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그날밤 또한번 의붓아버지에게 범해진 택운은 도망쳐야겠다고 수혁에게 도움을 청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날 등교하자마자 운동장이며 제1미술실이며 수혁의 교실까지 뒤졌지만 수혁은 벌써 일주일째 학교에 오지않았다.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라고는 택운이 집을 나간 일주일 전부터 온갖 욕설과 폭언으로 돌아올것을 협박하는 의붓아버지의 번호가 전부였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핸드폰을 제1미술실에 내던진 택운이 종소리에 교실로 향했다. 여느때와 같이 창밖을 내다보던 택운의 눈동자가 한곳에 멈춰섰다. 수혁이였다. 수혁이 5교시 수업중인 지금에서야 여유롭게 운동장을 가로질러 등교를 하고있었다. 당장이라도 수혁에게 달려가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지만 십여분정도 남은 수업시간에 어찌하지못하고 두 눈으로 제1미술실로 향하는 뒷모습을 쫓았다. 10년과도 같은 10분이 지나고 택운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제1미술실로 달려갔다. 미술실에 도착해 문을 열자 담배를 입에물고 무언가를 들여다 보는 수혁이 보였다. 뭔가 보니 수혁이 아까 택운이 내던지고간 택운의 핸드폰을 보고있었다. 깜짝 놀란 택운이 핸드폰을 낚아채자 수혁이 택운에게 눈을 맞췄다 "너 지금껏 그딴 폭언을 들으면서 산거야? 또 무슨일 있었지? 무슨일 있던거 맞지, 아니 그것보다 문자보니까 집으로 오라던데 너 집나온거야? 그동안 어디서 지냈는데? 어쩌자고 대책도 없이 집을나와" 자신을 추궁하고 잘못을 따져물어오는 듯한 수혁의 질문공세에 택운이 눈물을 흘렸다. 택운의 눈물에 놀란 수혁이 울지말라고 걱정되서 그런거라고 달래봤지만 택운의 울음은 쉽사리 그치지 않았다. "네가 도와준다며!! 흐으,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겠다며!! 근데 왜 이제 나타나!!" "일부러 안온게 아니야. 징계때문에 일주일간 못나왔던거야, 미안해" 제가슴을 퍽퍽치며 울분을 토해내는 택운을 수혁이 꼭 안아 아기를 달래듯이 등을 토닥여줬다. 수혁의 부드러운 손길에 진정이된 택운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수혁을 올려다보며 다시한번 입을열었다. "도와줘. 더이상 이렇게 살고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