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문을 열자 바로 보인 사람은 창가에 앉아 책을 보던 중이었는지
들고있던 책을 살짝 내려 문 앞에 나를 쳐다보는 안경쓴 남자의 얼굴은 승윤보다 더 동양적이 얼굴을 가진 남자였다.
나를 확인한 후 다시 책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잠시 보인 남자의 표정은 몹시 차가웠다.
"강승윤 왔네."
"Hi~"
그리고 흔들거리는 갈색 의자에 늘어지듯 누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남자.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자신의 옆얼굴을 덮어 흘러내리는 머리가 귀찮은지 뒤로 넘기는 얼굴은
목을 보니 분명 남자이긴 한데, 여자인 자신보다 선이 고운 남자였다.
벨라는 무척 남성적이라고 했지만 이 방에는 그렇게 보이는 남자는 없는데... 누가 M 일까.
잠시후 승윤이 두리번 거리며 방안을 둘러보았지만 못찾았는지 둘을 향해 묻는다.
"M은 어디있어?"
"아까 나가던데."
"형, 오자마자 M부터 찾는거야? 나 좀 서운한데."
M이 나가? 어딜?
후, 오늘은 정말 날이 아닌가보네, 우산도 안가져왔는데.
여자는 창가에 부딪히며 점점 거세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한숨을 쉰다.
그러자 승훈은 보던 책을 덮은채 안경을 벗으며 말했다.
"서있지 말고, 여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금방 올거에요."
"아, 네."
앉으라며 의자를 빼주는 차가운 표정의 남자는 잠시후 따듯한 차를 갖다준다.
오, 매너남.
남자가 건네준 연한 붉은 색을 띠는 차는 정말 향기로웠다.
로렌스는 찻잔을 들어 한모금 마시자 긴장했던 몸이 풀리는 느낌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의자에 등을 기대 생각하기를
오길 잘했다.
정말이지, 아까 문앞에서 그냥 돌아가버렸다면 분명 땅을 치고 후회했을거야.
자신이 현명한 선택을 했음에 만족한 여자는 차분히 의뢰내용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
.
.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곰곰히 생각하던 중 잠시후 들리는 목소리에 눈을떳다.
자신의 앞쪽에 앉는 남자는 짙은 눈썹에 얇은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있었는데 한눈에 M이란걸 알 수 있었다.
매끈하게 뻗은 한쪽 다리를 올리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무언가를 어필하는 여자를 조용히 바라보던 민호는 탁자밑에 숨긴 총을 굴리며 생각하기를
'잡손님만 아니길'
라며 수백번 빌었다.
사실 전에 어떤 남자가 다짜고짜 찾아와서는 고양이를 찾아달란말에
그자리에서 머리에 구멍을 뚫어줬다.
여긴 심부름 센터가 아니에요.
무언가의 살기가 느껴지는 M의 눈빛에 여자는 민망해졌는지 모았던 가슴을 풀며 허리를 폈다.
아무말없는 상대편의 침묵에 여자가 먼저 입을연다.
"사람 한명을 조용히 처리하고싶은데요."
"흐음."
"왜그러시죠?"
"사람이 관련된 일은 꽤 복잡해요. 위험수당, 처리비용. 또 부가적으로.."
"돈은 원하시는만큼."
"그럼 이야기가 달라지죠, 누굴 처리해드릴까요."
"제 아버지요. 이름은 이안 샨드로. "
방안에 있는 아담들은 동시에 여자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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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려니 님. 하트 님.
남수니 님. 마이노 님.
담야 님. 공허해 님.
똥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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