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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펴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출근해서 라운딩 돌고. 처방 내리다가 수술 들어가고. 응급실 지원 갔다가 콜 받고 뛰어올라왔다가. 시간 날 때 밥 챙겨 먹고 논문 읽고. 

 

다를 바 없는 하루였다. 


 


 

 

전화 한 통을 받기 전까지는. 


 


 


 


 


 


 


 


 


 

 

 

 

 

 

나는 의국에 앉아 논문을 읽는 중이었고, 핸드폰이 울리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야 전화 온다. 네 핸드폰 아니냐?" 

"어? 어." 

"정신 놨네, 저거. 무슨 일 있냐?" 

"아냐, 아냐." 


 


 

 

 

다급히 핸드폰을 꺼냈다. 

전정국이 아니었으면 못 받을 뻔했다. 어쩌면 받지 말았어야 할 지도. 


 

 

모르는 번호였다.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받아보자 싶어서 통화를 눌렀는데, 


 


 

 

"여보세요?" 

"ㅇㅇㅇ선생님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누구십니까?" 

"아, 안녕하세요. 저는 배우 김석진 씨 소속사 BA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남준이라고 합니다." 


 


 

 

입이 굳었다. 

본능적으로 조용히 일어나 복도로 나갔다. 


 


 

 

"... 선생님?" 

"네네. 말씀하세요." 

"음, 선생님도 바쁘실 테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 

"두 분 사진이 찍혔거든요, 기자한테. 뭐 저희도 준비를 하고 있긴 했는데, 그래도 당사자와 얘기를 나눠봐야 하는 부분이니까요." 

"... 네." 

"시간 되실 때 회사로 한번 오셨으면 해서요. 대화도 좀 나눌 겸, 한번 뵙고 싶기도 하고요." 


 


 

 

아, 올 것이 왔다. 


 


 

 

"혹시 언제 시간 되시나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 같아서요." 

"... 아..." 

"저희가 지금 기사를 미루고 있긴 한데, 언제까지 미룰 수 있을지도 모르고, 최대한 빨리 입장을 정리하면 좋으니까요." 

"제가 내일... 쉬는 날이라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오, 잘 됐네요. 내일 시간 괜찮으세요?" 

"네. 제가 시간 맞춰 가도록 하겠습니다. 몇 시가 괜찮으세요?" 

"감사합니다. 2시 괜찮으신가요?" 

"네. 2시까지 사무실로 가면 되는 거죠?" 

"일층에 오셔서 대표 보러 왔다고 하면 될 거예요. 제가 미리 말해둘게요." 

"네. 그럼 내일 시간 맞춰 가도록 할게요." 

"네, 선생님. 내일 뵙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다리에 힘이 풀린다. 

벽에 등을 기댄채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내일 나 혼자 얘기하러 들어가는 건가? 


 


 

 

[내일 뭐해요?]_16:34 


 


 

 

김석진도 같이 오는 건가. 혹시 모르니까 티는 내지 말고. 

나 혼자 감당할 일이다. 괜히 걱정 얹어주지 말자. 


 


 

 

[아 맞다. 얘기하려고 했는데ㅜㅜ]_16:35 

[나 내일 광고 촬영이 갑자기 잡혀서ㅜㅜ]_16:35 

[내일 쉬는 날이지? 내가 최대한 빨리 끝내고 갈게. 저녁 같이 먹어.]_16:37 


 


 

 

아, 이럴 줄 알았다. 

김석진도 없이, 나는 홀로 무슨 소리를 듣게 될까. 


 

 

그래도, 


 


 

 

[그래요. 저녁 같이 먹어요.]_16:40 

[뭐 먹고 싶어요?]_16:40 


 


 

 

티 내지 말자. 

바쁜 사람 괜히 신경 쓰이게 하지 말자. 


 

 

정말 정리하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그보다, 김석진은 기사가 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어쩐지 요즘 조용하게 흘러간다 했더니... 


