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무뎌졌었어
마음 한켠이 시리긴했는데 그냥 무뎌지고 있었거든
그러던 중에 동기중 하나가 소개팅을 대신 나가달라는거야
내가 겉으로 오빠랑 헤어진 티는 많이 안냈었어
그냥 얜 자기가 갑자기 나갈 수 없게돼서 급하게 다른 사람 찾다가 나한테 말한거 같더라고
근데 옆에서 민석이가 해보라는거야
"그래, 그거 나가면 되겠네."
"....."
"뭐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냐. 인연은 찾아 만드는거지. 나가 000."
그래, 누구보다 나를 오랜시간 옆에서 지켜봐왔고
오빠랑 조금씩 틀어질때부터 봐왔으니까 민석이가
저렇게 말하는거면 그게 맞겠지 싶어서 알겠다고 했었어
당일이 되니까
나름대로 오랜만에 옷도 꾸며서 입고, 화장도 공들여서 하고, 머리도 손질하는데
그냥 기분은 뭔가 신이 안났어
그냥 나가기 싫었는데, 그래도 친구 체면이 있으니까 기본 매너는 지키자해서 약속장소로 나갔었어
카페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누가 "000씨...?" 하는거야
소리나는 곳으로 고개 돌리니까 "안녕하세요 육성재라고 해요!" 하면서 웃으시더라
"아, 안녕하세요"
되게 잘생기고 키도 크시고... 나이는 오빠랑 똑같았어
그러니까 막 순간적으로 오세훈이 떠오르는거야
그래서 일부러 잊어버리려고 더 상대한테 집중했어
되게 유머 있고 분위기를 잘 띄우는 사람이라 그렇게 어색하지 않았었어
"우리 말놓자! 존댓말 좀 이상한거 같아"
"아, 응!"
"편하게 오빠라고 불러도 돼."
한참을 성재오빠랑 얘기하고 있는데
카페 창 밖에 누가 있는거야
진짜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어
오세훈이 서있었거든
급하게 어딜 가는 길이였는지 머리도 헝클어져 있고
막 숨차 하는거 같았어
내가 너무 놀라서 바로 고개를 돌려버렸거든?
그리고 앞에 아이스티 한모금 마시고 다시 그곳을 봤는데
오빠가 없는거야
내가 진짜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했어
내가 이제 하다 못해 신기루를 보는건가..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왜 이렇게까지 힘든지 너무너무 짜증나는거야 그냥 정말
앞에 성재오빠가 내 표정 안좋은거 보더니
"어디 불편해?"
이러면서 나 살피길래 내가 그냥 말했어
"오빠, 우리 술마시자."
성재오빠가 처음엔 "어어?" 하더니 알겠다고 그래서
근처 포차로 옮겼어
"짠!"
"크으~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00아, 우리 오늘 처음 본 사인거 알아?"
생각해보니까 그렇더라고..ㅋㅋ내가 좀 멋쩍어서 그냥 웃었더니
오빠가 "그래 뭐, 이렇게 친해지는거지" 하고 웃어줬어
오빠도 내가 속상한 일이 있는지는 대충 감이 왔었나봐
한창 같이 마시다가
내가 오빠가 주는 거 다 원샷했거든
좀 취기가 많이 올랐었어
근데 성재오빠가 그런 나 보더니 그러는거야
"속상한다고 그렇게 막 부어넣는거, 그거 안좋아."
"그러면 속이 더 상하거든."
빈 소주잔 만지작거리면서 앞에 앚은 성재오빠가 하는 말 듣는데
뭔가 그냥 오세훈 생각이 나는거야
"치이.."
"나랑 나이차이도 얼마 안나면서.."
"맨날 자기만 어른이야아..."
"미워 오세훈.."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오세훈 이름이 입에 항상 맴돌았어
아무래도 성재오빠 앞에 두고 이러는 건 아닌거 같아서
오빠한테 양해구하고 일어났어
"일어나께 오빠! 쟐가! 오늘 즐거워써!!"
"혼자 못가 너. 데려다줄게."
"아니아니-, 나 혼자갈게!!! 드러가 오빠~!! 안뇽!!"
성재오빠가 데려다주겠다는거 한시코 거절하고
나와서 찬바람 맞으면서 걸었어
자취방 앞에 거의 다 와가는데
누가 우리집 들어가는 골목에 서성이는거야
좀 무서웠어
그제서야 내가 취했다는게 너무 후회스럽고
내 몸이 말을 안듣는게 너무 답답해졌어
저기 저 앞에 사람은 무서운데
나 진짜 평소에 달리기 빠른편인데
다리도 몸도 말을 안듣고, 앞 사람은 점점 나한테 다가오고
이대로 세상과 안녕하는구나 하고 눈을 질끈 감았는데
누가 덥석 나를 채가서 다른 골목으로 이끄는거야
어두워서 잘 안보였는데
그 향이, 사람 바로 울컥하게 하더라
"어디 갔다 이제와."
