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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어람 전체글ll조회 1321l 1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성은 그대로 퀸타르트로 하고 이름만 본인이 좋아하는 외국이름으로 넣어줘!(단, 마리나 로즈는 아니되오)



 

 

[순수혈통을 중시하는 가문의 이야기]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사실 하나 더 있었다.

 

그 아이들은 이른 새벽녘 암탉이 세번 울적에 태어났다. 가쁜 숨을 뱉어내는 여인의 기척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그 누구도 그들의 탄생을 축복해주지 않았다.

 

먼저 태어난 아이는 찬 공기가 낯설어 울었고 남은 아이는 울지 않았다. 죽은 것 마냥 축 늘어진 어린 생명을 하녀장이 안아 들었다. 그저 눈을 감아버리는 아이에 한때 생명을 잉태했던 여인이 욕지거리를 뱉어냈다.

1900년 태어난 쌍둥이들은, 그렇게 퀸타르트의 족보 위로 올랐다.

 

-

-

-

 

휘잉,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선선하던 날이었다. 식사 시간은 늘 그래왔듯 조용해, 오늘도 무심코 숨을 죽였다. 식기가 맞부딪히는 소리만이 적막함을 갈랐다. 흘깃 바라본 줄리안이 버섯을 골라내고 있었다. 아주 조금 망설여졌다. 버섯을 작게 썰어 천천히 씹었다. 톡톡 터지듯 흘러나오는 즙들이 혐오스레 느껴질때쯤 와인 따르는 소리가 뚝 멈추었다.

 

"...줄리안."

 

퀸타르트 부인의 부름에 능청스러운 얼굴로 어깨를 으쓱인 줄리안이 우적우적 버섯을 씹었다. 얼핏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했다. 포크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퀸타르트 부인의 시선이 진득하니 옮겨붙었다. 메이드가 가져다준 초코 파르페를 떠먹으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내가 할수있는 일은 거이 전무했다.

 

-

나에겐 남은것이 없다.

생은 잃어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되뇌어보아도 그것은 이내 현실에 맞부딪혀 바스라진다. 창 밖의 해는 이미 지고 있었다. 복도가 반쯤 그늘에 가려졌고, 양쪽 벽엔 주인 없는 액자가 걸려 있었다. 언젠가 사라져버릴 인물들을 영구적으로 훔쳐낼수있는 소모품이었다. 작은 프레임속의 박한 영생 그 틈에서 내 선조들은 살아 숨쉬고 있었다. 진짜가 아니었지만, 일단은 그러했다.

 

방까지 가는동안 맞닥드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미 해는 져버려서 온통 검게 물든 하늘만이 휑하니 보여졌다.

 

창문을 활짝 열고 거추장스러운 커텐이 날리는 줄도 모르고 발코니로 들어섰다. 떨어질듯 위태로운 몸에 나리는 별빛이 좋았다. 살랑이는 바람과 풀 비비는 소리가 평화롭다. 손을 뻗었다.

 

시리우스나 헤라클레스, 어쩌면 북극성을 찾고싶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스름한 달빛에 홀린줄도 모르고 발을 동동 굴렀다. 달은 여전히 빛났고 몸이 내동댕이쳐졌다. 씩씩거리는 니 모습에 당황하기도 잠깐, 바닥에 푹 드러누웠다.

 

"위험하게 뭐하는거야? 그러다 다치기라고 하면 대체 어쩌려고!"

"...괜찮아, 응. 난 늘 괜찮을꺼야, 줄리안."

 

화난듯 인상쓰는 니 모습에 김빠지게 웃었다. 창가로 들어섰던 네게 별빛이 옮겨붙었다. 구름에 잠시 가려졌던 달도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수많은 행성에 젖어들며 천천히 번지는 니 모습이 어찌나 어여쁜지,괜시리 니가 원망스러워졌다. 눈을 꾹 감았다.

 

니가 너무 싫었다. 니가 나를 싫어하듯이, 어쩔수 없이 나를 도와주고 구원하듯이 나역시 마찬가지었다.

내가 퀸타르트가 아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자괴감이 깊고 깊어져 골이 되었다. 창 밖 넘어로 찌르르 벌래 우는 소리가 들렸다.

 

낡은 쇠가 끽거리는 소리와 함께 너는 방에서 나갔다. 속없이 웃으며 천장을 응시했다. 그저 사라질 모든 일들이 별과 같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의 틈새에서 제 몫조차 챙기지 못하는 주제에 말이다. 지나치게 이기적이었다.

