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드ㅡ]님과 [한재호]님께 감사드립니다*
열일곱의 봄 04 Written by. 여우 |
그 날 이후로 성열은 우현과 마주쳐도 잘 인사하지 못했을 뿐더러, 명수또한 우현을 주시하는 것 같았다. 어차피 우현은 성규밖에 없었다만 저 집착왕자의 공주님을, 그것도 홀딱 벗은 공주님을 봤으니 명수가 저렇게 우현을 내칠만도 했다. 물론 우현또한 자신이 저 상황이었어도 당황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부터는 3월이 시작이다. 아마 내일이면 우현과 성규는 같은 학교에 같이 손을 잡고 등교할 수 있을 것이다. 우현과 성규도 벌써 연애 아닌 연애를 시작한 지 2주가 다 되어갔다. 처음만났을 때는 물론 약간의 유혈사태가 그들을 반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누가봐도 풋풋한 사과향을 풍기는 커플이 되었다. 성규는 그 짧은 사이에 우현에게 많이 적응했고, 또한 많이 의지했다. 우현은 그런 성규를 받아주고 보듬어 주면서 서로와의 관계를 더 가까이했다. 마침, 지금도 영화를 보고 들른 카페였다. * 딸기스무디 하나, 화이트모카라떼 하나 나왔습니다-. 종업원의 음성이 흐르고, 성규는 감사하다며 금세 딸기스무디를 마셨다. 맛있어? . 웅, 헤헤…. 우현은 자신의 앞에서 해맑게 웃으며 스무디를 들이키다시피하는 성규를 바라보자 자신도 웃음이 나오는 듯 했다. 못말려 진짜…. 우현은 고개를 내저으며 성규에게 핀잔을 주었지만 성규는 아랑곳않고 그 차가운 음료를 쭉쭉 들이켰다. 아으…엑. 왜?. 머리가…, 머리가 띵해…. 풉…. 성규가 웃지말라며 미간을 찌푸렸지만 우현에게는 김태희가 와서 빙수를 직접 먹여줘도 이토록 사랑스러울 것 같지는 않았다. "사실, 나 말할 것 있는데…." "으으…?, 뭔데 그래?" "나 오디션 붙었어." 으으엑…? 케…크콜록…. 성규가 띵한 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스무디를 마시다 사레가 걸렸다. 무…, 무슨 오디션?. 우현은 그런 성규의 질문에 우물쭈물대며 대답하지 못하였다. 성규는 그런 우현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이내 붙었다는 오디션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해내었다. 그…, 그 울림인지 뭔지?. 아…, 응. 성규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연습생이 된다는 얘기인가…. 사실 성규도 우현이 연기연습생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2주동안 붙어있는 시간이 얼마나 많았는데. 설마 그 많은 시간을 침묵으로 보냈을까. 성규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만 둘까?" 예상 외의 우현의 대답에 성규는 깜짝 놀랐다. 뭐…? 아니, 그냥…네가 싫어하는 것 같아서…. 우현은 고개를 숙이며 말끝을 흐렸고, 성규는 그런 우현을 바라보다 배시시 웃어주었다. 미쳤나봐-, 그걸 왜? 우현은 무릎위에서 조물거리던 손을 멈추고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진…진짜? 응. 진짜로. 우현은 성규의 손을 맞잡고서 그렁그렁한 눈매를 보여주었다. "나…나 응원해 줄꺼지…?" "치, 당연하지. 누구 애인인데?" "고마워, 진짜." "우리 축하파티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성규는 솔직히 말해서 앞날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우현에게 있어서는 하나뿐인 꿈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고, 애인으로서 분명히 축하해줘야 할 일이니까. 그래도 이 어리숙한 기분에 알쏭달쏭했다…. 마치 더위사냥을 반으로 쪼개 아껴먹기 위해 큰 부분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학교갔다오니 김명수가 뻔뻔하게 그 아이스크림을 빨고있는 모습을 목격한 기분이랄까…. 