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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걸 전체글ll조회 2280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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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요미 후배님 공략하기 

 

 

 

 

 

 

"민형이 오늘도 좋은아침."​ 

 

​ 

 

"아...안뇽하세요...근데 지금 오후 두 시 인데..." 

 

​ 

 

"응? 뭐라고? 못 들었어." 

 

​ 

 

"아, 아녜용.." 

 

​ 

 

"근데 우리 액희, 오늘도 귀엽다. 누나 너때문에 어제 심장아파서 병원갔다 왔잖아." 

 

​ 

 

"...진짜요?" 

 

​ 

 

"넝~담~." 

 

​ 

 

"아아..."​ 

 

​ 

 

​ 

 

​ 

 

​ 

 

​ 

 

큰 안경에 체크남방, 그리고 약간 구부정한 어깨와 당차지 못한 걸음거리. 이번 신입생들 중 그 아이는, 그가 수석입학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전까지는 과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는 아이였다. 이름은 이민형, 어리버리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한국대 화공과 수석 입학. 그런 아이가, 주변인들의 표현을 조금 빌려 말하자면 이상형이 꽤나 독특한 나에게는 조금 흥미롭게 눈에 들어왔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 

 

​ 

 

​ 

 

​ 

 

​ 

 

어려서부터 내 이상형은 확고했다. 어리숙하고 덤벙거리며 허당끼가 넘치는 남자. 그러면서 굉장히 순수해 내 손짓 하나에도 얼굴이 빨개지는 그런 남자. 이러한 이상형에 관한 확고한 철학 덕분에 학창시절 학교 여자애들끼리 한 남학우에 대한 마음 때문에 서로의 머리끄덩이를 쥐어 뜯을 때 산발된 그 학우들의 머리를 보며 편안히 빗질을 하고 있을 수 있었고, 고3 시절 한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츤츤대며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을 때, 맘편히 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수학문제를 풀고 있을 수 있었다, 이 말씀이다.  

 

​ 

 

​ 

 

​ 

 

그렇게 난, 누군가를 좋아해보지도, 누군가와 사귀어 보지도 못한 채 학창시절을 끝마쳤고, 주변에서 들어오는 호감 표시들을 모두 다 차단시킨 채로 대학교 새내기 생활을 보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런 이유로 철벽을 넘어 무성애자라는 소문도 잠깐 돌았다고 한다. 그런 나에게, 앞서 말했듯이 민형이가 나의 결코 크지는 않은 눈에 들어와버렸고, 입덕 부정기를 겪을 새도 없이 민형이에게 내 마음을 스틸당해 버렸다. 

 

​ 

 

​ 

 

​ 

 

​ 

 

​ 

 

​ 

 

​ 

 

​ 

 

​ 

 

 

귀요미 후배님 공략하기 

 

 

​ 

 

​ 

 

​ 

 

​ 

 

​ 

 

​ 

 

​ 

 

​ 

 

민형과 나의 첫 만남은 과 모임이었다. 

 

​ 

 

​ 

 

​ 

 

​ 

 

​ 

 

"난 쟤. 내가 쟤 찜했으." 

 

​ 

 

​ 

 

과 첫 모임 날, 친구인 시연이 한 신입생을 가르키며 소근거렸다. 여자 엄청 많을 것 같아서 별론데. 잘생기긴 했는데 일단 내 스타일 아님. 시연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뿌리자 입을 삐죽이는 그녀였다. 

 

​ 

 

​ 

 

"야, 진짜 독특하다, 독특해. 어떻게 저런 스타일이 싫지? 그럼 여기서 네 스타일 찾아봐." 

 

​ 

 

"나? 나는 쟤." 

 

​ 

 

​ 

 

아까부터 봐왔는데, 쟤 진짜 내 스타일. 시연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민형을 가리킨 나였다. 두꺼운 안경을 쓴 동그란 눈에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 자신의 몸만한 백팩. 민형을 가리키며 손짓을 하자 옆에서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중얼거리는 시연이었다. 

 

​ 

 

​ 

 

"진짜... 너랑 나랑은 남자때문에 싸울 일은 없겠다." 

 

​ 

 

"그러게." 

