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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X박지민] 극단적인 배틀호모 | 인스티즈

  

  

  

[전정국X박지민]극단적 배틀호모 

  

  

  

이불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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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주의 

  

  

  

0. 

한가로운 학교 쉬는 시간. 애들이 삼삼오오 모여 누구는 밀린 공부를 하고 누구는 게임을 하고 놀고 하는, 점심시간 빼고 유일한 자유의 시간이야. 비록 10분 밖에 되지 않지만 어린 학생들이 뭘 어떻게 하겠어 그냥 10분 놀라고 하면 10분 놀고 마는 거지. 오늘도 정국이의 자리에는 잔칫날 마냥 여학생, 남학생 할 것 없이 애들이 바글바글해. 꼴통 학교에서 잘나서 뭐하나 싶지만 

  

어딜 가도 손색없이 잘생긴 외모를 탑재한 주제에 운동까지 잘하고 춤까지 잘 추는 재수 없는 황금 정국이, 그나마 양심이 있어 공부 머리는 드럽게 없어. 그래도 나름 노래까지 잘 해서 반에 아이돌 담당을 아주 톡톡히 해내고 있지. 애들과 웃으며 떠드는 사이에도 정국이의 얼굴을 늘 빛이나 여자애들이 하나 둘 안경을 끼고 다닌다는 설이 돈 적도 있을 정도야. 공부 머리 빼고 없는 게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야 이,씨발새끼야!! 니가 그랬지!!!" 

"미친, 조또 웃겨!" 

  

  

  

우렁차게 정국이네 반으로 들어와 외치는 지민이 정국이 앞에 한대로 뭉쳐져 있는 필기구를 내려 처 던져 정국이 책상을 내려치며 웃어 젖혀. 샤프며 지우개며 할 것 없이 정말 하나의 물건이었던 것처럼 붙어있는 필기구는, 정국이 하나하나 다 본드를 붙여 뭉텅이로 해놓은 거야 물론 주인은 지민이고. 그 중에는 지민이 얼마 전에 쥐꼬리만한 용돈을 모아 겨우 손에 넣은 고급 만년필도 들어가 있어. 보기보다 글을 잘 쓰는 재주꾼 지민이가 정말 힘겹게 모아 산 샤프인데 그게 필통 속에 다른 아이들과 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해 설마 했지. 설마는 배신하지 않아 늘 사람을 잡는다고. 

  

  

  

"뭘 쪼개, 좆같은 새끼야!!" 

"야 너네 그거 알지? 원래 좆만한 새끼들이 더 우렁차" 

  

  

  

잔뜩 화가 나있는 지민이 정국이에게 바락 바락 소리를 질러도 정국은 아랑곳 않고 웃음기를 띄우며 친구들에게 사실을 되새김질해주듯 말해. 그에 제대로 야마돌은 지민이 냅다 정국이에게 덤벼들어 정국이와 보너스로 정국이의 의자까지, 교실 바닥에 함께 나뒹굴어. 눈이 반쯤 돌아간 지민이 악을 쓰며 주먹으로 정국이를 마구 때려되고 정국이 가드 올리고 바운스는 재껴둔 채 웃어대. 좆만이가 사람 죽여요! 

  

남의 약점을 잡아 극딜을 시전하는 정국이에 눈이 팩 돌아간 지민이가 정국이의 머리통을 잡아채 제 머리와 찐한 박치기를 해. 그에 악! 소리를 내며 아파서 교실 바닥을 뒹구는 정국이를 보고 지민이 옆에 던져 놓았던 필기구 뭉텅이를 집어 들어 정국이한테 강하게 던져. 살짝 스쳤지만 지민이 다시 시도하지 못하게 정국이 맞은 척 아프다고! 소리치니 만족한 지민이 인상을 팍 찌푸리고 걸리 적 거리는 정국이의 긴 다리를 발로 한번 차. 

  

  

  

"씨발, 자이언트 박지민을 건들면 아주 좆되는 거야, 썅년아!!!" 

