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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세훈수호민석] 장미의 그림자 06 | 인스티즈

[EXO/세훈수호민석] 장미의 그림자 06 | 인스티즈

[EXO/세훈수호민석] 장미의 그림자 06 | 인스티즈



장미의 그림자

세시일분

06. 그리움의 이해





민석의 부모님은 병신같았다. 아니, 민석의 시점으로 바라보자면 정말 병신이였다.
어쩜 그리 둘다 멍청하고 병신인지. 민석은 그런 병신같은 부모밑에 운없이 태어나게 되었고 그들의 무책임이 빚은 족쇄는 오롯히 민석의 몫이였다.
보증을 잘못서서 얻은 몇억의 빚. 그것은 사회 초년생인 민석이 지기에는 매우 어려운 족쇄였고 그 족쇄는 뼈아프게 민석의 발목을 죄고 들었다.
나는 왜이렇게 태어났을까. 세상은 왜이렇게 무책임한가. 병신같은 새끼들은 어떻게 빚만 딱 지고 자살을 할수가 있을까?
나에 대한 죄책감이 하나도 없는건가. 그렇게 민석은 그 병신같은 부모를 원망하고 원망했다.
그들에 대한 미미한 연민조차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 부모라는 사람들은 민석을 낳자마자 천식에 시달리던 할머니에게 민석을 맡겼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프다고 골골대던 할머니가 더욱더 민석에겐 부모로 느껴졌다.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병신들은 스스로 자살을 했다. 동반 자살이라고 신문 한면에 대문짝하게 났는데, 방법도 그들같이 답답했다.
밀폐된공간에서 가스를 키고 자살기도를 했다나. 둘이 손을 꼭 붙잡고. 민석은 그런 신문기사를 읽으며 가만히 생각했다.
그들은 그렇게 두손을 꼭 붙잡고 자살을 하면서 사회에게 자신들의 로맨스를 알리고 싶었을까.
정작 그 로맨스의 산물인 나는 이렇게 그들을 원망하는데.
민석은 그렇게 돈이라는 맹수에 뜯기고 뜯기고 어느새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 * *



"안녕? 내이름은 준면이라고 해." 




엄마아빠에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끌려온 준면이는 자기 앞에 있는 여자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이리저리 다니는 모임이라서 그런지 준면은 모임에 만나는 또래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같이 지내는지 알고있었다. 

준면은 자신이 있었다. 자신은 항상 사랑받고 인기도 많은 그런 아이였기때문에. 이렇게 퉁명스런 얼굴을 한 여자아이도 한번에 같이 사이좋게 지낼 그런 자신. 

하지만 아무 미동도 안하는 여자아이의 입술은 변함없었고, 준면은 그런 여자아이에게 오기라고 해야할지, 미움이라고 해야할지. 

준면은 자신을 사랑해주지않는 여자아이가 너무 야속하게 느껴졌다. 니까짓게 뭐라고 내가 이렇게 무시당해야하는거지? 

그렇게 여자아이에 대한 미움이 그녀를 만날때마다 하나하나 커지고, 이제는 대놓고 괴롭히기 시작했다. 

여자아이가 가지고 노는 인형 머리카락을 다 짤라버린다든지. 물을 다 엎질러두고 아무말안하는 여자아이에게 다 뒤집어 시킨다든지. 

자신의 자존심이 마구 밟혀진게 너무나도 처량하여 그랬다. 너도 느껴봐. 

그것은 관심을 바란 객기였을까 아니면 단순한 미움이였을까. 어찌되었건 상관없다. 하지만 준면이는 그런짓을 그만두었다. 

여자아이가 화장실에서 자기가 한 괴롭힘으로 여자아이의 아버지에게 싸대기를 맞는걸 보았기 때문이였다.



그 아스라진 잔상은 준면의 눈을 콕콕 찔렀다. 그렇게 박힌 잔상들은 녹아내려 준면의 심장에 깊게 스며들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철없던 재벌 2세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잔상이였다. 마냥 돈 속에서 행복한 가정과 함께 자라온 준면에게는 더더욱.

그래서 그런지 준면은 자신이 한 모든 짓들에 죄책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항상 인간관계에서 갑의 입장에 서왔던 준면에게는 힘든 일이였다.