뭔가 말하고는 싶은데 말할 수 없는 기분이라고 말하면 딱 맞을 것 같았다. 제 의견을 말하고 싶으면서도 말할 수 없는 그런 기분. 그래도 성규는 밝게 웃어주었다. 자신도 이제는 우현이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까. 아직 연애 초보인 성규에게 자신의 싫은 감정을 마구 드러내는 건 부끄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우현이 저렇게나 원하는 일을 반대할만큼 이기적이지도 않았다. * 막 카페밖을 나서려는데 아까의 맑은 날씨는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성규의 마음마냥 차가운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에씨- 짜증나. 성규는 비가 온다는 사실이 짜증나는지 퍽 인상을 쓰고 있었다. 비 오는 거 싫어?. 응-, 좋은 건 아니야. 좋은 건 아니라던 성규는 정말 싫다는 듯한 표정으로 팔자눈썹까지 만들어보이며 말을 이었고, 우현은 그런 성규를 바라보다 귀여움을 차마 참지 못했는지 능글맞게 웃으면서 성규의 볼을 잡아당겼다. 왜?. "빠애하기 기아나서." 풉- 뭐라고? 우현이 잡고 있던 볼을 놓아주자 아프다는 듯 볼을 쓱쓱 비비며 찌릿- 하고 째려보았다. 빨래하기 귀찮단 말야-. 우현은 빨래하기 귀찮다며 쫑알대는 성규를 보니 왜 이리 귀여운지 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마 귀욤귀욤열매를 처묵처묵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도 같았다. 지금 성규를 보면 진짜 그 열매를 과다복용한 것 같았으니까. 저 오물대는 입술을 보니 확 덮쳐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첫 날 이후로 아직은 스킨십이 너무 이르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어떡해, 진짜. 우산도 안 가지고 왔는데." "난 가지고 왔는데?" "엥? 진짜?" "응, 가방에 넣어뒀지." "진짜? 다행이다!" "응. 다행이야. 난 그럼 이제 집에 갈게!" "응, 가자!" 성규는 해맑게 웃으며 우현의 곁으로 가서 섰다. 그러자 우현은 의아하다는 듯이 성규를 바라보며 왜 이쪽으로 오냐는 듯한 눈빛을 보내왔다. 그런 눈빛에 성규또한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같이 쓰는 거 아니야?! 의외로 냉담히 아니라는 듯 고개를 내젓는 우현때문에 성규는 어이가 상실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야!- 같이 가야지-. 우산이 하나인데 어떻게 같이 가. 성규는 우현의 말에 웃기고 어이가 없었는지 막 웃다가 확 인상을 쓰고는 '어. 그럼 너나 쓰던가.' 하고 빗속으로 뛰어들려하고 있었다. "김성규야." "왜." "우산 가방에 넣어뒀다구." "쓰고 가던지." "바보야, 내 우산 네 가방에 넣어뒀다구." 성규의 눈이 휘둥그레해지며 매고 있던 가방을 앞으로 끌어 그 속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성규의 가방 속에는 우산이 덩그러이 놓여져있었다. 언…언제 넣었어? 아까- 너 화장실 갔을때. 우현은 성규를 향해 싱긋 웃어주었고, 성규는 자신을 향해 무한내리사랑을 뿌려주는 우현때문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이씨…, 멋있게. 성규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우현을 바라보았다. 나 이제 가볼께, 집 조심히 들어가. 우현은 그런 성규의 어깨를 톡톡 두드려주며 매고 있던 가방을 머리 위에 들어올려놓고는 뛰어갈 준비를 했다. 그 순간, 우현의 오른팔에 무엇인가가 살짝 닿는가 싶더니 꽉 잡혔다. 우현은 무엇인가 하는 느낌에 뒤돌아보니 배시시 웃으며 우현의 팔에 보란듯이 팔짱을 낀 성규가 서 있었다. "할 말… 있어?" "…헤, 우산이 너무 큰 것 같아서…." "그거 1인용…." "오늘은…! 