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피크닉 전체글ll조회 665l

                                                                                                                          

                                                   라디오 ROMANCE                                                                                     w.피크닉




중장편 팬픽 '라디오 로맨스' 커플링 : 메인커플 '찬백'/ 사이드 커플 '카디'

# 극중 인물들 나이: 박찬열 '32' / 변백현 '25' / 김종인 '27' / 도경수 '24' / 권작가 '33' / DJ유빈 '24' 입니다.

# 재연재이지만 시간적 배경은 여전히 크리스마스 2주후 입니다.


bgm.  샌디 브라운 - 그럴 수 있어

(재생버튼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CHAPTER 8. Whatever you like 


                         



 "오늘 진짜 수고했어. 너 배우 다 됐더라?"

 "형도 참."


 벤 의자에 깊숙이 몸을 파묻은 경수가 기분좋게 미소지었다. 데뷔한지 갓 1년밖에 안된 솔로 가수인 경수는 일반인들의 이목뿐만 아니라 매스컴에서도 꾸준히 주목을 받았다. 얼굴은 배우상인데, 참 희한하게 노래도 잘 부르고 귀엽단 말이지, 라던지 가수라 해도 노래 못부르는 애들이 넘치고 넘쳤는데 다 잘한다더라, 등의 칭찬을 심심치 않게 받았다.

 1박 2일, 삼시세끼, 정글의 법칙도 모자라 로맨틱 코메디 장르 영화의 주연까지 맡은 경수는 이른 시간부터 영화에 대해 다루는 프로그램에 섭외되었다. 워낙 냉철하게 평론하는 프로그램이라 긴장 좀 해야할 거다 너, 하는 매니저 석진의 말에 새벽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경수는 왠일인지 평론가들의 쏟아지는 찬사에 몸둘 바를 몰랐다. 경수의 영화는 예매율 1위를 달리며, 일반인 평점 8.2 , 전문가 평 7.8 을 유지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 대흥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오늘 스케줄은, 3시에 유진의 사랑하기 좋은 날 라디오 생방 하나 있고 6시에 마르지엘 씨에프, 그리고 마지막으로 10시에 라디오 생방있네. 신호에 걸린 차를 세우곤 노트에 쓰여진 스케줄을 줄줄 읽는 매니저를 따라 고개를 끄덕이던 경수가 순간 멈칫했다. 라디오. 라디오..  기분 좋게 웃은 경수가 핸드폰의 패턴를 풀었다.


 경수씨, 컵케익 맛있게 먹었어요.

 오늘 첫 생방인데 부디 원활하게 끝나기를.


 이모티콘 하나 없는 시시한 문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수가 입꼬리를 힘껏 올려 웃음 지었다.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 컵케익 마냥 달달한 미소를 지은 경수가 살포시 눈을 감았다.  


 



#

  도경수 이유빈의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

 개편방향: 본 라디오는..


 

 아, 쓰기 싫어. 백현이 쓰고 있던 검은색의 큰 뿔테안경을 거칠게 집어 던졌다. 탁, 책상에 마찰하는 소리가 꽤나 크다. 어쩐지 오늘따라 백현은 집중이 되지 않았다. 방송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2년 동안, 실제 방송되는 글을 쓰고 싶었고, 그 것도 모자라 이젠 개편 새 코너도 직접 짜게 되었는데. 벌써 내가 내 직업에 흥미를 잃은 걸까. 백현이 말도 되지 않는 상상을 하며 머릿칼을 쥐어 뜯었다. 

 만약 더 좋은 자리가 생기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 변 작가님은? 찬열의 말이 잊혀지지 않았다. 별 대수롭지 않게, '박 피디님이 나를 어디로 보내려는 심산인가' 하며 우스갯 소리로 넘긴 백현이었지만 내내 찬열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원체 정이 많은 백현 답게, 더 좋은 기회가 생긴다 해도 3개월 동안 정든 라디오, 그리고 라디오 식구들을 떠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찬열은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나랑 장난하자는 거죠, 변 작가님? 하며 항상 시비를 걸다가도 잘못을 감싸주고 도리어 대신 혼나 주기까지. 이제 와서 왜 챙겨주는 척이에요. 툴툴 거린 백현이지만 왠지 모를 두근거림에 밤낮 밤을 꼬박 새기도 했다. 