  

  

  

선전포고하듯 외치고 쾅! 소리 나게 닫고 나간 지민이에 놀라서 단체로 눈이 커다래진 애들이 한숨을 돌려. 아직도 교실 바닥에 있는 정국이를 향해 한 여학생이 수줍게 손을 내밀며 괜찮아? 하니 고개를 들어 올린 정국이 갑자기 끅끅대며 웃고 다른 의미로 바닥에 뒹굴어. 배를 부여잡고 교실 바닥을 연신 손바닥으로 탁 탁 치며 뭐가 그리 웃긴지 혼자 웃겨 죽어하다가 겨우 제어를 하고 웃느라 고르지 못 했던 숨을 픽 내시면서 고인 눈물을 닦아. 

  

알다가도 모르겠는 정국이에 모여있던 애들이 다 의아한 표정으로 왜..왜 웃어? 찌질이 빙의되어 조심스레 물어오니 대답은 않고 다시금 웃음기를 가득 머금다가 제 의자를 세우고 일어나 교복에 묻은 먼지를 털어. 아, 간만에 웃었네. 중얼거린 정국이에 다 시선이 쏠려 있어. 

  

  

  

"년은 내가 아니라 니지, 미친년이" 

  

  

  

공부 머리빼고 없는건 바로, 지민이에 대한 어그로 자제 쯤? 

  

  

  

  

  

  

  

1. 

근처 슈퍼에 들러 과자와 음료를 잔뜩 사온 지민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해.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고 눅눅하기는 하지만, 햇살도 눈부시지 않고 먹 구름이 잔뜩 끼기는 했지만, 그토록 구하기 어렵다는 허니 버터칩을 슈퍼 아주머니께 말씀을 잘 해둬 한 개도 아닌 무려 두 개나 쟁여두었거든! 그러니 당연히 기쁠 수밖에 없지. 집에서 초록창에 허니버터칩 만드는 법을 치고 허니 아닌 버터칩을 만들다 바로 실패를 거머쥐는 바람에 죽상이 있었는데, 이렇게 얻게 되어서 아주 다행이라 아주 들떠있어. 지민이 주차장을 지나 아파트 건물로 들어갈려다 익숙한 중년의 여성이 보여 지민이 멈추고 여성이 있는 쪽을 향해 황소마냥 달려가. 짐을 옮기고 있던 차에 트렁크를 닫아 버려 

  

  

  

"엄마!!" 

"에구머니나, 이게 누구야 우리 집 짐덩이 아냐" 

"지금 뭐하는 거야!" 

"뭐하긴, 네 친구들 옮기고 있잖니" 

"아니, 왜 짐을 트렁크에 옮기냐고!" 

"네 아빠랑 여행 좀 떠날라그런다, 이젠 이 엄마는 자유란다"  

"엄마!!!" 

  

  

  

엄마로 시작해 엄마로 끝난 모자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지민이의 아빠가 웃으며 몰래 시동을 걸고 제 아내를 태워서 빠르게 동 밖을 나가. 둘이 멈추지 않을 걸 알면서도 어디 가!! 외친 지민이에, 차를 출발 시키면서 차 창문을 열은 지민이네 엄마가 말해. 집에서 정국이랑 놀고 있어, 돈은 식탁에 있다!!! 아파트 가득 울려 퍼지는 지민이네 엄마의 목소리에 왜 그렇게 지민이의 목청이 우렁찼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아. 

  

옆에 앉아 운전하는 지민이네 아빠는 이미 면역이 되어 웃으며 귀 한쪽을 막고 운전을 해. 둘이 아직 신혼마냥 알콩달콩 가는 모습에 지민이 배알이 꼴려 우는 시늉을 하고 무릎을 털썩 꿇고 땅을 쳐. 사극을 많이 봐둔 지민이 이럴 때 써먹으려고 한 듯이 통곡하는 장면을 완벽 재연해 내. 독백을 하듯 중얼거린 지민이에게 마치 스포트라이트 라도 비춰줘야 할 것 같은 진중한 분위기를 풍겨 

  

  

  

"이 부부사기단같으니, 어떻게 귀한 아들을 두고 여행을가.!!" 

"야, 좆만이!" 

  

  

  

지민이 바닥과 뽀뽀할 기세로 고개를 파묻어. 그래서 나한테 과자를 사 오라고 한 거냐.! 라며 눈앞에 오백 원 때문에 등 뒤에 있는 천만 원짜리 복권을 놓친 사람처럼 신세한탄을 하고 있을 때, 지민이 들어갈려던 아파트 건물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안 봐도 뻔해, 지민이의 생각을 빌려 재수 대가리 후려칠 정국이기에 지민이 한숨을 푹 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숙이면서 흘렸던 컵라면이나 음료수를 다시 봉지에 담고 정국이의 말을 못 들은 척 집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 대충 낌새를 눈치챈 정국이 갓 빼내온 오렌지색의 지폐를 꺼내 흔들어. 

