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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먼지 -prologue
‘진짜 그 아이가 당신 죽은 동생처럼 보여요?’
‘….’
‘태형이가 동생처럼 느껴져요? 아니면’
‘….’
‘사랑으로 느껴져요?’
‘….’
그의 말이 계속 정국의 머릿속을 괴롭혔다.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딘가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그는 답을 알 것만 같았다.
묻고 싶었다. 대체 바라는 게 뭐냐고, 내가 어떻게 해야 우리는 다시 행복해지냐고,
그리고
‘나는 사랑이에요.’
어떻게 해야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냐고.
담배를 물었다. 이내 피어오르는 연기가 탁한 구름 같이 이질적이게 퍼져 겨우 빛내고 있던 서울의 별 들마저 가려버렸다.
참 안 예쁘다, 신은 다행히 멍청하진 않네. 생각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다른 헛생각을 해보아도 도피일 뿐 다시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 다시 작은 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작은 바람들이 모여 이내 큰 바람이 되 정국의 숨통을 졸랐다.
“…후”
겨우 막힌 숨을 억지로 뱉었다.
밤하늘을 보던 고개를 숙이자 이내 여린 태형의 뒷모습이 눈에 담겼다.
아무 말 없이 하늘만 바라보는 그.
하지만 이내 떨려오는 여린 어깨와 불규칙적이게 내 뱉는 입김,그리고 서서히 들려오는 억눌린 그의 울음소리에 정국은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정국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늦은 밤에 대비되는 그의 뒷목 흰 살결이 빛났다. 담배의 흰 연기와는 달리 그의 살결은
“…예쁘네.”
말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또 누르다. 결국 탄식하듯 절로 튀어나온 말에 그에게 향한 시선을 거두고 낮게 욕 짓거리를 뱉었다.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를 피해 나온 것인데. 이 질긴 연은 우릴 비웃듯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지독하게 물고 매달렸다.
차라리 멀리 있는 그가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에게 가까이 가면 정말…
정말 위험할 것 같았다.
큰 한숨을 내쉬고 담배를 지졌다. 그를 벗어나기 위해 뒤돌아 식장을 향했다.
“제길”
순간 몰려오는 두통에 관자놀이를 짚었다. 순식간에 몰아친 어지러운 감정들 때문일까. 머리가 멍해지고 눈앞이 흐려져 정신 차릴 수 없는 탓에 발걸음을 멈췄다.
대체 왜 이러는 건지 모든 상황이 거지같았다.
“정국씨….”
“….”
비틀거리던 정국의 허릴 감겨오는 팔. 온 몸이 굳었다.
그 울음 섞인 태형의 부름에 정국의 복잡하던 머리는 한 순간에 흰 백지가 되었다.
미세하게 떨려오는 여린 그의 팔에 정국은 그 팔을 차마 풀지 못했다. 심장이 가파르게 뛰었다.
머릿속 흰 백지 중앙에 태형이 그려졌다.
“나랑….”
“….”
그를 끊고 싶었다. 이 팔을 풀고 싶었다. 이 몰아치는 감정이 그를 영영 삼켜 버릴 것 같아 두려웠다.
“나랑 같이 살아요.”
하지만 풀어도 얽히고 또 끊어내도 설키는, 그와의 연은 지독하고 또 지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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