 6시간 후면 방송시작인데 개편 보고서 언제 쓴담, 포효하던 백현이 갑작스레 울리는 진동소리에 눈을 크게 떴다.


 " 아, 깜짝이야."


 이내 본성을 되찾은 백현이 홀드를 풀어 바탕화면을 쳐다 보았다. 어,…  박 피디님. 


  「 오늘 첫 방송 코너 콜 인 있어요.

     큐시트 챙겨 오시고, 런닝오더랑 보고서도 꼭 챙겨오시길. 좀있다가 봐요       -박찬열  」

 

 누군지 다 뜨는데… 옛날 사람인 거 티 내기는. 퉁퉁 부은 눈으로 툴툴 대면서도 백현의 입꼬리는 한껏 올라가기만 했다. 박 찬 열. 세 글자에 간질거리는 마음을 애써 숨기며

백현이 이미 식은 쓴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






      라디오 ROMANCE  

 

  " 선진씨 라디오 방송에서 사고가 났었나봐요. 스테이션 브레이크가 늘었다는데?"   

  " 어쩐지 이 작가님 표정이 어둡더라니."


 늦었다. 오늘도 보고서를 쓰다 잠이 들어, 급하게 택시를 타고 달린 백현은 조정실 앞에서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큰 한숨을 내쉬었다. 또 혼나겠네. 그 놈의 알람을 바꾼다고 이를 악물고 다짐한 백현이었지만 라디오가 끝나면 연 상점이 없을 뿐더러, 라디오 전 시간대에는 코너 구성으로 바쁜 터라 입술이 마를 때 까지 말만 할뿐 실천으로 옮기지 못했다. 아 망했…, 요즘 우리 방송사에 마 낀 거 아니예요? 

이 작가 조용히 해, 국장님 들으시면 난리난다. 조정실 앞에서 문고리를 잡은 채 머뭇대던 백현은 들리는 두 작가의 목소리에 조심히 문을 열었다.


 " 변 작가, 왔어? "


 항상 종인이 있던 콘솔에서 조용히 속삭이던 권 작가가 인기척에 의자를 돌린 후 손을 들어 인사했다. 어색히 웃으며 고개를 든 백현이 의아스럽단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9:50 p.m. 이미 방송 준비로도 모자라, 콘솔에서 앰프를 확인해야 할 종인, PEL 을 통해 장치 연결 상태를 확인해야 할 찬열이 없다는 것, 무엇보다도 환하게 켜져 있어야 할 스튜디오가 어두운 것을 확인한 백현의 눈이 커졌다.


 " 어? "


 백현의 표정에 권 작가가 그럴 줄 알았다는듯 픽 웃음 지었다. 변 작가, 또 확인 안했지? 권 작가의 물음에 백현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이게 무슨 상황…,

 

 " 핸드폰 확인 좀 하라니까. 오늘 방송 늦춰졌어. "

 " 네? "

 " 어휴, 지금 확인해봐."


 백현이 급하게 핸드폰을 켜, 액정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오늘 전 라디오 방송에서 음향 사고가 났다고 하네요. mab 방송사 엔지니어 분들이 확인하느라 스테이션 브레이크가 길어질 예정. 다들 10시 20분까지 출근해줘요. 두 눈을 깜빡이던 백현이 결국 뒷 머리를 긁적이며 헤헤, 웃었다. 역시 변 작가 그럴 줄 알았어. 권 작가가 픽 웃으며 종이컵을 내밀었다.


 " 뭐 일찍 오면 좋은거지. 커피 한잔 마셔. 오늘은 변 작가가 타주는 게 아니라 뭔가 신기한데?"

 " 그래도 다음부턴 제가 탈 거에요. 막내니까!"


 그럼 지금 박 피디님 꺼 타놓을래? 잠깐 치프 프로듀서님 뵈러 국장실 올라간 거 같은데. 바보스럽게 웃던 백현이 세 글자에 우뚝 발걸음을 멈추었다. 박 피디님, 박 피디님…, 


 " 변 작가 왜 그래?"


 아, 아니예요. 어색하게 웃으며 조정실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백현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왜 찬열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콩닥대는지.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다, 서둘러 결론을 내린 백현이 어색하게 웃음 지었다. 




#

 " 얼른 박 피디님 꺼 타와, 변 작가."