 

엉망인 머리를 정리하며 일어섰다. 감상에 젖었던것이 바보같다며 다시 문을 닫고 커텐을 쳤다. 내일은 그 아이를 보는 날이니 일찍 잠들어야만 했다.

 

-

 

마리, 라는 아이가 있다. 싸구려 염색약으로 물들인 머리가 아닌, 요즘엔 보기 드문 붉은 머리칼을 지닌 작은 아이었다. 우리 가문과는 하등 상관없이 평범한 가정의 소녀인 마리는 어느덧 나와 함께 하게되었다. 같이 산다거나  밥을 같이 먹는것이 아니라 친구가 되어 종종 인사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었다.

 

담벼락 한켠에 뚫어둔 개구멍을 따라 20분쯤 걸으면 보이는 작은 언덕에 오늘도 그 아이가 있었다. 가문으로 돌아가면 또 혼날테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마리와 나는 오늘도 같은 시간을 공유할것이다. 그것은 천국을 아주 약간 들여다보는것과도 비슷한 일이었다.

 

나는 그 아이와 이야기 나누는것이 좋았다.

 

-

 

어릴적 겪었던 사고로 한쪽 귀를 먹은 마리와 대화하고있노라면 나는 특별한 사람이 된것만 같았다. 그애는 오직 날 보며 집중하고 나는 오로지 그애에게 집중한다. 그것이 나를, 그애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하여튼, 로즈 그 애는 너무 이기적이야. 다음 사람도 생각해야하는것 아니니? 그애와 마주할때마나 너무 화가나! 왜 하필 그런애랑 같은 마을에 사는건지 모르겠다구!"

"이런,마리. 많이 속상-"

"여기 있었어?"

 

아.

순간 들려온 줄리안의 목소리에 흠칫 몸을 떨었다. 뒷머리에 붙은 잔디를 떼어내며 천천히 상체를 들어 올렸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개구지게 웃고있는 모습이 얼마나 얄밉던지.

 

"이런 더러운곳에 누워서 뭐하는거야? 그리고....그쪽 빨간 머리는 얘 친구?"

"...아,응. 마리-,라고 불러줘."

"응,마리."

 

좋은 저녁이지? 니 머리카락 꼭 노을색같다.

 

그리 말하는 니가 너무 싫었다. 마리와 함께있는 너의 모습에 나는 작아졌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볕은 나보다는 네게 더 잘 어울리는것 같았다. 돌연듯 조금 슬퍼졌다. 내게 다가온 너를 용서하고싶지 않을 정도로.

 

내 손을 잡아오는 네게 차라리 웃어보였다.

 

"이제 가야지."

"...응,가자. 안녕, 마리. 다음에 또 올게."

 

뒤돌아 가려는 나를 콱 잡아 돌린 니가 해맑게 말했다.

 

"굿바이 인사는 좀 더 바로 하는게 좋지않을까?"

 

그 말에 화가 나서 그저 쿵쿵 걸어가버렸다. 뒤에서 낄낄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바보같아.

 

-

 

몇일쯤 지나 다시 개구멍을 넘었다. 이전에 마리를 만나고 되돌아왔을때 화를 내지않던 퀸타르트 부인이 조금 수상쩍게 느껴졌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이제는 간섭하지 않을건가봐, 하고 생각하고선 언덕 위로 달려갔다.

 

언덕 위 자리한 큰 벗나무 아래에 앉아있는 마리의 뒷모습이 보였다.

 

"마리!"

 

손을 내밀었다. 그와 동시에 툭.

 

툭. 데구르르-,왈칵.

 

아.

아, 아.

 

순간 멈춰버린 사고와 나오지않는 목소리에 당황하고선 느릿하게 손을 뻗었다. 몸은 이쪽에, 그 붉은 머리칼과 함께 머리는 데구르르 언덕 아래로 굴러가고있었다. 왈칵 왈칵 피를 토해내는 그 애의 목이 낯설게 느껴졌다.

 

굿바이 인사라는게 이런 의미였나.

 

Toujours Pur.

영원한 순수혈통.

 

순간 떠오르는 퀸타르트 부인의 얼굴에 소름이 돋았다.

 

커다란 벗나무에 그 애의 피로 쓰여진 그 단어가 얼마나 무서운지, 이미 죽어버린 그 아이가 얼마나 가엽던지.