  


  

"이거 내가 가진다" 

  

  

  

흘겨본 정국이를 코웃음 친 지민이 가려다, 팩하고 다시 정국이를 봐. 신사임당 누나가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 지민이를 애타게 부르고 있어 그 뒤에는 악당 정국이 임당 누나를 인질로 삼고 있고. 층을 보니 지민이네 층이야, 그러니까 지민이네 도어락 번호를 아는 정국이 아까 지민이네 엄마의 우렁찬 소리를 듣고 들어가 식탁에 놓여있는 돈을 가져온 거야. 용서할 수 없는 부들거림에 지민이 전정구욱!!!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박차고 아파트 쪽으로 뛰어가 정국이 꺄르르 웃어 젖혀. 엘리베이터라는 편리하고 좋은 문명이 있음에도 튼튼한 다리를 이용해 무식하게 계단을 오른 지민이 7층에 도착해 숨을 고를 틈 없이 서서 자신을 약 올리듯이 임당 누나를 흔드는 정국이를 향해 덤벼들어. 

  

  

  

"이, 이..개썅놈아.!!" 

"병신새끼, 엘리베이터 뒀다 뭐함?" 

"이,이.. 좆같은 새끼..!!" 

"아,예" 

  

  

  

헥헥 숨을 몰아쉬면서도 잡은 정국이의 멱을 붙잡은 채 힘들어 꺾인 고개를 푹 숙여 숨을 몰아쉬는 지민이를 보며 정국이 웃음을 흘려. 난 들어감. 하고 제 집처럼 들어가는 정국이가 얄미워 지민이 노려보고 로우킥으로 짧은 다리의 매력을 발산하자 정국이 맞아 살짝 숙여진 몸을 다시 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가. 괜히 머쓱해 목덜미를 쓸은 지민이 따라 집으로 들어서. 돈을 가질 생각은 없었던 정국이 돈을 다시 식탁 위에 올려놓고 거실 소파에 쿠션을 끌어안아 눕듯 앉아 티브이를 틀어. 

  

  

  

"헐? 니네 집인줄" 

"내 집이야 꺼져 좆만이" 

"엿, 울 엄빠꺼임 너나 이 지구상에서 꺼지셈" 

  

  

  

집 주인으로 착각할 만큼 너무나도 편하게 구는 정국이에 지민이 어? 2가 사라졌네 싶어 부러 비꼬아 말했는데 알아서 잘 받아친 정국이 역으로 공격해와. 유딩 때부터 코를 파는 검지나 귀를 파는 새끼보다 많이 사용한 가운뎃손가락을 정국이를 향해 지민이 들어 올리고 사온 것들을 식탁에 풀어. 체중감량을 하겠답시고 에너지바와 제로 칼로리 콜라를 사와 바로 뜯어 먹고 쩝쩝대며 아, 살 빼야 되는데. 라는 말을 중얼거려. 그걸 지켜본 정국이 인상을 찌푸리고 한심하단 듯 한숨을 쉬어. 티브이 소리가 더 큼에도 불과하고 지민이의 먹는 소리가 너무 맛깔나게 들려 정국이 더 돼지같이 뺐어먹어. 

  

  

  

"아, 나 오줌" 

"씨발 더러워, 그딴걸 왜 말해" 

"와우, 니는 오줌 안싸는 줄" 

"난 똥도 안싸 요정이거든" 

"리얼? 어쩐지, 존나 작더라 거기서도 니가 제일 작지?" 

  

  

  

제로 칼로리의 콜라를 들이켜며 지민이 가만히 엿을 날리고 정국이 냠냠 소리를 내며 화장실로 가. 갑자기 뒤에서 정국을 부르는 지민이에 정국이 화장실에 들어가다 말고 지민이를 돌아봐. 할 말이 있는지 입을 우물대다 어깨를 들썩이며 끅 소리를 내 지민이 먹다가 목에 걸린 줄 알고 정국이 그런 지민이를 가소롭다는 듯이 보고 미천한 서민을 도와주마. 싶은 마음으로 지민이에게 가 등을 두둘겨. 작작 처먹어 돼지 새끼야. 아니거든 이라는 말을 눈빛의 째림으로 보낸 지민이 툭 하고 제 등을 두둘기는 정국이에 끄윽. 트름을 해. 다시 화장실로 가려는 정국이의 팔을 붙잡은 지민이 정국이를 올려봐. 