 어디 아픈 건 아니지? 권 작가의 걱정 가득한 목소리에 백현이 눈길을 피한 채 조용히 조정실 문을 닫았다. 환한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어둠이 자욱하게 깔린 방송국 복도에 백현이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당최 달아오른 심장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어디가 아픈 걸까, 애써 생각해 본 백현은 3개월 전 방송국에 들어온 이후로 밤을 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몸이 나빠지진 않았을 거다, 란 결론을 내린 후 다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몸이 안좋아졌을 리가 없는데. 프림 반, 설탕 반. 권 작가와 이 작가 취향에 맞게 내용물을 넣고 커피를 휘휘 타며 조용히 중얼대던 백현은 휴게실 밖, 점차적으로 커지는 발 소리에 힐끗 밖을 내다 보았다. 어둠으로 자욱했던 인영이 점차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 여기서 뭐 합니까?"


 문에 기대 백현을 쳐다보는 찬열에 백현의 눈이 삽시간에 커졌다. 그 순간, 백현의 손을 빠져나간 종이컵이 사방으로 물을 튀며 떨어졌다. 아, 따가워. 백현의 비명에 찬열이 순식간에 백현의 손을 움켜쥐었다.


 " 아니, 못볼 거 본 것도 아니고 왜 날 보고 놀라요?"

 " 저기, 박 피디님…"

 " 사람이 왜 그럽니까? 이걸 손에 쏟긴 왜 쏟아요"


 아니, 저기 괜찮은데 손 좀… 백현의 말에도 찬열은 급하게 백현의 손을 싱크대로 가져다 대었다. 원래 이렇게 데이면 10분 이상 찬 물에 식혀야해요. 얼른요.


 " 아니요 박 피디님…"

 " 쉿."


 급하게 말을 꺼내던 백현이 다정스러운 찬열의 손길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렇게 밉던 찬열인데, 왜 목소리 하나에 이렇게 가슴이 떨리는 지, 멍하니 눈을 깜빡이던 백현이 넌지시 머릿 속을 스쳐가는 생각에 두 눈을 크게 떴다. 그, 그만. 백현의 작은 목소리에 찬열이 시선을 돌렸다. 변 작가님, 뭐라구요?


 " 그,그만해요."

 " 뭡니까?"

 " 자,자꾸 박 피디님이 안 하던 짓을 하니까!"


 그러니까! 그니까……, 급하게 찬열의 손길을 뿌리친 백현이 물기 가득한 화상 입은 손등을 자켓 위에 벅벅 닦았다. 아니, 갑자기 왜 그럽니까 변 작가님. 찬열의 목소리에 백현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려오는 손등은 아무렴 상관이 없었다. 

 

 " 뭐요?"

 " 그,그니까."


 박 피디님이 자꾸 잘 해주니까……, 급하게 말을 꺼내려던 백현이 입을 다물었다. 아무 것도 아니예요. 찬열을 스쳐지나 휴게실 문에 다다른 백현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쾅. 조용한 복도에 울려퍼지는 음성에, 백현이 고개를 떨구곤 조용히 중얼거렸다.


 " 내가 자꾸 떨리잖아요."


 백현이 이내 눈을 감았다. 







#

 라디오 로맨스;  Whatever you like.



 "엔지니어님, 스탠바이."


 끼익. 문을 열고 들어 온 백현이 아까와는 사뭇 다른 스튜디오 분위기에 조심히 발걸음을 떼었다. 작게 웃음 지으며 인사를 하는 경수와 유빈을 본 백현이 어색하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어디 다녀왔어? 순식간에 몰려드는 시선에 어쩔 줄 몰라하던 백현이 손에 든 연고를 흔들어 보이며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잠깐 약국 좀.

 변 작가님 왔습니까? 송수화기를 든 채, 무심히 쳐다보는 찬열의 얼굴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빈씨, 경수씨. 됐죠?"


 네. 찬열의 목소리에 유빈이 오케이 싸인을 그려 내었다. 순간 방송 시작을 알리는 ON AIR 의 빨간 불빛과 함께 종인이 스닉 인(sneak in:SI) 앰프를 위로 끌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익숙하게 울리는 시그널에 경수가 어색한 듯, 헤드폰을 쓴 채 어색히 마이크에 집을 가져다 대었다. 콘텍트 마이크를 익숙하게 오프 시킨 유빈이 입을 떼었다.


