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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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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피트(우리는 우리를 '월동()'이라고 부른다) 가 되기 위한 별도의 노력이나 자격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나'라는 존재가 눈을 뜬 순간부터 나는 그런 존재였다.

인간처럼 자아와 사고를 서서히 갖춰가는 게 아니라 '내'가 생긴 순간부터 나는 생각했고 완전했다.

태어났다는 말보다 발생했다는 말이 어울리는 존재였다.

태어나 숨을 쉬는 법을 자연스레 깨우친 것만큼 내가 월동이라는 것을 깨닫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한국인연공사에서 일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윤기선배는 우리가 한국인연공사에서 만들어낸 로봇들이라는 가설을 퍼트리기도 했다.

신의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인간들과 쓰임새가 다른 존재였기에 인간으로 분류될 수도 없는 존재였다.

자신의 이상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인간들에 비해 우리는 인간들의 인연 따위를 뒷바라지하며 참으로 보잘 것 없이 살아간다.

"왜 우리는 이런 일이나 하면서 살아야 돼요? "

[방탄소년단/전정국] 남의 연애 [01] | 인스티즈

"얘가 또 이러네. 그냥 받아들여. "

이 지구 상에 인구가 80억이나 있으면서 나는 왜 하필 월동으로 태어났나- 윤기선배에게 한탄하는 것이 내 하루일과였다.

내가 '전정국'님의 월동으로 현장발령 나기 전날도 마찬가지였다. 월동 교육을 모두 이수받고 수료식만을 남겨놓은 날이었다.

회사대표님이 참여하시는 수료식 때문에 정장까지 차려입었지만 로비에서 자판기 커피컵을 으적으적 씹으며 여전히 내 존재의 이유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무슨 회사에 퇴사의 자유가 없어. 입사하면 종신계약이냐고. "

"이게 우리 업보라잖아. 잘못한게 있으니까 벌 받는 거지. 교육 때 맨날 자서 뭘 들었겠냐만"

"선배는 화도 안 나요? "

"회사 상대로 까불어보던가. 어떻게 되는지 알잖아. "

사내규칙 불복종시 우리가 받게될 후환을 떠올리곤 입을 다물어버렸다. 윤기선배는 그제야 조용해진 나를 보며 자판기 커피를 한번 홀짝였다.

그 때, 저 멀리 세미나실에서 문이 열리고 동기 박지민이 손을 흔들며 수료식이 시작한다고 어서 들어오라고 소리쳤다.

나와 윤기선배는 식은 자판기커피를 한 입에 부어넣고 빈 컵을 쓰레기통에 집어던진 뒤 후다닥 세미나실로 뛰어들어갔다.

**

"본 교육생은 모든 교육을 수료했기에 이 수료증을 수여함. 대표 <월하> "

마지막 월동교육생까지 수료증을 수여받고 나서야 길고 긴 수여식이 끝났다. 드디어 행사가 끝났구나 싶어 뻐근한 엉덩이를 들썩거렸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월하 대표의, 아니 월하 새끼의 축하사 때문에 살짝 뜬 엉덩이를 다시 의자에 붙여야 했다.

저 능구렁이같은 표정하며 눈치볼 것 하나 없는 여유로운 태도 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재수없다.

나를 이곳에 묶어놓는 장본인. 한국인연공사의 대표. 월하(月下)

[방탄소년단/전정국] 남의 연애 [01] | 인스티즈

"다들 영문도 모른 채로 힘든 교육을 잘 이수해주어서 감사합니다. 내일이면 진짜 월동이 되어 사람들의 인연을 이어주고 다니겠네요.

여기 계신 모든 분들 한분한분 없어선 안 될 소중한 분들입니다. 각자 자기 일에 프라이드를 가지세요."

"지가 강제로 입사시켜놓고.. "

불만에 가득 차 혼자 궁시렁거리자 옆에 앉은 윤기선배가 웃음을 참기 위해 이를 악 물며 내 어깨를 내리쳤다. 입 다물어.