  

뭔가 싶어 지민이를 마주 보는데 지민이 기다려 말하고 화장실로 들어가. 뭐지. 생각을 하며 쫄깃한 방광에 식탁 의자에 앉아있다 서있는 것을 택해. 체감 시간 두 시간은 지난 것 같은데, 한 십분 정도가 지나있어 계속 화장실에서 안 나오는 지민이에 정국이 화장실 앞으로가 두둘겨. 아무 소리도 없는 화장실에 정국이 지민이를 걱정하기 전에 안에서 최고기의 유튜브 영상 목소리와 지민이의 웃는 소리가 들려 정국이 화장실 문고리를 돌리다 잠겨있다는 사실을 알아고 문을 발로 차. 

  

  

  

"썅년아 거기서 뭐하냐?" 

"미친, 최고기 고라파덕 개 잘해!" 

"아니 씨발 그걸 왜 거기서 봄? 방광 터진다 나와라" 

"고라아파아악덕~~?" 

"아나 씨발련" 

  

  

  

최고기가 해서 고라파덕이 그 정도인 것을. 지민이 그런 고기를 흉내 내며 고라파덕을 따라 하는데 정국이 지금 당장 이 잠겨있는 화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안에서 계속 퐈덕, 고라파아아덕! 하는 지민이의 멱을 따는 상상을 두어 번 해. 말 그대로 금방이라도 방광이 터질 것 같은 정국이와 달리 여유 넘치는 지민이 정국이를 엿 먹였다는데 성공했다는 것과 최고기가 포켓몬 성대모사를 너무 잘한다는 것에, 변기에 앉아 한쪽 다리를 반대편에 올리고 잔뜩 즐거워해.  

  

시간이 십분쯤 더 지나고 문을 부술 기세로 쿵쾅대던 정국이 잠잠해진지도 좀 됐어. 혹시나 바지에 싼 건 아닐까 싶어 자신의 집 땅바닥이 걱정된 지민이 이쯤 할까 하며 화장실 문을 열고 나와. 한 3개월치 분의 똥을 싸 쾌변한 사람처럼 웃음을 가득 머금었는데 지민이의 생각과는 다르게 정국이는 소변이 마려운 사람치고는 너무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 과자를 뜯어 먹고 있어. 화장실에서 나오는 지민이에게 인사하는 여유까지. 

  

  

  

"뭐임, 씨발 왜 여유롭고 지랄" 

"우리집이 여기 윗집, 깝노노" 

"아나 조카 18색" 

  

  

  

굳이 집에 가서 볼일을 보고 다시 온 정국이를 아니꼽게 보다, 지민이 터덜터덜 정국이의 옆에 앉아 먹고 있던 과자를 나눠먹어. 역시 허니버터칩이 구하기 힘든 만큼 맛은 있는 것 같아 뿌듯해하다 지민이 표정을 굳혀. 멍하니 제 손에 들린 허니버터칩을 보고 정국이 손에 들린 과자 봉지를 봐. 따듯한 노란색에 위쪽에 적혀있는 허니버터칩이라는 글자에 지민이 부들거리는 손으로 나름 냉정하게 정국이를 보며 말해. 

  

  

  

"니 지금 뭐 먹냐" 

"허니버터 근데, 생각보다 별론데 그냥 수미칩먹는게 나을듯" 

  

  

  

이 허니버터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지민이가 꼭 먹어보고 싶었던 거야. 왜냐하면 너도 먹고 나도 먹는 허니버터칩인데 혼자 안 먹으면 뭔가 소외감이 들잖아. 그래서 만들어서라도 꼭 만들어 먹고 싶었어 실패는 했지만 슈퍼 아주머니를 잘 꼬드겨 성공을 했지. 집에서도 하지 않는 음식물도 대신 버려주고, 백두산이라는 슈퍼 아주머니네 강아지 산책과 똥오줌 치우기도 도맡아해주고, 슈퍼 아주머니 자식이 구몬 밀렸나 안 밀렸나 감시해줬어. 허니버터칩을 먹고 말겠단 지민이의 그 열정에 감동을 폭풍으로 흡입한 슈퍼 아주머니가 겨우 인맥을 빌려 그 귀하신 몸을 무려 두 개 나 주신 거야. 