 " 사람의 첫인상은 십초안에 결정이 되고 잘 바뀌지도 않는다고 해요.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질문을 가장 먼저 던졌는가에 따라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길 수 있고, 또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하구요.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질문, 뭐가 있을까요? 뭐 대충 조건들을 살펴보면 예/아니오 단답형 질문은 안되구요, 대답할 사람이 관심을 가질 분야의 질문을 해야해요. 정해진 답이 나오는 질문도 안되구요. 참, 어렵죠? 너무 어렵지만 오늘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를 처음 찾아주신 분들도 계실 거고, 마침 우리 새로운 식구 경수씨도 오셨으니 질문 하나 해볼게요. 제 첫 인상은 어떤 것 같아요? "


 대본에 없던 유빈의 질문에 어색히 웃던 경수를 향해 유빈이 장난스럽게 미소 지었다. 역시 장난 하면 유빈씨라니까. 머그잔을 든 채 흐뭇하게 유빈을 쳐다보는 권 작가의 표정에 백현이 뒷 머리를 긁적였다.

 에이, 경수씨 대답이 없네요, 사실 대본에도 없던 거거든요. 유빈이 미성의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 대답이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쪽이면 좋겠다, 한 번 바래봅니다. 여러 분께도, 편안한 밤을 제공해주는 제가 되었으면 하거든요. 안녕하세요, MAB cool fm.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 저는 이유빈 입니다. "

 " 이렇게 스튜디오에서 인사는 처음 드리네요.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유빈씨와 함께 여러분의 밤을 책임질 저는, 도경수 입니다."


 컷. 찬열의 만족스러운 표정에 경수와 유빈이 안도의 한숨과 함께 헤드폰을 내려놓았다. 오늘 첫 곡은, 비 오는 만큼 김 예림의 장마로 결정했어요. 스트레칭을 하며 개구지게 웃는 종인의 모습에 권 작가가 혀를 끌끌 찼다. 맨날 김 감독님은 자기 기분 따라 막, 노래 바꾸더라. 뭐요? 이내 서로를 잡아 먹을듯이 싸우는 두 사람을 피해 창가로 다가간 백현이 어둠이 내린 밖을 바라보았다.


 10:02p.m. 나갔다 왔을 땐 비 안왔는데. 조용히 중얼 거리던 백현이 푹, 한숨을 내쉬었다. 아린 손등 만큼이나 마음도 참 아리다. 잔잔히 울려 퍼지는 오프닝 곡에 백현이 눈을 감았다.







 #


「 유빈 언니,경수 오빠. 요즘 너무 힘드네요. 되는 일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 2038님




 탁,탁. 검은 뿔테 안경을 낀 채 타이핑을 끝마친 백현이 옆에서 사연을 확인 중인 권 작가를 힐끔 쳐다본 후, 고개를 숙였다. 개편 후, 새롭게 구성된 '마음으로 말해요' 라는 콜 인(call in; 사회자가 청취자의 전화 받으면서 진행하는 것) 형식의 코너가 도입된 이후로, 목요일 금요일 밤은 항상 바빴다. 꽤나 여유를 부리며 사연을 확인하던 권 작가 또한, 미리 섭외된 청취차와의 연결 상태를 확인하느라 분주 하였고 종인 또한 신청곡을 확인 하느라 PEL 을 뚫어져라 쳐다보곤 했다.

 어느새 기기 조작에 익숙해진 백현이었지만, 헤드폰을 낀 채 스튜디오를 응시하는 찬열에게 시선을 주느라 자칫하면 실수가 연달아 일어날 뻔 하기도 했던 하루였다. 오늘 따라 어두운 백현의 표정에 권 작가 또한 주의를 주지 못하고 찬열에게 입 모양으로 눈치를 주었다. 또 변 작가랑 싸웠어요? 왜 저런대.


" 너무 힘들어서 견딜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만 둘수도 없이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있잖아요. 근데 내가 힘든건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고 그냥 다 내 잘못인 것같고, 그러다가 더 지쳐서 이젠 정말 못하겠다 싶을 때요. 사실 이 방송을 시작할 때 그랬어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보이는 라디오 했을 때요, 많은 비난도 받았지만 도리어 힘도 나더라고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 하구요." 


  경수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애써 읏차,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힘껏 핀 백현이 다시 타이핑을 시작했다.