 

​ 

 

"근데, 너 모태 솔로라 하지 않았어? 맘에 들면 이참에 한번 들이대 봐." 

 

​ 

 

​ 

 

너 스타일이라며. 이어지는 시연의 말에 민형에게 눈을 떼지 못한 채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안 그래도 그 생각 하고 있었어, 지금. 

 

​ 

 

​ 

 

​ 

 

​ 

 

​ 

 

​ 

 

​ 

 

​ 

 

​ 

 

이른 저녁 대학로 한 술집. 이런 날에는 뭐니뭐니해도 술게임이지. 그럼 내가 시작한다?, 라며 방방 뛰는 정재현에 의해 술게임이 시작되고 난 후, 본래 게임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인지, 게임을 시작하는 족족 걸리는 민형이었다. 아까 한 잔 마시더니 얼굴 빨개지는 거 보니까 술 잘 못마시는 것 같던데. 내일 진짜 힘들겠다. 

 

​ 

 

​ 

 

"...흑장미." 

 

​ 

 

​ 

 

걱정스러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손을 들고 흑장미를 자처하며 민형의 손에 들린 술잔을 빼았았다. 아, 뭔 소주를 맥주잔에 먹여. 그러자 나를 바라보는 민형의 시선이 느껴졌다.  

 

​ 

 

​ 

 

"너, 내 소원 들어줘야돼. 알았지?" 

 

​ 

 

"...넵." 

 

​ 

 

​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대답하는 민형이었다. 아, 귀여워. 

 

​ 

 

​ 

 

"원샷 가나요?" 

 

​ 

 

​ 

 

민형이를 쳐다보며 흐뭇하게 웃고있을때, 가나요오오~ 라며 옆에서 깐죽대는 정재현이었다. 그런 정재현의 등짝을 두어 번 때리며 술잔을 쭈욱 들이켰다. 미친놈들, 애 죽이려고 작정했나. 뭘 이렇게 많이 따랐어? 주량이 워낙 쎄 병나발을 불어도 잘 취하지 않았던 나였지만, 한 번에 너무 많이 마셨던 탓일까, 취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 

 

"아, 어지러워." 

 

​ 

 

​ 

 

....결국 취하고 말았다. 망했네, 망했어. 모두 정신없는 틈을 타 바람을 쐬러 조금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간 나였다.  

 

​ 

 

​ 

 

"하..." 

 

​ 

 

​ 

 

한번에 마셔 생긴 두통에 조금 긴 한숨을 쉬고 있자, 뒤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 

 

​ 

 

"어," 

 

​ 

 

"저..." 

 

​ 

 

​ 

 

감, 감사합니당... 내 얼굴을 이 초 정도 바라보다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웅얼거리는 민형이었다. 어? 뭐라고? 목소리가 너무 작은 탓에 그에게로 고개를 쑥 내밀자 다급히 뒷걸음질치는 민형이었다. 

 

​ 

 

​ 

 

"아, 귀여워." 

 

​ 

 

​ 

 

...네? 너, 귀엽다고. 내 말을 되물은 민형의 얼굴이 한동안 아주 잘 익은 토마토 같았다는 것은, 비밀. 

 

​ 

 

​ 

 

​ 

 

​ 

 

​ 

 

​ 

 

​ 

 

귀요미 후배님 공략하기​ 

 

​ 

 

​ 

 

​ 

 

​ 

 

​ 

 

​ 

 

​ 

 

그 때 이후로, 나는 민형이를 질리도록 쫓아다녔다.  

 

​ 

 

​ 

 

​ 

 

"엇, 민형이다. 민형아, 안녕!" 

 

​ 

 

"앗, 넹... 안뇽하..." 

 

​ 

 

"너도 이 수업 들어?" 

 

​ 

 

"앗...넹..." 

 

​ 

 

​ 

 

​ 

 

​ 

 

"안녕!"  

 

​ 

 

"선배 안뇽하..." 

 

​ 

 

"선배가 뭐야, 정 없게. 누나라고 편하게 불러." 

 

​ 

 

"아앗, 넹..." 