  

근데. 그중 하나를 정국이 그냥 뜯어 먹고 있다니, 그리고 동물 농장에 돼지를 보며 덧붙여진 정국이의 말 

  

  

  

"야 니 친구들 나온다, 꿀꿀" 

  

  

  

그 뒤는 안봐도 비디오. 

  

좀 말하자면 다음날 학교에 간 정국이의 얼굴을 보고 애들이 패싸움하다 당했냐고 물어봤어, 게다가 담임교사가 정국이를 따로 불러 혹시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을 당하냐고 걱정스럽게 물어왔으니 말 다 한 거네. 아픈 것보다 맞은 게 티가 나 쪽팔린, 피 끓는 청춘 정국이 그냥 다 뭐 같고 싫어 천장만 보며 허니씨발칩. 이라며 중얼거려. 그걸 잘 못 받아들은 담임이 기겁하고 입술을 달싹이다 조심스레 다시 물어. 

  

  

  

"할머니께 당했다고..?" 

  

  

  

  

  

  

  

2. 

  

  

  

"치민오빠 우리 매점 가까?" 

"뭐 먹을라고" 

"태태 띠뜨버거" 

"윽, 극혐" 

  

  

  

여자 목소리를 흉내 내는 남자 목소리를 낸 태형이 깜찍하게 다리 한쪽을 올려 발랄함을 어필하며 말하자 제 팔을 벼 엎드려 있던 지민이 웃음기 가득 말해. 태형이 손발이 퇴갤될 때까지 귀척을 해도 안 받아주는 지민에 태형이 결국 그만두고 매점 고고. 하니 그제야 지민이 웃어젖히며 좋아해. 너무 튕긴것만 같아 이제는 맞춰줄까 싶어 지민이 몸을 일으키려는데 몸이 무거운지 일으켜지지 않아. 나 존트 피곤했나 보네 하 나란 남자. 라고 생각하며 다시 제대로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지민이의 의자가 같이 딸려서 일어나져. 한껏 당황한 지민이 엉덩이를 들썩거릴 때마다 의자도 같이 들썩거려. 

  

  

  

"미친, 이게 뭐야!!" 

"푸하, 야 의자랑 뭐하냐!" 

  

  

  

당혹감을 감싸 안은 지민이가 통통한 제 엉덩이에게서 의자를 떼내려고 쩔쩔매는 게 웃겨 태형이 박수를 치며 입 크게 웃어 젖혀. 쉬는 시간의 지루함에 뭘 할까 싶어 하며 시계만 쳐다본 애들이 여왕벌 마냥 엉덩이에 의자를 달고 당황해하는 지민이와 옆에서 웃어젖히는 태형이를 보고 호기심 가득 바라보며 둘의 주위에 우르르 모여. 태형이 좋은 구경거리다 싶어 동영상을 틀어 재생을 시키는데 귀신같이 알아챈 지민이 태형이에게 달려들어 태형이 교실 바닥에 엎어져, 반면 지민이 의자에 끝으로 착지되어 강제로 앉아지는 모습을 보고 반 애들이 아이처럼 큰 소리로 꺄르르 웃어 젖혀. 

  

정작 당사자는 당혹감과 곤혹감에 몸을 부들 부들 떠는데 애들이 좋다고 웃어대니 화가 나 더 치가 떨리는 지민이야. 그걸 지민이네 반 뒷문에서 지켜본 정국이 소리 내 웃고 지민이와 눈이 마주쳐. 피하지 않고 더 극딜을 하려는지 손에 들린 강력 접착제를 흔들어 보이고 혀를 내 메롱까지 하는 정국이에 제대로 눈깔 뒤집힌 지민이 의자를 달고 정국이에게 뛰어가다, 그만 앞으로 쏠려 바닥에 옆으로 누워 앉아있는 상태로 넘어져. 그에 반 애들과 정국이 더 웃어대며 반에 한바탕 큰 웃음소리가 퍼져 부르르 떨리는 몸을 주체 못 한 지민이 눈을 질끈 감아 울먹이는 듯이 소리를 빽! 질러 

  

  

  

"이, 좆같은 새끼들아!!!" 

