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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X박지민] 시혁고 노답국민 10 完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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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X박지민]시혁고 노답국민 10 完

 

 

 

이불킥

 

 

 

--------------

 

 

 

부제:

늘 평소와 같이.

 

 

 

0.

점심시간이 시작되고 조금의 시간이 흘러, 그 소심하다 생각되는 A형도 점심시간 때만큼은 번개 부럽지 않은 속도와 민첩성을 가져 난장판을 연상케해. 단연 오늘도 제 친구들과 가장 빠르게 밥을 먹은 지민이 애들과 운동장으로 뛰어나가. 미리 점심시간 전에 갈아입은 세 줄 추리닝으로 지민이의 활동성이 어마 무시하게 상승했지. 평소라면 정국이네가 뒤늦게 밥을 다 먹고 정국이 따로 아니면 태형이와 남준이와 함께, 반에서 축구나 농구를 하는 지민이를 구경하거나 태형이를 제외한 둘이 문제집을 풀거나 했을 텐데

 

지금 정국이는 책상에 엎드려 곤히 자고 있어. 밤에 무엇을 했길래 그리 피곤한지 태형이와 남준이가 밥을 다 먹고 반으로 돌아왔을 때도 정국이는 아까 그 자세 그대로야. 한번 잠이 들면 누군가가 엄청난 임팩트로 깨우지 않는 이상, 불이 나도 모르는 정국이기에 태형이 정국이 앞에 의자를 끌고 앉아 남준이와 게임을 해. 한창 태형이가 빠져있는 길 건너 친구들이라는 게임인데, 도중에 나오는 미러볼과 댄스타임이 아주 흥겨운 게임이야.

 

그렇게 태형이와 남준이 열을 올리며 차들을 피해 길 건너 친구들이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운 게임을 해댔어. 지나가던 중 잠깐 반에 드른 담임이 둘을 보며 아빠 같은 흐뭇한 마음으로 웃음을 짓다 정국이를 보고 걱정하듯 물어.

 

 

 

"전정국이 어데 아프나?

"밤새 에로비디오를 처, 돌려봐서 그런거 같은데예!"

"지금 니 말하노? 것보다, 김태형이 올 지각했제 퍼뜩 복도 치우고온나" 

 

 

 

담임이 들고 다니는 막대기로 태형이의 머리를 툭 약하게 때리고 복도를 가리켜. 대답하고도 본전도 못 건진 태형이 되지도 않는 앙탈을 부리다 담임에게 제대로 등짝을 맞고 청소 도구함 쪽으로가 빗자루를 들고 터덜터덜 복도로 나가. 남준이가 하던 게임을 보고 자기도 해보자며 컬렉션 모으는 재미로 하는 게임에 홀릴뻔한 담임이, 그새를 못 참고 복도에서 친구와 수다를 떠는 태형이의 목소리에 웃는 표정을 지으며 남준이에게 폰을 돌려준 후 쉬라고 말하며 복도로 나가.

 

그리고 들려오는 태형이의 악! 소리.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슬쩍 웃음을 지은 남준이 복도 쪽에서 시선을 돌려 창밖에 시끌벅적한 운동장을 봐. 맑은 날씨에 어울리는 애들의 웃음소리, 거기에는 지민이의 웃음도 섞여 있어. 굳이 누구처럼 패스를 스무 번씩 외치지 않아도 애들이 알아서 지민이 쪽으로 패스를 해. 과장해서 열에 아홉은 골대에 골인한 지민이에 지민이 편 애들이 월드컵 분위기 마냥 환호성을 지르며 지민이 쪽으로 달려들어 끌어안아.

 

그러다 다 같이 엎어져 흙먼지를 뒤집어썼어 그런대도 좋다고 제 친구들과 웃어젖히는 지민이를 보며 지어지는 웃음을 내버려 둔 채 남준이 남몰래 옅게 한숨을 쉬어. 종이 칠 때까지 뛰어노는 애들을 구경한 남준이 뒷문으로 들어오는 지민이와 친구들을 보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창밖 햇빛에 살짝 눈을 찡그려

 

 

 

"김태태는 어데 갔노?"