" 다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교육을 들어왔겠지만 귀인의 인연을 관리하는데 있어 조금의 차질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방금 지급된 귀인의 인연계획표에 적힌 것들이 전부 제때 실행되어야 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불이행시 영혼의 영구소멸입니다. "

"...."

"그리고 한 가지 더 여러분께 당부해주고 싶은 게 있어요."

**

"...."

[방탄소년단/전정국] 남의 연애 [01] | 인스티즈

"뭘 그렇게 빤히 쳐다봐. 기분 나쁘게."

"널 보니까 울분이 차오르네. 한대 치고싶다."

아직 만들어야 할 인연이 한가득인 계획표를 보니 막막하기만 해 한숨이 절로 터져나왔다.

더 봤다간 토기가 밀려올 것 같아 철제파일을 거칠게 닫아 가방 안에 집어넣은 뒤 앞에 놓인 전정국의 전여친이 두고간 커피를 홀짝거렸다. 윽. 써.

파일을 가방에 넣고 나니 전방 시야가 트여 그제야 카페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여친이 있을 때는 둘러보지 못했던 카페 인테리어를 하나하나 뜯어보았고 이내 고개를 제자리로 돌리다 시야에 들어온 전정국도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하느라 내리깐 시선, 눈을 깜빡일 때마다 팔랑이는 긴 속눈썹, 햇빛을 받고 반짝이는 고동색 머리카락, 핸드폰을 쥔 한 손은 자판을 칠 때마다 힘줄이 꿀렁거렸다.

15살에 처음 만난 젖살 통통한 전정국은 어디로 가고 어느샌가 옅은 향수냄새를 풍기는 청년이 앉아있다.

그 만큼 달라진 나 또한 반대편에 앉아있다.

모든 게 낯설고 불만이었던 첫 발령일과 달리 이제 이 생활에 지독하게 익숙해져 버린 나를 발견하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뭘 웃냐. 기분 나쁘게."

"나 처음 전학 왔을 때 떠올라서. "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전학 온 김규희 라고 합니다."

첫 발령날이었다.

도대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팔자에도 없는 중학교를 다녀야 하는지 불만이 머리 끝까지 차 있는 상태였다.

교탁 앞에 서서 뚱한 표정으로 난생 처음 듣는 '김규희'란 이름으로 나를 소개했다. 그리고 교실 안을 훑었다.

나를 월동으로 태어나게 만든 내 관할대상 '전정국'님이 대체 누구인지. 회사에서 준 관할대상 프로필 속에서 본 사진을 떠올리며 그 얼굴을 찾았다.

만나면 나도 모르게 얼굴을 한 대 갈기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분하고 또 분했다. 너는 내 덕에 하하호호 웃으며 연애나 하고 다니겠지.

"규희는 저기 창가 세번째 줄 빈자리에 앉아라."

하지만 그 남자가 잠시 교실을 비운 것인지 아니면 회사의 오류인지 교실 맨 앞에서 둘러봐도 사진 속 '전정국'님이 보이지 않았다.

시작부터 삐그덕거리는 탓에 빵빵히 차오른 풍선에 바늘을 갖다대는 기분이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빵 하고 터져버릴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악다구니를 쓰며 깽판이라도 부리고 싶은 것을 초인적인 힘으로 꾹꾹 눌러앉혀야 했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세번째 줄에 가서 앉으니 교실 앞에서는 앞 사람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책상에 엎드린 남자를 발견했다.

교실에 남아있는 책상이 없었기에 이 사람이 '전정국'님이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남자를 바라보다 남자 밑에 깔린 북어가 된 중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가 눈에 들어왔고 그 옆에 무식하게 크게 쓰여진 '전정국'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그래. 너구나. 인연계획표에 줄을 세운 그 잘난 상판떼기 한번 보자.