2인용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현은 그런 성규를 보니 웃음이 새어나왔다. 어떻게 저렇게 이쁘게 생겨가지고 저렇게 이쁜 말만 골라서 할까. 풋, 진짜 내새끼다, 김성규. 게다가 부끄러운 건지 저 발갛게 익은 볼은 대체 어디로 숨겨야 매일 자신만 볼 수 있는 건지. 쪽-. 우현은 결국 성규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고 말았다. 성규는 수줍게 붉힌 얼굴을 숙이고는 우현의 팔에 꼭 팔짱을 끼었다. 가자-. 성규는 쑥쓰러운듯 살짝 말을 흘렸고, 우현은 팔짱을 낀 손을 데려다 꼭 잡아주었다. * 성규와 우현이 얼마나 걸었을까. 우산위로 토닥토닥 내려오던 비는 그새 약해졌고, 둘이 앉아있던 카페는 어느새 뒤돌아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이 걸어왔다. 벌써 성규의 집앞이었다. 참 시간은 제멋대로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면서 멈춰선 둘의 발은 계속 성규의 집앞만을 서성였다. "이렇게 나 데려다주면 너 버스정류장 다시 가야하잖아…." "괜찮아." "다시 데려다줄까?" "아니야. 얼른 들어가서 푹 쉬어." "고마워." "뭘-." 쪽-. 그 순간 성규의 입술과 우현의 입술이 아주 살짝 맞닿았다가 떨어졌다. 우현의 목소리는 성규의 입술속으로 흘러들어가고, 성규의 상큼함은 우현의 입술을 타고 넘어갔다. 우현이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성규를 바라보자 그의 얼굴은 죄라도 지은 마냥 새빨개져있었다. 그러자 우현은 주체할 수 없는 욕망에 살짝 고개를 돌려 성규의 입술로 향해 서서히 다가갔다. 야아!!! 어디서 들린 고함인지, 큰 소리에 놀라 우현과 성규의 고개가 두리번두리번 거리다 건물 2층으로 향했다. 그 위에는 베란다 난간에 기대어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는 명수가 서 있었다. 야 이새끼들아- 내가 그 짓 하지 말랬지?! 우현은 그런 명수를 보니 얼마나 웃기던지 그만 풋- 하고 웃어버렸다. 어쭈, 웃어?! 야, 너 거기 딱기다려!! "명수 형!" "왜! 이 놈아!" "형이 말한 그 짓이 키스였어요? 저는 성열이랑 한 거 말한 줄 알았는데? 불타오르는 거!" "…아…아…야!!!!" 우현은 명수를 향해 다시 눈이 접히도록 웃어보여주고는 다시 성규에게로 눈을 돌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내새끼-. 우현은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건지 베란다 난간에서 사라져 버린 명수의 잔상을 살짝 바라보았다가 성규의 엉덩이를 톡톡 쳤다. "갈게! 내일, 학교 갈 때 데리러 올게! 일찍 나와." 아- 으응…. 성규는 두 눈을 깜빡거리며 멍하니 우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유난히 왼쪽 어깨가 젖어 있었던 것은 아마 자신 때문이었을 것이다. 성규는 괜히 또 사소한 것까지 신경써주는 우현을 보니 웃음이 실실 새어나왔다. 물론 지금 내려와서 우현을 쫓아가겠다며 온갖 지랄발광을 해대는 명수를 보니 그 설레던 미소는 한숨으로 바뀌었지만. 꼴뚜기도 콜레라가 있나…, 예방주사 맞혀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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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랍니다! 이번엔 일찍 왔죵ㅋㅋㅋㅋ..하하하핳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엉엉 읽으셨다면.. 댓글 좀 부탁드려요!
ㅜㅜㅜㅜ엉엉 지금 멘붕입니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ㅜㅜㅜㅜㅜㅜㅜㅜ하하하핳
ㅜㅜㅜㅜ댓글로 힘을주세여 엉엉
여우의 댓글여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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