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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먼지 02 - 스무살. 

  

  

  

  

[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02 - 스무살 | 인스티즈 

 

 

  

“저기 손님” 

“이 씹 새끼가!”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태형의 하루였다. 

  

오늘은 50대 멀쩡한 직장인이 술을 자신의 주량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청나게 마신 후  

3만 원 짜리 안주를 공짜로 달라며, 자신이 시킨 술값만 12만원이라며 그 대가를 하라고 난동을 부렸다. 

이 사소한 마찰은 술을 통해 엄청난 전쟁마냥 크게 번졌다. 

  

  

  

  

  

  

  

“손님 이 안주는 저희가 서비스로 해드리고 있지 않습니다.” 

  

  

  

  

  

  

  

  

  

 이 위험한 상황에 태형이 할 수 있는 말은 애석하게도 이것밖에 없었다.  

먹히지 않는 진정제를 그대로 짐승에게 던져 오히려 화만 북돋는 일과 같았다. 이 상황이 어이없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난동을 부리는 그의 손엔 소주병이 들려있었기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일촉즉발 한 상황에 목소리를 낮춰 그를 진정 시켰다.  

목이 타들어갔고 눈앞이 아찔해도 정신을 단단히 붙잡고 그를 바라보았다.  

  

  

  

  

  

  

“뭐? 내가 술 마신거로 이 가게 유지하는 줄 알아! 사장 데리고 나와!” 

  

  

  

  

[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02 - 스무살 | 인스티즈 

 

 

  

  

  

  

하지만 그 뿐이었다. 손등, 튀어나오는 그의 핏줄, 태형은 소주병을 든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태형의 몸은 더 경직되었다. 자신을 지키려는 게 아닌 그는 지켜야 할 것이 따로 있었다. 

  

  

  

  

  

  

  

  

  

“잠시만 진정하시고 이거 내려놓고 얘기,” 

  

  

  

  

  

  

  

  

  

  

그가 소주병을 휘저었다. 호프집 안, 손님 들은 그 모습에 나서기는커녕 소리를 지르며 나가거나 자신의 연인에게 안겨 있었다.  

그 누구도 돕지 않는 호프집 중앙에서 태형은 홀로 아저씨와 대립하고 있었다.  

넓고 화려한 이 도시에 히어로 따윈 없는 이 상황, ‘알바생’ 을 이름표로 단 누추하고 멋없는 자신이 히어로가 되어야만 했다. 

  

  

  

  

  

  

“네 놈 새끼 여기 써먹는 빌어먹을 사장새끼 데리고 나오라고!” 

  

  

  

  

  

  

태형은 사장을 데리고 나오지 못했다.  

  

  

  

  

아니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 

  

  

  

  

  

“손님 제발…!” 

  

  

  

  

  

  

'퍽' 

  

  

  

  

[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02 - 스무살 | 인스티즈 

 

 

  

  

  

  

  

눈앞이 흑백으로 변했다. 그리고 이내 하얘졌다. 

  

  

  

  

  

  

엄청난 파열음과 함께 태형의 머리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손님들의 비명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았다.  

  

  

  

  

  

“태형아!” 

  

  

  

  

  

  

그제야 태형이 숨긴 사장은 모습을 드러냈다.  

  

  

그토록 사장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던 그는 사장이 나옴과 동시에 짧은 욕지거리를 뱉고 소주병을 그 자리에 던져 호프집을 미친 듯이 나갔다. 

어느 그 누구도 그를 붙잡지 않았다. 

  

  

  

  

  

  

  

  

“태형아! 정신 차려 태형아!” 

  

  

  

  

  

  

  

  

얼굴이 창백해진 태형 끌어안았다. 머리에 검붉은 피가 솟구쳐 나와 그의 하얀 얼굴을, 사장의 낡은 앞치마를 적셨다.  

그 복잡하던 호프집이 순식간에 조용해지고, 그 중앙엔 약한 그들만 남아있었다. 

  

  

  

  

  

  

  

“도와주세요!!!” 

  

  

  

  

  

  

  

그녀의 찢어지는 외침에도 손님은 그 자리를 뜬다고 바빴다. 

  

  

  

  

  

사장은 이 상황을 견디기엔 아직 여린 태형의 어머니와 동갑의 48살의 과부였다. 

태형이 자신의 몸을 희생해 지켜야할, 이 차갑고 칼 같은 사회 속 여린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 

  

  

  

  

  

  

  

  

  

  

- 

  

  

  

  

  

  

  

  

눈을 뜨자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으….” 

  

  

  

  

  

  

  

익숙한 냄새와 자신을 덮고 있는 익숙한 촉감의 이불 마치 병실 어머니 곁에 누워있는 것만 같았다. 

  

  

  

  

  

  

“정신이 들어?” 

  

  

  

  

  

병원이었다. 

  

  

  

  

  

  

  

“사장님….” 