 


 


 


 


 


 


 


 


 

 

 

 

 

 

 

 

 

 

 

 

 

무슨 정신으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는지 모르겠다. 


 

 

모처럼 쉬는 날인데 눈도 일찍 떠지더라. 늦잠도 못 잤다. 

잠은 잠대로 설쳤고, 생각은 생각대로 또 많고. 


 

 

밥 생각도 안 들어 아침도 거르고, 점심은 먹어야 할 것 같아 가볍게 챙겨 먹고 길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회사로 가는 길에, 창밖에 보이는 건물에 걸린 큰 광고판에 김석진이 보인다. 

참, 잘생겼다. 


 

저렇게 길거리에 얼굴이 널려있는 사람을 만나면서, 사진이 안 찍히는 게 이상하긴 하다. 


 

 

저렇게 어마어마한 사람을, 내가.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인가. 내 선택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 


 


 


 


 


 

 

 

 

 

 

 

화려한 건물. 그냥 앞에 서있는데 기가 죽는 것 같다. 

 

앞으로 다가가자 경호원이 앞을 막아선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김남준 대표님 만나러 왔는데요." 

"아... 11층으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별말 없이 고개를 껌뻑 숙이고 안으로 들어왔다. 

로비가 꽤... 화려하다. 


 

 

물끄러미 엘리베이터 숫자만 바라봤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자꾸 머리로만 고민하지 말자. 

 

부딪혀보자. 어떻게든 될 것이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조심스레 유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아, 어서 오세요. ㅇㅇㅇ선생님 맞으시죠?" 

"네, 네. 안녕하세요." 

"이리 앉으세요." 


 


 

 

 

와 저 사람 배우 안 하고 대표하는 이유가 뭐지. 자기가 배우로 나가도 될 것 같은데. 

굉장히 날카롭게 생겼는데 또 말랑하게 생긴 것 같기도 하고. 목소리도 김석진 못지않게 좋고. 


 


 

 

"커피? 차? 뭘로 드릴까요?" 

"아, 저는 괜찮은데.." 

"이야기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을 텐데요." 

"... 차로 주세요." 


 


 

 

아주 좋은 선택이에요-손가락을 튕기면서 일어나 선반으로 간다. 


 

와 키도 크네... 


 

 

뭔가 분위기에 압도 당하는 것 같지만 기죽지 말자. 다짐하지만, 

손바닥에 땀이 난다. 바지에 슥슥 문지르면서 닦고 있으니 


 


 

 

"여기요." 


 


 

 

찻잔에 우러나는 차의 색이 예쁘다. 


 


 

 

"감사합니다." 

"긴장하지 마세요. 저 혼나요, 형한테." 

"네?" 


 


 

 

찻잔에 시선을 고정하다 고개를 들었다. 

웃고 있는 얼굴이 눈에 보인다. 


 


 

 

"형이 얘기 안 했나요? 저 이미 다 알고 있었는데. 선생님이랑 형 만나는 거." 

"아..." 

"김석진 안되겠네. 중요한 걸 말도 안 하고..." 

"알고 있었어요. 말해줬어요." 

"아, 그래요?" 


 


 

얼른 대답했다. 

 

혹여나 그에게 안 좋은 소리가 갈까 봐. 


 


 

 

"얘기 들었어요. 회사에서도 알고 있다고...." 

"맞아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선생님 졸졸 따라다닐 때부터." 

"....." 

"그러니까 그렇게 긴장 안 하셔도 됩니다. 뭐 헤어지라거나 정리하라거나 그런 소리 안 해요." 


 


 

 

찻잔을 들던 손이 멈칫. 

'헤어지지'란 단어만 들려도 저절로 반응하는 몸. 


 


 

 

"저는 그런 말 못 해요." 

"....." 

"그런 소리 선생님께 했다간 저 형한테 죽을걸요, 진짜." 


