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예술고등학교 EXO 02
이건 예전에 있던일이야. 예고 중에서 입학하기 어려운 학교가 우리학굔데 그 이유가 실기비중이 되게 크고, 졸업하면 대부분이 명성있는 음대로 진학해. 그래서 합격하기도 되게 어렵고. 나는 이학교를 턱걸이로 들어왔었어.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피아노도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남들보다 느리게 시작했으니까. 당연한거지만 학교에는 벌써 콩쿨나가서 입상한 애들 천지고, 수상실적이 장난아니게 화려한 애들이 널려서 기가 팍 죽어있을 때였지.
오전수업은 주로 이론 수업을 듣고 오후부터는 레슨수업을 하는게 주로 일과였어. 내가 악보보고 외우고 하는게 남들보다 느려서 혼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랬다.. 그날도 오후수업에 레슨받다가 된통 깨진날이었는데 과제로 내주신 곡 연주하고 평가받는거였어. 근데 곡 해석이 제 멋대로라면서 완전 혼났거든. 모차르트란 사람에 대해서 너 스스로 더 알아봐야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
그렇게 멍때리면서 몇 시간 연습하는데 기분이 엄청 우울한거야. 3주 넘게 열심히 연습했는데.. 얼마 쳐보지도 못하고 퇴짜맞으니깐. 스스로한테 실망한거지, 뭐.
괜히 연습하는데 집중도 안되고해서 그냥 악보챙겨서 연습실 나왔어. 근데 미술과에서 전시회하는 시즌이라서 소란스러운거야. 미술과 전시회라고 하면 우리학교 학생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찾아서 보러올정도니까 꼭 한번쯤은 보는게 좋다고 선생님들이 많이 추천해주셨거든.
어차피 기숙사 가는 길에 전시회장 있으니까 들렸다 가기로 했지. 전시회장 들어가자마자 크고 작은 그림들 다 전시되어있고, 조각품들도 몇개 보이는데 와, 입에서 진짜 감탄사밖에 안나오는거야. 진짜 대박이더라고. 막 오늘 혼났던게 머릿속에서 싹 사라지고 그냥 멋있다 이생각밖에 안남더라.
근데 그 중에서도 꼭 사람들이 봐야한다고 입 모아 말하는게 김민석선배 작품이었어. 대박인게 이 선배 집안 자체가 미술계통에서 이름 날리는 집안이고 잘생긴데다 실력도 우수하니까 미술과하면 김민석선배 이름이 먼저 나올정도로 유명해. 근데 작품은 한번도 본 적 없으니까 두리번거리면서 찾았는데 전시회장 중앙에 큰 그림하나가 걸려있는거야. 나도 모르게 그 쪽으로 자연스레 향했어.
푸른 배경에 여잔지, 남잔지 모를 사람이 옆 모습으로 서있고 빨강색 검정색 물감이 오묘하게 흝뿌려져있는 그림이었는데 뭐랄까, 굉장히 묘한 그림이었어. 나는 미술쪽으로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냥 또 나는 헤.. 입벌리면서 그림 쳐다보고있었지. 김민석 선배 작품이더라고.
근데 그 선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굉장히 강박도 심하고? 자기 그림에 대한 자부심도 센데다가 자존심은 강해서 학교에서 마이웨이라던데 그 말이 사실이었나봐.
자꾸 뒤에서 몇몇 남자선배들이 험담하는게 들리는거야. 전시회장에서 가장 좋은자리에 쟤 그림이 걸릴게뭐냐니, 빽이라느니, 얼굴빨에. 별의별 말이 다나와서 내가 참다못해 " 저기 조용히 좀.." 하고 뒤돌아서 말하려는데 누가 앞을 가로막는거.. 깜짝 놀라가지고 한발 물러섰더니 하얀 셔츠에 교복바지입은 사람이 서있는거야. 보니까 김민석선배... 셔츠가 무슨 어깨선따라 각져있었다. 그보다 진짜 깜짝놀라서 나는 표정관리가 안됐지. 괜히 끼어든것만 같고. 안절부절해있는데.
" 내 그림에 누구 침튀기는건 사양인데다. "
" ... "
" 구도도 엉망인 같잖은 정물화 그려놓은 주제에 평가질하는게 우습네. "
" ... "
" 사실 나도 품평한번 듣고싶었는데.. "
김민석 선배 뒤에서 고개슬쩍 빼가지고 그 사람들 얼굴 쳐다봤는데 경련일은것마냥 부들부들 떨리대. 씩씩거리면서 노려보는데 아무말도 못하더라. 나중에 민석선배한테 들은건데 그 사람들 사실은 공부로는 대학 못갈것같으니까 어떻게든 미술쪽으로 빠져서 전학 온 학생이더래. 보기에 그냥 자기 작품은 기둥에 가려저서 잘안보이는 구석진 자리에 걸려있는게 못마땅해서 그런것같았어.
뒤에있어서 민석선배 표정은 안보였는데 면전에 평가질해보라고 쏴붙이니까 완전 무섭더라. 진짜 한성격 있는사람 같았어. 그 사람들 그냥 발로 바닥한번 차더니 전시회장 나가고 사건은 일단락됨! 그 사람들 가고나서 민석선배가 나보고 괜찮냐고 물어봤어. 나는 뭐 한것도 없는데. " 저 괜찮아요, 그림 멋져요! " 하고 가려는데 민석선배가 나 부르더니 그림보러와줘서 고맙다고하고 혹시 찬열이 아냐고 물어봄.
그래서 내가 " 음악과 박찬열이요? " 하고 물어봤는데 맞다는거야. 내 손에 악보 가르키면서 물어본거였어. 내가 친구라고 했더니 나중에 만나면 맛있는거 사주겠다고하고 전시회때문에 가봐야겠다구하고 갔다.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진 민석선배.. 그게 첫만남이었어. 후로 박찬열통해서 민석선배랑 친해졌지. 이건 1학년 중반때 있었던 일이야.
인물정리 +인사 |
현재까지 나온인물 정리 여주인공 음악과 피아노전공 김종인 무용과 현대무용전공 변백현 음악과 바이올린전공 김종대 음악과 팀파니전공 김민석 미술과 앞으로 인물이 더 나올거에요! 첫글에 댓글4개 달렸는데 진짜감사드려요. 글써서 올리는게 처음이라 많이 서투르고 급전개가 많아도 이해해주세요(하트)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