  

  

  

  

  

  

  

사장은 그저 놀란 가슴을 달랠 수 있었다. 그녀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그 아저씨 잡았어…” 

  

  

  

  

  

  

  

그 아저씨는 죽어야 한다며 아무도 우리를 돕지 않더라. 다른 손님도 같아 내가 얼마나 무섭던지 나쁜 새끼들  

거리며 강한 척을 하는 그녀의 여린 목소리에 태형은 어머니가 보여 그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창밖은 어느새 밝은 색이었다. 그는 눈이 부셨지만 그 햇살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오랜만에 푹 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푹 잔… 푹 잤어? 내가? 

  

  

  

  

  

  

  

  

“사장님! 오늘 무슨 요일이에요?” 

  

  

  

  

  

  

  

  

다짜고짜 요일부터 묻는 그에 그녀도 덩달아 핸드폰을 빨리 확인했다. 

  

  

  

  

  

  

  

“오늘 11월 26일 금요일 너 이틀 동안 안 깨어나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 

“아…!” 

  

  

  

  

  

  

  

  

그는 아픈 머리를 붙잡고 빨리 핸드폰을 확인했다. 

  

  

  

  

  

  

  

‘부재중 통화 17- 주유소 사장님’ 

  

  

  

  

  

  

  

  

왜 불길한 예감은 빗겨간 적이 없이 딱 맞는지.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문자 5’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떨리는 간절한 손으로 화면을 눌렀다. 

  

  

  

  

  

  

  

  

  

‘어디야?’ 

‘지금 몇 신데 안와?’ 

‘미쳤어?’ 

‘네가 진짜 미쳤구나.’ 

‘나오지 마라 앞으로. 너 땜빵 한다고 내가 죽는 줄 알았다 이 개새끼야 다신 내 눈 앞에 띄지 마라’ 

  

  

  

  

  

  

  

 

 

  

  

  

쏟아지는 분노 섞인 문자가 태형을 때렸다. 맞은 날 보다 머리가 더 아파왔다. 

1시부터 5시 알바를 혼수 상태였던 이틀이나 빠져버렸다. 이번 주는 이상하게 엉킨 실타래 마냥 날이 안 풀리는 주였다. 

  

  

  

  

  

  

  

  

  

  

“왜 그래?” 

“….” 

  

  

  

  

  

  

  

  

그는 모든 걸 포기해버린 듯 이불에 핸드폰을 힘없이 툭 놓았다 세게 마른세수를 했다. 거친 손길이 다쳐 붕대 감긴 머리에 닿아 아파왔다. 

  

  

  

  

  

  

그녀는 손에 얼굴을 묻고 있는 그의 눈치를 보며 그의 핸드폰을 확인했다. 

  

  

  

  

  

부재중 주유소 사장님 - 17 

  

  

  

  

  

  

그 글자에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들에 죄책감이 더 해져갔다. 

그는 그녀의 손에서 자신의 폰을 가져갔다. 그리고 전원을 껐다. 

  

  

  

  

  

  

  

  

“아…아…이거…미안해서 어떡해 태형아.” 

“아뇨  괜찮아요…! 

  

  

  

  

  

그녀의 탓이 아니었기에 그는 그저 괜찮다 라고만 했다.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었다. 원망 할 수 있는 그녀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저 그 자리가 위험한 자리인 것을 앎에도 달려들었던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 가게 준비하실 시간 아니에요?” 

“그래도 너….” 

“저 괜찮아요.” 

“…태형아” 

“병원까지 데려다 주신 것만 해도 저 너무 감사해요.” 

  

  

  

  

  

  

  

  

  

그녀는 미안함에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을 모아 어쩔 줄 몰라 했다. 진짜 가도 된다고 몇 번을 말한 뒤에야 그녀는 떠났다. 

  

  

  

  

  

병실 문을 닫는 동시에 그는 관자놀이를 눌렀다. 정말 막막했다.  

그녀가 도울 길은 없었다. 6시 오픈이었던 그 호프집에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다시 주유소에 가 빌자니 이 머리가 아물기도 전에 또 터질 것 같고. 자신 또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벽에 머리를 기대고 흰 천장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막막함이 섞인 깊은 한숨을 천장에 닿듯 뱉었다. 

우연일까 다행히도 자신의 어머니가 있는 병원이기에 오늘밤 머리의 고통이 잦아들면 찾아 가야겠다, 생각했다. 

계속 그를 쬐는 기분 나쁜 햇빛 에 목이 탔다.  

  

  

  

  

  

  

  

  

  

  

  

  

  

- 

  

  

  

  

  

  

  

초조한 마음으로 카운터에 갔을 때 병원비는 호프집 사장님이 모두 계산했다고 했다.  

이 각박한 사회에 굳었던 태형의 마음이 잠시 녹았고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준 것만 같아 너무나도 감사했다.  

병실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그 순간에도 태형의 입 꼬리는 내려가지 않았다. 

  

  

  

  

  

  

  

  

“오늘 날씨 맑네.” 

  

  

  

  

  

  

태형과 마주보고 있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할아버지가 창가를 보며 뱉은 거친 숨소리 속 섞여 나온 작은 목소리였다.  