 

-

 

처음이란게 참 이렇다. 하루를 보내고나면 또 하루가 가겠지. 내일을 보내고나면 내일의 다음날이 날 찾아오겠지. 끝없는 시간에 여과없이 지나는 나날을 살고있었다.

 

여전히 동은 터올랐다. 그애가 죽은 뒤에도. 메이드가 나를 깨우러 왔었고, 초코 파르페를 떠먹었다. 저택 한켠에선 분수가 흘렀고 줄리안이 어디선가 꽥꽥 소리지르는것이 그대로 들려왔다.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애가 없는데,그러니까 평소와 같아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시간이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모든것이 여전해선 안되는데 나만 그런것 같아 보였다.

 

이미 이별을 고했기에 어쩌면 덤덤할지도 몰랐다. 줄리안을 원망하거나 퀸타르트 부인을 증오 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모든것은 내가 퀸타르트여서, 내가 태어나서.

 

...내가 퀸타르트가 아니었다면 좋았을텐데.

 

깎여진 자존감만큼을 자기혐오로 채우고선 묵묵히 읽던 책을 마저 읽었다. 여전한 하루인것만 같았다. 무언가가 많이 부족했지만.

 

-

 

여름방학 시즌이 끝나고 다시 학교에 가게 되었다.

마리가 죽은지 5일쯤 되던 날이었다. 나는 학교라는 공간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곳에선 나역시 평볌한 학생이어서, 친구가 없어서 더욱 그런것일지도 몰랐다. 퀸타르트 부인이 은밀하게 나를 불러냈다.

 

서로 마주앉은 상태에서 손만을 꼼지락거렸다. 목을 조금 축이고선 입을여는 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이제 슬슬 후계수업을 받을때가 되었구나."

"...."

"어떻게 생각하지? 줄리안이 아닌 너를 후계로 내새우는것이."

"...의미가 있는것인가요?"

 

허리를 잔뜩 굽히며 깔깔 웃는 퀸타르트 부인에 시선을 옮겼다. 깔깔깔. 뚝. 순간 발작적으로 멈춘 웃음은 그녀를 미치광이처럼 비춰주기에 너무나도 충분해서 눈물이 나올뻔했다. 부인이 입을 열었다.

 

"물론 없지."

"그렇다면, 왜 제게 후계를 넘기시는건데요?"

"오, 불쌍한 마리. 그애가 생각나지 않니?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

"너는 너무 무르고 하찮지. 후계를 일임하는것은 니가 이용하기 쉽기 때문이고. 명분상의 가주일뿐 모든 권력은 그애에게 넘겨줄 생각이니 허튼짓 말려무나. 아! 너무 걱정은 말고. 어디가서 푸대접을 안받을테니까?"

 

그애.

줄리안 퀸타르트.

 

그애가 너무나 미웠다. 내 모든 자리를 앗아가서. 그게 너무 끔찍했다.

 

"우리는 널 사랑하지 않는단다."

 

입술을 꾹 깨물었다. 무언가가 속에서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구멍이 뚫렸다고도 표현할수 있을 것이다.

도도한 발걸음으로 자리를 옮기는 퀸타르트 부인은 원망할수도 없이 고아해서 그 뒷보습만을 바라보았다. 물어보고싶은것이 한가득이었다.

 

정말로 날 사랑하지 않나요? 어째서요? 나름 착한 아이로써 잘 지내왔잖아요.

당신의 말이라면 땅을 기며 죽는 시늉도 할수있어요. 그 우리라는것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속해있는데요?

 

말을 삼키고선 서럽게 울어댔다. 얼마 살지않은 목숨이 너무 가볍게 느껴져왔다. 당장이라도 벗어 던질수 있을것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또 너무 비참해서.

짜증나게 넓은 방 속엔 오로지 나 혼자였다. 늘 그랬듯이 말이다. 밤이 다가오고있었다.

 

해가 저물고 생기가 죽었다. 이대로 모든것이 어둠에 잠겨 끝나버리면 좋을텐데.

 

-

 

몇일간 죽은듯 잠만을 자다가, 결국 학교에 가게되었다.

 

제 친구들에게 달려가는 줄리안을 그저 바라보며 혼자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었다. 왁자지껄 사방에서 떠드는 소리와는 달리 내 주변은 고요하기 짝이 없었다.

