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안들으면 후회할껄요?
〈막내 오세훈>
"아. 놔라 박찬열"
청춘빌라의 실세인듯 실세아닌 실세같은 너
〈박찬열>
"김종인 꼼짝마, 손들어. 내가 뒷통수 조심하라 그랬지?"
청춘빌라 비글1
〈변백현>
"너나 뒷통수 조심해라 박찬열!!!!!!"
청춘빌라 비글 2
〈도경수>
"도경수 니 안자는거 다 알아 얼른와서 청소해라"
"들켰네.."
청춘빌라의 아들
〈김민석>
"비켜! 비켜! ↗"
청춘빌라 맏형이자 축구광
〈김준면>
"내 꽃그릇 누가 깨트렸어!!!!!!!!!!!!!"
청춘빌라 맏형이자 엄마(?)
〈김종인>
"훠- 오늘 물좋은데?"
청춘빌라에서 사는 인간금붕어
〈장이씽>
"형, 좀있다 내 방 이불빨래도 해주면 안돼?"
"그래."
청춘빌라의 아빠(?)
〈청춘빌라의 룸메이트 김종대/황쯔타오>
"야 발치워 판다새캬"
"시러"
"시러어?"
"시러"
"너 주거써!!!!!!!"
"허 니가 날 이긴다코? 해보차 어디 한번!!"
옆방 변백현 - "잠 좀 자자!!!!!!!!!!!!!!!!!!!!"
"..."
"..."
청춘빌라 그 남자들이 사는법
"오늘 아침은 애들이 좋아하는 김치찌개로 해볼까."
하얀 앞치마를 두른 남자는 뒤로 이쁘게 묶인 리본을 꽉 조여준뒤 분홍 슬리퍼를 신고 부엌으로 들어가 쌀을 씻어 밥솥에 붓고
취사 버튼을 누른 뒤 냉장고에서 꺼낸 김치를 도마위에 올려 먹기좋게 썰고 참기름에 볶아 냄비에 담아 아까 남겨둔 쌀뜬물을
부어 가스레인지위에 올려둔다. 국자로 국을 휘젓던 준면은 곧 김을 뿜는 밥솥을 확인하고 선반에 올려두었던 그릇을 하나씩
포개며 갯수를 세더니 잠시후 서랍이라는 서랍은 다 뒤지며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접시에 발이 달렸을리는 없고, 어딜간거야.
싱크대 밑에 부착된 서랍안쪽까지 손을 뻗어보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않는 그릇에 결국 무릅을 붙잡고 일어선다. 저절로
나오는신음에 인상을 찌푸리던 준면은 곧 식탁위에 위치한 시계를 확인하고 급히 다갈색 방문을 연다.
"그만 자고 얼른 일어나!! 8시야!"
정자세로 누워 반듯하게 가슴위로 덮은 이불이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아래로 내려가더니 준면의 소리에 눈을뜬 경수가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난다. 형, 안녕히 주무셨어요. 방문앞에 서있는 준면에게 아침인사를 건넨 경수는 화장실로 들어간다. 그런 경수
를 뿌듯하게 바라보던 준면은 커억..컥..쿠우. 격하게 코를 고는 찬열을 한심하게 바라본다. 일어나라 박찬열아. 밤새 뭘한건지
상의가 거의 벗겨진채 꽈베기처럼 꼬인 이불속에 묻힌 찬열은 준면의 소리에 미간을 좁히며 웅얼거린다. 좀만더어. 찬열은 이불
을 얼굴위로 덮더니 곧 발이 시린지 다시 이불을 끌어내린다. 방문에 기대 국자를 들고 그런 찬열을 보고있던 준면은 얼굴을 굳
힌채 거실로 나가 두리번 거리더니 화분옆에 두었던 분무기를 들고 비장하게 찬열에게 걸어간다.
"악! 미친! 뭐야!!"
"일어나라 박찬열."
"아! 준면이 형!!"
"경수는 벌써 일어났어."