"잘 모르겠다, 아까 담임쌤한테 불렸긴 했는데"

"금마가 또 앵꼽게 굴었나보네"

 

 

 

땀에 젖어있는 지민이 더운지 친구의 물을 뺏어 마시고 추리닝 윗도리를 반쯤 벗어 팔에 걸쳐 헥헥 되다 남준이 쪽으로 가 웃음기 가득 말해. 어림잡아 맞춘 지민이에 남준이 오. 감탄사를 내고 마주 웃어 보여. 틀어진 천장에 달린 선풍기에 티셔츠 목 쪽을 늘려 바람을 통하게 하던 지민이 뭔가 생각났는지 자연스럽게 정국이의 가방을 제 것인 것처럼 뒤적거려. 그런 지민이를 남준이가 턱을 괴고 가만히 구경해. 찾는 게 안 나오는지 지민이 계속 가방을 뒤적거리며 자는 정국이에게 마, 수건 어데로 숨쿤노? 물어

 

아까 전 전 부터 잠에 들었던 정국이라 남준이 애 자느라 못 들을걸. 하고 웃으며 말하려다 사물함. 하는 잠에 잔뜩 취한 정국이의 말에 남준이 놀란 눈을 해. 사물함 쪽으로 간 지민이 정국이의 사물함을 열어 곱게 접힌 수건을 냉큼 집어 들고 제게 어깨동무를 해오며 화장실로 가는 애들에 웃으며 정국이 쪽으로 고맙다고 외쳐. 알겠다는 듯이 정국이 엎드린 채로 힘없이 손을 한번 들어 올리고 우르르 나가는 소리를 들었는지 원래대로 축 팔을 내려 늘어트려.

 

 

 

"뭐야, 깨있었냐?"

 

 

 

꼼짝 않던 정국이 지민이에게 바로 대꾸하는 것에 놀란 남준이 정국이 쪽으로 고개를 기울여 묻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없고 고른 숨소리 사이 작게 드르렁 거리는 소리만 들려. 설마 하는 생각에 남준이 미간을 찌푸려 눈을 가늘게 떠 놀랍다는 듯이 정국이를 봐. 엔간한 임팩트 아니면 정국이 안 일어난다는 말은 팩트야. 그러니 반대로 쉽게 생각해보면 지민이의 작은 목소리에도 정국이에게는 임팩트로 다가온다는 거지.  무엇을 해서 이리 잠에 취한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공부에 집념이 강한 정국이 쉬는 시간까지 알차게 공부를 하는데 그 귀한 점심시간에 자고 있고 그 모습이 생소한 담임까지 걱정스레 물어왔어.

 

빠릿하게 머리를 굴리는 뇌 섹시남 남준이가 대략적인 결론을 내려. 그때그때 할 공부를 밀리지 않게 바로 마치는 정국이니만큼 밤샘 공부를 했을 리는 없고, 지민이가 멀쩡한 걸 보면 같이 논 것도 아니야. 그렇다고 게임으로 밤을 샜었을 리는 없을 정국이니까, 정국이에게 모든 게 임팩트인 지민이와 관련된 일일 것이란 것을! 완벽하게 정의를 내린 남준이 나름 뿌듯한 마음에 스스로 대견해 웃어.

 

 

 

"알바?"

 

 

 

집으로 가는 하굣길. 근처 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고르다 정국이가 왜 피곤해 죽는지 이유를 물어본 남준이가 태형이를 보고 다시 되물어. 태형이 말아 쥔 손을 입에 대고 진지한 표정으로 비비빅을 먹을지 죠스바를 먹을지 고민을 하며 남준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고민은 고민대로 하며 말을 이어. 좀 있음 박지민이 귀빠진 날이라꼬 좋은 거 사주고 싶다 캐서 알바자리 구해줬는데, 야간까지 뛰는갑다. 끝내 비비빅을 선택한 태형이 말을 끝내고 남준이에게 비비빅을 흔들고 웃으며 사달라는 듯이 내밀자, 태형이의 말을 들은 남준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이 고른 메로나와 같이 계산하고 슈퍼에서 나와.