  

  

  

점심시간. 아까 선생님께 사정을 말해 수업시간에 나와 탈의실에서 바지를 잘랐어. 겨우 의자와 떨어진 지민이 정국이 머리채를 잡아 뜯어낸 정국이의 교복 바지를 입었지, 정국이는 축구복 입고. 아래단이 좀 길어 끌렸지만 지민이의 사나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접지는 않고 끌리면 끌리는 대로 급식실에 가 밥을 먹어. 별 반찬이 없어 대충 먹고 제 친구들과 교실로 돌아온 지민이 책상에 엎드려. 어제 밤새도록 소프의 위 꼴 요리 만드는 동영상을 유튜브로 돌려보다 지친 지민이 누워서 잠을 청해. 

  

수업 도중에도 그냥 마음 편히 잤지만 그래도 켕기는 게 좀 생기잖아, 그래서 지금 아주 푹 자두려고 친구에게 인형 베개와 담요도 빌려 푹신하게 잘 생각이야. 물론 밥은 이미 먹고 왔지. 햇살도 적당히 내비치겠다 배도 부르겠다 딱 잠들기 좋은 조건에 지민이 만족해하며 기분 좋게 책상에 엎드려. 애들의 떠드는 소리가 적당히 듣기 좋아 올라간 입꼬리는 내버려 두고 감은 눈앞에 하얗고 검은 소용돌이가 보여 팡 팡 터질 때 익숙하다 못해 귀에 박힌 정국이의 목소리가 들려 

  

  

  

"야 좆만이, 축구하자" 

"걔, 아까 잠 들었는데?" 

"야 박좆만 축구하자니까" 

"헤이 전정국, 박지민 아까 잠들었다고" 

  

  

  

말은 지민이에게 걸었는데 대답은 옆에 앉은 태형이 해와 정국이 지민이한테 시선을 고정한 채 생각해. 내가 니한테 물어봤냐고요. 별로 시비는 틀고 싶지 않아 그냥 그러려니 넘기고 정국이 계속해서 지민이를 흔들어깨워. 웅얼거리는 것으로 봐서는 깊게 안 자는 것 같아 아예 깨울 심산으로 정국이 축구공을 지민이 머리 위에 올려놓아 통통 두들기니  옆에 태형이 보다 못해 말해. 애 그만 괴롭혀라, 밤새 유튜브 졸라 돌려봤대. 하며 정국이 알지도 못 하는 지민이의 일상을 너무 친근하게 뱉어 정국이 살짝 표정을 굳혀. 

  

  

  

"어쩌라고" 

"어?" 

"니가 그렇게 박지민에 대해 잘," 

"야 전정국 나 잘거니까, 그냥 가셈" 

  

  

  

이어폰을 끼고 있어 못 들은 태형이 자신을 보는 정국이에 다시 묻는 듯이 눈을 살짝 크게 떠. 정국이 무어라 더 말하기 전에 알아서 깨준 지민이 짜증 가득 말했어. 그에 의아하게 쳐다보는 태형이와 피곤한지 인상을 찌푸리는 지민이를 번갈아본 정국이 한쪽 입꼬리를 올려 일명 썩은 미소를 지어. 

  

  

  

"지금 저새끼 끼고 도냐" 

"무슨," 

"씨발, 내편 들어준 적은 조또 없으면서" 

"야, 말을 그따구로," 

"둘이 존나 지지고 볶으세요" 

  

  

  

잔뜩 똥 씹은 표정을 지으며 가려는 정국이에 태형이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의문을 가진 표정으로 지민이를 봐. 무슨 일임? 하며 태평하게 물어오는 태형이의 말이 지민이에게는 들리지 않은 채 자신의 말을 다 잘라먹은 정국이를 노려보며, 잡아 달라는 듯이 뭉그적 거리며 반을 나서는 정국이를 향해 오늘 급식에 나와 쟁여놓은 귤을 머리에 던져. 있는 힘껏 던진 귤을 스트라이크로 정국이의 머리에 맞춰 귤이 포토샵한 것마냐 예쁘게 터져. 