자다가 이게 무슨 봉변인가. 갑자기 자신의 얼굴에 뿌려지는 물세레에 놀란 찬열이 발작하듯 침대를 박차고 일어난다. 효과가 직빵이군. 분무기를 뿌리던
준면은 생각보다 좋은 반응에 뿌듯하게 분무기를 바라본다. 자주 애용해주마. 뒤에서 난리를 치는 찬열을 뒤로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아이들에게 꽃에
물주듯 아낌없이 분무기를 뿌려줬다. 반응은 찬열과 같았다. 후훗.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아이들 모두 뿌려주자 분무기에 물은 남아있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원망의 소리를 비지엠으로 사뿐사뿐 거실로 향하는 준면은 보글보글 맛있게 끓는 김치찌개를 한입 맛보더니 그래, 이맛이지. 난 최고야. 살랑살랑
몸을 흔들며 김치찌개를 그릇에 담는 준면을 바라보던 찬열은 매우 썩은 표정으로 준면에게 툴툴거렸다.
"잘때는 개도 안거드린다는데, 뭐에요 진짜."
"그럼 너가 일찍 일어나던가."
"와, 도경수 일찍일어났다고 지금 유세떠는거냐? 그리고 너한테 말한거 아니거든"
"너한퉤 말한거 아니거든, 유치하긴."
"푸훕, 도경수 박찬열이랑 똑같아 미친"
"아 드럽게 진짜. 말조심해라 똥백아."
"똥백이라 부르지말랬지, 죽는다 박찬열."
"밥먹기 싫으면 계속 떠들어라"
"..."
"..."
경수를 노려보던 찬열은 준면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민석과 레이 그리고 경수를 제외한 식탁위에 앉은 아이들은 하나같이 티셔츠가 적셔져 있었다.
앉자마자 싸우던 백현과 찬열은 언제 싸웠냐는 듯 숟가락으로 서로의 눈을 대주며 마사지 해주었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하던 종인의 팅팅부운 얼굴과
입술은 마치 검은 금붕어를 연상시켰고, 긴 다리로 터벅터벅 걸어와 배를 벅벅긁으며 타오가 앉자 민석은 언제 갈아입은건지 지난번 축구경기 상품으로
받은 유니폼을 두손으로 가리며 타오에게서 좀더 떨어져 앉았다. 타오야 또 내 옷에 눈꼽 뭍히면 죽어. 살벌하게 으르렁 거린 민석은 곧 준면의 맛있는 김
치찌개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이 모든 광경을 웃으며 바라보던 레이는 준면에게 말한다. 있잖아 준면아
"한명이 안보이네?"
"응? 누구? 아까 다 꺠웠는데."
"종대."
맛있게 밥을 먹는 아이들을 바라보던 준면은 레이의 말에 황급히 수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둘....셋......다섯.......여덟......나까지 아홉.
레이 말대로 한명이 빈다. 그릇도 두개가 남았다. 밥그릇 하나 국그릇 하나. 어쩐지 덜 시끄럽다 생각했더니 김종대가 없어서였어. 이 자
식이 외박은 안된다고 그렇게 일렀는데 집에 안들어와? 국자를 잡고있던 준면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준면은 부억을 바라보며 종대가
들어오면 어떤걸로 때릴지 연장(국자,주걱, 마늘찧는 방망이) 을 곰곰히 살펴보다 재활용품바구니 사이에 공처럼 싸여진 신문뭉치
사이로 수줍게 모습을 보인 분홍그릇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김종대 이자식이 내 꽃그릇 꺠트렸어어어!!!!!!!"
그렇다. 종대는 준면이 저번에 일본가서 큰맘먹고 구매한 비싼 장인의 손길로 빚어진 도자기 꽃 그릇을 깨트렸고, 준면의 후환이 두려워 강제외박을 선택했던 것이다.
아침부터 준면이 바쁘게 찾던 그릇은 이미 처참히 박살난채 운명을 달리하셨다.
같은 시각 친구네 집 소파에 누워있던 종대가 덮치는 살기에 흠칫 몸을 떨더니 웅얼거리며 하는 말이 애처롭다.
"그릇은 실수로 깨트린거에요....준며니 형아....때리지마아..레이혀엉 좀 말려줘요오...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