 

 

 

"와 전에 가가 술집에서 일했을 때, 지 돈으로 전정국이한테 선물 사줄라꼬 그랬잖아"

"와우, 이심전심이네"

"이심전심은 무슨, 그냥 쌍으로 지랄하는 거제"

 

 

 

비비빅을 크게 베어 물은 태형이 웃음기를 머금고 말해 남준이도 덩달아 웃으며 태형이의 팔을 툭 쳐. 친구한테 지랄이 뭐냐 지랄이. 

 

얼마 안돼서 얼마 안 되는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둘이 입맛을 다시며 쓰잘떼기 없는 연예인 수입 얘기를 주고받다 태형이가 생각난 듯이 갑자기 아! 하더니 폰을 들어 초록창에다 무어라 검색해 디지털 세계에 찾아 나서. 뭐함? 옆에서 가만히 걷던 남준이 뭔가 싶어 물어보니 태형이 한탄과 푸념이 섞인 말투로 웅얼거려. 망할 박지민이 때문에 요번에 방탄 종내이들 콘서트하는 장소, 가는 경로 알아본다. 니가 왜? 뚱한 표정으로 다시금 물어오는 남준이에 태형이 깊게 한숨을 푹 쉬어.

 

대충 설명해서, 전에 지민이가 태형이에게 붙어오는 여학생을 떼어내주겠다는 명목으로 한 거래가 있어, 방탄 앨범 두 장과 티켓팅 도와주기. 약속대로 방탄 앨범 두 장을 받은 지민이 그 외 몇 개의 앨범을 더 사고 팬사인회에 광탈을 당해 부들부들하고 있다 곧 다가오는 방탄 콘서트 티켓팅을 동네 제일 가는 고급 PC방에서 해 성공을 거머쥐었지. 그렇다면 태형이의 임무는 끝난 게 아니냐고? 댓츠 노노. 티켓팅을 혼자 성공한 지민이가 다른 쪽으로 바램을 말했지. 바로바로 같이 콘서트 가자 친구야! 그게, 막상 티켓팅에 성공한 지민이가 호석이와 윤기 거까지 3개를 했는데, 둘은 희망 나눔 천사 콘서트에 출연하는 블락비를 보러 간다는 거야. 그래서 늘 따라가는 정국이와 나머지 태형 한 명까지.

 

 

 

"망할 박지민, 김남준이랑 갈것이지"

"콘서트가 서울에서 해?"

"그라니까, 내가 이리 죽상이제"

 

 

 

얼빠진 표정으로 핸드폰을 뒤적거리며 없는 지민이를 씹는 태형이에 남준이 한번 피식 웃고는 눈을 살짝 위로 올려 하늘을 보며 생각을 해. 자신이 서울 토박이라고 뭔가 대단한 사람 보듯 봐주는 지민이가 귀여웠는데, 자동적으로 서울에 갈 일이 있으면 같이 가자던 지민이었고. 태형이가 부럽고 지민이에게 내심 섭섭한 마음이 들려는 남준이가 때마침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큰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고 태형이도 턱과 눈을 올려 입을 벌리고 이상한 앓는 소리를 내다 고개를 돌려 뒤에서 손을 흔드는 지민이를 봐.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유식하게 속담을 말하는 남준이에 무식하지 않은 태형이 무심하게 중얼거려.

 

 

 

"양반은 못 되네,"

"김남준이, 김태태!"