  

화들짝 놀란 정국이 뒤통수를 손으로 만지고 축축한 느낌에 오만상을 쓰며 지민이 쪽을 돌아봐. 짜증을 내려던 정국이 몸을 뒤로 주춤거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지민이의 울그락불그락 붉어진 얼굴이 엄청나게 빡쳤다는 것을 증명해줘. 맞은 건 정국 본인인데! 라는 생각은 하지만 정말 지민이 많이 빡친 것 같아 가만히 졸아서 바라만 보자 자신의 책상을 겉어 찬 지민이 정국이 쪽으로 가 자신의 자그마한 어깨로 정국이의 일자 어깨를 일부로 밀치고 교실을 나가. 

  

  

  

"엥? 박지민 왜 저러냐" 

  

  

  

뻥져서 굳은 채 서있는 정국이에게 태형이 물었지만 쌍으로 태형이의 말을 먹어 태형이 다시 이어폰을 끼고 냥코 전쟁을 시작해. 상대의 성을 함락 시킨 태형이 한 번에 금 보물이 나와 태형이 아싸! 를 외치며 책상 아래에 발을 동동 굴러. 정말 아웃싸이더가 된 듯한 정국이 표정이 좋지 않아. 축축하고 상큼한 냄새가 나는 뒤통수는 둘째치고 지민이 저렇게까지 화낼 줄은 몰랐어. 오늘 학교가 끝나고 같이 정국이네든 지민이네든 가서 레포대를 할 생각으로 기분이 업 되어있었는데, 레포대는 커녕 같이 하교도 못 할 것 같아 정국이 굳은 표정을 울상으로 바꿔. 옆에 지나가던 여자애들은 울먹여 귀여운 표정의 정국이를 흘깃 홈쳐봐. 

  

  

  

  

  

  

  

3. 

축 처져 큰 덩치에 안 맞게 귀여운 정국이 설렁 설렁 빗자루로 교실 3분단을 쓸어. 지민이와 하교를 안 한 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정국이는 하루가 일년 같아 벌써 이 년을 쌩깐 기분이야. 더는 못 참겠다 싶어 편지를 썼어, 당연히 전해주려고 하는데 지민이를 기다리기는 무슨, 청소 당번인 자신을 지민이 기다려줘야 할 상황에서 정국이 눈썹을 축 늘어트려. 기다려 주지 않을 것 같아서. 땡그랬던 눈도 반쯤 접혀 2분단을 쓸던 여학생이 쓰러지는 시늉을 하며 제 심장을 부여잡아. 그렇게 쓰는 둥 마는 둥 하며 청소를 대충 끝낸 정국이 가방을 챙겨들고 교실을 나서는데 옆에 눈에 박은 실루엣이 보여 바로 고개를 돌려봐. 정국이네 교실 앞에서 쭈구려 앉아있던 지민이 정국이를 보고 자리에 일어나 입었던 교복을 돌려줘. 

  

토끼눈이 되어 지민이를 바라본 정국이를 무시하고 지민이 앞장서 걸어가. 놓칠세라 뒤에 바짝 붙어 따라간 정국이 답지 않게 지민이 눈치를 봐. 아파트 건물에 들어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 익숙하게 지민이 자신이 사는 7층과 정국이 사는 8층을 누르고 문 닫음을 눌러. 생소한 정적에 정국이 바지에 똥 싼 아이마냥 안절부절 하다가도 자신이 사는 층수를 잊지 않고 눌러준 지민이에 감격해 두 손으로 입가를 가려. 띵. 소리와 함께 지민이 층에 도착한 지민이 엘리베이터를 나가려 하자 정국이 급하게 마이 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 지민이 손에 쥐여줘. 뭐냐는 듯이 바라보는 지민이를 똑바로 못 쳐다보고 문 닫힘을 눌러버려. 

  

집에 도착해 가방을 풀어놓고 침대에 걸터앉은 지민이 아까 정국이 줬던 편지를 꺼내들어. 

  

사람 귀찮게 해서 미안해ㅠ 근데 니 반응이 너무 재밌어 

실없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난 너랑 있으면 마음이 좋아 

좋고 좋고 좋아. 너랑 제일 오래 지내서 많이 편하니까. 