 

 「 김 감독님의 선곡. 샌디브라운 - 그럴 수 있어 」


 평소와 달리 이모티콘 하나 없이 딱딱함이 흘러 넘치는 백현의 글에 유빈이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렇게 잘 마시던 달디단 카라멜 마끼야또도 반 쯤, 식은 채로 머물러 있었다.


" 경수씨도 그러셨어요? 저도 그랬는데. 제 자신이 문제덩어리, 그 자체로 느껴질 때, 누군가가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잘하고 있어, 잘했어." 이 한마디를 듣는 순간 그 동안 쌓여있던 걱정들이 한 순간에 사라졌어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방송도 그러길 바랐어요. 잘하고 있어라는 한마디를 해줄 수 있는 방송이요. 그리고 앞으로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잘하고 있어, 잘했어’ 라고 말해주세요. 2038님, 잘 하고 있어요. 다 잘 될 거예요. "


" 2038님을 위한 곡 하나 갈게요. 샌디브라운의 그럴 수 있어. 듣고 마지막 코너로 찾아 뵐게요."


 콜 인, 청취자분들이랑 사전 연락 됐죠? 곡도 됐죠? 권 작가의 목소리에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인 종인이 커피믹스를 휘휘 돌리며 책상에 걸터 앉았다. 아, 그 김유진 씨는……,  종인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던 경수가 이내 스튜디오 문을 열고 나왔다. 다음 스크립트에 문제가 있어요, 작가님. 경수의 목소리에 권 작가가 빠르게 경수에게 다가가는 둥 부산함 그 자체의 스튜디오 풍경이 펼쳐졌다.

 다음 코너는 담당 파트가 아니니까 잠깐 나갔다 와도 될 거야. 애써 자기 합리화한 백현이 조심스럽게 문으로 향했다. 저 커피 좀 사가지고 올게요. 아무도 들리지 않을 목소리 크기로 중얼댄 백현이 문고리를 잡을 때였다.


 " 변 작가님, 얘기 좀 해요."


 뒤에서 들리는 찬열의 목소리에 백현이 고개를 살짝 돌렸다.





 

#




 "경수씨, 노래 한 번 들어 볼래요?"


 잠깐씩 주어지는 광고 타임, 수고했어요, 하는 유빈의 목소리에 헤드폰을 내려놓은 채 슬쩍 웃은 경수가 스튜디오 문 너머로 들려오는 종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가끔 게스트로 출현했던 때와 달리, 평생 식구를 맞이한 중대한 날이었다. 혹시나 실수를 하면 어쩌나, 1부 내내 걱정 하던 경수였다. 어떻게 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매우 긴장한 경수는 1부, 2부 중반부가 끝남과 동시에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픽 웃었다. 아직은 미흡한 그가 콜 인 형식의 코너를 진행하기엔 부담감이 클 것이라 생각한 권 작가의 지침이었다.


 무슨 노래요? 경수의 얼 빠진 목소리에 종인이 못 말린다는듯 고개를 저으며 노트북을 가리켰다.


 " 무슨 노래긴, 경수씨가 녹음한 우리 오프닝 곡이지."


 아아, 맞다. 경수가 급하게 스튜디오를 빠져 나왔다. 종인과 녹음에 대해 상의한 후 녹음실을 빌려 몇 차례에 걸쳐 녹음을 시작하여, 녹초가 되고 나서야 끝낼 수 있었던 기억을 끄집어 낸 경수가 아프지 않게 콩, 머리를 쥐어 박았다. 크리스마스 특집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한 이후 꽤나 늦은, 즉 2주 후에야 정식으로 첫 생방송을 하게 되었고 자신의 목소리로 이루어지는 오프닝 곡에 대한 기대도 많이 했지만 워낙 바쁜 스케줄로 인해 잊고 있었단 사실을 자각한 경수가 실실 웃었다. 참,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다. 생각하며.

 제목은 말했다싶이 sweet honey 고, 최대한 경수씨 목소리 살리고, 기계음은 최소한으로 했어요. 잔뜩 노트북에 어지럽게 수놓아진 음향 표시를 보던 경수가 헤드폰을 꼈다.


 

 새벽을 수놓는 이 밤, 너무 길어요.

 함께 있어요. 보고 싶어요.