 

 

 

반가운지 뛰어가 둘 사이에 껴 어깨동무를 하는 지민이야 키 차이 때문에 지민이 쪽으로 기울어진 상체에 남준이 웃음을 참고 웃음을 띠는 지민이에 마주 웃어.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듯이 지민이 손엔 아이스크림이 자리하고 있어 태형이 지민이의 것을 뺏어들어 크게 한입 물어서 씹어 먹어. 그에 지민이 눈이 커다래져 태형이에게 헤드록을 걸고 니킥을 시전하며 태형이와 투닥거려. 흡사 삼촌에게서 아이스크림을 사수하는 조카 같다는 생각을 한 남준이 웃어젖히고, 마인드만큼은 여느 초딩 못 지않은 지민이와 태형이 둘이 눈빛을 주고받다 남준이 양옆에서 건달처럼 뭐가 그리 우습노. 하며 상황극의 시동을 걸어

 

거의 지민이 집 근처였던 터라 상황극이 얼마 안 가 끝나버려 태형이 아쉽다는 듯이 집 쪽으로 들어가는 지민이에게 성님, 조심히 들어가십쇼! 하고 지민이 턱을 살짝 들어 팔짱을 낀 채로 약간 거만하게 오냐, 올 고생 많았다. 하며 태형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받아쳐. 옆에서 지켜보던 남준이 바람 빠진 웃음을 짓고 계단을 올라가는 지민이에 손을 흔들어줘. 다시 가는 길로 발을 돌린 태형이 얼마 전에 본 슬로우 비디오가 떠올라 남준이를 보고 말해 남준이 생각지도 못한 태형이의 발언에 웃음을 빵 터트려. 박지민이 차태현 좀 닮았다.

 

 

 

 

 

 

 

1.

우중충. 지금이 장마철인지 내킬 때마다 내리는 비에 반 애들이 하나같이 축 처져있어. 덕분에 친구와 떠드는 지민이가 너무나도 눈에 잘 띄어 여러 번 지적을 받아 자리를 옮기게 되었어. 이게 클리셰라면 당연지사 정국이 옆이겠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다르니 2분단 맨 앞자리 오른쪽 편에 앉았어. 더불어 맨 뒷자리에서 떠들던 태형이까지 걸려서 자리를 옮기게 되어 사이좋게 지민이와 2분단 맨 앞자리를 독차지했지. 둘이 친구인 건 알았지만 설마 맨 앞자리 줄인데 더 떠들까 싶던 담임이 별 걱정 없이 자리를 뜨고 수업시간 종이 울려 지민이와 태형이 나란히 자리에 앉아.

 

태형이와 같이 시끄럽다고 혼난 지민이, 태형이와 같은 취급을 하는 담임에 존심이 상해서 이번 교시에는 절대 떠들지 않겠노라 혼자 다짐을 한지 십분이 지나 수다 대신 졸음이 쏟아져. 같은 이유로 존심이 상한 태형이도 졸린지 지민이와 같이 꾸벅꾸벅 졸으며 자꾸 떨궈지는 고개에 수업하는 교사를 향해, 의도치 않게 예의 바른 학생이 된 둘이 번갈아가며 계속 인사를 하게 돼.

 

 

 

"마, 누가 더 뻐탱기나 내기 한판 우떤노"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둘이 눈빛을 교환하고 태형이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려. 눈이 거의 반쯤 뒤집혀 책상 위에 팔짱을 낀 태형이 목소리만큼은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고개를 가누지도 못하는 주제에 태형이 말에 코웃음을 친 지민이 콜을 외쳐 둘의 내기가 시작돼. 미친 듯이 몰려오는 졸음을 쫓으려 자신의 뺨을 손바닥으로 두어 번 친 지민이 그래도 잠이 안 달아나 제 허벅지를 살짝 꼬집으려는데 태형이 지민이의 허벅지를 비틀어 꼬집어.