아무튼, 미안해. 나 사과 잘 못 하는 거 알지.?ㅠㅠ용서 

해줘..내일은 같이 등교했으면 참 좋겠다. 내일 봐 지민 

ㅠㅠ 

  

눈치 빠른 지민이 A4용지 귀퉁이에 굳이 저렇게 네모나게 쓴 글을 보고 중얼거려. 세로 드립이라니. 유치함에 치를 떨던 지민이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집을 뛰쳐나가 정국이네 집으로 가. 당연히 알고 있는 정국이네 도어락 번호를 익숙하게 누른 지민이 문을 열어젖히고 정국이를 눈으로 찾아. 방문이 살짝 열린 틈으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 지민이 정국이의 방을 여니 침대에 누워 이불 킥하는 정국이를 발견해, 문이 열리는 쪽을 본 정국이 지민임을 알고 한껏 당황한 표정이 돼. 지민이를 보는 정국이에 지민이 들고 있던 쪽지를 정국이 얼굴에 내쳐. 

  

  

  

"말로해, 병신새끼야!!!" 

"지, 지민아 사랑해!!" 

  

  

  

당황한 와중에도 눈을 질끈 감아 외치는 정국이 오늘따라 더 바보처럼 보여. 실제로 바보 일 수도 있고 뭐. 말을 들은 지민이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뭔가를 생각하는 듯 싶어하다 침대에 앉아있는 정국이에게로 가. 때리는 줄 알고 다시금 눈을 꾹 감아 팔을 들어 얼굴을 가린 정국이 별 반응 없는 지민이에 경계심을 풀고 천천히 눈을 뜨며 팔을 내려. 바로 지민이 정국이의 양 볼을 잡고 찐하게 입술을 맞춰 정국이의 눈이 어느 때보다 커져, 붉은 토끼눈이 돼. 얼마 안가 입술을 땐 지민이 정국이를 보며 한쪽 눈을 찌푸리고 심드렁하게 말해. 

  

  

  

"사귀던가" 

  

  

  

  

  

  

0. 

지민이 안 좋아한다면 어느 누가 

저런 심한 장난에 웃어 넘기겠어요 하하 

정국이가 끄는 어그로잼잼 

  

1. 

이 글을 끝으로 당분간 글을 못 쓸거에요 

바빠져서! 다들 건강 잘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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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워!!!!!!!!!!!!후!!!!!!!!!!!!!!!!!!!역시날 배신하지안흔ㄴ 국민 진심 사랑해요 후우...작가님도 사랑해요..이런글을 쩌내다니...취향저격하고 갑니다..신알신신청하고 갑니다 뿅!
9년 전
독자2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가님은 되게 신선한소재로 글을 잘쓰셔요ㅠㅜㅜㅜㅜ정국이가 저렇게나 괴롭히다닠ㅋㅋㅋㅋㅋ그나저나 당분간 못오신다니 벌써부터 보고싶어요ㅠㅜㅜㅠㅠㅜ얼른 오시구 작가님도 건강 잘 챙기셔야되요!ㅜㅠㅠㅜㅜ
9년 전
독자3
귤짱맛이에요....작가님 저 지금 현기증...와...이런픽 또 가지고 와주시면 저는 또 좋아죽죠...ㅠㅠ이거 연재죠?맞죠?ㅠㅠㅠㅠ아 너무 감격 이불킥님 돌아와주셔서 감사해요 엉엉ㅠㅠ이제또 매일 인스티즈에 들어와서 작가님 픽 나왓나 매일 확인해야겟어여ㅠㅠㅠ정말 늘 국민은 싸워야 제맛!!ㅠㅠㅠㅠ사랑해여 작가님ㅠㅠ
9년 전
독자4
헐...마지막 글을 이제서야 봣네요ㅠㅠㅠ저두 건강 잘챙기고 잇을테니 늦게라도 돌아와 주세용ㅠㅠㅠ
9년 전
독자6
아 지민이 너무 귀여워ㅠㅠㅠㅠㅠㅠ 전정구기 어그로끄는것도 너무 귀여워ㅠㅠㅠㅠㅠ ㄹㅇ청게들ㅠㅠㅠㅠ
9년 전
독자7
헐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씹덕사중..
9년 전
독자8
헐 ㅜㅜㅜㅜ어떡해ㅜㅜㅜㅜ너무귀여워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9
아진짜ㅠㅠㅠㅠㅠ핵귀에요ㅠㅠㅠㅠㅠ진심으로 박지민 전정국ㅠㅠㅠㅠ이렇게귀여워도 되는거니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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