그제서야 나를 봤는지 어, 있었네. 라는 말만 내뱉는 선배였고 난 선배에게 변백현은요? 하고 묻자, 들려오는 대답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은 더 어이없는 내용이었다. 아니, 앞 뒤도 안 맞는 말이랄까.
"못 잡았어. 아니, 못 잡은 게 아니라 보이지도 않았지. 우리가 공원을 그렇게 왔다갔다 했는데 녀석은 무슨 똘마니 한마리조차 보이지도 않더라."
선배가 절망하듯 말하는 내용에선 내게 의문점을 주는 말들이 많았다. 분명 내가 도경수를 봤는데 변백현을 못 봤다는 선배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그리고 자기들이 유인을 했으면서 정작 가니까 없는 건 뭐야? 여기서 차로 공원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 약 15분. 그 사이에 도망쳤다는 말인가. 그럼 도경수는 뭐고? 걔는 같이 안 도망쳐? 내 머릿 속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내 뇌를 콕콕 찔렀고 아주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리고 내가 무방비한 도경수를 발견했는데 그렇게 공원을 돌아다녔던 사람들이 성과없이 왔다는 것조차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기.. 혹시 공원 안에서 제한구역이라고 알아요?"
분명 도경수가 나한테 그랬다. 여기는 제한 구역인 곳이라고. 사람 한 명 없는 곳이니까 나가라고. 난 그 말이 떠오르자 아직도 머리에 손을 얹은 채 생각에 빠진 선배에게 물었고 선배는 슬쩍 한 쪽 눈을 뜨더니 넌지시 말했다. 거기에 제한구역이 어디 있어, 여의도 공원에 제한구역이 있다는 건 또 처음 듣네. 나는 내 귀로 전해지는 선배의 말에 아까 변백현을 못 봤다는 말보다 더 놀라 선배를 똑바로 쳐다보고선 진짜요? 정말..? 없다고요? 라고 재차 묻자 선배가 그런 나를 보더니 이상하다는 투로 말하였다.
"없다니까 그러네. 그리고 제한구역이 있다고 해도 우리가 안 들어가보겠어? 제한구역이면 그 녀석들 아지트나 다름 없을텐데."
"...아...그거야 맞는 말이지만.."
내가 도경수를 봤는데 너네들이 안 봤다는 게 이상하잖아. 이젠 내가 아까 본 사람이 도경수가 맞는 지도 헷갈릴 정도였다. 아니, 내가 무슨 귀신을 본 건가. 왜 사람들이 다 못 봤다고 하지? 난 알 수 없는 으슥함에 몸을 부르르 떨었고 그런 날 더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선배였다. 아, 이걸 말해야 하는 걸까. 분명 말해야 하는 건 맞는데 말하면 아까 내가 말 안 듣고 나갔다 온 걸 알게 된 셈이다. 또 한번 내적갈등이 이뤄졌고 이번엔 빠르게 결론이 나왔다. 그래, 말해야지. 혼나는 건 나중에 생각하자. 난 뭐냐는 듯한 표정으로 날 뚫어져라 보고 있는 선배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기 선배. 제가요. 사실 아까.."
물론 입만 열뿐 내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전하지 못했지만.
"형님, 아무래도 데리고 온 것 같습니다."
찬열의 밑에서 일하는 녀석인지 찬열을 형님으로 칭한 남자는 자신들 쪽으로 끌려오는 한 중년의 남자를 보곤 찬열에게 말했고 할 거 없이 핸드폰 스크롤만 내리고 있던 찬열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미친 새끼. 찬열은 남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녀석을 데리고 온 부하녀석에게 욕을 내뱉었고 똘마니로 보이는 다른 남자는 그에 욕에 침을 한 번 꼴깍 삼켰다. 비록 자신한테 한 말은 아니지만 찬열이 화나면 어떻게 되는 지 똑똑히 알고 있기에 괜한 불똥이 자기한테도 튈까하는 불안감이었다.
"네가 데리고 온 사람이 설마 저 남자냐."
찬열의 말에 남자를 데려오던 녀석은 몸이 바짝 굳어서는 눈도 못 마주쳤고 곧 찬열의 낮은 목소리가 더 아래로 깔려서야 죄송합니다, 형님. 하고는 몸을 굽혔다. 찬열은 그런 남자가 불쌍하지도 않은지 허리를 굽힌 남자의 어깨를 발로 차고는 쓰러져서 신음을 내뱉는 남자에게 다가가 말했다.
"8년째라고 존나 당당하게 말하길래 기대 좀 했건만 고작 데리고 온 결과물이 이거냐고, 인철아."