 

 순간적으로 졸음이 싹 가신 대신 빡침이 몰아친 지민이 한껏 커진 눈으로 태형이를 보니 도와주는 거 아이가. 하며 태형이 웃어. 교우애가 급격하게 반짝이는 지민이 태형이 손등에 딱밤을 매겨 태형이 아파서 나오려는 비명에 손으로 입을 가려 커진 눈으로 지민이를 봐. 도와줄라꼬. 하며 웃는 지민이에 둘이 작은 육탄전을 벌이다 교사에게 지적을 받아 다시 얌전히 앉고 표정과 입 모양으로만 무어라 말을 주고받으며 언쟁을 펼쳐.

 

역시나 지루한 수업에 지민이 잠을 쫓으려 교사가 한 마디 할 때마다 와예? 라고 계속 물어대 교사가 지민이를 사물함 쪽에 새워 무릎 꿇고 손을 들게 했어. 분명 다니는 학교는 고등학교면서, 초등학교식 교육을 하는 교사들에 지민이 투정 가득한 표정으로 벌을 서. 그걸 본 태형이 부러 더 오버해서 웃으며 지민이를 놀려되었고 누가 친구 아니라고 할까 봐 교사에게 불려 또 나란히 벌을 받아.

 

 

 

"다시 한번 더 나불되믄, 이길로 안 끝난대이"

 

 

 

짐짓 으름장을 놓는 교사에 웃는 건 하나는 일품인 둘이 벌을 받는 채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교사가 다시 수업을 시작해. 니 때문이 잖아, 망할 박지민. 장난 똥 때리나 지가 오버 싸고 지랄했으면서 누를 탓하노. 탓하듯 말한 태형이 들고 있던 제 팔로 지민이를 툭 쳐, 가만히 있을 리 없는 지민이가 반격으로 태형이를 팔꿈치로 밀고 교사의 눈치를 보며 다시 투닥거려. 그러고 몇 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 서는 채로 다시금 꾸벅 조는 태형이에 지민이 손등으로 태형이 팔을 살짝 치고 태형이 귀에다 작게 말해.

 

니 잠 오면 푹 자라 대신, 아이스크림 내기한 거 잊지 말고. 웃음기 가득한 지민이에 말에 정신이 작게나마 든 태형이 안 자려고 안간힘을 써. 자신과 자리를 바꿔 원래 맨 앞자리였다가 맨 뒷자리로 오게 된 애를 부른 태형이 바닥에 보온병을 굴려 받아. 뚜껑을 열어 입안 가득 마시는 태형이에 지민이 의아하게 보니 입안에 물을 머금은 채로 씩 웃음을 지어. 한 3분가량이 지나고 뚜렷한 눈동자로 앞만을 응시하는 태형이에 지민이 올, 김태태. 감탄을 해.

 

그에 태형이도 괜히 어깨가 으쓱해져 검지와 엄지를 펴 브이를 만들고 턱 아래에 갖다 대 김태형 표 승리감을 표현해. 수업이 끝나려면 아직 20분 정도 남았지만 태형이의 똑똑함에 지민이 자신이 사줘야지 싶어 하다가 5분이 지나 바로 태형이의 눈이 풀어지더니 고개가 떨어져. 흡사 캐리비안베이의 해골바가지를 보는 듯한 기분에 지민이 오만상을 쓰고 바지춤이 축축하게 젖은 상태로 조는 태형이를 보며 중얼거려

 

 

 

"차라리 삼키지 빙시야.."

 

 

 

어찌 됐든, 결국 내기에서 진 태형이 젖은 교복 바지 대신 하복 체육복을 입고 지민이와 매점에 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반에 들어와. 매점에서 늘 먹던 엘사콘말고 새로 신상이라며 들어온 거북알을 손에 쥔 지민이 작은 기쁨에도 잔뜩 흥에 겨워 훅가요를 부르며 자리에 앉다 디스로 받아친 태형이 질 수 없다는 생각에 지민이 의자를 뒤로 빼. 덕에 허공에 엉덩이를 안착한 지민이에 자유분방한 공기 입자들이 못 버티고 분해되어, 교실 바닥과 지민이의 엉덩이가 하이파이브를 해. 제대로 엉덩방아를 찌은 지민이 빡이쳐 태형이를 보고 눈을 키워 뭐냐는 듯이 보자 아래서 봐도 꽤나 잘생긴 태형이 잔뜩 웃음을 띠어 용형대신 훅한 지민이 일어나 태형이를 마구 때려.