"그 자식은 너 이렇게 만들어놓고 데려다 주지도 않아?"
"넌 왜 애가 처신도 못할거면서 술을 그렇게 마셔."
"너 진짜 무슨 일 생기면 어쩌려고 그랬어 어!?"
정말, 정말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그 오세훈이
내 손목을 꽉 틀어쥐고 돌아보면서 저렇게 말하는데
그 향이, 목소리가, 손목에 전해지는 체온이, 그 눈빛이 너무나도 익숙해서
눈물이 그냥 펑펑 났어
한참을 히끅댔어
내가 그전에 얘기했었나?
오빠는 오빠 자체로 나한테 위로가 되거든
내가 울때 오빠가 나 안아주면 신기하게도 점점 멈추게 되거든
내가 보기 안쓰럽게도 울어대니까
오빠가 살며시 안아줬었어
머릿속으론 '우리 헤어졌는데', '밀어내야 되는데' 하면서도
나도 그냥 가만히 있었거든
근데 오빠가 살며시 내 양 볼을 잡더니
키스를 해오는거야
-
세훈은 보기 안쓰러운 그녀의 뺨을 살며시 쥔 채
키스하려 입술을 가져갔다
그 순간 그녀가 세게 밀어낸다.
"뭐, 뭐하는거야.."
아랑곳 않고 다시 입술을 가져가는 세훈
다시 밀어내는 그녀
"이거 놔!!"
"내가,..내가 그렇게 쉬워?"
그녀는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운다
다시한번 세훈을 밀어내고 두 손에 얼굴을 파묻는 그녀다
그렇지만 아랑곳 않고 다시 들어가는 그
그녀의 두손을 잡아내려 다시 입술을 가져간다
"왜 이래 진짜!! 흐,.흡.., 진짜..."
그렇게 수없이 그는 그녀의 장벽을 무너뜨린다.
이내는 그녀의 뺨에 입 맞춘 뒤 흐느끼는 그녀를 품에 안는다.
"이러면,.흡, 이러면 다 되는거야?!"
그의 품안에서 그를 한껏 내리치며 원망하는 그녀지만
그것마저 세훈은 감사하고 사랑스럽고 미안해 더 꽉 안는다.
이내는 점점 사그라든 그녀에
살짝 얼굴을 떼어 들어올린다.
고개를 내리는 그녀다.
항상 그랬다. 울고 나면 부어서 못생겼다고. 못보게할거라고.
바보. 우는게 더 못생겼는데,
근데 그것마저 너니까 좋은건데
"미워,.. 미워 진짜 너!"
그녀가 가슴팍을 때려서인지, 안고 있는 그녀의 체취가, 체온이 달콤해서인지
그냥 네가 너무 좋은거지
그의 심장이 쿵쾅댄다
누그러든 그녀의 손을 꽉 잡고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 둘
-
우리 집에 돌아와서 우린 아무말도 없었어
난 울기도 너무 많이 울어서 일단 화장을 지우려고 화장실에 들어갔어
내 몰골이 진짜 말이 아니더라..
오빠가 내 모습보고 안 웃은게 신기할 정도로
화장실 안에서 거울을 보면서 수십번 다짐했어
나가면 차갑게 돌아서야지
없는 사람 취급해야지
화장실을 나왔는데 오빠가 없는거야
가는 소리는 안들렸는데 갔나 싶어서 몇발자국 더 가니깐
뒤에서 안아오더라
"00아."
내가 살짝 벗어나려하니깐 오빠가 내 허리를 더 붙들더니 그러는거야
"가지마.."
그렇게 울었는데, 그렇게 다짐했는데
저 세마디에 다시 또 눈물이 났어
"가지마,.."
"내 옆에 있어"
"조금 힘, 들어도.. 그렇게 해줘"
듣고보면 너무 이기적인 말 같은데
내 등뒤로 느껴지는 오빠의 빠른 심장소리,
나를 꽉 붙들고 있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손이
오빠의 진심을 백번이고 천번이고 더 전해주고 있었어
그리고 이내는 내 몸에 묻은 오빠 얼굴에서 뜨거운 뭐가 느껴지더라
오빠가 울고 있었어
"놔, 놔봐."