인철이라는 남자가 데려온 중년의 사내는 한 쪽 다리가 안 좋은지 절뚝 거리는 남자였고 찬열은 그 모습에 기가 찬다는 듯 허. 하고 웃어보였다. 아무리 자신들이 인간 쓰레기 짓을 하고 다닌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아니었다. 이 일에 저런 장애를 가진 사람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무슨 일이든 장애우들은 절대 데리고 오지 말라고 했건만 그 말을 무시하곤 당당하게 자신의 앞에 서있던 인철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던 찬열이었다. 찬열은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지 아직도 못 일어나고 있는 인철이라는 남자의 다리를 한 번 더 찼고, 그는 아픔을 호소하며 다리를 움켜 잡았다. 그를 도와줄 수도 없는 주변 애들은 장애에 있어 민감한 찬열에게 왜 저런 사람들 데려왔는지 고개를 좌우로 저을 뿐 이었고 몇몇은 차라리 보지 말자는 식으로 눈을 질끈 감고 있었으며 찬열은 이미 기가 찰 때로 찬 상태여서 다리를 움켜잡고 있던 손을 발로 지긋이 밟고 있었다.
"저 사람말고 네가 저 사람 대신으로 하면 되겠네, 내가 똑같이 만들어줄게. 씨발새끼야."
아직도 분이 안 풀린건지 찬열은 무차별적으로 인철을 밟았고 인철은 이미 의식을 잃은 지 오래였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녀석들은 이대로 인철이라는 남자가 죽는 건 아닌가 하는 아찔한 생각에 슬슬 찬열을 말리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들도 무서워 말로만 그만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형님.. 이라며 소극적으로 말하는 게 다였지만. 인철이 완전히 정신이 나간 듯 보이자 찬열은 그제서야 멈췄고 뒤에 찬열의 부하들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몇 번 밟았다고 피가 떡이 되서는 형태도 알아보기 힘든 인철이지만 찬열은 그를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떨고 있는 중년의 남자에게 다가갔다.
"형씨, 다음부터는 이딴 일에 끼지도 말고 돈 준다고 덥썩 물고 오지도 마. 세상 무서운 지 모르고 나설 때를 나서야지. 다리도 불구면서."
찬열은 사내에 다리를 슬쩍 보고는 말하였고 남자는 떨고 있는 몸을 간신히 진정 시키며 ㄴ,네. 라고 말하곤 찬열의 가보라는 말에 절뚝절뚝 거리며 그 곳을 빠져나갔다. 그 모습에 뒤에 있던 부하들은 입이 떡하니 벌어져 놀라서는 찬열을 바라보았다. 원래 일 수행할려고 잠깐 섭외하는 녀석들은 밖으로 말이 새어나가지 않게 그 자리에서 바로 죽였던 찬열인데 저 남자를 순순히 보낸 찬열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였다. 찬열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어딘론가에 전화를 걸더니 상대가 빠르게 전화를 받았는 지 곧 입을 열었다.
"오늘은 그냥 철수하도록 해. 어떤 병신새끼 덕에 일에 차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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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세요, 팀장님."
어느 한 회의실에 민석과 경찰서 팀장이라도 되는 지 어떤 중년의 사내가 민석에게 등을 진 채 서있었다. 민석은 팀장에게 소리를 지를 뻔 한 걸 꾹 참고는 말하였고 민석의 그런 목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말하는 팀장이었다.
"나도 유감이다만 위에서 내린 결론이 그렇다네. 나라고 뭐 좋아서 이런 말을 하는 줄 아나."
말은 그렇다고 하지만 유리창에 비쳐지는 팀장의 얼굴은 미안함이라는 표정은 하나도 없는 태연한 표정이었고 민석은 그 모습에 더 열이 뻗쳤다. 저게 정녕 여태까지 자기가 모시던 팀장이 맞나하는 표정으로 정색하고는 민석이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이번이 첫 수사인 여형사에게 조직으로 들어가라뇨.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남이 보면 누가 감히 팀장에게 그런 말투로 말하겠냐 싶지만 민석은 지금 최대한 참고 좋게 말하는 중이다. 지금 팀장이 자신에게 전한 내용은 사랑해를 블랙리스트 집단으로 넣어버리자는 말이었고 그에 민석은 절대 안 된다고 극구 말리는 중이었다. 당연히 그럴 터, 거기가 어떤 곳인데 애를 혼자 보내냐는 말인가. 민석은 안된다며 팀장에게 으르렁 거렸고 팀장은 그런 민석을 보기 위해 뒤를 돌아보았다.