 40초 가량의 짧은 곡이지만, 헤드폰으로 스며 들어오는 자신의 목소리에 경수가 조금은 낯선 듯 눈을 깜빡였다. 달달하게 울려 퍼지던 40초가 지나고 조용해진 헤드폰을 내려놓은 경수가 종인을 올려다 보았다.


 " 어때요?"

 " 음…"

 "경수씨 목소리, 직접 이렇게 들으니까 뭔가 어색하죠?"


 어떻게 아셨어요? 유빈씨도 처음에 그랬거든. 종인의 실 없는 웃음에 경수가 따라 웃었다. 가수 생활을 하면서, 녹음을 하고 직접 들은 게 수도 없이 많지만 여전히 어색할 따름이었다. 경수가 종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 그럼 이걸로 쓰시는 거에요?"

 " 사실, 난 더 고쳤음 하거든. 수정본도 필요하고. 어차피 오프닝은 다음주부터 틀거고."


 그래서 그런데……, 종인의 머뭇거림에 경수가 재차 물었다. 그런데요?


 " 수정본도 있어야 하고, 거기다가 저번에 경수씨가 컵케익 준 것도 있고… 그래서 그런데,"


 종인이 꿀꺽 침을 삼켰다. 끝나고 연습실 가요?


 "네?"

 " 끝나고 연습실 안 가면, 나랑 밥이나 먹던지. 그냥, 단지…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비지니스. "


 내일 스케줄 있는데. 금요일은 항상 음악방송 녹화하러 이른 아침을 맞이하고, 늦은 저녁엔 라디오 생방송이 있었다. 또 한참 몸 관리 하는 터라 매니저 형이 늦은 시간에 밥을 먹었다며 타박을 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잠깐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던 경수는 이내 싫지 않은 표정으로 밝게 웃었다.


 " 어디루요?"







 " 윤희씨랑 연결을 하고 나니까 생각이 나네요. 배드민턴 있잖아요, 저도 참 못치거든요. 그냥 보면 되게 쉬울 거 같은데 막상 쉽지 않아요. 마음만 급하고 타이밍을 못 잡아서 더욱 그렇구요. 붕 뜬 공을 보면서 높이 팔을 들어도 셔틀 콕이 그 위로 스쳐 지나가요. 그럴 때 마다 너무 높아, 하고 투정만 부렸는데 생각해 보니까 공이 높은 게 아니라 내가 빨랐단 거예요. 채에 닿지 않을 만큼 높이 뛰었다면 기다려야 하거든요. 나한테 떨어질 때까지……, 한 박자 늦춰보면 좋은 것도 있어요. 잘 뜨는 것 만큼이나 잘 기다리는 것도 잘하기 위한 방법인 거 같아요. 오늘도 제 목소리를 끝까지 들어주시고, 기다려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좋은 꿈 꾸시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마칠게요. 내일 만나요 여러분."


 유빈의 목소리가 끝맺음을 하자, ON AIR 전광판의 불이 꺼졌다. 탁. 시계 또한, 다음 날을 가리키며 12시를 나타내었다.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경수씨, 수고 했어요. 조정실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쫓아 힐끔 바라보던 백현이 이내 고개를 돌렸다. 나온지 어느덧 30분 째였지만, 어두운 복도 의자에 앉은 찬열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이럴거면, 이야기를 하자고 말하지나 말지. 애꿎은 입술을 뜯으며 전전긍긍하던 백현이 결국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기,


 " 할 말 없으면…,"

 " 있으니까 앉아요."


 찬열의 목소리에 백현이 이내 찬열을 노려보며 가쁜 숨을 몰아 내쉬었다.


 "도대체 오늘 나한테 왜 그래요?"

 "변 작가님."

 "이제 이런식으로 괴롭히기로 한 거예요? 진지병 걸린 것 마냥, 계속 묵묵히 쳐다 보기만 하시고, 화도 안 내시고. 아닌 척 했는데 사실 되게 신경 쓰였거든요? 아니 왜…"


 백현의 격양된 목소리가 흘러 나오던 도중, 손목을 아프지 않게 움켜 잡는 찬열의 손길에 백현의 입이 닫혔다. 또, 또 이 느낌. 숨이 턱 막히는 느낌에 백현이 더 매서운 눈초리로 찬열을 바라보았다.


 "내가 맨날 화 내서 그래요?"