 


 

 

아, 또 그다.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보고 싶다. 


 


 

 

"형이 저한테 선생님 건들지 말라고, 알려고 하지도 말라고 어찌나 협박을 해놨는지." 

"....." 

"저 어제 선생님한테 전화 걸면서 얼마나 떨었는데요." 


 


 

 

미소가 지어진다. 

그는 대체 어디까지 준비해 둔 걸까. 


 


 

 

"오늘 뵙자고 한 건, 정식으로 기사 나가기 전에 선생님 입장도 한번 들어봐야 될 것 같아서요." 

"아, 네." 

"형이야 무조건 인정하려고 할 거고 공개 연해 하려고 할 텐데, 선생님은 곤란하실 수도 있잖아요." 

"...." 

"뭐 형 말로는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셨다고 하던데, 그건 김석진 생각일 수도 있고. 또 형이 워낙 졸라대서 마지못해 끄덕이신 걸 수도 있고. 그래서 확인차." 

"...." 

"겸사겸사 선생님을 뵙고 싶기도 했고요." 

".... 저를요?" 

"네. 천하의 김석진이 미친 듯이 따라다니는데, 싶어서요." 


 


 

 

아, 김석진 목소리 듣고 싶다. 

옆에 있었으면 손잡아 줬을 텐데. 


 


 

 

"제가 석진이 형보다 2살 어려요. 선생님보다는 2살 많은 거죠." 

"아..." 


 


 

 

저렇게 젊은 나이에 대표라니. 

아니 그것보다 저 나이에 저 얼굴에 저 피지컬이면 본인이 배우를 하던 모델을 하던 직접 뛰어도 잘 됐을 것 같... 


 


 

 

"저 처음 봤어요." 

"네?" 

"형이 누군가를 이렇게 미친 듯이 좋아하는 거요." 

"...." 

"형이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했었는데, 알고 계시죠?" 

"네." 

"그때 매니저가 저의 아버지였어요. 근데 그 어린 게 그렇게 사회생활을 잘 하더래요. 자기한테 다가오는 사람은 딱 적당할 만큼만 친절하게. 예의는 차리되 가까워지지는 않고." 

"....." 

"근데 그게 그렇게 안쓰러웠대요, 아버지가. 저 어린애가 벌써부터." 

"....." 

"그래서 절 소개해주셨죠. 애들답게 친구하라고." 

"......" 

"그러다 그때 당시의 소속사가 형을 정말 개같이 굴려먹었죠. 닥치는 대로. 주가 좀 오른다 싶으니까 바로 스폰서 붙이려고 하고. 어렸을 때도 형이 워낙 잘 생겼었어서." 

"....." 

"참다못한 아버지가 형 데리고 나와서 차린 게 이 회사에요." 

"그게 지금까지..." 

"네. 아버지 퇴직하시고 제가 이어받았죠. 형은 주위에 사람도 잘 안 둬요." 

"아..." 

"형 여자도 없었어요." 


 


 

 

어, 첫 연애 아니라고 그랬는데. 


 


 

 

"이 바닥 아시잖아요, 더러운 거." 

"...." 

"형한테 들이대는 사람이야 많았죠, 엄청. 근데 다들 형이 진심으로 좋아서 아니고, 겉만 보고." 

"...." 

"형도 그걸 아니까. 딱 소문 안 날 만큼만. 적당하게." 

"....." 

"여자 너무 안 만나면 또 그건 그거 나름대로 난감한 소문이 퍼지거든요. 그래서 여자 만난다는 얘기 좀 뿌리려고 누가 고백하면 받아는 주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 

"그래서 여자가 먼저 떨어져 나가고. 먼저 차면 안 되잖아요, 소문나니까." 


 


 

 

참, 김석진답다. 


 


 

 

"선생님이 다 처음일거에요, 형은." 

"....." 