"위에서 들어보니까 유일하게 사랑해형사만 녀석들 얼굴을 못 봤다고 하던데. 오늘도 혼자만 서에 있었다더군."
"이건 너무 무모합니다. 거기가 어디라고 애 혼자 들어가요. 아직 수사도 시작하지 않은 마당에 녀석들 얼굴 본 거랑 안 본 게 무슨 차이가 있다고 그런 억지를 부리시는 겁니까."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말하는 민석이 거슬렸던 팀장이었지만 민석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니, 거슬려서 차라리 자신보고 들어가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곳은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들어갈 수도 있는 곳이 아니며 또 그 조직에서 나오고 싶다고 하면 배신이라는 이름으로 평생 녀석들이 따라다니며 고통을 준다던데. 그 곳에 어떻게 랑해(이)를 보내냐는 말인가. 민석은 절대 그런 곳에 랑해(이)를 보낼 수 없었다.
"김민석형사, 진정하고 내 말을 들어 보게나. 녀석들이 그냥 몇 번 일을 치르는 녀석도 아니고 스케일이 꽤 큰 놈들 아닌가. 그 녀석들이 지금은 이유도 모르는 일들만 저지르고 있다는 건 알고 있겠지. 오늘 여기만 경찰들을 유인한 게 아니라 다른 서에서도 며칠동안 꾸준히 유인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더군. 분명 녀석들이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는 일인데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하고 당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다른 놈들을 보내기엔 얼굴이 노출 되어서 하자마자 걸릴텐데. 많은 인명 피해와 손실을 볼 빠에는 사형사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네."
팀장은 공격적으로 나오는 민석을 향해 포커페이스를 지닌 채 말하였고 민석은 그 말에 허, 하고 헛웃음을 쳤다. 팀장은 그런 민석을 보고 살짝 눈썹을 찡그렸지만 민석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후에 일을 막자고 사형사를 보내자는 결론이 나왔다는 자체가 웃긴다. 민석은 바람 빠진 웃음을 가득한 채 팀장을 쳐다보았고 팀장은 그런 민석을 보며 직속선배라고 미리 말해줬더니 상태가 엉망이군. 이라는 말과 함께 회의실을 나갔다. 회의실에 혼자 남은 민석은 입술을 꾹 깨물고는 생각했다. 차라리 오늘 변백현을 만나러 갈 때 사형사를 데리러 갔으면 적어도 다른 결론이 나오지 않겠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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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팀장님에게 전해들은 내용이 있었다. 그 조직으로 들어가서 상황을 보고 하라는 말. 솔직히 처음에 들을 때는 무슨 개소린가 했다. 지금 나보고 말장난을 하시는 건가 하고 실감도 안 났는데 막상 지금 이렇게 갈 채비를 하니까 실감이 좀 난다. 아니, 무슨 내가 뭐? 원래 형사가 이런 직업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사실이었다. 내가 생각한 형사는 그저 잠복근무하고 녀석들이 나타나면 잡고 사건 일어나면 보고 해결하고 이런 일이었는데 나보고 조직 안으로 들어가란다. 아무리 내가 형사라는 직업이 좋고 직업정신이 투철하다고 하다만..이건 너무한 짓이었다. 거기다 내가 거기 조직에 들어가라는 말이 나온 최대 이유가 걔들을 못봐서란다. 못봐서.
분명 나말고도 많이 못 봤을텐데 왜 그 중 내가 선발된 거며, 난 심지어 도경수를 봤다고. 난 그 소리를 들을 때 봤습니다. 하며 말하고 싶었지만, 그 자리에서 봤다고 해봤자 믿을 상황도 아니었고 그저 내가 가기 싫어서 거짓말한다고 생각만 할 것이었다. 그 내용은 내 의견을 묻는 게 아닌 통보였으니까.
"걱정되시죠? 에이, 괜찮습니다, 실제 경찰 몇명들도 다른 조직에 스파이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그냥 가서 너무 티나게만 행동하지 말고 비위 맞춰주며 거기 안 상황과 무슨 일을 꾸미려는 지만 보고하시면 됩니다. 그럼 저희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거기다가 그 쪽 두목은 의외로 신사적이라던데."
지 아니라고 말하는 건 쉽다, 참.
날 위로하는 건지 놀리는 건지 모를 말을 꺼내는 경찰 한마리가 내 앞에서 쫑알쫑알 거렸고 난 위로는 개뿔 더 어이만 없었다. 아니, 무엇보다 거기에 어떻게 들어가라고? 걔네들이 딱봐도 치밀해 보이는데 사람 넣는데 쉽게 응해줄 리는 만무했다. 내가 앞에서 쫑알거리는 녀석을 무시하곤 골똘히 생각하고 있자, 망할 팀장님이 내게 다가왔다.
