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기서 만났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박수영은 여기서 뭘 하고 살고 있을까 어쩌면 여기서도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도
당장이라도 지나가는 그 아이를 붙잡고 묻고싶었지만 그동안 여기서 만났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함부로 그 애를 아는 척 할수 없었다
그저 끌리듯 그 아이의 뒤를 따라 걸었다
옆에는 키가 큰 남자가 있었고 그를 보며 박수영은 이쁘게 웃고있었다
그때 나를 봤을 때처럼
도착 한 곳은 좌석이 몇 없는 카페였다
박수영은 남자를 잘 보이는 자리에 앉히고 카페 안 작은 공간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열려있는 문 밖에서 그 애와 남자를 한참 지켜보았다
난 결국 그 아이에게 갈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 박수영이 나에게 보냈던 편지를 다시 읽어보았다.
기억을 가진 나에게만 존재하는 편지
그 아이는 기억 할 수가 없다는 생각에 펑펑 울다 내리 이틀을 앓았다
그리고 다음 이틀은 몸은 말짱했지만 박수영에 대한 생각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몇 일을 멍하니 있다가 결국 도착한 곳은 카페였다
그 아이가 있는
카페는 문은 열려 있었지만 아무도 없었다
카페는 따뜻한 분위기가 너와 많이 닮아 있었다
곳곳에 사진과 그림들이 붙어 있었다
기억은 잃었지만 취향은 그대로인것일까
"주문 하시겠어요?"
!
"아..네.바닐라 라떼 차가운 걸로 주세요."
"네.드시고 가시나요?"
"네"
나의 착각일까
박수영의 눈빛이 흔들렸다
내가 뒤를 돌아 그 아이와 마주보았을때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근 이주를 매일 난 박수영의 카페에 갔다
남자도 거의 매일 카페를 찾았다
남자는 목소리가 크고 웃음이 많았다
그 아이도 아주 즐거워보였다
카페를 매일 찾아가며 어쩐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박수영은 날 기억도 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그동안 기억에 대한 기대를 버렸는데 그 아이에게는 그럴 수 없었다
정말 나에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까
어쩌면 그 아이도 나 같이 특별한게 아니까
카페에 있으면 온갖 생각을 다 떠올랐다
"여기 커피 맛있죠?"
"네?"
"아니 수영이가 여기 매일 오신다고 그래서 아 제 친구요.여기 사장"
"아....네"
"앞으로도 자주 오세요.사장님이랑 친하게 지내도 좋고"
"네?"
"단골 카페 사장이랑 친해지면 좋잖아요.혹시 알아요 서비스도 주고 그럴지"
"네 그럴게요"
남자는 그렇게 휘몰아치듯이 말하고 다시 박수영쪽으로 돌아갔다
그 아이는 손님에게 그러지 말라며 남자를 나무랐다
과연 남자의 말처럼 될까
우리가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수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