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망스러운 여우 놀이 : 일상 (카메라 Ver.)
W.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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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구입한 DSLR의 포장지를 뜯으며 엠버가 노래를 흥얼거렸다. 몇개월동안 모은 돈으로 카메라를 사고, 어마어마한 값인 렌즈를 몇개 사서 한꺼번에 돈이 통장에서 빠져나갔지만 아깝다거나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항상 갖고 싶어했던 카메라. 게다가 이번엔 그냥 디지털 카메라도 아니고 DSLR이다. 금방이라도 카메라 렌즈 안에 들어갈 듯한 엠버를 보며 수정은 쓸데 없는 데에 또 돈 쓴다고 잔소리를 하려 했지만 엠버가 카메라를 얼마나 갖고 싶어했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뭐라 하지는 않았다. 물론 엠버가 그 후로 DSLR을 손에 들고 있을 때라던가, 하루에도 몇번씩 거실의 진열장에 넣어둔 렌즈를 조심스레 꺼내 손수건으로 닦는다던가 하면 평소보다 더더욱 히스테리를 부리곤 해서 문제였지만. 어휴. 그 모습을 본 진리는 혀를 쯧쯧, 찼다. 그깟 카메라에 질투를 하는 정수정이나, 질투 하는 정수정을 보고서도 카메라를 들고 으헤헤 거리는 유엠버나- 둘 다 나보다 나이만 많지 하는 짓은 나보다 어리다니깐. 학교 갈 준비를 다 마친 진리가 집을 나서기 전, 아침부터 카메라를 목에 매고 집 구석구석을 찍고 있는 엠버를 수정이 잠든 틈에 몰래 따로 불러 내었다.
"엉? 왜그래?"
"엠버, 저, 카메라 말이야,"
"카메라? 왜? 사진 찍어줄까? 그러고보니 우리 진리 사진은 못찍었네- 말하지 그랬어."
어, 이게 아닌데. 엠버가 불쑥 렌즈를 진리의 얼굴을 향해 들이대며 개구진 미소를 짓자 진리가 난감하다는 듯이 두 손으로 렌즈의 앞을 가렸다. 어, 뭐야 뭐야. 당황한 듯이 카메라에게서 눈을 떼고 진리를 쳐다보는 엠버의 눈이 커져 있다. 진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 정말. 원래 남의 일에 간섭하는 건 정말 싫어하는데 이러단 내가 먼저 죽겠다. 진리가 말을 하지 않고 한숨을 쉬고 있자 엠버가 카메라를 받치고 있던 손을 슬그머니 내리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그래, 어디 아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리의 표정을 살피는 엠버의 얼굴에는 물음표가 가득하다. 그래, 귀찮을 정도로 오지랖이 넓고 눈치 없어서 정수정한테 맨날 깨져긴 해도 엄마처럼 자신을 하나하나 챙겨주는 건 처음에나 지금이나 사촌 언니인 엠버밖에 없다. 정수정은 뭐… 애초에 기대부터 안했고. 불쌍한 내 처지야. 괜히 서울가고 싶다고 해서 부모님한테 졸랐다가 정수정이랑 유엠버 사이에 끼여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니. 하고 속으로 한탄하던 진리가 엠버에게 물었다.
"엠버."
"응, 응?"
"…아니야, 됐어 됐어."
"어어- 뭐야, 왜 말을 하다가 말아. 치사해, 최진리-"
입을 꾹- 다물고 가방을 메는 진리의 옆에서 쨍알대는 엠버의 목소리가 장난끼가 다분하다. 하긴, 진리가 학교에 가고 나면 원래 아침잠이 많은 수정이 정오가 되어야 일어날 터이니 그 전까지는 엠버가 많이 심심할 터였다. 물론 이제 엠버의 옆에는 카메라가 있지만- 그 시간이 지루하기는 마찬가지일 터. 그래도 정수정 걔, 엠버가 자기때문에 심심하다고 찡얼거리는 걸 꽤나 즐기고 있었던 모양이였는데, 엠버가 자신을 깨우러 오지도 않으니 더욱 심통이 나있을 거다. 진리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현관에서 신발을 신을 때 결국 다시 입을 열었다. 엠버는 그때까지도 진리의 뒷꽁무늬를 졸졸 쫓아다니며 칭얼대고 있었다.
"언니."
"응?"
"…정수정, 괜히 열 채우지 마"
"뭐?"
"집에서 카메라 좀 그만 만지라고, 정수정 덕후가 어쩌다가 그 모양이 됐냐."
실눈을 뜨고 혀를 끌끌 찬 진리가 손목 시계를 확인하고 홀연히 집을 떠났다. 그 동안 엠버는 멍청히 진리만 눈으로 쫓을 뿐이었다.
열 채우지 말라고…? 무슨 소리지, 그게. 아무래도 엠버는, 진리의 말을 다 이해하지 못한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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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가져온 버클픽 |
ㅠㅠㅠㅠㅠㅠㅠ저를 과연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실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잔망스러운 여우 놀이... 핡... 일단 간단한 등장인물의 소개를 하죠 유엠버, 스물 둘. 대학생이고 미국에서 살고 있다가 열두살 쯤에 한국으로 넘어옴. 말은 잘하는데 발음이 약간 어눌한 편. 성격 자체가 워낙 낙천적이라 초큼 부족한 말솜씨지만 이 정도에 만족하고 있는 듯. 성격이 유한 편이고 다정한데 오지랖이 넓고 눈치가 없어서 정수정한테 많이 까인다. 그래도 가끔 화내면 무서움 진지할 때가 있음 재수를 했기 때문에 대학생 2학년이다.
정수정. 스물. 대학생. 대학교에 입학 하고 나서 기숙사 들어가려다가 튕기고 그 주변 자취방을 구하고 있다가 엠버와 같이 살게 되고, 둘이 연인 관계로 발전. 아무래도 친언니인 수연과 그 커플을 견제하고 있는 듯 하다. 성격 자체가 꽤 다혈질이고 왈가닥이지만 쿨한 편.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역시 영어에 능통하다.
최진리. 열여덟. 고등학생. 지방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가 피터지게 공부해서 성적 올리고 결국 서울로 올라온 케이스. 그냥 성적 올리면 서울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장학금까지 받고 졸업해서 부모님이 울며 겨자먹기로 사촌인 엠버에게 진리를 부탁했다. 그래도 꽤 어른스러워서 어른들 걱정 시키지는 않음.
대충 이정도... 루나랑 빅토리아는 아마 곧 나올거에여 사이드 커플로는 율싴이 초큼 나올 듯... 제 본진은 율싴이니까여 핡핡 카메라편은 하 편도 있습미영 곧 또 올게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