 

 

 

 "해골바가지 주제에!!"

"콘돔 아이스크림이나 처묵는 주제에!!"

 

 

 

주제가 몇 가지는 되는지 서로를 디스 하며 컨트롤 비트 때 못지않게 디스전을 펼치는 둘을 보고 있던 남준이, 마냥 꼬마 애들 같아 웃음을 지어버리고 슬쩍 정국이 쪽으로 고개를 돌려. 수업시간에는 깨있다 쉬는 시간에 잠을 청했던 정국이 지민이 목소리를 듣고 깬 건지 책상에서 느릿하게 상체를 일으키고 눈을 비벼 떠. 정국이 둘이 있는 쪽으로 가 태형이의 뒷통수를 때려 지민이를 구출해 내 사실상 태형이가 맞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먼저 도발을 한건 태형이기도 하니 구출이라 치고. 늘 바람 잘 날이 없는 하루하루에 남준이 웃음을 짓고 그런 셋에 시선을 둬

 

 

 

 

 

 

 

2.

황금 같은 주말에 황금 정국이는 부랴부랴 바빠 그동안 학교 가는 시간 빼고 밤, 낮으로 해온 알바 급료를 두둑이 받았어. 그 돈으로 예약 주문해둔 실버 커플링도 찾으러 가야하고 또 수제 케이크 가게에 들러 미리 주문해둔 케이크도 받아야 하고, 그전에는 지민이가 예쁘다고 했던 검은색 비니 모자를 사야 해. 하얀색이 예쁘다고 했는지 검은색이 예쁘다고 했는지 구분이 안가 둘 다 살 계획이야. 그리고 평소보다 더 멋지게 머리도 정리도 하고, 신경 써서 옷도 입고 그 외도 여러 개 등등. 정국이가 이리도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가 있어어.

 

왜냐하면 당장 내일이 정국이 사랑해 마지않은 지민이의 생일이기 때문에. 석진이 서울에서 자취를 하며 장학금이며 국가 지원금 등 여러 개를 받고도 과외 알바를 따로 해서 정국이에게 보내주는 돈이 꽤나 되지만. 정국이는 용돈 타서 쓰는 그런 돈으로가 아닌, 자신이 벌어서 정당하게 받은 돈으로 지민이에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알바를 했던 거야. 원래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소한 거 하나라도 정성을 들이는 법이잖아.

 

 

 

"4만 8천 6백원입니다"

 

 

 

반지도 찾고, 케이크도 찾은 정국이 하얀색 모자와 같은 검은색 비니를 집어 들어 계산을 해. 적지 않은 금액에도 아까워하는 마음보다는 빨리 열두시 땡 치고 만날 지민이에 벌써부터 정국이의 마음이 설레어와. 누구보다 먼저 축하를 해주고 싶은 마음은 애인에게 있어 아마 다 같은 거라 생각해 그게 유독 정국이와 지민이가 극성인 거 뿐이지. 포장된 비니를 받아들은 정국이 가만히 둬도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버려둔 채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해. 미리 장 봐둔 미역국도 끓여야 하고, 닭강정도 사둬야 하고. 전에 보니 살이 좀 빠진 것 같아 신경이 계속 쓰였었어 이참에 많이 먹여야지 싶어 정국이 웃음을 머금고 자신의 집으로 향해.

 

 

 

'지금 출발했다, 한 십분이나 십오분 쯤 도착할거 같은데'

"또 골목길로 오지 말고, 그냥 내가 마중 갈까?"