"그래서 선생님이 궁금했어요. 그 김석진이 먼저 죽고 못 사는 사람이 누군가 해서." 


 


 

 

그의 곁에 좋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좋은 분 이신 것 같네요. 형이 사람 보는 눈이 있나 봐요." 

"... 감사합니다." 


 


 

좋은사람에게 듣는 칭찬이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따뜻한 차가 조금은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음,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네. 그래요." 

"사진은 이렇게 찍혔어요." 


 


 

 

테이블 위로 그가 조심스레 사진을 밀어준다. 


 


 

 

"아..." 


 


 

 

병원 앞이다. 

그가 나를 데리러 왔을 때.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가 담긴 사진. 내가 병원을 나오는 사진. 나와 그가 포옹하는 사진. 내가 그의 차에 올라타는 사진. 차가 떠나는 사진. 

모자에 마스크까지 쓰고 있는데도, 누가 봐도 김석진이다. 


 

내가 뭐랬나. 저 사람은 다 가려고 연예인 티가 난다고. 


 


 

 

 

"뭐, 형은 사진 안 찍혔어도 인정했겠지만 이 사진은 부정하기에도 좀... 힘들긴 해요." 

"... 죄송해요." 

"아뇨. 저한테 사과를 왜 하세요. 잘못하신 것도 없는데." 


 


 

 

그래도 이 소속사 간판 배우가 김석진인데. 


 


 

 

"말씀드렸다시피 선생님의 입장을 듣고 싶어서 만든 지리지, 제가 사과받으려고 만든 자리가 아니에요." 

"네." 

"어떻게 생각하세요, 공개 연애?"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저는 일단, 선생님이 좀 걱정돼요." 

"...." 

"일반인이시고, 무엇보다 직업 특성상 사람을 굉장히 많이 만나실 텐데, 이런저런 소문이 굉장히 많이 생길 거예요. 많이 흔들리실 거고요." 

"....." 

"형을 사랑하는 마음을 떠나서, 일상이 흔들리실 거예요." 

"....." 

"길을 편하게 걷기도 어려우실 거고, 누군가 수군수군거리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릴 거고, 인터넷에 사실이 아닌 글들이 마구잡이로 올라올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소문이 생길 수도 있고 행동 하나, 말 하나도 신경 쓰게 될 테고." 

"....." 

"물론 저희 쪽에서 선생님을 숨기는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게 저희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요." 


 


 

 

그였다면 어떻게 대답했을까. 


 


 

 

"어떠세요?" 

"음... 일단..." 


 

김석진만 생각하자.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초반에 김석진 씨가 저 때문에 속을 좀 썩였어요." 

"알고 있습니다. 그때 몰골이 아주..." 


 


 

 

두 사람의 웃음이 동시에 터졌다. 

내가 속을 좀 썩이긴 했지. 


 


 

 

"이거 때문이었어요." 

"....." 

"좀 무서웠거든요. 김석진 씨는 너무 유명한 사람이고, 저는 아무것도 아닌 일반인인데. 내가 이 사람을 만나서 뭘 어쩌겠다는 건가. 나랑은 다른 세계 사람인데 고민하지 말자. 그랬었거든요." 

"...." 

"이 문제로 김석진 씨랑 대화를 좀 많이 했어요. 고민도 많이 했고." 


 


 

 

눈이 마주쳤다. 미소 지은 얼굴로 얘기를 들어준다. 

이 사람도 참, 다정한 사람이다. 


 


 

 

"뭐, 아예 걱정이 안된다면 거짓말이긴 한데." 

"....." 

"김석진 씨가 워낙 원하기도 하고요, 또 제가 생각보다 깡이 세요." 

"...." 

"한번 부딪혀 보는 거죠 뭐. 설마 많이 알아보시겠어요? 옆에 김석진 씨 서있으면 다들 그 얼굴 쳐다보느라 저는 안중에도 없을걸요." 

"...." 