반 배정표를 보고 3층으로 올라갔다. 줄리안과 같은 반이었다.

 

뻑뻑한 문을 드르륵 열어 가장 뒷자리에 다가가 푹 엎드렸다. 그렇게 한 삼십분쯤 지났을까. 점점 생기가 들어차 반은 시끄러워졌다.

 

 

우리 또 같은 반이네!!

너 혹시 이 마을 사니? 같이 하교할래?

나 그사람 완전 팬이야! 혹시 너도?

 

멍하니 고개를 들어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정리할때 줄리안은 이미 내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줄리안의 친구들이 킥킥거리기 시작했다. 어느덧 고요해진 반 속에서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우리 같은 반이네? 이번에도 잘부탁해! 알지?"

 

말간 웃음에 화답하듯 웃어보였다. 딱딱하게 굳은 입꼬리가 부자연스럽진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휘말려서 말이다.

 

"응. 올해도 잘,부탁해. 줄리안."

 

괜찮지 않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맞잡았다. 정말 싫어.

 

-

 

줄리안과 그의 친구들은 새학기가 지난 두달간 나를 괴롭혀왔다. 처음엔 발을 걸고 비웃는것 정도였지만 이젠 도를 지나칠 정도가 되어 여간 곤란한것이 아니었다.

멀쩡한 교과서가 온통 사라지고, 책상이 없어져버리고, 심지어는 내게 침을 뱉고 우유를 부었다. 나는 그저 참았다.

반에서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줄리안의 옆에 서서 나를 괴롭혔다. 나는 그저 참았다.

 

그 모든 일들을 당하는 동안에 함께 웃는 줄리안을 바라보았다. 세상에 오직 하나 존재하는,따위의 수식어를 붙일수있는 아이었다.

내 자리, 내가 가지고싶었던 지위, 나역시 바랬던 친구까지 모두 가진 사랑스러운 쌍둥이인데. 그런데도 너무 미워서 이런 내가 원망스러웠다.

 

마찬가지로 넘어진 나를 내려다보며 홀로 웃는 줄리안을 그저 바라보았다. 오늘은 그의 친구들이 보이지않았다.

즐겁다는듯이 휘어지는 저 부드러운 눈동자가, 흰 피부가, 가지런한 치아가.

저 예쁜 미소를 지으며 내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준다면 좋을텐데.

 

"...줄리안."

"뭐야?"

"... ..."

"...먼저 불러놓고선 아무 말도 안하는건 어디서 배운 교양이야?"

"왜 나를 싫어해? 왜 날 괴롭혀?"

 

순간 니가 한방 맞은듯한 얼굴을 만들어보였다. 하. 코웃음 치는 니 모습에 고개를 숙였다.

 

"내가 널 괴롭히는게 아니라 니가 날 괴롭히는거야. 교우관계도, 사랑도, 다른 모든것들까지 모두 다 내가 쟁취했는데 왜 가문은 니가 이어받는건데?"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내가 받는것이 아닌데. 모든 권한은 너에게 돌아갈텐데. 너는 그걸 몰라?

 

"왜 그런 표정이야? 내가 가주가 못되는게 그렇게나 우스워? 동정해? 난 니가 싫어,싫어 죽겠다고!!"

 

쿵쿵 걸음을 울리며 뒤돌아 가버리는 너를 부르려다가 팔을 내렸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멀쩡히 일어서서 치마를 털었다. 무릎에서 피가 흐르고있었지만, 신경쓸만큼은 아니었다.

 

-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렸다. 잠시나마 멈추었던 괴롭힘은 마치 폭풍전야였다는 듯 더욱더 심해졌다.

교과서를 보던 중 모르는 부분이 있어 손을 들었다. 선생님이 나를 보았다. 순간 아차하고 말핬다.

 

나는 수업중에 손을 들었고, 질문했다. 내게는 금지된 일이었다. 아이들에겐 나를 괴롭혀야만 하는 이유가 차고 넘쳤다.

나는 퀸타르트이고, 줄리안의 쌍둥이이고, 죄인 그 자체와도 다름 없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내가 존재한다는 그 자체였고, 내 존재가 상기시키는 모든것이 죄였다.

 

"이해 안되는거라도 있니?"

"...아니요. 죄송합니다."

 

다시 손을 내리고선 고개를 숙였다. 툭 날아오는 쪽지를 읽었다. 오늘도 무사하지않았다.

 

-

 

파티 시즌이 돌아왔다.