'됐다, 알았으니까 니나 또 오버싸지마라'

 

 

 

조심히 온나. 어. 툭 던지듯 말하는 것 같아도 정국이의 입가에는 계속 미소가 걸쳐있어 물론, 수화기 건너편에 지민이도. 먼저 끊긴 전화를 확인하고 나서야 정국이 폰을 내려놓고 거실을 둘러봐. 테이블 옆 벽면에 자리 잡은 <생일 축하해>와 <사랑해>. 오글거리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정국이지만 이상하게 지민이 앞에서만 술술 나와서 이제 이런 것쯤은 당연하게 여겨져. 다만 말할 때 떨려서 손에 땀을 쥘뿐이지. 그리고 마치 콩을 알콩달콩 키울 법한 밝고 화사한 알록달록한 풍선들. 유치한 걸 좋아하는 지민이를 위해 천장에 실을 달아 별 이나 달을 걸어 놓거나 하는 등 제법 꾸며놔 정국이 기뻐할 지민이를 생각하며 웃음을 지어.

 

원래 지민이네에서 둘이만 거창하게 먹을 것을 잔뜩 사들고 파티를 하려고 했는데 지민이네 엄마가 출장에 오셔 쉬고 계시는 터라, 방해하고 싶지 않아 정국이와 지민이 정국이네서 하기로 했어. 그 덕에 준비할 시간이 많아져 지민이에게 더 많은 것들을 해줄 수 있어서, 정국이는 더 할 나위 없이 기뻐. 미역국에 들어갈 고기도 썰어 넣고 간도 적당하게 맞춰 끓이는 동안 사온 닭강정을 그릇에 담아둬. 부엌 테이블에 케이크와 지민이 좋아하지만 비싸서 잘 못 먹는 여러 간식들, 포장되어 있는 비니 모자, 자신의 후드 주머니에 잘 들어가 있는 반지와 편지지까지.

 

뭐 더 빠진 게 없나 생각하며 정국이 거울 앞에서 머리를 다듬어. 거울 속에서 멍청하게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빠르게 고개를 저어 양손을 볼에 갖다 대 두둘겨. 특히 곧 다가오는 다음날, 지민이 생일에는 멋지게만 보이고 싶은데 자꾸 바보처럼 웃게 되는 표정에 정국이 내적 갈등과 싸우고 있다 도어락 열리는 소리에 즉각 반응하듯 현관문 앞에 서. 곧바로 문이 열리고 우산을 쓰고 와도 비를 좀 맞은 지민이 옷에 물기를 털며 들어와. 밖에 비 장난 아이다. 웃으며 말하는 지민이를 정국이 꼭 껴안아.

 

 

 

"빗물 묻는다, 이 문디야"

"무슨 상관이고, 내 앞에 니가 허뻐질나게 고운데"

"웩, 진짜 전정국이 오글거리는거 하나는 인정해야돼"

 

 

 

푸스스 웃으며 마주 보던 지민이 정국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같이 껴안아 정국이를 닮아 특유의 따듯한 온기의 집안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 뭐하노 퍼뜩 들어온나. 정국이의 말에 거실로 향하고 지민이 놀라서 또 기뻐서 눈이 휘둥그레져. 케이크 하며 과자들하며, 하물며 천장에 달린 별까지 다 제 취향으로 꾸며놔 지민이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라 하다 정국이를 있는 힘껏 와락 끌어안아. 그에 무게 중심이 뒤로 쏠려 같이 바닥으로 넘어졌지만, 서로 또 좋다고 끌어안고 웃어젖혀.

 

 

 

 

 

 

 

3.

 

 

 

"니 밤에도 알바했다믄서"

"아나 김태형"

"누한테는 썽내고, 니 그게,"

"지민아"

"와"

"사랑해"

"됐거든"

 

 

 

뜬금포 정국이의 사랑 고백에 지민이 뭔가 싶다 바람 빠진 웃음을 짓고 정국이를 마주 보며 말해.

 

 

 

"내가 더 사랑해"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둘 사이에 맴돌고 정국이와 지민이 입술을 포개.

 

 

 

-

 

 

 

0.

끝!

 

[그동안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1.