나는 홧김에 앞뒤 생각않고 무작정 옆에 앉은 남자의 팔뚝을 붙잡고 흔들어댔다. 야. 일어나봐요.

내가 흔들어대자 '전정국'님은 부시시한 앞머리를 매만지며 기신기신 몸을 들어올렸다.

[방탄소년단/전정국] 남의 연애 [01] | 인스티즈

"...."

그래. 네가 '전정국'님이구나.

그 잘난 얼굴을 보는 순간, 이 남자의 인연을 내가 평생 담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들끓던 화가 가라앉으며 순식간에 머리가 차가워졌다.

그리고 왜 나는 인간이 아닌가 한번 더 한탄하게 되었다.

왜 나는 월동이어서

이 아이의 인연목록에도 올라갈 수가 없을까.

**

"나 그때 네가 나 좋아하는 줄 알았잖아."

역겹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하는 더 멋있게 자라버린 열아홉의 전정국을 바라보다 은은한 그 애의 향수냄새를 맡다가 나는 처음 봤던 그 애처럼

카페 테이블에 푹 엎드려 버렸다.

그건 네 착각이 아니다.

나는 너 때문에 심장이 조각조각 찢겨나간지도 5년 째.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맹세는 내 본분을 잊지 않을 자기 암시일 뿐.

월동이 타겟을 좋아해버리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나는 전정국의 사랑을 책임지는데 그럼 내 사랑은 누가 책임져주는가.

잔인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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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시집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진짜 죽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돌어와주셔서 너묵 ㅏㅁ사해요ㅠㅠㅠㅠㅠ 저 진짜 황송하다 못 해 줏을지겨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 버겠습니다ㅜㅜㅠㅠㅠㅠ
4년 전
독자4
촤암내~^^ 전.정.국 넌 아주 꼬맹이구나^^ 킬킬킬킬 인연 목록에 언젠가 규희도 들어가 있으면 좋겐네~^^♡
4년 전
독자3
와우 작가님 알림울려서 너무 놀랐어요ㅠㅠ
4년 전
독자5
작가님 ㅠㅠㅠㅠㅠ정말오랜만입니다
4년 전
독자6
자까님ㅠㅠㅜㅜㅜㅠㅠㅜㅜㅜ오랜만이에용ㅠㅜㅜㅜ
4년 전
독자7
재밌어요 자까님!!
4년 전
독자8
헉 ㅠㅠ 작가님 오랜만에 보는데 이렇게 재밌는 글이라니요 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잘 볼게요 ㅠㅠ
4년 전
독자9
주제가 넘 특이해요 재밌을거같네용
4년 전
독자10
소재가 너무 독특하고 특이하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재미있짢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11
작가님 소재부터 짱이에요 ㅠㅠㅠㅠㅠㅜㅜㅜ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댜...❤❤❤❤❤❤
4년 전
독자12
월동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그런게 없을 줄 알았는데 꾹이를 좋아하고 있었구나.... 맘 아프네ㅠㅠㅠ
4년 전
독자13
자까님 너무 재밌어요 ㅠㅠ
4년 전
독자14
안녕하세요 작가님ㅜㅠㅠㅠㅠㅠㅠ저 진짜 호군 진짜 재밌게봤ㄷ던 독자?입니다ᅲᅲᅲᅲᅲ 심지어 제본도 있어요ㅠㅠㅠ중3때 호군을 처음 보고 푹 빠져서 제본을 샀고 형광펜 그으면서 열심히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그렇게 고3이 된 시점인 지금 새로운 시집님 글을 보니깐 진ㄴ짜 감격스러워요 아니 사실 알림 떴을 때 진짜 그 기분은 말로 설명 못 할 정도에요 너무 주저리주저리 썼는데.. 그냥 감사해요 그리고 진ㄴ짜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15
아 어떡해ㅠㅜㅜ 5년째 짝사랑 중인데 가능성도 없는걸 알아...넘 속상하다...ㅜㅜ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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