사실 파티라기보단 친구들끼리 저녁 늦게까지 놀아도 혼나지않는 기간이었다.  기숙사제인 학교는 나름의 규정이 존재했기에 우리는 이 3일의 기간을 파티시즌이라고 불렀다.

그 파티시즌동안 나는 그저 산책했다. 3일간은 수업도 없기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넓은 정원을 걷고, 학교 밖에서 쉬다가 들어오고, 1인실 방에 틀어박혀 일기를 쓰고, 하루종일 노래를 듣고. 그렇게 파티시즌의 마지막날이 되었다.

저녁으로 먹은 빵 한조각이 잘못되기라도 한건지 속이 답답했다. 방 밖으로 나왔다.

 

기숙사 근처의 정원을 걸었다. 찬 공기가 폐부를 쿡쿡 찔러왔다. 

사람 한명 없는 정원엔 여러 꽃들이 만개해있었다. 묵묵히 길을 따라 걸었다. 저 멀리서 보이는 검은 머리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안녕."

 

줄리안의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다른 아이들이 나를 괴롭힐때면, 아무것도 하지않고선 그저 방관하던 남자아이었다. 나는 손을 들었고, 마주 인사해주었다.

 

"좋은 파티시즌이야."

"...응, 그렇네. 넌 혼자야?"

"보시다시피."

 

어색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불편한 자리는 질색이라 발걸음을 옮기려했다. 그애가 말을 걸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너 어디 가버리는건 아니지?"

"무슨 의미야?"

"아니 그냥...그런 느낌이 들어서."

"..."

"어, 별다른 뜻은 아닌데, 그러니까, 난 니가 순식간에 어디론가 떠나버릴것만 같아서, 그래서-"

"그럴지도 모르겠어."

"어?

 

총총히 별들이 떠있었다. 별은 보이지 않았다. 바람이 불어왔다.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너 여행가?"

"그정도면 좋겠는데-..."

"...죽지마."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앞의 아이를 바라보았다. 양 손을 꼭 쥐고선 울듯 바라보는 모습이 세살먹은 아이같아 보였다. 나는 웃었다.

 

"왜?"

"니가 죽으면 줄리안은 슬퍼할꺼야."

"그애는 나를 끔찍히도 싫어해."

"오해야. 줄리안은 쌍둥이인 너를 좋아해. 적어도 옆에서 내가 보기에는 그래."

"...줄리안 그애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썩은 우유를 던지고 2층에서 밀어버리는 아이구나. 네게 상냥한 사람이라고해서 나한테까지 상냥한건 아닌데."

"죽지마."

 

휘잉, 바람이 불어왔다.

 

"나는 알아. 나는 죽어."

"아니야."

"너도 알지? 내가 죽는다는것을."

"... ...줄리안이 슬퍼할꺼야."

"너는 줄리안을 많이 좋아하나보구나. 근데 어쩌지? 나는 날 많이 좋아해줄 사람도 없고, 줄리안 그애를 위해 살아갈 생각도 없어. 그리고 나는 안죽어. 아까 그건 농담이었어."

 

정말이지?

응.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조금은 안심한듯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는 그애를 바라보다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어..."

 

몇걸음 앞에서 익숙한 볏짚색 머리카락이 보여왔다. 멍청히 눈을 깜빡이다가, 그것이 니 머리카락임을 인정하고야말았다. 삐뚜름한 표정으로 니가 말했다.

 

"역시 난 니가 싫어. 너도 마찬가지지?"

"..."

"하긴, 너처럼 노력해본적도 없는 주제에 쉽게 얻을것을 얻는 사람이 뭘 알겠어."

 

순간 그 말에 울컥하고야 말핬다.

 

애초에 내뱉고싶지 않았다. 나는 새벽녘 암탉이 세번 울적에 태어났다. 축복받지 못했다.

이런 결과가 초래될줄 알았더라면 조금 비참하고 괴로워도 견뎠을게 분명했다. 그리고 진심을 전했을것이다. 내 모든 버팀이 물거품이 되었다.

최대한 줄리안이 편안할수있도록 모든것을 감내했는데도.

 

나는 이제 모든것을 끝낼 차례임을 직감했다. 끝이 도래했다.

나는 이 모든것을 매듭지어야할 명분이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명분이 아닌 필요일지도 몰랐고 혹은 도피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너는 몰랐지만,나는 늘 네 뒤에 있었어. 너는 몰랐지만 나는 있었단말야."