"우리가 일찍이부터 깔아놓은 녀석이 있는데 그 녀석과 오세훈이 교류를 한다는 말이 나와 그 녀석을 통해 사형사가 들어가게 될 거야. 그러니까 넌 그냥 가서 우리에게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을 꾸미고 있는지. 상황만 보고하면 되는 거야. 알겠지? 이거 받고."
팀장은 그 말과 함께 내게 목걸이를 내밀었고 이 목걸이가 이래보여도 안에 작게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단다. 목걸이로 이용해서 여기서 상황을 볼 수가 있다나, 뭐라나. 참, 세상은 왜 좋아져가지고 사람을 이렇게 궁지로 몰리게 만드는 건지. 난 체념한 듯 그 목걸이를 받고선 목에 걸었고 팀장은 이제 나가라며 등을 떠민다.
내 언젠가 저새끼 죽이고 천국 가겠습니다, 하나님.
민석선배는 그 날 이후부터 서에서 볼 수가 없었고 어디서 뭘 하는 지 연락도 없었다. 이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데 참으로 야속하기라도 하지. 누가 보면 죽으러 가냐는 식으로 말할 수도 있지만 나한테는 그거나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내가 얘네를 잡으러 다니는 형사지만 나 혼자는 무리라고 생각드니까. 난 서를 한 번 슥 보고는 그 곳을 나왔고 팀장이 말한 오세훈과 교류하고 있는 경찰이 있는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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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여기가 맞는데. 이 놈의 길치 능력은 주인이 힘든지도 모르고 또 발동했는지 난 길을 잃었다. 뭐, 가도가도 허연 벌판만 보이고 이 곳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난 핸드폰을 켜서 전화를 해볼려고 했지만 망할. 신호도 안 터진다, 여기. 그러니까 누가 이런 산골에 날 부르라고 했냐고.. 아, 이럴수록 마지막까지 내게 웃고있던 팀장 얼굴이 생각난다. 세상 사람들 말 하나 틀린 거 없어. 우리나라 경찰들은 죄다 쓰레기야, 쓰레기. 평소 경찰을 욕하던 녀석들만 보면 내가 한대씩 때려주곤 했는데 지금은 역으로 내가 경찰들이나 욕하고 있고 진짜 상황이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맞나보긴 하다. 내가 그렇게 툴툴거리며 직진만 하고 있을 때 어떤 남자가 내 쪽을 보고 있는 게 보였고, 너무 멀어서 잘 안 보였던 나는 눈을 찡그리며 바라보자
날 빤히 쳐다보고 있는 오세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담데스 |
안녕하세요..어..됴바라기입니다ㅠㅠ 오늘 글이 정말 안 써져서 너무 필력이 안 그래도 없었는데 더 딸려진 거 같아요ㅠㅠ 1편에 보니까 이해가 안 간다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 분들에게 하나 힌트를 드리고 싶지만..저도 사실 모르겠어요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저만 생각하는 복선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언젠가 나올 겁니다! 언젠가.. 아마도.. 지금은 시작단계잖아여?? (애써위로) 흡..죄송합니다 사실 특이한 부분들이 많잖아여 그냥 오늘 이해를 도우려고 하나만 알려준다면 찬열이의 마지막 전화 내용이 백현이라는 겁니다! 네! 이 이상은 못 알려드려요 하핫 죄송해요ㅜㅜ 근데 독방 보니까 완전 추리해서 잘 맞추시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대단하셨..ㄷㄷ 제가 생각한 대로 이해하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해 안 가시는 분들은 언젠가 나올테니 예쁘게 봐주세요ㅜㅜ 죄송합니다.. 저번 댓글에 분량을 넓혀달라는 분 계시길래 좀 넓혀봤어요! 그래도 짧은 것 같지만..그리고 포인트도 제가 진짜 뭣도 모르고 15~20 했는데 다른 글들을 보니까 다 작더라고요...제가 감히...아니 진짜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설정한 거였어여ㅜㅜ 그래서 포인트도 5포인트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작품 제발 흥해라..현실감은 이미 바닥친 지 오래지만 ㄸㄹㄹ..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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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감사합니다ㅠㅠ 제가 전편에 암호닉 빼먹은 분이 계셔서 그런데 만약 없으시면 말해주세요ㅜㅜ! 죄송합니다. 그리고 오타나 이런 건 제가 공책에 옮겨 쓰고 써서 날 수 있으니 자비로운 마음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무 헷갈려서 그러니까 새로운 암호닉 신청은 이 글 댓글로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