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
마음이 아프고 힘든만큼 시간이 진짜 안 가
시간이 약이라고는 하는데
그 약빨이 도대체 언제 드는지
하루하루를 고통으로 보내
생각보다 괜찮다 그런 말은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았나봐
많이 힘들고 많이 아팠어
그러던 중에
어느날 찬열이 오빠한테 연락이 왔었어
오빠가 그냥 잘지내냐고, 오랜만에 보자고해서
근처 아이크림집 가서 큰 거로 이 맛 저 맛 담아서 먹으니깐
막 그래도 스트레스는 풀리더라
"야, 근데 너 나 막 이렇게 만나도 되는거야? 것도 김종대도 없이??"
"응?? 왜?? 상관없지 뭐!"
"오세훈이 뭐라 안해? 그 새끼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닌데.. 특히 나면.."
".........."
오빠가 또 오세훔 얘기를 꺼내니까 내가 금세 굳어버린거야
나도 모르게 그냥 굳었어
할 말도 없을 뿐더러 그냥 몸이 그렇게 반응 했어
"이 봐, 둘이 뭐 있을 줄 알았어. 싸웠어?"
"....."
"그래서, 헤어졌어??"
"...."
첫번째 물음에도, 두번째 물음에도 말 없이 고개만 끄덕끄덕했어
"어쩐지, 오세훈도 죽을 상이다 했어."
"......"
"아직 걱정은 되냐"
오빠가 죽을상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찬열이오빠를 마주본거야
오빠가 아직 걱정은 되는거냐고 묻더라
웃겨 진짜
너 편하라고, 행복하라고 보내줬더니
뭐하는거야 오세훈
네가 왜 힘들어해
"뭐 때문에 그런지 모르지만 힘내 꼬맹이."
찬열이 오빠는 그냥 그 이후로 별 말 없었어
원래가 웃긴 사람이라
헤어질때까지 많이 웃고 헤어졌어
집으로 돌아가는데
뭔가 그냥 들어가기 싫더라고
좀 궁상일지도 모르는데, 혼자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사서 우리집 앞에 공원 있잖아
거기 가서 앉아있었어
그냥 새삼스레 오빠 생각이 났어
막 특별한건 아니여도
그냥 이 공원을 그렇게 수 없이 뱅뱅 돌았던거
손잡던거, 안아주던거,
나를 보던 오빠 눈빛 그런거 있잖아
그냥, 생각을 하는데
만약에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만약에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린 어땠을까
만약 내가 조금 더 이해했더라면..
그냥 그렇게 집에 돌아갔어
-
세훈이가 술을 많이 마시던 그날 밤
평소 세훈을 눈독 들이던 동기가 있었더랬다
항상 수업이 끝나면 바로바로 칼퇴하는 세훈인데
어쩐 일인지 요즘은 그러지 않더라 하고 있던 그녀는
직감적으로 그의 연애사에 무슨 일이 생겼음을 감지했다
그리고 그게 자신에게는 곧 기회임을, 그 기회를 놓칠 리 없는 그녀였다.
그가 요즘 과 생활에 많이 참여를 한다.
그럴때마다 그의 옆자리는 그녀의 차지였다.
술을 마시면서 알딸딸해질쯤, 그에게 스킨쉽을 시도해본다.
전혀 내치지 않는다.
차갑디 차가운 그 이 였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표정이나 풍기는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 차갑지만 거기까진 알지 못하는 그녀다.
문제의 그날,
세훈은 아침일찍 핸드폰을 수리했다.
수리하기 전 자신의 연락을 애타게 기다릴 애인에게 문자를 남기려다
이내는 '금방 끝나겠지.' , '끝나고 연락해야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만다.
생각보다 수리가 좀 걸렸다.
오후가 돼서야 찾을 수 있었다.
그 이후론 바로 과모임에 참석했다.
분명 그때만해도 그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
예정보다 좀 일찍 시작된 술자리는 금세 무르익었다.
종대, 찬열을 옆에 두고 피식거리며 웃지만, 어딘가 모르게 허탈한 그다.
그 허탈함이 애인에게서, 또 그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모를 리 없는 세훈이기에
그 기분이 싫어 세훈은 더 들이켰다.
옆에서 그녀가 아무리 치대도
지금 그는 아무 생각이 없다.
그녀는 그의 생각 반경에 들지 않는다.
"세후우우우나~ 요즘 쟈주나와서 조아"
대꾸할 가치도 없는 그녀에 세훈은 연거푸 술만 들이킨다.
점점 취하는 그이다.
옆에서 자꾸 붙어오는 그녀에
세훈은 핑계댈 겸 화장실을 간다.
그러나 아뿔사,
그는 핸드폰을 두고 갔다.
그녀는 호기심에 그의 핸드폰 잠금화면을 열어본다.