네 눈동자가 의혹으로 물들었다. 너와의 마지막 감정선이나 다름없을 상황이었다. 상황을 미화시키고싶은 양 훌쩍 떠나고 싶어졌다.

네 눈동자는 의혹이 아니라 의심일지도 몰랐다. 퀸타르트에 대한 의심,나에대한 의문. 내 존재 자체에대한 경멸, 멸시. 사실 그 모든것일지도 몰랐다.

딱히,알고싶지도 않았다. 이로서 끝이길 기원했다.

이른 새벽녘이었고, 초코파르페가 먹고싶었다.

"하지만 내 이야기는 끝났어. 내 관심사는 그것뿐이야. 난 질려버렸어. 오고싶어서 돌아온게 아니야. 다른 도리가 없어서 온거지. 니가 벌인 모든 일들과 내 멍청함을 마무리 지어야하거든. 그래서 온거야. 이것이 내가 네게 줄수있는 전부, 네가 내게 받을수있는 전부야. 나는 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알것같거든."

이야기의 끝. 그것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애초에 내 삶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아름다운 구절 하나조차 지니지못했다.

만약 나에 대한 이야기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멋드러진 필기체로 나잇살 먹은 양피지에 쓰여진 이야기가 아니라 관찰 일지 쯤 될것이다.

나름 열심히 하겠답시고 크게 맘먹었다가 결국엔 흐지부지하게 막을 내릴. 간악한 이야기의 탈출구는 없었다. 나는 내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었다.

 단순히 방향을 잘못잡았다거나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냥,어느날 뚝 떨어진거다. 그런 이야기었다.

 

화가나서 그저 나오는데로 내뱉어버렸다. 이러면 안되는데. 내일 교실에서 다시 너를 만날텐데. 나는 더 괴롭힘 받게될것이 뻔한데.


"아-,물론 네 이야기는 더 있지. 약간 더 남았다고. 하지만 너와 나에 대해서라면 이로써 끝이야. 내 이야기는 너의 이야기에 밀려났어. 그게 안보여? 아직도 눈이 멀었어,이 멍청한 인간아? 내가 줄곧 말했잖아. 이건 언제나 너에대한 이야기였어."

조금은 화가났다. 아주 조금. 내 이야기는 오래전에 막을 내렸다. 관객은 없었다. 왜냐하면,내 이야기보다는 줄리안 퀸타르트의 이야기가 훨씬 더 값지고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순혈주의 사상에 물든 사랑스러운 남자아이. 흥미로운 소제였다. 줄리안 퀸타르트의 이야기는 성공했다.

아주 막연히, 존재함에 감사했던 때가 있었다. 너를 만나게되어 다행이라며, 너를 위해 살아도 그저 좋다고.

...사실은, 너를 사랑했다.

간만에 찾아온 빛은 내 눈을 멀게 만들었다. 삶에 허덕이는 내게 오아시스가 되어줬다. 그것이 늪인줄도 모르고 나는 갈망 한 것이었다.

내 스스로가 퇴색되는줄도 모르고 너를 끌어안았다. 기가차서 웃음이 나왔다. 나는 빛바래었다. 화려한 색들 사이에서 유일한 무채색이었던것이다. 나는 그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네 눈동자가 묘한 기색으로 젖었다. 나는 그것이 환희라고 느꼈다. 허탈했다. 애시당초 나는 줄리안너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그 이전에 존재하기나 했었는지. 나는 널 척 치고싶지 않았는데.

"...이봐,퀸타르트."
"퀸타르트라고 부르지마,나도 이름이 있단말야!!"

 

스스로가 듣기에도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니 눈이 크게 떠졌다. 늘 권태롭기만하던 너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이 걷히고 맑은 하늘 사이로 별들이 반짝였다. 내가 화내도, 내가 울어도, 내가 절망해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그걸 이제야 실감했다. 마리가 죽었을때도 어렴풋이 느꼈던 주제에. 상냥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 나는 지쳤어,줄리안. 더이상 내게 뭔가를 바라지마. 나는 그럴 여력도,의지도 없어."

"하, 헛소리. 몰랐는데 말을 참 잘하네. 소설가해도 괜찮을것같아."

"비꼬지마. 닥쳐. 그냥 들으란말야. ...가주는 니가 될게 분명한 일이고, 니가 모든 권한을 쥐게 될꺼야. 그러니까 조바심내지 말고. 마지막으로 니 친구 꽤 괜찮은 애더라."