그저 자신의 지시대로 모든것이 이루어졌던 철없던 관계는 그녀와는 통하지가 않았다.

아, 아쩌지. 나는 몰랐는데. 무식이라는 변명으로 그 죄책감을 없애려 했으나 역부족이였다. 그래서 준면은 나름대로 그 죄책감을 없애려 노력을 했다.

조용히 여자아이의 곁에서 맴돌며 지켜보고 자신이 막을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막았다.

그렇게 자신의 최선을 다해 나름대로 우렁각시 노릇을 해왔다. 그러면서 그녀에 대해 자세한 것을 알게 되었다.

부적절한 기사 아저씨와 그녀의 관계, 그녀가 항상 감수해야했던 고통들, 그리고....

사실 죄책감이라는 단어가 준면에게 큰 영향을 미친것은 사실이지만, 이정도로 그 여자아이에게 헌신적으로 된것은 단지 죄책감때문은 아닐것이다.

그렇다고 이유를 물으면 준면은 그 해답을 명쾌하게 낼 자신이 없었다.

준면은 그 여자아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단 한단어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준면의 감정은 깊게 서로 엉켜있어 그것을 하나로 정의하기에는 무리였다.

하지만 그 감정은 강제적으로 식혀지게 되었다. ㅇㅇ가 유학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 감정은 찝찝하게 저기 거리의 딱 달라붙은 껌딱지처럼 준면의 마음에 남아있게 되었다.



* * *




[EXO/세훈수호민석] 장미의 그림자 06 | 인스티즈





"누나. 누나 있잖아. 그 남자 어땠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세훈이 열이 올라 벌게진 얼굴로 나를 맞이 했다. 왜 물어봐. 세훈의 머리를 가만히 손가락으로 누르며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세훈이의 냄새가 났다. 아이, 드러워. 세훈이의 땀이 살짝 젖어있었다. 세훈을 가만히 바라보자 세훈은 총총총 나에게 다가와 이불속으로 파고 들었다.
누나. 세훈이의 발음은 뭐랄까, 약간 혀가 짧으면서도 강한데 그 발음으로 말하는 누나라는 단어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 색다르다.
가만히 이불안에 누워서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서 준면씨는 나를 아는 거구나. 그리고 준면씨는 자신이 나의 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고 싶었어."


보고싶었어. 준면씨가 조용히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 그 다섯글자가 귀에 날카롭게 박혔다.
아무리 기억을 하려고 해도 기억이 안난다. 내가 준면씨를 본적이 있었나. 내가 아는 사람인가.
아버지가 머리를 골프채를 주구장창 떄려서 그런지 기억이 잘 안나는것같다. 자, 과거에 준면씨가 어떤사람인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것은 준면씨가 나를 도와줄사람인지 나의 뒤를 찌를 사람인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다먹고 계산하고 차에 타고 차에서 내릴때까지 우리는 아무말도 안했다. 아니, 서로의 생각을 정리중이였다.
서로의 생각은 너무나도 시끄러워 서로의 생각을 읽을 틈이 없었다. 보고싶었어. ㅇㅇ야.
나의 과거에 나를 그리워 할사람은 아마도 아저씨 뿐인데. 정말 누굴까. 아저씨. 아저씨가 아는 사람이예요?



* * *


[EXO/세훈수호민석] 장미의 그림자 06 | 인스티즈 [EXO/세훈수호민석] 장미의 그림자 06 | 인스티즈





민석은 준면의 자꾸 씰룩대는 눈썹이 마음에 안들었다. 안그래도 마음이 심란한데 저렇게 웃음을 참으면서 씰룩대는 그의 눈썹을 보자니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
가만히 그를 쳐다보자 아니나 다를까, 준면은 민석에게 민석이 가장 증오하는 그 웃음을 실실 흘렸다.
회의를 하는데 그 태도가 마음에 안든다. 아니, 저 사람 자체가 마음에 안든다.
민석의 거친 인생이 민석에게 선물해준 그 촉이 말하고 있었다. 쟤는 존나 개새끼야.
민석은 신경질적으로 서류를 내려놓았다. 탁, 하고 울리는 탁자와 서류의 마찰음은 사납게 주변에 부유하는 공기에 날카롭게 상처를 냈다.
준면은 그런 민석을 보자니 더욱더 기분이 좋았다. 나는 너가 가지지 못한것을 마침내 가지게 되었다. 이제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거야. 나를 위해, 기업을 위해.