"또 여기서 절 최대한 숨겨준다고도 하셨으니." 

"....." 

"그거 믿고 한번 해볼까 싶어요." 


 


 

 

아무 말 없이 내 얘기를 들어주기만 하던 대표님이 별안간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터뜨린다. 


 

 

"아, 형이 선생님께 미쳐있는 이유를 알겠네요." 


 


 


 


 


 

 

 

 

 

 

 

 

 

 

 

 

 

 

 

 

"알긴 뭘 알아?" 


 


 

 

문이 벌컥 열리더니 그가 나타났다. 

촬영...? 


 

 

너무 놀라 눈만 똥그랗게 뜨고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나와 눈이 마주치니 싱긋 웃더니 다시 표정을 굳혀 대표님을 쳐다본다. 


 


 

 

"뭐 하냐, 지금. 내가 하지 말라고 했지." 


 


 

 

한껏 굳어있는 그와는 다르게 대표님은 웃고 있다. 


 


 

 

"형, 흥분하지 말고 앉아." 

"앉을 필요 없어. 빨리 끝내." 

"앉아야 될걸." 


 


 

 

대표님이 나를 쳐다보시더니 눈짓을 하신다. 

눈치껏 그를 끌어당겨 옆자리에 앉혔다. 


 


 

 

"뭐야, 둘이 언제 눈빛 주고받는 사이가 된 거야?" 

"형은 모르는 게 있어.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우리가~" 


 


 

둘 사이에 스파크가 튄다. 

 

괜히 껴가지고. 새우 등 터지겠네. 


 

 

안절부절못하고 있으니 그가 내 손을 잡아온다. 

고개를 돌려 그를 마주 봤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바로 눈빛이 다정해진다. 


 


 

 

"괜찮아? 저 자식이 이상한 소리 했어? 그거 다 잊어버려." 

"아니에요, 근데 오빠 광고 촬영 있다면서요." 

"괜찮아. 안 가도 돼." 


 


 


 

 

 

"안 가도 되기는." 

"시끄러워." 

"저 형 선생님 여기 있다는 얘기 듣자마자 눈 뒤집혀서 그냥 일로 온 거예요, 촬영 째고. 내가 그거 뒷수습한다고 얼마나..." 

"시끄럽다니까." 


 


 

 

 

미쳤나 봐. 스케줄을 그냥 째고 오면 어떡하자는 거야. 

그를 확 째려봤다. 


 


 

 

"아니... 네가 무슨 나쁜 말 듣고 있을까 봐..." 


 


 

 

바로 입을 툭 내밀더니 시무룩. 강아지 같다. 


 


 

 

"와... 와 김석진..." 


 


 

 

옆에 대표님은 경악에 물드셨고. 

경멸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대표님을 쳐다보며 물었다. 


 


 

 

"... 괜찮나요..?" 

"아, 이럴 줄 알고 제가 날짜 미뤄놨어요. 다음 주에 찍으면 돼요." 

"아, 감사합니다." 


 


 

 

 

자기가 왜 감사해! 소리치는 그의 팔뚝을 한번 내리쳐 조용히시키고.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인 것 같죠?" 

"네. 그렇네요. 저 인간이 끼어들어서." 

"죄송해요,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아니에요. 그럼 일단 선생님 병원 측에도 미리 얘기를 해놔야 될 테니 그건 저희 쪽에서 연락 넣도록 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제 번호 있으시죠?" 

"네, 어제 전화 주셨던 번호 있어요." 


 


 

 

왜 연락해! 하지 마! 소리치는 입을 다시 한번 더 팔뚝을 쳐서 막고.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 얼른 저 인간 데리고 가주세요. 어쩜 저리 인간이 다른지... 고생하세요, 선생님." 

"네, 다음에 뵐게요." 


 


 

 

문을 열고 나와 손을 흔들어주는 대표님. 