"...가문이....뭐라고?"

"안녕."

 

뒤돌아 걸었다. 바로 뒤, 퀸타르트가 있을 곳에서 고래고래 악에받쳐 소리지르는것이 들려왔다. 드문드문 욕이 섞인 말을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훽 뒤돌아 다시 그애를 바라보았다.

 

"줄리안. 뭐 하나만 물어보자."

"또 뭔데?"

"넌, 날 좋아해?"

"...하,하하. 아주그냥 미쳤구나. 단단히 돌았어. 내가 누누히 말했잖아, 난 널 미치게 싫어한다고! 제발 좀 꺼져!!

"...그래. 좋은 하루되렴."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찬 바람이 휭휭 불었다. 살점이 도려질듯 날카로운 바람이었다.

건물 코너를 돌자마자 다시 만난 검은 머리 아이를 보며 인사했다.

 

"안녕."

 

-

 

한쪽에 화롯불을 켜고선 침대위에 주저앉았다. 듣고싶은것을 들었다. 그거면 된거다. 그래, 그거면......

워낙에 많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이다보니 기숙사가 정말로 커다랬다.

 

10층이 넘는 기숙사. 마침 꼭대기층.

 

아슬아슬하니 난간을 부여잡아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언젠가 이렇게 난간을 부여잡았다가, 마주했던 별빛이 예뻐서 포기한적이 있었는데.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지나치게 높은 위치에 시야가 아찔했다. 죽는게 무서웠다. 하지만 사는것이, 살아있는것이 몇배는 더 무서웠다. 무섭고, 두렵고.

축축해진 손바닥만이 내 감정을 대변해줄것이다. 손을 놓았다.

 

순식간에 시야가 반전했다. 그제서야 아름다워보이는 모든것들이 약간은 원망스레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보인 노란 매리골드가 어여쁘게 피어있었다.

아주 조금은, 그 아이를 닮은것도 같았다.

 

-

-

-

 

차게 식어 굳어버린 어린 소녀는 그렇게 몇일 뒤 기숙사 아래 화단 구석에서 발견되었다.

-

줄리안 퀸타르트는 조금 언짢은 상태였다. 검은 정장도 갑갑한 넥타이도 작은 프레임속 쌍둥이도 하나같이 맘에 들지 않았다.

바로 옆방에선 탄식섞인 울음소리가 가득했는데,좁지않은 방 속엔 적막함만이 가득했다. 당연한 이야기었다. 

줄리안 혼자 그 작은 공간에 발 내딛고있으니,미치지않은 이상 혼잣말을 할리없지않은가.

악어가죽으로 단단히 짜여진 구두코가 보였다. 애꿎은 바닥만 툭툭 걷어차던 줄리안 퀸타르트가 와락 소리를 질렀다.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낸 그가 씩씩거렸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그는 생각했다.

제 쌍둥이의 장례는 이래선 안되는거였다. 퀸타르트인만큼 나름 잘 살고있을거라 생각했다. 군림하듯 순수혈통의 모습을 갖추고선 남부럽지 않게 살거라고 말이다. 그 모든것이 꿈이었다는듯,아이의 죽음에 슬퍼하는 이는 없었다. 겉치례식으로 꽃 하나 남겨두고 가버리는 사람들은 전혀 슬퍼보이지않았다. 사진 앞 초라하게 놓여진 국화 서너송이가 반쯤 시들어있었다.

내팽겨치듯 꽃을 내려두고서 줄리안은 자리를 옮겼다. 탐탁잖았기 때문이다. 그저 그뿐이었다. 죽어버린 제 쌍둥이는 끝까지 기분 나쁜 인간이었다.

 

-

 

그 이후 줄리안을 더욱 짜증나게 만든것은 주위 선생님들의 툭툭 내뱉는 혼잣말이었다.

줄리안을 보기만 하면 "어머, 그애가..."하며 고개를 두어번 휘젓는 선생들에 줄리안은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문으로 소환되기까지한 줄리안이 퀸타르트 부인 앞에 앉아 물로 목을 축였다.

 

"가문은 니가 이어받게 되겠구나,줄리안."

"네."

"안타까운 일이야. 그 아이는 꽤 이용하기 쉬워서, 대외적으로 세워놓기에 참 좋았는데말이지. 오늘부터라도 곧바로 후계 수업에 들어가자꾸나."