 

​ 

 

​ 

 

​ 

 

​ 

 

​ 

 

도서관에서도, 학교 근처 카페에서도, 강의실 옆자리에서도 그를 우연히 마주친 척 하며 하루에도 열댓번씩 인사를 했다. 이에따라 어느 새 과에서는 나를 이민형을 따라다니는 애, 이민형은 나, 김여주의 공식 짝남이 되었다. 

 

​ 

 

​ 

 

​ 

 

​ 

 

​ 

 

​ 

 

​ 

 

​ 

 

"누나...할 말 있어용..." 

 

​ 

 

​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활기차게 인사를 하는 나의 소맷자락을 붙잡은 민형이가 큰 숨을 한 번 들이 마시고서는 입을 열었다. 엉? 왜? 누나, 지금 처음으로 민형이가 말을 걸어줘서 넘 기쁘다. 온갖 호들갑을 다 떨며 발광을 하던 내 입술이 민형이의 한 마디에 굳게 다물어졌다. 

 

​ 

 

​ 

 

"장난... 그만 치세요오..." 

 

​ 

 

​ 

 

선배 저 진짜루 안좋아하시자나요.고개를 숙인 채 발 끝을 바라보며 말을 하는 민형이었다. 아니, 누가 그래 대체? 

 

​ 

 

​ 

 

"재현 선배가..." 

 

​ 

 

"정재현 개새... 아니, 민형아. 넌 그 말을 믿어...?" 

 

​ 

 

"누나가 자꾸 장난처럼 구시니까 저는," 

 

​ 

 

"좋아해, 민형아." 

 

​ 

 

​ 

 

웅얼대는 민형이의 말을 가로막은 채로 내 진심을 고백했다. 너무 갑작스럽긴 했지만, 상처 받은 듯해 보이는 민형이의 얼굴에 좋아한다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좋아해, 좋아해. 너를 정말 좋아해. 

 

​ 

 

​ 

 

"아..." 

 

​ 

 

​ 

 

갑작스러운 나의 고백에 당황한 민형이었다. 제발 너도 좋다고 말해줘, 제발. 동그란 눈알을 도르륵 굴리는 그를 향해 마지막 치트키를 꺼내들었다. 

 

​ 

 

​ 

 

"소원 쓸래. 내가 너 흑장미 해줬을 때 소원 하나 들어주기로 했잖아." 

 

​ 

 

​ 

 

피하지 말고, 네 진심을 말해줘. 그게 나의 고백에 대한 긍정의 대답이면 더 좋고. 

 

​ 

 

​ 

 

​ 

 

​ 

 

 

"....좋아요." 

 

​ 

 

​ 

 

​ 

 

​ 

 

​ 

 

​ 

 

​ 

 

내 나이 21, 처음으로 봄이 찾아왔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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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미뇽이 너무 귀여운거아네영???ㅠㅠㅠㅠㅠ
4년 전
유교걸
넘귀넘예 이미녕....ㅠㅠㅠㅠㅠ💚💚💚
4년 전
비회원176.22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말투진짜 너무 귀여워요 누낭... 장난 그만치세용.... ㅋㅋㅋㅋㅋㅋㅋㅋ 병원갔다왔다는 말에 진짜요? 하는것도 그렇고 너무 귀여ㅜ어요 ㅠ 하 힐링하고 갑니다....
4년 전
유교걸
제 글이 힐링에 도움이 되었다니!! 뿌듯해요ㅎㅎ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2
으악!!!!!!!!!! 작가님 오랜만에 글잡 들어왔는데 이런 대박적 글을.... 정말 사랑합니다... 다음편.... 엄버해도 되지요??ㅠㅠㅠㅠㅠㅠㅠ💚💚💚
4년 전
유교걸
다음편 계획은 없었는데..! 독자님께서 엄버하신다니 써볼게요!!(선심) ㅋㅋㅋ 장난입니다 감사해요💚💚💚
4년 전
독자3
아옹 ㅠㅠㅠㅠㅠㅠㅠ너무 귀여워ㅠㅠㅠㅠㅠㅠ
작까님 ,,, 복 많이 받우세요 ㅠㅠㅠㅠㅠㅠㅠ

4년 전
유교걸
ㅋㅋㅋㅋㅋㅎㅎ 감사합니다 독자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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