내가 놓으라고 하니깐 코 훌쩍이면서 놓아주는데
내가 뒤돌아서 오빠 보니깐 오빠가 얼른 시선을 피하는거야
근데 그거 알아?
울기 싫어서 입술 무는데 그 사이로 울음이 새어나와서
입술이 막 떨리는거
오빠가 그러고 있는데
그 입술이 예쁘고도 밉고, 안쓰럽기도 해서
손들어서 어루만졌어
"진짜 미워.."
"알아? 너 진짜 진짜 미워"
내가 오빠 입술 어루만지면서 밉다고 하니깐
오빠가 땅 보면서 끄덕끄덕하더라
그 와중에 내 다른 쪽 손 두 손으로 꼭 잡고
"....오빠."
"자기야"
내가 나지막히 두번 부르니까 그제서야 나 쳐다보더라
내가 무슨 말 할지 모르면서
그 말만은 말아달라는 눈빛으로
"나 안아줘."
내가 저렇게 말할 줄 몰랐는지
잠깐 멍하더니 바로 와서 와락 하고 안아줬어
그렇게 나는 오빠한테 안겨서
오빠는 나를 안고
한참을 서있었어
내가 울면서 진을 너무 뻈는지,
그동안 하루도 제대로 잔 적이 없어서인지
막 졸음이 쏟아지는거야
한참 그러고 있다가 오빠가 나 보더니
"편하게 자자."
이러고 침대에 나 뉘워 줬어
난 오빠 품 안에서,
오빠는 나 토닥토닥해주면서 그렇게
간만에 마음편히 잘 수 있었어
잔잔히
-
울면서 진을 뺀 그녀가 조는 모습을 보고 뉘웠는데
문득 보니 이 여자 원피스 그대로다
이렇게 예쁜데, 내가 진짜 미쳤었지 싶은 세훈이다.
품에서 잠든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본다.
쏟아질거 같던 볼살이 다 어디갔는지,
토실토실하던 팔뚝도 왜 이렇게 야위었는지
안쓰럽고 미안하다
잠든 그녀의 이마에, 콧등에, 두 뺨에, 그리고 입술에
입술을 살짝씩 포갠다
다시는 널 안떠나.
힘들어도 함께 힘들기로 하자.
이해를 위해 보시오! |
세상에,.. 더보기 창도 날아가기도 하네여..ㅎㅎㅎㅎ후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일단 쓰차 걸렸었던 못난이 작가가 돌아왔어여ㅠㅠ 죄송해요 항상 좀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앞뒤 안다르고, 전체적으로 예쁘고 둥글게 쓰려다보니 본의아니게 이렇게 길어졌네여ㅠㅠ 그래도 같이 달려줘서 고마워요! 혹시 '그들이 사는 세상' 이라는 드라마 보신 분 계신지 모르겠네요! 그 드라마 마지막화를 모티프로 했습니당 그래서 노래도 ost로ㅎㅎ 제 인생 베스트 드라마ㅠㅠ 저번 댓글들 다 봤는데 것도 쓰차 때문에 답글 못달았습니다...☆ 아 그리고! 복덩이가 신기루 본거 아니고 세훈이 본거 맞아요! 세훈이가 복덩이 집으로 가던 중에 복덩이가 소개받고 있단는거 듣고 그쪽으로 간거에요! 그 얘기도 같이 쓸까 했는데 그럼 읽기 너무 버거우실 거 같아서 여기다가 살포시 합니당..ㅎㅎ 그리고 그리고요!! 세훈이가 미안하다고 하지 않은건 너무너무너무너어어어무 미안해서 미안하다고 할 수 없는..그런 심정이에요! 마음이 너어엉어무 예쁘고 깊어서! 또 우리 복덩이도 마음이 너어어어어어어움 예쁘고 깊어서 그걸 다 이해하구요!! 캬 둘이 참 잘 만났죠? 우리 이제 이 둘 떨어뜨리지 말기로 해요!! 그럼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복쇼♡ (복 받으십쇼=3=) |
♡복받으십쇼♡ |
리보스 / 얄루 / 코끼리 / 오꼬구먹맛 / 백설 / 녹차라떼 / 나니꺼 / 쮸쀼쮸쀼 / 뀰헹 / 핫초코 / 오감자 / 양양 / 썬더 / 눈꽃 / 손바닥 / 체리블루밤 / 꾸르륵 / 신촌 / 코끼리 / 핫초코 / 훈이누나 / 자몽 / 퓨어 / 쬬아 / 비회원 / 망고 / 금니 / 혹시 제가 빠뜨렸다면 살포시 둥글게둥글게 다시 말해주세용ㅎㅎ |