 

퀸타르트 여사의 입에서 줄줄이 들려오는 아이의 험담에 줄리안은 반응하지않았다.

줄리안은 자신이 지금 힘들다고 생각했다. 후계수업이 너무나도 힘들었기때문이다.

 

십몇년간 걸어왔던 자세를 고치고, 식사 예절을 가다듬고, 심지어는 찻잔 내려놓는법까지 엄격하게 배워야만했다.
승마와 검술, 그 외에 몇몇 무술과 총기를 다루는 법을 배워야만 했으며 각종 외교 관련한 것들과 동시에 구렁이 담넘듯 부드러운 화법역시 익혀야만했다.

사실 잘 시간도 없이 많고 어려운것들을 조금 익히고 주말을 그렇게 허비한 뒤 다시 학교로 돌아오면, 줄리안은 지쳐서 쓰러질것만 같았다.

 

드르륵 열린 문은 여전했지만, 무언가가 달라졌다고 줄리안은 생각했다.

 

"...아."

 

자신의 옆자리가 휑하니 비어있었다.

 

"..야,이게 무슨 일-"

"미안한데, 말 걸지 말아줄래? 짜증나게...."

 

돌연 차가워진 아이들의 반응역시 줄리안을 힘들게 만들어왔다. 검은 머리의 소년 하나만은 줄리안을 떠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죽자마자 비워진 그 아이의 자리가 유난히 낯설기만했다. 바로 고개를 돌리면 당장이라도 그애가 끼적거리며 필기를 하고있을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후계 수업과, 퀸타르트 부인이 자주 뱉어내는 그 아이에대한 험담과 모욕, 아이들의 싸늘한 멸시를 받고있노라면 줄리안은 종종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는 어떻게 이걸 견뎌낸거야?

 

줄리안 퀸타르트, 그는 그제서야 깨달은것이다.

 

'넌, 날 좋아해?'

그 애의 마지막 물음은 한줄기 희망과도 같았음을.

견뎌낸것이 아니라 힘겨워 놓아버린것임을.

 

"...아,아아..."

 

넋놓고 울어버리는 줄리안을 달래주기위해 다가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그제서야 깨달은것이다. 그 어리고 작은 소년은 그제서야 알게된것이다.

 

자신은 그애를 미워하지 않았다고. 사실은 조금 좋아했다고.

 

-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어, 마음을 가다듬은 줄리안이 걸음을 옮겼다. 초라한 묘지 앞에 지금은 보기 힘든 노란 꽆을 한가지 내려놓았다.

그애가 죽은 화단에서 꺾어온 꽃이었다. 매리골드라고 했던가.  줄리안이 묘비를 슬슬 쓸었다.

 

[여주, 이곳에 가라앉다.]

 

묘비를 그저 바라보던 줄리안은 돌연 생각했다. 다음생에는, 줄리안 퀸타르트가 아닌 붉디 붉은 머리칼을 지닌 마리로 태어나고 싶다고.

동등한 위치에 서서 그 아이의 진실된 모습을 바라보고싶다고, 너와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싶다고.

죽어도 괜찮으니까, 너를 보고싶다고.

 

소리없는 외침이 사방을 흐트려놓았다. 아주,아주아주 약간 엇나간 시간에서 줄리안 퀸타르트는 살고 있었다.

 

찬 바람이 줄리안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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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꿔도 뭐 이딴내용이람...................................

매리골드의 꽃말=비애, 가련한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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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86.207
으어 보고 울었어요ㅠㅠㅠㅠㅠ 그대 진짜 금손... 존경스럽습니다!
9년 전
독자1
헐ㅜㅜ금손이다금손이나타났다
9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울...었.. 어 ....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어떻게 표현해야할지.......ㅠㅠㅠㅠㅠㅠㅠ하. .........

9년 전
독자3
하..이런 꿈 꿔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오 ㅏ소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혹시 브금 뭔지 알 수 있을까??
9년 전
이게 무어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인걸로 알고있엉
9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157.1
아니 무슨 꿈을 어떡하면 이렇게 꾸고 이렇게 적죠....??와...금손님....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7
이 꿈 나도 꾸고 싶다.........................
9년 전
비회원147.147
저도 보고싶은데..컴퓨터가 이상한건지 스크롤을 내리니까 까만화면만 나오고 글이 보이지않아요...ㄸ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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