제가 이제 대딩이 되어서 고딩 일화는 이쯤할려고요

혹시 몰라요 시혁대 노답국민이 나올지 하하

 

아직 다 풀지 못 한 내용들이 좀 있어서 정말 시혁대가 나올지도 애매하고

궁금하신 분들은 적어주세요!

 

2.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텍파 혹시 가지고 싶은 분은 제게 텍파하는 법을 알려주시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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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녕하세요 퐈이트에요! 텍파..껄껄..갖고싶은데 만드는법을 저도몰라요 허허 우으 근데 뭔가 시원하게 안 끊난거같아요...! 남준쓰의 짝사랑은 어떻게 되나여..! 으으 시혁대 나와주세여!!
9년 전
이불킥
네 그게 사실.. 제가 이제 곧 대학생이라 시간이 빠듯해서, 다 보류하는 중이라 그래요 죄송합니다ㅠㅠ! 다시 생각해보니 시혁대는 정말 나와야 똥덜싼 느낌을 무마할 수 있을듯 싶네요! 그리고 약간 노린게 국민이니까 정말 처럼 굴었습니다 하하 암튼 퐈이트님 덕에 시혁대 쓸 생각이 더 새록새록 드네요! 기다려 주신다면 감사해요 ♡-♡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9년 전
독자2
이불킥님! ㅜㅜㅜ 끝나지 않길 바랬던 시혁고 국민이 드디어 끝이 났네요 아싑지만 끝이 해피엔딩이여서 너무 다행이고 만족스럽습니다 ㅎㅎㅎ 이제ㅡ대학생이라니 많이 부러워요! 전 고삼..ㅂㄷㅂㄷ 무튼 가끔씩 시간나실때 시혁대 국민 써주시면 정말 오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국민이들 보면서 많이 즐거웠어요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9년 전
독자3
어어.. 왜 노 답이 안써질까요... 껄껄....?
9년 전
독자4
붙여쓰면 안써져요ㅜㅜ
9년 전
이불킥
오 여기가 많이 짤이 심해서 그래요 전에 뭐지 암튼 무슨 아 생각났다 노 답인가 적다 경고먹었어요 하하 암튼! 봐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해요!!
9년 전
독자5
아 ㅠ ㅠ끝기지티격태격하면서달달하게끝이나네요ㅋㅋ 맘같아선 시혁대도보고싶지만...작가님의손에달린거죠 그동안재밌게읽었어요!!연재해주셔서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6
안녕하세요 귤짱맛이에요ㅠㅠ이렇게 끝나버리니 아쉽기두하고 서운하기두하고 대게 만감이 교차하네요ㅠㅠㅂ정말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ㅠㅠ!!그동안 저도 작가님작품보면서 설레기도많이설렛고!울기도 많이 울었어요ㅠㅠ!!이제곧 대딩이시라니ㅠㅠ저랑 동갑이라니ㅠㅠㅠㅠ그리고 저도 위에분처럼 시혁대도 보고싶네옄ㅋㅋㅋㅋㅋㅋㅋ새내기 정국이와 지민이 선배 석진이ㅡㅠㅠㅠ와우 금상천화네요ㅠㅠ암튼 작가님 시혁고쓰시느라 수고많으셧구 사랑합니다❤️❤️당분간은 인티들어와두 심심하겠어영ㅠㅠㅠ
9년 전
독자7
꾹꾸에요 꾹꾸에요! 벌써 대딩이시라니 부럽... 일년정도 더 있어야하는 저로써는... 그래도 그동안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도 덜 싼 느낌이지만서도 이렇게 끝내는것고 돟은... 하지만 시혁대고 보고싶은...♡ 작가님 그동안 쓰시느라 많이 고생하셨습니다ㅠㅠ 새로운 곳에 가서도 적응 잘하시고 다른 작품이 또 나오길!
9년 전
독자8
쓰차풀리기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풀려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죄송해요 진짜 좋았는데 벌써끝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댓글도 많이 못달았는데...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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