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백] 고깃집 찬열이

 

백현아.

낮은 목소리가 허공을 울렸다. 백현이 새삼스레 감탄했다. 제 목소리는 아무리 낮게 내려 목을 쥐어 짜봐도 저런 음색은 불가능한데. 찬열이 부러웠다. 동시에 자랑스러웠다. 저 멋진 남자가 제 애인이다.

백현아.

찬열이 또다시 백현을 불렀다. 백현이 눈을 두어 번 깜빡이곤 찬열을 올려다 봤다. 저보다 한 뼘은 더 큰 찬열은 이미 어엿한 성인의 형상을 그리고 있었지만 저는 아직도 고딩의 풋풋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 갓 스물이 된 동갑내기인 둘은 연인이었다.

밥은 어디서 먹을까?

백현이 뭉뚱그려 묻자 찬열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네가 원하는 곳에서 먹자. 달콤한 울림에 백현이 고개를 슬쩍 내리며 말했다.

오랜만에 뱃가죽에 기름칠 하자.
오케이.

찬열이 백현의 어깨에 제 큰 손을 덮었다. 자연스레 감싸안는 팔의 무게가 적당히 등 언저리에 내려지는 느낌이 좋아 백현은 잠시 미소지었다. 자연스러운 스킨쉽은 좋은 친구의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도 알맞지만 연인임을 들키고 싶지 않은 두 연인 사이의 사랑 표현의 일종으로도 이용될 수 있었다. 애정전선은 언제나 맑다. 휘적이는 찬열의 길죽한 다리를 따르느라 백현은 제 가느란 다리를 쉴 새 없이 휘둘렀다.

도착한 고깃집은 근방에서 유명한 집이었다 몰려드는 사람의 수만 봐도 집의 유명세는 증명이 쉬웠다. 찬열은 제 선정이 뿌듯한 듯 어깨를 으쓱였고 백현은 그에 맞대응 한답시고 찬열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곤 먼저 안으로 들어섰다. 귀를 울리는 자르르한 기름소리와 코를 찌르는 고소한 육즙냄새가 침샘을 자극했다. 군침을 삼키며 백현이 자리를 잡았다.

용케도 군청색의 앞치마를 소화해 낸 찬열이 소매를 걷곤 고기를 구웠다. 땀까지 송골 맺혀가며 딱 맞게 익혀낸 첫 고기 한 점을 찬열은 백현의 앞접시 위에 올려주었다.

첫 영광을 네게.
뭐야 오글거려.
그러라고 한 거야.

킬킬 웃으며 찬열은 차마 덜 익은 고기 몇 점을 더 굽기 시작했다. 백현은 찬열의 노고와 영광이 담긴 첫 점을 입에 넣으면서 생각했다. 박찬열은 열라 잘생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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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무슨 생각으로 쓴 건지 1도 모르겠는 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