 " 박 피디님."

 " 내가 맨날 화내서, 그래서 변 작가님 이제 내가 싫어요? 사람이 쳐다봐도 눈도 안 마주치고, 살짝 닿기만 해도 몸서리 치고. 차라리 예전처럼 나한테 대들고 화를 내요."


 애 달래듯 부드러운 음성에 백현의 눈가가 금세 촉촉하게 차오르기 시작했다. 저, 우는 거 아니거든요. 백현이 중얼대듯 이야기 하며 눈가를 훔쳤다. 알아요, 안 우는거.


 " 혹시……2주전에 한 말 때문에 그래요?"

 

 찬열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울려 퍼졌다. 좋은 자리 있으면 갈 거냐는 찬열의 말, 어쩌면 그것 때문에 내내 신경이 쓰였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백현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날 어디로 보내고 싶은 생각이에요, 박 피디님은? 백현의 말에 찬열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이 어딨어요. 그런 뜻 으로 들렸어요 전. 백현의 잇새로 빠져 나간 목소리가 조용한 복도에 울려퍼졌다.


 " 그런 말이 어딨어요."

 " 그럼 치프 프로듀서 님이랑 오늘은 또 무슨 말씀을 하신 건데요?"

 " 별거 아니예요. 그냥…"

 " 그냥요? 방송 사고 터진 다음 날부터 맨날 불려갔어요 피디님. 게다가 맨날 화만 내던 사람이 진지하게 그런 말 물어본거면 말 다했죠, 제가 마음에 안 드신대요? 그래서 보내래요? 박 피디님은 오케이 하셨겠죠. "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화난다 해서 그렇게 사람 내모는 거, 변 작가님 취미에요? 이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내려다 보는 한 뼘 위의 시선에 백현이 고개를 돌렸다.


" 신경쓸 필요 없는 얘기예요. 내가 별 일 아니라 했죠? 변 작가님도 여기에 있는다고 했잖아요. 그럼 된거지, 왜 자꾸 사람 신경 쓰이게 꽁하게 있어요? 저는요, 변 작가님…"


" 됐어요. 그만, 그만해요."


 변 작가님!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에도 백현은 발걸음을 빨리했다. 제 멋대로 튀어 나오는 말에 자기 자신도 제어하지 못했지만, 일부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 도리어 화냈다는 것. 그건 백현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나도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백현이 점차 희미해지는 목소리에 주저 앉았다.










- - - - - - - - - - - - -  -


안녕하세요 . 정말 정말 오랜만에 찾아 뵙습니다 ㅠㅠ

2년.. 만인가요? 슬럼프도 오고, 피치못할 사정으로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이렇게 인티로 돌아왔고 쓰고싶던 라디오 로맨스도 쓰게 되었구요.

라디오 로맨스는 대충 15화 정도에서 마무리 지을 거구요, 이번엔 꼭 완결까지 쓰겠다. 라고 약속 드리겠습니다 ㅠㅠ 라디오 로맨스를 구상하면서 새로운 소설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건 아마 라로 완결 내고나서 쓸 것 같네요! ㅎㅎ 

