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게 알아듣지 못할 영어를 쏟아내며 수업을하는 선생님의 목소리에도 그의 태도를 지적하는 무서운 수학 선생님의 꾸짖음에도 아이들 틈에서 신나게 웃으며 함께 축구를 하자는 체육선생님의 제안에도 그는 미동조차 없었다. 항상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아니 생각이란걸 하기는 하는지 흐릿하고 멍한 눈빛으로 그저 하늘을 바라보거나 잠이들어있뿐이였다. "이놈이 또, 정택운 안일어나? 선생님 말이 우습다 이거야?" 자신의 수업시간에 여느때와 같이 책상에 고개를 박고 잠들어있는 택운의 모습에 또다시 열이뻗친 수학선생님이자 학생주임인 황세준 선생님이 택운의 자리로 다가오며 소리쳤다. 사실 선생님들의 눈에 택운이 좋게보일리 만무했다. 말은커녕 인사한번 한적없는데다가 가을겨울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더운 여름에도 반팔이아닌 긴팔셔츠만 입고다니고 수업시간마다 잠자거나 제수업을 무시한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창밖을 내다보기 일수였으니말이다. "야 임마 정택운!" 어느새 택운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황세준 선생님이 자고있는 택운의 팔을 탁하고 잡으며 소리쳤다. 그때 우당탕-! 택운이 순간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제팔을 잡은 선생님의 손을 쳐냈다. 택운의 의자가 뒤로 나자빠져 뒹굴고 선생님은 물론 교실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깜짝 놀라 택운을 바라봤다. 그어떤 상황에도 미동조차 않던 택운의 눈동자가 요동을치고 있었고 듬직한듯 가녀린 어깨가 작게 떨리고있었다. 마치 금방이라도 톡건드리면 툭하고 눈물이 터져나올것처럼 말이다 잠시 택운의 돌발행동에 벙쪄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 황세준선생님이 입을 열기도 전에 택운은 도망치듯 교실밖으로 달려나갔다. "웁, 우욱, 콜록콜록" 교실을 뛰쳐나와 택운이 온곳은 화장실이였다. 본건물과 떨어져 지금은 학교 부자재 창고로 쓰이여 사람들이 잘 오지않는 제1미술실옆에있는 화장실. 택운은 몸속 깊은곳에서 꿈틀대는 더럽고 끔찍하기만한 기억과 감각에 빈속을 부여잡고 헛구역질을 하며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무리 헛구역질을 해봐야 먹은게 없어 아무것도 나오지않고 속이쓰리기만한 택운이 그대로 주저앉아 끅끅 눈물을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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