"민석비서실장님. 저 서프라이즈 있는데."



서프라이즈요? 존나 지랄이 싱크빅이네요. 민석은 고개를 들고 준면에게 씨익 웃으며 무슨 서프라이즈요? 하고 나긋나긋 물었다.
저 실실웃는 면상은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되고 역겹기만 하다. 민석은 눈을 돌리려했으나 항상 가식에 가득하던 준면의 눈동자에 다른것이 채워있는것을 발견하고 멈칫했다.
뭐야 시발. 순간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뭐지? 민석은 가만히 준면의 실실대는 입매와 매섭게 자신을 쳐다보는 눈매를 바라보았다.
그의 안맞는 이목구비는 민석의 가슴을 조여오는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준면은 불편해하는 민석의 반응에 나른한 웃음을 지었다. 
사실 준면도 안다. 
빠른시일내에 회장이 그녀를 소환시킬것이고 비서실장인 그가 그녀를 찾을 거라는걸.
더군다나 그렇게 큰 기업의 힘은 무궁무진함으로 반나절이면 그녀의 집, 동거남, 그리고 모든 상황들을 파악할것이다.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조금만 있으면 그 기업의 대주주총회가 열리는데, 그녀가 성인이 된후의 첫 대주주총회이기 때문에 그녀의 참석이 요구되었다.
그녀의 표면상의 주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도 했지만, 이리저리 가문들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스캔들을 입막음 시키는것이 우선시되었기 때문에 그녀의 참석은 필수이다.
더군다나 이제 조명시되는 후계자로써 그녀를 필사적으로 교육 시켜야하기 때문에 
이번 대주주총회를 계기로 회장이 어떻게 해서라든 그녀를 소환시킬것을 준면은 이미 간파하고있었다.
그렇기에 이 앞에 존나 고양이처럼 생긴 범죄자와 그녀의 사이를 최대한 비꼬아야했다. 그런 이유로 준면이 하루라도 그녀를 먼저 만난것이 최고의 행운이였다.
이번에 그녀가 소환될떄, 준면은 그녀도, 기업도, 더욱나아가서 민석이 속해있는 기업도, 모두 다. 전부 다. 싹쓸이 자기것으로 만들 것이다.




"있잖아요. 민석 비서실장님. 민석 비서실장님이 제일 좋아하는 것을 제가 뺏으면 어떻게 일이 될까요?"




네? 어처구니가 없어서 민석은 헛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저 말에 담긴 의미가 감으로 뭐가 뭔지 점점 알 듯하여 심장은 더더욱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제발, 아니길. 이렇게 꼬여버리면 안되는데. 그러면 풀수가 없게 된다.


"갑자기 무슨말씀이신지..."


"그냥. 가정했을때. 그냥 물어보는 거예요."


민석은 그렇게 웃더니 민석이 내려놓은 서류를 집어챘다. 그러곤 일어선다.
장난이예요. 그냥 뭐 민석 비서실장님이 너무 굳어 있어서. 분위기를 깨려는 그런? 민석의 굳어진 얼굴을 보니 준면은 그저 통쾌하기만 하다.
감히 비서실장주제에 존나 기어오르는 것이 마음에 안들었다. 하나하나 깐깐하게 굴고 자신이 그 기업의 회장이라도 된듯이 구는 그런.
하지만 이제 모든것이 자신이 명백한 갑의 입장이 되었다. 나는 그녀가 어디있는지 알고 너는 모르지.
나이도 많은 주제에 어떻게 미성년자를 그렇게 꼬실수있는지, 준면은 다시 조소를 띄웠다. 민석은 굳은 표정을 풀으러 애써 미소를 지은다.
그럼, 이만 저는 가보겠습니다. 준면은 민석이 애써 일그러진 표정을 지우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우스워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장난인데 너무 반응이 헐리우드 급인데요.