 무튼 이렇게 다시 찾아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라디오 로맨스 용어


콘솔(console) :  조정실의 사운드 레코딩 믹싱 또는 스튜디오의 조명기재 등 전체적 조작을 조종하는 데스크


치프 프로듀서 :  일종의 수석 연출제작자 , 유사한 성격의 프로그램을 총괄적으로 관장하는 팀장이나 반장


스닉 인(sneak in : SI) :  해설이나 낭독 등이 진행되고 있는 사이에 음악이나 효과음이 천천히 페이드인 되는 것


PEL :   믹싱콘솔에서 페이더의 위치와는 관계없이 마이크나 어떤 소드 등의 연결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 하는 장치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사탕입니다. 기억하실려나요, 신알신 온 거 보고 순간 멍하니 봤네요. 으으, 라디오 로맨스 다시 시작이라니 너무 좋아요ㅠㅠㅠ 앞으로 완결까지 기대되네요ㅠㅠ
8년 전
피크닉
프롤로그 때 부터 쭉 댓글 읽는데, 눈물이 나올 뻔했어요 ㅠㅠ 진짜 오랜만입니다 .. 당연히 기억하죠 ㅠ.ㅠ 저도 다시 글 쓰게 돼서 너무 좋구요, 완결까지 지켜봐 주세요!
8년 전
독자2
다시 와주셔서 고마워요 작가님! :)
8년 전
피크닉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8년 전
독자3
알림 뜨고 놀라서 찾아왔습니다! 정말 정말 보고싶었어요 저 일주일 전에도 라디오 로맨스 막 읽구.. 역시 안 오시려나 막 그랬었는데ㅠㅠ 정말 너무 보고싶었어요 쪽지가 반갑기는 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8년 전
피크닉
반갑습니다 ㅠㅠ 라디오 로맨스 재연재 하기 까지 참 많은 고민도 했는데, 결국 이렇게 돌아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보고 싶었어요 ㅠㅠ 계속 완결까지 잘 달려가봐요 우리!
8년 전
독자4
우와 ㅠㅠ 오늘 첨 글 읽게 됐는데 넘 재밌어요 ㅠㅠ 재탕하려구 봤는데 4,6편이 없어서 조금 아쉽지만 다시 글 써주신다는 작가님 말 보니 행복하네요 ㅎㅎ 앞으로의 글도 기대할께요 화이팅^♡^
8년 전
피크닉
감사합니다! ㅎㅎ 아, 4/6편은 필명이 달라서 그런 것 같네요! 제목 치시면 나올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8년 전
독자5
우와.. 아 찾았어요 작가님!!!!!!!!!!!!! 답글 감사합ㄴㅣ다!!!!!!!!!!!!!1 와 근데 전 필명으로 쓰셨던 글 ㅠㅠㅠㅠㅠㅠ 제가 짱 좋아해서 텍파까지 받고 지금도 재탕하는데 ㅠㅠ와 그 작가님이셨구나ㅠㅠ 어쩐지 글이 너무 재밋더라ㅠㅠ 다시 만나게 되니까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저 지금 설레여,ㅠㅠㅠㅠㅠ 이런거 써도 되나??ㅠㅓㅣㅠ 작가님 사랑해요 다시 볼 수 있어서 행복해요.......
8년 전
독자6
우와 ㅠㅠㅠㅠ처음 읽었는데 작가님 글이 진짜 좋네요ㅠㅠㅠㅠ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엑소 [EXO/카톡] 첫째오빠 경수 둘째오빠 종대 막내동생 백현.kakaotalk59 우리동생 08.14 00:06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 릭시 08.14 00:00
엑소 [EXO/클첸] 베이비 첸 카카오톡46 커덕 08.13 23:28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 매운맛콩 08.13 23:16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48 ㅂㅇ세훈 08.13 23:14
빅스 [VIXX/켄택] 이재환이 강아지고 정택운이 주인인 썰 ep. 234 멍멍멍 08.13 23:07
엑소 [오백] 큐브의 활어(活漁) 上5 거북 08.13 23:07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2 디올 08.13 23:04
기타 그대에게 보내는 말들1 리베라 08.13 22:59
엑소 [EXO/찬백] 반인반수 강아지 백현과 주인님 찬열2.kakaotalk30 여보 08.13 22:47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6 08.13 22:35
엑소 [EXO/찬열] 별똥별, 조각글10 음료수 08.13 22:32
엑소 [EXO/찬백] 본격 놀리는 박찬열한테 복수하는 백현 .kakaotalk15 팝업 08.13 22:18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콘돔 08.13 22:17
엑소 [EXO/백도] 백현아빠3318 샐리비 08.13 22:16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1 부쨩한준면이 08.13 22:15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75 얼음 08.13 21:54
기타 [아이돌다량함유] Remain)01. 12년 전 난 신을 보았다 메이(May) 08.13 21:54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1 니니야알럽 08.13 21:44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9 커덕 08.13 21:43
빅스 [VIXX] 소나기(부제_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3 clever 08.13 21:41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0 sea 08.13 21:38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5 뱀뱀뱀 08.13 21:30
인피니트 [인피니트/현성] 영화관6 사우스 08.13 21:04
샤이니 [샤이니/호현] 정체성 없는 글 110 빨간신호~현 08.13 20:5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4 두둠칫'ㅅ' 08.13 20:57
기타 [수현우/수현/현우] 이리온! (6. 혼자있는 방)15 감개무량 08.13 20:52
전체 인기글 l 안내
6/8 12:52 ~ 6/8 12:5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