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상사와 연애하기 프로젝트
w.1억
"안녕하세요."
"…네."
태평이 직원의 인사를 받고선 바로 부장실로 들어가자, 직원 두명은 벙쪄서 태평을 바라본다.
그러다 인사를 건넸던 직원이 말한다.
"너무 잘생기신 거 아니에요....? 저 왜 두달동안 회사 다니면서 저런 잘생긴 부장님을 못 본 거죠....?"
"출장 다녀오시기도 했고... 그리고 저 부장님 애인 있어."
"결혼 하셨어요....??????????"
"아니 결혼은 아니고.. 한 3월인가, 4월에 저 부장님이 계시는 홍보팀에 인턴이랑 연애 했는데. 두달 정도 다니다가 인턴이 관뒀거든."
"아, 정말요? 그럼 헤어진 거 아니에요..? 왜 관둔 거지..?"
"글쎄? 헤어진 건 잘 모르겠어. 근데 되게 힘들었을 거야. 주변에서 다 인턴 욕만 했었거든."
"아, 정말요..? 근데 인턴이면 되게 젊었을 건데.."
"응. 인턴이 스물넷이었나? 다섯이었나 그랬을 걸?"
"나이 차이가 엄청 나는데...."
홍보팀의 회의실은 평소처럼 참 무겁다. 은우가 관둔지 6개월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다들 익숙할 텐데도 모두 눈치를 보기 바쁘다.
태평은 회의실에 도착해 안 온 직원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은우에게서 카톡이 오자 바로 확인을 한다.
그러다 카톡을 보고선 픽- 웃은 태평이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고... 뒤늦게 들어 온 정현이 크흠- 목을 가다듬으며 앉으면 모두가 태평의 눈치를 본다.
"다 왔습니다. 부장님."
"아, 네."
창욱의 말에 핸드폰 화면을 끄지도 않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태평 덕분에 모두가 힐끔 화면을 보았다.
웬 핸드폰 게임이 틀어져있자 모두가 이게 무슨 일인가.. 생각을 한다.
회의가 금방 끝나고, 태평이 예의상 고개를 꾸벅- 하고선 다시 핸드폰을 만진다.
그럼 아직 나가지도 않고 있던 창욱이 말한다.
"안 나오세요?"
"아, 먼저 가요."
"네."
태평은 은우가 하루에 한 번씩 게임 어플 하트 좀 보내달라고 하면, 또 군말 않고 어플을 깔고 보내준다.
[보냈어~ㅋㅋ]
- 고마워용 땡삼 땡삼!!
[아침은 먹었어?]
- 이제 먹으려구요!
"이건 절대 비밀인데."
정현이 보검과 창욱이 들리게끔 작게 속삭이자, 곧 보검과 창욱이 놀란 듯 정현을 바라본다.
"절대 부장님한테 말하지 마. 은우랑 연락 하는 거 알고는 계셔도 이런 얘기까지 몰래 한다면 화나실 거야.. 나 같아도 화날 것 같아.."
"부장님이랑 그런 말 할 사이도 아니고."
"맞아요.. 안 그래도 은우 가고 사무실 분위기 더 삭막해졌는데... 오늘이요, 오늘?"
"엉. 오늘 ^^"
셋이서 점심을 먹으면서 아직도 어색한 게 있다면. 정현이 혼자 시끄러운 것이다.
정현이 또 신나서 혼자 떠들면, 창욱은 고개를 저을 뿐이고, 보검은 정현의 말을 들어주기 바쁘다.
"아, 진짜? 그 손님도 엄청 뻘쭘했겠네."
- 네! 진상 손님은 똑같이 대해줘야지 정신을 차린다니까요...부장님 오늘은 어떤 거 먹어요?
"그냥 식당 왔어요. 제육볶음."
- 맛있는 거 목네~~~~~ 우리 뿌장넴~
"ㅋㅋㅋㅋㅋ 뿌장넴?"
- ㅎㅎ저도 밥 먹으려구요!
"얼른 밥 먹고."
- 예 아저씨.
"아, 나 이제 아저씨야?"
- 아저씨죠! 아저씨!
"아니 어떻게 오빠라는 소리를 한 번도 안 할 수가 있지."
- 우리 부장님 양심이... 이제 곧 마흔이시잖아요.
"그 부장님 소리도 이제 그만할 때 되지 않았나. 회사 관둔지 5개월이나 지났는데."
- 음.. 이게 너무 익숙해서요. 천천~~히 바꿔 부를게요.
"천천~히 오빠라고 불러주는 건가."
- 오빠 소리가 그렇게 듣고 싶어요?????
"조금?"
- 오마이갓~~!
"오마이갓? ㅋㅋㅋ"
- ㅋㅋㅋㅋ노력해볼게요 ㅡ.ㅡ
"알겠어요 ㅋㅋㅋㅋ 다시 전화할게요~"
- 네!!