인사를 꾸벅하고는 얼른 그의 팔을 잡아끌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기자마자 나를 끌어안더니 내 어깨에 고개를 파묻는다. 


 


 

 

"... 다음에 보지 마. 안 봐도 돼, 쟤는." 

"왜요, 되게 좋은 분이시던데." 

"좋게 보지 마. 싫어." 


 


 

 

어린아이가 된 것 같다. 

칭얼거리는 그가 나쁘진 않은 것도 같고.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차 가져왔어요?" 

"아니, 아침에 매니저가 픽업했어." 

"그럼 매니저님께 좀 태워다 달라고 해야겠네." 

"우리 집으로 갈까?" 

"그래요." 


 


 

 

지하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그가 내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나간다. 

저 멀리 안절부절 서있던 누군가가 우릴 발견하곤 뛰어온다. 


 


 

 

"형!" 

"어, 왜." 

"어, 이분은..." 

"내 여자친구."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세상 어색하다. 


 


 

 

"근데, 왜." 

"아, 사장님이 광고 일정..." 

"이미 미뤄놨지?" 

"... 네..." 

"저 자식이 갑자기 스케줄 생겼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아, 이게 다 대표님의 큰 그림이었나 보다. 


 


 

 

"아, 나 집까지만 좀 태워줄 수 있을까." 

"당연하죠, 형. 타세요." 

"고맙다." 


 


 

 

가자, 내 손을 잡고 끄는 그를 따라 차에 올라탔다. 


 


 

 

"감사합니다." 


 

 

인사는 빼먹지 않고.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라." 


 


 

 

"네, 형. 촬영 날 아침에 이리로 올게요." 

"응. 촬영 날 보자." 


 


 

 

 

매니저님을 보내고 그의 집으로 올라가는 길. 


 

왠지 나를 쳐다보지 않는 그가 이상하다. 

 

화났나...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내 손을 잡은 채로 성큼성큼 집으로 가 문을 열더니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나를 끌어안더니 입을 맞춘다. 

아직 문도 다 안 닫겼는데 누가 보면 어떡하려고.. 


 

 

문이 스르르 저절로 닫힐 때까지 떨어지지 않다가, 문이 철컥 닫히고 신발장 센서 등이 꺼지고 나서야 입술이 떨어졌다. 

 

 

깜깜한 어둠 속, 그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 무슨 얘기 했어." 


 


 

 

눈이 보이지 않으니 더 예민하게 느껴지는 감각. 

아, 이 사람은 지금 불안한가 보다. 


 


 

 

내가 대표님과의 대화로 마음이 흔들렸을까 봐 불안해하는 걸까. 

손을 들어 앞에 서 있는 그의 허리를 껴안았다. 


 


 

 

"되게 좋은 분이시던데요. 오빠 곁에 좋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 

"별 얘기 안 했어요. 우리 사진 찍혀서 기사 날 것 같은데, 내 생각은 어떠냐고." 

"...." 

"나 걱정해 주셨어요. 일상이 많이 달라질 텐데, 괜찮으시겠냐고." 

"... 괜찮겠어?" 

"네. 생각보다 깡 세다고. 한번 부딪혀 본다고 말씀드렸어요. 또 오빠 회사에서 나 최대한 숨겨주신다던데." 

"...." 

"대표님이 형은 무조건 밝히려고 들 거라고 둘이서 욕도 좀 하고." 

"내 욕했어?" 

"네. 오빠 욕 좀 했어요." 

"잘했어." 


 


 

 

이제야 그의 얼굴이 풀어졌나 보다. 

웃음소리가 흩어진다. 


 


 

 

"나는 네가 혹시나 울고있을까봐." 

"....." 

"울고있었으면 김남준 쳤을거야." 

"...." 

"축 쳐져있거나 기죽어있는 모습 봤었어도 마찬가지고." 


 


 

 

나 때문에 모든걸 뒤로하고 달려온 이 사람을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 미안해." 