마치 마음은 나가서 날씨를 만끽하며 뛰 놀고 있지만 몸은 그저 창 속 하늘 만 바라보며 세월을 읽고 있기에 그 경계 사이에서 나오는 한숨과 같은 말이었다.  

  

  

  

여러 나이대의 사람이 여러 고통으로 병실에 있다. 6살부터 저렇게 할아버지 까지 

침대가 만들어준 침대 사이의 작은 복도를 천천히 걸으며 자신의 침대가 있는 끝자리로 링겔 대를 끌고 왔다.  

저 사람들도 겉으로 난 상처 말고도 다른 상처가 많겠지…. 하며 누워 머리끝 까지 이불을 덮었다.  

  

  

[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02 - 스무살 | 인스티즈 

 

  

  

  

“이기상 기자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잠들어 버렸다.  

쨍쨍한 햇빛은 어디가고 이불을 걷어 보니 쨍쨍한 전등이 자신을 반겼다.  

쌓여 있던 잠들이 태형의 눈꺼풀을 또 무겁게 했다. 이러다간 며칠을 자겠다 싶어 몸을 일으켰다. 

창밖은 어두워진지 오래인 것 같았고. 텔레비전에선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 그의 머리도 고통이 어느 정도 잦아 든 것 같았다. 

  

  

  

  

  

  

  

  

  

“쯧쯧 저 못된 것.” 

  

  

  

  

  

  

  

할아버지의 텔레비전 속 범인을 향한 욕지거리였다. 

  

  

  

  

  

  

  

  

  

  

“저 놈은 죽어야해 어떻게 가족을 죽이냐 저 천벌 받을 놈” 

  

  

  

  

  

  

  

  

  

그래. 저런 놈들이 욕먹어야 사회가 돌아가지 

진짜 나쁜 놈들은 약자가 욕을 하고 있는 이 사회에 태형은 헛웃음을 뱉었다. 말도 안 되는 세상. 

  

  

  

  

  

  

  

  

  

  

  

  

[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02 - 스무살 | 인스티즈 

  

  

  

 

약자가 유일하게 욕을 할 수 있는 시간에 그는 빠져들어 어느새 병실 안 모든 사람들과 함께 욕을 하고 있었다.  

그 재밌는 질타 속에 웃음이 절로 번졌다. 오랜만에 마음 놓고 웃어본 시간이었다. 

  

  

  

  

  

  

  

  

  

“다음 뉴스입니다. 동성 간의 성매매가 활개치고 있습니다.” 

  

  

  

  

  

  

  

  

  

침대에 다시 누우려 이불을 정리하는데 뒤통수에서 들리는 조금은 깔린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뭔 또 저런 일들이 일어났나 싶어 태형은 혀를 끌끌 차며 안고 있던 베개를 눕기 위해 평평하게 폈다. 

  

  

  

  

  

  

  

  

“한 번에 10만원에서 더 많게는 30만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순간 사회를 찌르듯 기자의 찌르는 목소리에 그의 몸이 멈추고 베개를 정리하던 손이 석고상이 되어버렸다.  

자야지 이젠 나한테 남은 건 잠뿐이니까. 했던 생각도 함께 멈추었다.  

모두가 혀를 차는 가장 충격적인 뉴스에도 그는 다른 생각이 들어와 몸이 굳어버렸다.  

  

  

  

  

  

  

  

그 이상한 생각이 온몸을 휘감았다. 

  

  

  

  

  

  

  

  

  

“검거될까 불안했지만, 상대방 남성이 ‘경찰한테 걸린다고 해도  서로가 좋아서 연애를 했다고 말하면 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 적반하장의 모습에 검거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태형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침대에 몸을 박듯 누웠다 눈을 질끈 감았지만 귀는 왜 닫히지 않는 건지 애석하게도 온 신경은 뉴스로 향했다. 

  

  

  

  

  

  

  

  

  

  

“성인 남성의 경우 연애를 했다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 경찰은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동성 간 성매매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작은 예민한 것부터 큰 아무 것도 아닌 것 까지 그 모든 것이 툭 치면 한 번에 휩쓸어 가버릴 수 있는 위태롭고도 어린 나이 스무 살,  

스무 살 태형은 귀를 틀어막았다.  

  

  

  

  

  

  

  

  

  

오늘 따라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었다. 

  

  

  

  

  

  

  

[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02 - 스무살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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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대박이에요...분위기봐...
9년 전
나는또다른나
감사합니다! ㅎㅎ
9년 전
비회원52.204
우어아오아 대박..bb 잘 쓰신다!! 재밌어요ㅠㅠ
9년 전
나는또다른나
감샤합니다 ㅠㅠ
9년 전
독자2
마지막에 저도모르게 숨을 참았어요.. 와.. 태태불쌍해ㅠㅠㅠ
9년 전
나는또다른나
태태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태형이 너무 안쓰러워요ㅠㅠㅠㅠㅠㅠ하필 안좋은일은 겹친다더니....그렇게 한꺼번에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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