잠금화면에 있는 여자가 아마도 그의 여자친구지 싶다.
어리기만하고 별 볼일 없어 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 그녀다.
문자가 와 있었다.
아마도 수리하는 과정에서 밀렸던 문자들이
한꺼번에 온듯 하다.
[오빠 어디에요?] 2:32
[ㅠㅠ오늘따라 오빠 보고싶은데..] 3:30
[오빠 뭐해? 나 친구들 만나고 올게!! ] 7:07
풉,
누가봐도 애정어린 말투긴 하지만
어리다.
그냥 웃길뿐인 그녀다.
그녀는 사악한 미소와 함께 그 문자들을 지웠다.
그리곤 아무렇지 않게 다시 원래 자리에 갖다 놓는다.
일찍 시작된 술자리인 만큼
취한 사람도 많고
어느새 3차까지 와 있었다.
세훈이 이렇게까지 취한 걸 본적 없는
아니, 동기들 앞에서 이렇게까지 취한 걸 본적 없는 찬열은 저 새끼 저래도 되나 싶다.
종대는 이미 인사불성이다.
12시가 되갈 무렵
세훈은 그만 일어서기로 한다.
더 이상은 안될거 같아 일어나는데
그녀가 그의 옷자락을 살며시 잡는다.
띠링-
동시에 세훈의 주머니 안의 핸드폰이 울렸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냐 오세훈] 11:58
오늘 하루종일 많이도 기다렸을 애인의 연락.
세훈은 울리는 소리를 무시한채 그녀를 쳐다봤다.
"더 놀다가,후나~"
더 놀다가려다가도 뒷말이 거슬려 내치는 그다.
조금은 권태로웠어도
아직까지 그를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건 한사람 뿐이다.
그 순간 그에게 묘한 감정이 든다.
아직까지 이렇게 너를 생각하면 어느 한 구석이 두근대고 있구나.
내 머릿속에서의 권태로움이였을 뿐
내 마음은 아직도 이렇게 반응 하는구나
또 다시 문자가 온다.
[됐다, 그만하자 그냥] 12:01
주머니 속 문자의 울림이 자신의 애인일 것을 너무도 잘 아는 세훈이다.
모두가 메신저를 할때 그 둘은 문자를 더 자주 쓰니까.
그러나 뭔가 감이 좋지 않다.
그는 애써 그 문자를 무시한 채,
취했으니까
내일 얘기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가슴 한 켠이 시리다.
그녀의 문자를 확인하고 싶지 않다.
▶ 봐주세요! |
이 둘을 어찌해야되는지요~ 여러분ㅠㅠ 이거 권태썰 아닌데 어쩌다 보니 권태썰이 됐어요ㅠㅠ 음 딱히 권태기라기 보다는 세훈이 머릿속의 권태로움? 인데 차이가 안 느껴지시겠죠!? 하하..
제가 요 몇일 제 이전 글들을 다시 봤는데요 음, 맞아요 현실성이 없어요. 나름대로 현실감 있게 표현하려고 내포된 인과관계도 있었고 앞뒤 다르게 안쓰려고 노력 많이 했는데 인물 자체부터 그냥 현실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런데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여긴 글잡이잖아요. 또 글잡이 아니라 한들, 저는 이미 현실이 많이 힘들고 지치실텐데 그걸 작품 안에서까지 굳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이렇게 슬픈일도 있고 기쁜 일도 있는거지만 슬픈일은 극적이고 기쁜일은 더 더 극적일 수 밖에 없는 게 글 아닐까요!? 그냥 제가 생각이 많아져서 끄적입니당.. 복덩이썰을 많이 아끼는데 뭔가 제가 잘못 걸어온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 꼭 이 둘에게 행복한 끝을 주는게 저의 작가로서의 목표에요!!ㅎㅎ
여전히 치환 방법은 모르겠구요..ㅎㅎ
전편이랑 비교해서 보시면 더 좋으실 거 같네요! 어떤 분이 세훈이 똥차라고ㅠㅠ 그럴리가요!! 세훈이는 벤츠에요 벤츠!!!!!!!!!!!!
그럼 다들 불금 보내세용 제가 초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ㅠㅠ
건강의무! |
나의 힘! |
리보스 / 얄루 / 코끼리 / 오꼬구먹맛 / 백설 / 녹차라떼 / 나니꺼 / 쮸쀼쮸쀼 / 뀰헹 / 핫초코 / 오감자 / 양양 / 썬더 / 눈꽃 / 손바닥 / 체리블루밤 / 꾸르륵 / 신촌 / 코끼리 / 핫초코 / 훈이누나 / 자몽 / 퓨어 / 쬬아 / 비회원 / 망고 / 금니 /
나도 그대들에게 힘이 되는 작가였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