전화를 끊었는데도 계속 웃고있는 태평에 옆에서 밥을 먹던 석진이 태평을 훑어보다 말한다
"가끔 통화 하다 보면 나를 잊는 것 같다? 아니 근데 14살이나 어린 우리 이온음료씨한테 오빠 소리는 너무 양심이 없는 거 아닌가?"
"연인인데 안 될 게 있나."
"와!"
"ㅋㅋ."
"근데 벌써 이온음료씨가 관둔지 5개월이나 지났어....? 하긴.. 이온음료씨가 다닐 땐 봄이였지... 그 때 진짜 재밌었는데. 송별회 때도 이온음료씨 울 때 나도 같이 울ㅇ..."
"……."
"앞에서 사람이 말하는데 카톡이나 하고 있고."
"야 근데 부장님한테 말도 안 하고 이렇게 와도 되냐?"
"뭐 어때요! 원래 깜짝 파티가 더 좋은 것!"
"뭔 파티냐 ㅡㅡ 너 부장님 선물 뭐 샀는데."
"시계!"
"얼씨구~ 부장님 생일이라고 거액 썼네. 짜식.."
"그쵸!? ㅎㅎㅎ 아아아 빨리 보고싶다. 요즘 부장님 바빠서 한 일주일 못 봤더니..."
"……."
"그나저나 왜 김대리님은 보아언니랑 헤어져서!!! 그러게 답장을 왜 이렇게 맨날 늦게 해요???????
한달을 만나면서 하루라도 제대로 답장해준 적도 없다는 말 듣고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나는 원래 답장이 느린 스타일이야. 너도 알잖아? 나 카톡은 재밌을 때만 하구, 전화도 막 쓸데없이 하진 않아. 흥미로운 대화 주제가 오고가지 않는데 그럼 어떡하냐."
"카톡 안읽씹 하는 건 잘 알겠고오.. 전화도 나한텐 막 심심하다고 하면서! 왜 언니한텐 안 해요. 보아언니가 얼마나 착한데."
"서로 성향이 너무 다를 땐 어쩔 수 없는 거야."
"참나.. 애초에 그냥 마음 없는데 만난 거 아니구요?"
"내가 그렇게 쓰레기같냐?"
"네."
"이은우 안 되겠네. 내가 너 데리러 어? 2시간이나 차타고 와줬는데. 잔소리만 하고. 진짜... 왕복 4시간이 무슨 어? 어!?"
"뭐요. 그래서 제가 저녁 맛있는 거 산다고 했잖아요."
"참나. 가자마자 부장님한테 갈 거면서 저녁을 사긴 뭘 사냐? 부장님한테 먼저 연락이나 해. 괜히 갔다가 부장님 약속 있다고 그러면 어쩌려고."
"…넵! 아, 맞다! 그럼 지대리님이랑 박주임님은 아는 거예요?"
"엉. 말했어."
"그랬더니!?!"
"뭘 그랬더니야?"
"반응이 어때요!?!?"
"그냥 그렇지."
"와 정도 없어 진짜. 특히 지대리님이 제일 반응 없었죠?"
"그 형은 원래 그래. 나 교통사고 났을 때도 로봇처럼 괜찮냐- 이게 끝이었어."
"ㄱ-."
"^^."
은우는 결국 태평에게 전화했다가 빠꾸를 먹는다.
일 때문에 춘천에 갔다는 말에 은우는 정현에게 소리친다.
"술 마시즈아!!!!!!!!!!!!!!"
"가즈아!!!!!!!!!!!!!!!"
"너무 부장님한테 천사처럼 행동 하지 말라니까? 오히려 너답지않게 차갑게 행동 하면 부장님이 더 반할 거야."
"뭐하러 그래요. 지금도 충분한데..."
비도 오고 그래서 은우는 정현의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술을 마신다.
벌써 술이 조금 들어가서 취한 둘은 말이 많아졌고, 은우는 핸드폰을 자꾸만 본다.
"너 막 부장님한테 카톡 오면 바로 확인하고 그랬지."
"네."
"그것도 좀. 어? 줄이고 그래. 부장님이 10분 늦으면 넌 20분 늦게 보내고~ 부장님이 1시간 늦으면 넌 2시간 늦게 보내."
"에에에 싫어요. 괜히 부장님이 오해 하면 어떡해요."
"그러면서 사랑에 싹이 트는 것이여."
"이상한데ㅡㅡ."
"뭐가 이상해이씨."
"그럼 저 지금 답장 하지 마요?"
"뭐라고 왔는데."
"어디냐고..."
"와우~ 좀이따 보내."
"바로 보내고 싶은데..."
"확 남자랑 술 마신다고 보내버려!"
"에에!??!?!"
"그 표정 뭐냐. 내가 더러워?"
"아뇨 ㅡㅡ 그건 아닌데.. 괜히 그러면 부장님이 오해 하잖아요."