* * *


민석은 그렇게 준면이 역겨운 웃음을 흘리며 가고 정신이 멍해졌다. 지금 상황을 정리해줄것이 필요한데, 무엇때문에 꼬인건지도 몰라 더더욱 뇌리가 멈춘것같다.
벌써 그 일이 일어난지도 하루가 지났다. 정신이 없다.
너무나도 명확하게 촉이 그녀를 가리키고 있었다. 준면의 입꼬리도 그녀를 가리키고 있었다.
민석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준면의 성격이라면 자신과 그녀의 사이를 최대한 틀어지게 하고도 남을 성격이다. 그전에 빨리.
민석은 청구한 정보팀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물어보았다.
그의 말투에서는 긴박함이 가득하여 정보팀장은 민석의 이런 행동을 갑작스럽다고 느꼈지만 하나하나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민석에게 흘렸다.



"우선은 달동네. xx시 cc구 zz동. 거기요. 우리도 지금 이렇게 환경이 안좋은 곳에서 살줄은 몰랐네요."


달동네. 하, 주소를 들어보니 그다지 먼 곳도 아니였다. 아니 이럴것이였으면... 차라리 내가 먼저 찾을걸. 회장이 무서워서 시발... 
민석은 운전대를 꾸욱 쥐고는 다음 문장에 귀를 기울였다. 운전대의 까끌거리는 촉감이 마음에 안든다.


"학교는 중퇴한것으로 나오고 현재로썬 바텐더...하, 참. 회장의 딸이 바텐더... 하하,"


정보팀장은 내로라하는 기업의 외동딸이 허접한 술집의 바텐더일을 한다는 사실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의 허탈함이 민석에게도 전해졌다. 민석은 까끌거리는 그 촉감이 싫어 손을 좌석에 비벼댔다.
알겠으니 계속하세요.


"그리고... 어떤 고등학생 삼학년인 남자아이와 동거중으로 드러났습니다."


나비는 가만히 몸을 떨었다.
나비의 날개가 치명적인 이유는 그것에 뭍은 가루때문이 아닐까.


* * *


세훈이가 감기에 다 낫고 학교를 다닌지 좀 되었지만 세훈이가 걱정이 된다. 아침도 기침을 하고 나갔는데.
자야하는 낮 시간에 잠이 안온다. 나간 세훈이의 냄새는 항상 맡아도 따뜻하고 세훈이 답다.
요즘 계속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불안하다. 눈을 감았다 떴다. 악몽을 요즘 자주 꾼다. 기분이 나쁘고 축축하다.
그의 입에서 나는 악취와 뜨끈뜨끈한 그 찝찝함이 잠을 내쫓는 것일까.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불안하고 초조하다.
마치 무언가 일어날것같다. 준면씨의 등장 때문인가.
준면씨는 그 짜장면집에서 얻어 먹은 후로 나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 


"보고 싶었어."


보고싶었어... 진정해...안 말해...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중얼거릴수록 그 단어는 곱게 씹혀 입속에 단내를 풍겼다.
준면씨는 대체 나의 과거를 어찌 알고 나의 현재의 대해서 아무말도 안하겠다는 건가.
준면씨의 정체가 무엇일까. 그리고 그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그에게 먼저 문자나 전화를 해 나중에 하겠다는 이야기가 뭔지 알고싶었다.
내가 멀리 떨어져서 놓친 그의 시간들과... 아저씨... 그래 아저씨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싶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먼저 계획을 세우고 싶다.
하지만 나의 처지에 그에게 섣불리 먼저 연락을 한다는 것이 말이 안되었고 더군다나 그가 나의 진정한 아군인지 확실치가 않았다.
우선 이사를 가는게 맞겠지. 내가 어디로 가든 아버지가 나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 맞는 이야기는 아니나 우선 주소를 변경해야하는 것이 맞는 것같았다.
세훈이 전학 절차를 밟아야하나. 갑작스럽게 생긴일이라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안잡힌다.
우선 오늘 세훈이에게 이사를 권해 볼 생각이다. 세훈이도 어림풋이 알고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을 누워서 정리하는 동안 핸드폰에서 나지막한 진동이 울렸다. 무슨일이지, 하고 전화기를 바라보니 준면씨의 전화였다.


"ㅇㅇ씨, 우리 오늘 저녁 만나요."


* * *


이 시리즈에서는 여주 와 준면이 삼년차이, (여주는 이제 막 이십살이 되었어여!) 민석이 여주와 일곱살 차이인 설정입니다. 
그리고 세훈이가 열아홉살!
(추후에 변경할수도..)

암호닉 : 구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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