 


 

 

내 머리 위에 자신의 머리를 뉘며, 나를 더 끌어안는다. 


 


 

 

"사과를 왜 해요. 나한테 뭐 잘못했어요? 뭐야, 지금 말하면 용서해 줄게요." 

"... 그냥. 너무 내 생각만 했나 싶어서." 

"아니에요. 나한테 미안하면... 처음에 내가 오빠 속 많이 썩였으니까 괜찮아요. 그때 미안했어요." 

"나는 그때도 하나도 안 힘들었어. 너 볼 수 있었으니까." 


 


 

 

아, 또 느껴진다. 나를 향하 그의 사랑이. 


 


 

 

"대표님 엄청 좋으신 분이던데." 

"좋지. 남준이 좋은 사람이야." 

"...." 

"근데, 나한텐 네가 더 좋은 사람이야." 

"....." 

"내 곁에 너 있잖아. 네가 젤 좋은 사람이야. 내 주위에서." 


 


 

 

이렇게 물밀듯이 밀려오면 나는 잠길 수밖에. 


 


 

 

"고마워. 내 사람 해줘서." 


 


 


 

 

입술이 닿아올 때, 팔을 들어 그의 목을 더 끌어안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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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하 작가님 전 여기에 뼈를 묻겠습니다,,,,
4년 전
독자2
작가님... 이렇게 좋은 글 보게 해주셨으니 저는 사랑을 몽땅 드리겠습니닿ㅎㅎㅎ ❤️
4년 전
독자3
작가님 ㅠㅠ으어어 주말동안 작가님만 기다렸습니다ㅠㅠㅠ!! 오늘도 달달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4
작가님 제가 유일하게 기다리는 글잡이에여 진짜ㅜㅠ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당:) 감사해요오!!
4년 전
비회원21.238
악 작가님 사랑해요ㅠㅠㅠ 오늘도 예쁜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정말정말💜
4년 전
독자5
아,,,진짜 완성도 너무 있는 글입니다 작가님ㅜㅜㅠㅠㅠㅠㅠㅜ글 너무 좋아요
4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작가님 제가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ㅍ
4년 전
독자7
꺄아ㅏㅏ 작가님 기다렸어요 ㅠㅠㅠ 오늘도 정말 행복한 글입니다 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8
어우어웅 오늘도 너무나도 달달한 커플...흑당라떼 먹는 것 같애요 작가님...ㅜㅁㅜ 오늘 남준이 등장..너무 다정하고 쏘 스윗..ㅠㅠ
남준이의 표정..석진이의 표정 여주의 표정..그들을 감싸는 분위기들의 배경 흐름까지 너무나도 부드럽게 표현해 내시고.. 역시 작가님 글
너무 재미있어요~ 오늘도 행복 충전 당 충전 하고 갑니다~

4년 전
독자9
이렇게나 완벽한만큼 한 번 갈등이 몰아쳤으면 좋겠는뎅요 ,,,, ㅎㅅㅎ 질투라던가 ,, 질투라던가 ....
4년 전
독자11
오늘도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12
작가님 저 진짜 인생작이 될거 같아염~~~><>< 너어어엉무 설레용 ㅠㅠㅠㅠㅠ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13
하 김석진 진짜 댕댕이같네여 ㅠㅠ 나쁜말 들었을까봐 으르렁거리고 눈치보느라 낑낑거리고 ㅠㅠ 넘 귀엽고 깜찍........ㅋㅋㅋㅋ 얼른 열애설 나서 공개연애도 하고 생각보다 빨리 결혼도 했으면 좋겠어요!
4년 전
독자14
하 진짜 ㅠㅠㅠ 이거 완결까지 꼬옥 써주세요 안 그럼 저 웁니다 광광 ㅠㅠㅠㅠ 사랑해요
4년 전
독자15
ㅠㅠㅠ정주행 하고있는데 너무 재밌어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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