"질투 하라 그래! 너 뭐 내일 부장님 생일이라고 오늘 깜짝 등장 해준다 뭐다 막 그랬잖아."
"네."
"부장님을 조금 화나게 할까 ^^?"
"에에!?!?"
"나 못 믿어? 나 내 연애는 못 해도, 빡치게 하는 남 연애는 스릴 있게 잘 코치 해."
[저 지금 친구랑 술 마셔요!!!]
- 친구 누구?
[있어요. 부장님은 잘 모르는! 원섭이라고 친한 친구예요.]
- 집 앞에서 마시는 거예요?
"……."
은우에게서 온 카톡을 본 태평은 일을 하다 말고 심란해졌는지 한숨을 내쉰다.
갑자기 느려진 답장에 남자랑 술을 마신다니.
평소엔 그렇게 신경쓰지 않게 답장 해주더니 오늘은 왜 이러지.. 일을 하려고 해도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바람에 태평이 핸드폰을 계속 확인한다.
[넹]
결국엔 취했다. 정현은 오늘 술이 안 받는지 쏘맥 마시고 뻗었고
은우가 술 깰 겸 음료수 좀 사러 간다며 혼자 편의점에 나왔고, 태평이 바쁜지 연락 하나도 없자 은우는 풀이 죽어서는 밖에 테이블 의자에 앉아서 혼자 음료수를 마신다.
한참 혼자 고독을 씹으며 있었을까. 갑자기 은우의 옆에 익숙한 차가 선다.
"왜 여기 있어요?"
"부장님..? 여기 왜 계세요!?"
"그건 내가 묻고 싶은데. 집 앞에 있던 거 아니었나."
"……."
"잠깐 집에 들러서 서류 좀 챙길 게 있어서 지나던 길에. 혹시나 싶었는데 진짜네."
"…그냥 친구가 이쯤에 살아서..!"
"근데 왜 거짓말 했어요. 집 앞이라구."
"…어,음.. 그냥.. 어..."
"친구는 어디가고."
"친구는 이 근처 살아서!...."
"갔어요 먼저?"
"어, 네... 저도 이제 집에 가야죠!!"
"집에 간다구?"
"네!.."
"…그래요. 내일 출근 해야 되잖아."
"네!..."
"택시 타요. 취해가지고 버스 타겠어?"
"……."
분명 기분 안 좋을 텐데 별로 티내지도 않고 나를 대해주는 게 조금 무서우면서도 신기했다.
내 손목을 잡고 저 멀리서 오는 택시를 잡는 부장님에 부장님을 바라보면, 부장님은 꽤 바쁜 듯 했다.
부장님의 핸드폰이 시끄러운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나 때문에 전화도 못 받고...
"기사님 ㅇㅇ로 가주세요. 결제는 이걸로 해주시구요."
2시간이나 걸리는 곳을 택시 타고 가라면서 자기 카드 주는 사람이 어딨어, 진짜.
"집 도착하면 전화 해요. 그리고.."
"……."
"다음부턴 남자랑 단둘이 술 마실 때 취할 정도로 마시지 마요. 너무 오랜만에 봐서 화도 못 내겠네."
"…알겠어요!"
"가요."
택시는 출발했고, 카톡 알림음에 급히 핸드폰을 보자
[못 데려다줘서 미안해요.]
왜 부장님이 미안한지도 모르겠어서 이상하게 혼자 훌쩍이다가 눈물을 다 닦고 나서야 부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 응.
"…사실은 저 친구랑 술 안 마시고 김대리님이랑 같이 마셨어요. 그리고 저 엄마랑 아빠랑 잘 얘기해서 여기서 일 구하고 자취 해도 된대요."
- 에?
"부장님 내일 생일이라서 선물도 주고, 밥도 차려주고 싶어서 왔는데. 부장님이 막 그래버리면 저 진짜 미안해서 어떡하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
- 울어요????
"부장님이 미안하다고 하니까 제가 더 미안해서 ㅜㅠㅠㅠㅠㅠ"
- …뭐해요.
"…네?"
- 얼른 다시 와요, 그럼.
"…부장님 일 하러 가야 된다고.."
- 같이 가면 되지.
"기사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까 제가 탔던 곳으로 가주세요ㅠㅠㅠㅠ죄송해요 ㅠㅠㅠㅠ."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부장님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같으면 화 먼저 냈을 텐데. 진짜 부장님은 뭘까. 6개월 정도를 부장님을 만나면서 아직도 부장님이 신기할 때가 많다.
괜히 장난치고 속인 내가 무안해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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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악 1어기 와쩌여,,,,,,,,,,,,,,,,,,,,,,,,,,,,,,,,,,,,,,,,,
후,,,, 죽은 듯이 자고 인나떠니 괜차나 져찌롱,,,,,,,,,,,,,,,,,,,,,,,,,,,,,,,,,,,,,,,
제목이 물음표인 이유는!!!!!!!!!!!!!!!!!!!!!!!! 빠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